목록경제 뒷이야기 (162)
경불진 이피디의 경제공부방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사건은 무엇일까요. 두 가지만 꼽으라면 약 1만 년 전의 농업혁명과 약 200년 전의 산업혁명을 거론하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우선 중동 지역인 메소포타미아 평야에서 시작된 농업혁명은 인간의 존재 양식을 바꾼 대단한 사건입니다. 논밭을 일구고 가축을 키운 결과 식량 생산이 무려 10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덕분에 인구도 급격히 늘어나게 됐죠. 특히 먹고 사는 문제에서 어느 정도 해방되면서 문명이라는 것을 일구게 됩니다. 물물교환을 위해 시장이 열렸고, 시장을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됐습니다. 더 많은 재화를 가진 사람이 생겨나 계급이 분화하기 시작했죠. 도시와 농촌을 아우르는 국가도 본격적으로 탄생하기 시작합니다.재미난 점은 귀족 계급이 아닌 일반 서민들의 삶은 농업혁명 이후 더 고달 ..
‘누군가에게 축구공은 즐거운 놀잇감이지만, 누군가에게 축구공은 치열한 삶 자체이기도 하다.’1996년 라이프지에 실렸던 한 장의 사진이 전 세계인들을 경악시켰습니다. 열두 살밖에 안된 파키스탄 소년이 작은 손으로 나이키 축구공을 꿰매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바느질을 해서 소년이 받는 돈은 시간 당 겨우 6센트. 축구공을 차며 꿈을 키워야 할 소년의 손이 하나의 축구공을 완성하기 위해 무려 650여 번의 바느질을 하면서 수없이 바늘에 찔려 망가진 모습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습니다. 이 보도가 나간 이후 나이키는 전 세계적인 불매운동의 대상이 됐죠. 국제축구협회(FIFA)도 국제적인 비판 여론이 고조되자 어린이 노동력을 이용해 제작된 축구공은 사용하지 않겠다며 자율규제를 만들어야만 했습니다. ‘공정..
한국과 일본은 ‘라이벌’이라는 단어로는 도저히 설명하기 힘든 관계죠. 특히 일본에 지는 것을 죽은 것보다도 못 참는 한국인들도 많죠. 축구나 야구 등 스포츠 경기에서는 이같은 현상은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한국에 오랜 산 외국인들 중에는 ‘일본이 이유없이 밉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죠. 일본도 마찬가지죠. 스마트폰·가전 등에서 소니·파나소닉 등이 삼성에 밀리자 ‘일본의 자존심’이 무너졌다고 분개하는 일본인들이 많습니다. 미국·독일이 아닌 한국에 뒤진 것이 분하다는 이야기죠. 그런데 양국민들의 이런 마음속에는 상대방을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는 속내가 깔려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일본인들을 대놓고 무시하기 일쑤고 일본사람들도 한국인들을 깔보기 십상이죠. 그런데 이런 생각을 드는 사람도 있을 듯합니다. ‘일본은 ..
원자재(原資材). 공업 생산의 원료가 되는 자재를 뜻합니다. 원유를 비롯해 금, 구리, 납, 아연, 니켈, 알리미늄합금, 주석 등이 대표적이죠. 옥수수, 밀, 커피 등 농산품도 원자재에 포함됩니다. 그런데 이런 원자재의 가격 변동이 파동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최근 ‘4차 수퍼 사이클 종료’ 논쟁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습니다.수퍼 사이클은 원자재 가격 수준이 수십 년에 걸쳐 오르고 내리는 주기를 반복한다는 이론으로 경제학자 니콜라이 콘드라티예프와 조지프 슘페터가 만든 것입니다. 수십 년에 걸친 경제 지표의 변화를 살펴보면 일종의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는 이야기죠. 이미 1900대 이후 세계 경제는 3차례에 걸친 수퍼사이클을 겪었다고 경제학자들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미국 컬럼비아대 호세 안토니오 ..
달러 강세와 중국발 수요 부진 등이 겹치며 원유 가격이 미친 듯이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배럴당 50달러 붕괴가 임박했다는 소식도 들리는군요. 불과 1년 전 만해도 100달러를 넘나들었던 것을 감안하면 반토막 난 셈입니다. 도대체 원유가격이 이렇게 요동치는 이유가 뭘까요. 일단 중·고등학교 경제시간에 배운 탄력성 개념부터 떠올려야 합니다. 원유는 대표적인 비탄력 재화입니다. 가격이 올랐다고 원유 생산을 바로 늘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원유를 개발하려면 막대한 재원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또 가격이 내렸다고 수요를 늘리는 것도 만만치 않습니다. 지하철 탈 것을 자가용을 몰고 가는 것은 가능하지만 쓰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공급과 수요에 조그만 변화가 있어도 가격은 엄청나게 변하게 됩니다..
환율 때문에 진짜 전쟁이 일어났었다면 믿을 수 있나요.? 제2차 세계 대전은 ‘미치광이’ 히틀러가 일으킨 전쟁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입니다. 인류 역사상 최악중 하나로 꼽히는 유태인 학살을 위해 전쟁에 나섰다는 주장이죠. 하지만 경제사학자 중에는 제2차 세계 대전의 원인으로 환율을 꼽는 견해가 있습니다. 무슨 이야기냐 고요. 제1차 세계 대전에 패한 독일은 베르사유 조약을 통해 1320억 마르크라는 엄청난 전쟁배상금을 물어야 했습니다. 이는 당시 독일 국내총생산(GDP)의 20배나 되는 엄청난 액수였죠. 요즘처럼 국제통화기금(IMF) 같은 국제기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독일 정부는 환율 전쟁에 나서게 됩니다. 어차피 마르크화로 갚아야 하니 마르크화의 가치를 떨어뜨리면 부담이 줄어들 것이란 ..
큰아들은 짚신 장수, 작은아들은 우산 장수인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비가 오면 짚신 파는 큰아들 가게에 파리가 날릴까 마음을 졸였죠. 날이 개면 작은아들의 우산 가게 걱정으로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비가 와도 걱정, 햇빛이 나도 걱정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날 시주스님이 찾아왔습니다. 근심이 가득한 어머니에게 이유를 들은 스님은 기막힌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비 오는 날은 우산 장수 아들이 돈을 벌어 좋고 비 안 오는 날은 반대로 짚신 장수 아들이 돈을 벌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었죠. 이 충고를 들은 다음부터는 어머니의 근심걱정이 사라졌습니다. 갑자기 유치한 동화는 왜 꺼내냐고요. 환율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랍니다. 우선 경제기사를 보면 “환율의 고공 행진으로 수입물가가 상승하고, 물가..
오래전 먹을 것이 많고 살기 좋았던 동남아시아의 한 작은 섬 주민들은 돌을 화폐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금이나 은, 철 같은 광물이 나지 않는 지역이기 때문에 별다른 대안이 없었던 셈이죠. 다만 주민들이 살고 있는 섬에서 나는 흔한 돌이 아닌 인근 무인도에서 구할 수 있는 특이한 화강암만을 화폐로 인정해줬다고 합니다. 화강암을 도넛 모양으로 깎아 화폐 대용으로 사용한 것이죠. 물론 크게 깎을수록 더 높은 값어치를 인정해줬답니다. 그럼 누구나 가서 돌을 구해오면 되지 않을까요. 물론 그렇게 되면 곤란하겠죠. 별다른 제재장치가 필요없을 만큼 무인도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고 합니다. 배를 타고 1시간 거리 밖에 되지 않는 거리에 있었지만 파도가 워낙 험해 무인도에 닫기도 바다에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네요. 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