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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뒷이야기

짚신장수·우산장수 아들을 둔 환율

경불진 이피디 2019. 2. 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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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들은 짚신 장수, 작은아들은 우산 장수인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비가 오면 짚신 파는 큰아들 가게에 파리가 날릴까 마음을 졸였죠. 날이 개면 작은아들의 우산 가게 걱정으로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비가 와도 걱정, 햇빛이 나도 걱정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날 시주스님이 찾아왔습니다. 근심이 가득한 어머니에게 이유를 들은 스님은 기막힌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비 오는 날은 우산 장수 아들이 돈을 벌어 좋고 비 안 오는 날은 반대로 짚신 장수 아들이 돈을 벌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었죠. 이 충고를 들은 다음부터는 어머니의 근심걱정이 사라졌습니다.

 

갑자기 유치한 동화는 왜 꺼내냐고요. 환율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랍니다.

 

우선 경제기사를 보면 환율의 고공 행진으로 수입물가가 상승하고, 물가상승의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환율하락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면서 우리 기업의 수출에 큰 타격이 예상됩니다란 기사를 접해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미 눈치 채신 분도 있겠지만 대개 기사는 부정적인 면만 부각합니다. 환율이 오르거나 내리면 손해를 입는 쪽이 있는 것은 맞지만 이득을 보는 쪽도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기사에서는 손해 쪽만 부각시켜 쓰곤 하죠. 마치 짚신장수, 우산장수 어머니가 항상 걱정만 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환율을 제대로 공부해 스님의 지혜를 배워야 할 듯합니다.

 


환율은 외국돈의 가격


환율은 우리나라 돈과 외국 돈과의 교환 비율을 의미합니다. ·달러 환율이 1100원이라는 것은 미화 1달러를 사는 데 우리 돈 1100원을 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좀더 쉽게 설명하자면 환율은 외국돈의 가격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달러 환율이 1200원에서 1000원으로 떨어졌다면 달러의 가격이 떨어졌다고 생각하면 되죠. 더 나아가 상대적으로 한국 돈의 가격은 올라간 겁니다. 원화 강세, 평가 절상인 셈입니다. 반면 원·달러 환율이 1200원에서 1400원이 됐다면 달러 가격이 올라간 것이고 원화 가격은 내려간 것입니다. 원화 약세, 평가 절하 된 것이죠.

 

환율이 이처럼 변동하는 이유는 통화도 일반 상품과 마찬가지로 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되기 때문입니다. 상품 가격이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서 움직이듯 환율도 두 나라 통화에 대한 수요와 공급의 상대적 크기에 따라서 움직이는 것이지요.

 

과거에는 국가 간 거래가 많지 않아 환율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시키는 고정환율제를 채택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국가 간 무역·금융 거래나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외국 통화 사용이 늘어나고 환율의 자유로운 변동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현재는 대다수 나라가 자유변동환율제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외환위기가 발발한 199712월부터 자유변동환율제를 도입, 운용해 오고 있습니다.

 

환율이 하락하면 경기가 정말 나빠질까


엔저현상 심화로 비상걸린 수출기업들.

현대경제엔저에 따른 자동차 수출 타격 본격화

 

최근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이런 기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일본 기업들에 밀려 우리 기업들이 수출을 못한다는 이야기죠.

예를 들어서 100엔에 1200원이던 원·엔 환율이 1000원으로 하락했다고 가정해봅시다. 12000원짜리 제품을 만들어 일본에 수출하면 기존에는 1000엔이었던 제품을 1200엔에 팔아야 합니다. 당연히 제품이 안 팔리겠죠. 반면 일본산 제품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져서 우리나라에서 불티나게 팔리게 됩니다.

 

당연히 수출업자는 손해를 보게 되겠죠. 그런데 이득을 보는 쪽은 어디일까요. 수입업자와 가계입니다. 환율 하락으로 우리국민이 외국물건을 싸게 사고 외국여행도 손쉬워집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환율이 떨어지면 큰일 날 것처럼 말하죠. 우리나라의 경제구조에서 수출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막강하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이 수출업체이니 그럴 만도 하죠.

 

정부도 이런 점을 감안해 환율이 하락할 때마다 떠받이기에 나서곤 합니다. 외화를 필요이상으로 사들이는 거죠. 외화를 사들이게 되면 외화가격이 올라가고 환율은 올라가게 됩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가 급증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지난 4월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전월보다 715000만 달러 증가해 총 3699억 달러(399조원)로 집계됐다고 합니다. 지난 2월과 3월 각각 18000만 달러, 38000만 달러가 늘어났던 것에 비하면 큰 폭의 증가세다.

 

특히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브라질·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6위로 올라섰다고 하네요. 중국은 37300만 달러로 부동의 1위를 차지했으며 일본(12453만 달러), 사우디, 스위스(5824만 달러), 대만(4147만 달러) 다음으로 우리나라라고 합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경제체력이 급격히 좋아져 IMF와 같은 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정부는 강조하고 있죠. 환율하락을 막기 위해 필요도 없는 외화를 사들였다는 것을 감추기 위해서란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필요를 넘어선 외환보유고는 비용문제를 발생시키기도 합니다.

IMF‘2013년 한국경제 연례 협의보고서를 살펴보면 한국의 외환보유액 유지비용이 연간 약 7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이는 국내총생산(GDP)0.6%에 달하고 2014년 보육예산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라고 나와 있습니다. 2013년보다 외환보유고가 400억달러 가량 늘어났으니 비용도 그만큼 더 증가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외환보유고 급증에 따른 부작용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인위적인 환율인상으로 중간재 가격이 상승합니다. 물가가 올라간다는 이야기죠. 그럼 기업에서는 어찌할까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인건비 줄이기에 나섭니다. 명예퇴직 등을 단행한다는 이야기죠. 지난해말부터 여기저기서 무시무시한 칼바람이 회몰아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가 여기에 있습니다. 또 비정규직도 급증합니다. 내수시장은 갈수록 위축될 수 밖에 없습니다.

 

내수를 살리겠다면서 환율 떠받이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 말도 안되는 소리라는 것이 이해되시죠.

 

환율 하락 할 때는 카드 써라?


환율에 대해 제대로 이해한다면 해외여행 경비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환율이 하락하고 있다면 해외에서 물건을 살 때 카드로 해야 할까요 현금을 해야 할까요. 환율이 하락한다는 것은 외국돈이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이죠. 카드로 결제한다면 보통 한달 후에나 대금이 인출되니 떨어진 외국돈으로 결제가 이뤄집니다. 상대적으로 비싸지 한국돈은 조금만 내면 된다는 이야기죠. 이 때문에 지난해 해외카드이용실적이 122억달러로 전년 대비 15.7% 늘어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고 하네요.

 

다만 유의할 점도 있습니다.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경우 사용한 금액의 1%만큼을 국제카드 수수료로 추가로 내야 합니다. 현지 카드사와 제휴를 했거나 현지 발급 카드사인 경우 수수료 부담을 아낄 수 있으니 이를 잘 보고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또 해외에서 카드를 이용하게 되면 현지통화가 달러화로 변환돼 국제카드사에 청구되고 이는 다시 고객들에게 원화로 청구됩니다. 환전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환율등락과 수수료 부담을 잘 따져봐야 합니다.

 


미국금리가 오르면 환율은 어떻게 될까

미국 금리 인상이 입박했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떠져 나오고 있죠. 실제로 미국 금리가 오르면 환율에는 어떻게 변할까요. 미국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미국 돈의 가치가 올라간다는 이야기입니다. 금리는 돈의 가격이기 때문이죠. 환율은 미국 돈의 가치이니 당연히 환율도 올라갑니다. 우리나라 돈의 가치는 떨어지게 되죠.

 

그럼 우리나라 금융당국이 통화량을 늘리면 환율은 어찌될까요. 통화량이 늘어나면 우리 돈의 가치가 떨어지게 되고 상대적으로 외국돈의 가치는 올라가게 되죠. 그럼 환율도 상승하게 됩니다.

 

TIP)미국 금리 상승이 예상된다면 외화예금에 가입하라.

외화예금이란 원화가 아닌 다른 나라의 통화로 예금하는 상품을 말합니다. 달러화뿐 아니라 위안화·엔화·유로화·파운드화 등 다양한 통화로 가입이 가능하죠. 물론 국내에서는 달러예금이 가장 많습니다. 해당 통화로 일정기간을 예치한 뒤 만기시점의 환율에 따라 예치금과 금리를 받아갈 수 있습니다.

 

외화예금은 원화가 아닌 다른 나라의 통화로 예금하는 만큼 금리가 원화예금보다 높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자수익보다는 환차익에 초점을 맞춰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자수익과 달리 환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 점이 외화예금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투자이익이 얼마가 발생하든 종합소득세 또는 금융종합과세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죠.

 

웬만한 시중은행에서는 다 취급하고 있으니 가입에는 어려움이 없습니다. 다만 상품마다 특성이 다소 다르기 때문에 가입 전에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좋습니다.



http://www.podbbang.com/ch/9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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