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불진 이피디의 경제공부방

그리스 사태·2차 대전도 환율 때문에 일어났다? 본문

경제 뒷이야기

그리스 사태·2차 대전도 환율 때문에 일어났다?

경불진 이피디 2019. 2. 2. 15:08
반응형

 

환율 때문에 진짜 전쟁이 일어났었다면 믿을 수 있나요.?




2차 세계 대전은 미치광이히틀러가 일으킨 전쟁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입니다. 인류 역사상 최악중 하나로 꼽히는 유태인 학살을 위해 전쟁에 나섰다는 주장이죠. 하지만 경제사학자 중에는 제2차 세계 대전의 원인으로 환율을 꼽는 견해가 있습니다. 무슨 이야기냐 고요.

 

1차 세계 대전에 패한 독일은 베르사유 조약을 통해 1320억 마르크라는 엄청난 전쟁배상금을 물어야 했습니다. 이는 당시 독일 국내총생산(GDP)20배나 되는 엄청난 액수였죠. 요즘처럼 국제통화기금(IMF) 같은 국제기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독일 정부는 환율 전쟁에 나서게 됩니다. 어차피 마르크화로 갚아야 하니 마르크화의 가치를 떨어뜨리면 부담이 줄어들 것이란 발상입니다.

 

그런데 당시 세계 금융질서는 1819년 영국에서 도입한 금본위제가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금본위제는 가지고 있는 금의 양만큼 화폐를 발행하는 방식입니다. 금본위제하에서는 원하는 만큼 마르크화를 발행할 수 없었던 독일 정부는 불태환을 선언하고 어마어마한 마르크화를 찍어내게 됩니다. 문제는 마르크화 가치하락이 정부의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급격했다는 점입니다. ‘초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나타나게 된거죠.

 

당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나면 처음에 본 가격의 두 배 가격이 매겨진 가격표가 준비될 정도였다고 합니다. 빵 한 조각을 사기 위해서는 2~3억마르크가 필요했기 때문에 가방에 돈을 담아 줄을 서야 했고, 벽지를 사는 것보다 돈이 더 쌌기 때문에 벽지 대신 돈을 벽에 바르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무려 50조 마르크 주화, 100조 마르크 화폐와 같은 역사상 최고 액면가 동전과 화폐 기록을 남기기도 했죠.

 

환율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습니다. 1914년 달러 대비 4.2마르크였던 환율은 192342000억 마르크로 급등했습니다. 이후 1929년 미국에서 대공황이 발생하자 다른 나라들도 금본위제를 포기하기 시작합니다. 1931년 영국이 파운드화 절하를 계기로 금본위제 이탈을 선언한 것을 시작으로 1938년 프랑스에 이르기까지 주요 유럽 국가들이 금과 교환되는 태환화폐의 성격을 버렸습니다. 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기 전부터 전 세계가 환율전쟁을 벌였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때문에 전 세계 무역규모는 급격히 축소됐고 독일, 일본, 이탈리아 등 식민지가 부족한 국가들은 엄청난 경제난에 빠지게 됩니다. 이를 견디다 못한 독일 등이 전쟁으로 응수했다는 설명입니다.

 

2차 대전의 원인 중 하나가 환율이라는 이야기가 이제 이해되시죠? 2차 대전에서 교훈을 얻은 전 세계는 환율 혼란을 피하기 위해 달러를 기축통화로 하는 고정환율제로 전환합니다. 이것이 그 유명한 브렌트우즈체제입니다. 2차 대전 기간 동안 최대 무기 판매국으로 활동하며 큰 부를 축적한 미국은 전후 전세계 GDP50%를 차지하고 전세계 금의 70%를 보유하게 됩니다. 미국이 금 대신 달러를 기준으로 하자는 제의를 했고 대신 언제든지 35달러를 들고 오면 금 10온스로 바꿔주겠다고 약속했죠. 이를 바탕으로 고정환율제를 유지하려고 했었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각 국에 필요한 외화를 공급하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전후 부흥과 후진국 개발을 위한 국제부흥개발은행(IBRD)도 창설됐습니다.

 

그러나 브레튼우즈 체제는 미국의 만성적인 국제수지 적자누증으로 1960년대에 들어와 브레튼우즈 체제는 구조적 모순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베트남전쟁에 참가하게 되자 막대한 군비를 충당하기 위해 미국은 1971년 달러화의 금 태환을 정지시킵니다. 이후 스미소니언 체제를 거쳐 1976년 각국이 환율제도를 자유롭게 채택할 수 있는 킹스턴 체제에 이르게 됩니다.

 

잃어버린 10년도 환율 때문


이 뿐만이 아닙니다. 환율은 잘나가던 일본을 한순간에 나락으로 추락시켜버립니다.

1980년대 미국의 대외무역에서 적자가 발생하고 재정적자가 계속되는 이른바 쌍둥이 적자가 지속되자 레이건 정부는 자국의 수출 경쟁력을 높여 적자를 줄이고자 당시 고평가되었던 달러의 가치 하락을 유도하기로 결심합니다.

미국은 1985922일에 미국 뉴욕 맨하탄의 플라자 호텔에서 회의를 열고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의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임스 베이커 미국 재무장관은 환율은 현실과 경제의 펀더멘털을 반영해야 한다며 이에 동의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사실상 엔화와 독일의 마르크화의 절상을 요구한 셈이죠.

 

일본과 독일로서는 내키지 않는 요구조건이었지만 당시 달러가 적자로 인해 기축통화로서의 지위가 불안정해 가지고 있는 달러자산이 위태로워지고 미국으로부터 무역제재를 당할 것을 우려해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엔화와 마르크화 모두 절상을 겪었지만 일본의 경우가 더 심했습니다. 플라자합의 직전에 1달러당 235엔대의 엔화는 1987년 말에는 120엔대 까지 떨어졌습니다.

일본의 제조업은 경쟁력이 약해지고 미국의 제조업은 달러의 약세에 힘입어 수출에서 호황을 맞이하게 됩니다. 수출부진으로 경제가 침체되자 일본은 저금리로 양적완화를 시도했고 이로 인해 사람들이 대출을 늘여 부동산에 투자하게 됩니다. 급등하던 부동산 거품이 커지면서 흔히 잃어버린 20년이라고도 불리는 디플레이션의 경제 침체를 겪게 됩니다.

 


그리스 사태도 환율 때문


2015년 그리스 사태도 본질에는 환율이 숨어있습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은 아름답지만 지붕이 없는 저택이다.”

폴 드 그라위 영국 런던정경대(LSE) 교수는 1999년 유럽 단일통화인 유로 출범 때 이렇게 경고했습니다. 날씨가 좋을 때는 괜찮지만 비가 오면 엉망이 될 것이란 주장이었죠.

 

날씨가 좋을 땐인 2008년까지 유로존 국가는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뒀습니다. 199914일 외환시장에서 처음 거래될 때 유로당 1.17달러였던 유로화 가치는 20084221.60달러로 오르며 달러를 제치고 세계 기축통화가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올 정도였으니 까요. 11개국이던 유로존 회원은 2001년 그리스, 2007년 슬로베니아, 2008년 키프로스와 몰타 등으로 확대됐습니다. 유로존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1999년 미국 대비 73.9%에서 200897.9%까지 올랐습니다.

 

이런 긍정적 효과는 환율 안정성 덕이었다는 평가입니. 환율 변동에 대한 불확실성이 없어 유로존 안에서의 상품과 서비스 거래, 투자가 활발해졌습니다. 유로화는 정치·경제 구조가 취약한 국가의 기업에도 득이 됐습니다. 정치·경제가 다소 불안해져도 유로화를 쓰는 덕분에 환율이 요동치는 위험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8미국발 금융위기라는 비가 내리자 유로존이라는 집은 금세 엉망이 됐습니다. 유로존에 가입해 있어 싸게 자금을 빌려 썼던 아일랜드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등에서 부실이 터지면서 위기가 현실화됐죠. 세계적 수출 경쟁력을 갖춘 독일 같은 나라와 지중해의 비교적 작은 섬 나라인 키프로스 같은 나라가 단일 통화인 유로로 묶여서 공동의 통화정책 아래 놓여 있다는 모순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경제구조가 취약했던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도 손쉽게 자금을 빌릴 수 있게 되면서 부채가 급증하기 시작합니다.

무역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부동산 가격은 급등하기 했죠. 부채 문제가 심각했던 남유럽 국가한테는 한때 돼지들’(PIGS: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이라는 모욕적인 말이 붙어 다닐 정도였습니다.

 

이로인해 경제 위기가 발생했는데도 유로존의 근본적인 모순 때문에 손을 쓸수 없는 지경에 빠집니다. 독자적인 통화를 쓰는 나라는 경제 위기가 닥치면 금리를 낮추고 통화가치를 평가절하하며 경기부양책을 사용해 위기를 탈출하지만, 유로존 국가들은 이런 방법을 쓸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독자 통화가 없으니 통화가치 평가 절하는 불가능하고, 금리 조절은 유럽중앙은행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남유럽 PIGS 들 때문에 잘나가는 독일이 환율이나 금리를 조절해줄리 없죠.

 

남은 방법은 유럽중앙은행,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국제통화기금으로 이뤄진 트로이카국제 채권단이 그리스에 요구했던 긴축정책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만큼 환율은 한 나라의 운명을 좌지우지 할 정도로 큰 위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캐리트레이드 주목해야


그럼 한국은 환율전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요. 일단 우리나라 외환 시장 규모부터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20154월 유가증권시장에서 1449056억원, 코스닥시장에서 942963억원으로 한달간 총액 2392018억원이 거래됐습니다. 하루 평균거래대금이 108728억이란 이야기죠.

반면 20151분기 중 은행간 시장의 하루 평균 외환거래 규모(외국환중개회사 경유분 기준)2215000만달러(24조원)로 전 분기(2113000만달러)보다 4.8% 증가했습니다.

외환시장이 증권시장의 두 배에 달할 정도로 엄청나다는 이야깁니다.

 

최근 외환시장의 화두는 미국의 금리 인상입니다. 미국의 나 홀로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달러화의 주요국 통화 대비 상승세가 심상치 않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유가 하락과 셰일오일 붐까지 더해지면서 경기가 계속 팽창하고 있습니다. 유럽과 중국 일본 등은 계속 곤두박질치면서 달러는 더욱 강세를 띠고 있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닷컴 붐 이후 처음으로 달러가 모든 통화가치를 뛰어넘었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여건이 충분히 마련됐다는 이야기입니다.

 

금리인상이 현실화되면 미국의 양적완화로 풀린 막대한 돈을 싸게 빌려 중국에 투자하던 캐리트레이드(Carry Trade·금리가 낮은 나라에서 돈을 끌어와 금리가 높은 국가에 투자하는 것)를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 금리인상 전망과 달러화 강세로 중국 내 캐리트레이드 자금이 미국으로 돌아가기 시작하면 위안화 약세에 속도가 붙으면서 중국 외환시장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수년간 중국으로 유입된 달러 캐리트레이드 규모가 2조 달러(2200조원)에 이른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약 37300억 달러(4209조원)인 중국 외환보유고의 절반을 넘는 엄청난 규모죠. 최근 중국 증시 급락도 바로 환투기에 사용됐던 캐리트레이드 자금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중국 만이 아니겠죠.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나라에 투자됐던 돈도 썰물처럼 빠져나가 미국으로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와다나베 부인으로 불리는 엔캐리 트레이드도 주목해야 합니다. 엔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0%에 가까운 엔화를 빌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엔화 이 외의 통화에 투자하는 거래를 말합니다. 지난해 변동성이 컸던 한국 주식시장에서 일본은 외국인 중 가장 큰 순매수 증가폭을 보이며 증시를 떠받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무려 31950억원어치나 한국 주식을 사들였죠. 2010년 한국 주식을 5280억원 순매수했던 일본은 이후 2011~20133년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가 지난해 4년 만에 순매수로 전환한 셈입니다.

이에따라 일본이 보유한 한국 주식은 지난해 말 현재 95080억원으로 10조원에 육박했습니다.

 

문제는 글로벌 금융혼란과 미국 금리인상에 맞춰 엔캐리트레이드 자금이 철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입니다.

 

일반적으로 캐리거래의 투자대상이 되는 자산의 가격은 계단을 타고 올라가다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캐리자금이 투자대상국으로 유입될 때에는 그 규모가 서서히 증가하지만, 유출은 일시에 대규모로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철저한 위험관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달러? 달러/?


환율표시에는 USA/KRW로 돼 있다. 원칙대로라면 달러/원 환율로 불러하는데 왜 원·달러로 표시할까.

이는 환율표현이 단순히 수학에서 분수를 의미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예를들어 한미 정상회담이라고 하지 미한 정상회담이라고 부르지 않는 것과 같다.

 

·엔 환율에는 100엔 단위를 쓸까. ·달러 환율이 세 자리나 네 자릿수니까 비교하기 좋게 100엔당으로 했을 것이란 추정이 지배적이다. 9일 원·100엔 환율이 934.86원인데 이를 원·엔으로 바꾸면 9.3486원이라 원·달러와 너무 차이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인도네시아는 100루피아, 베트남은 100동 단위로 원화값을 표시하고 있다.




http://www.podbbang.com/ch/9344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