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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불진 이피디의 경제공부방
한국 반도체가 살아날 수 있을까요? 많은 언론들이 올해는 우리나라 반도체가 살아날 것이라고 소리를 높였습니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전문가들은 “메모리 반도체의 고정거래가격이 반등하기 시작했다”며 2024년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가 전년보다 70%가량 커질 거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챗GPT로 촉발된 AI전쟁이 가열되면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수 밖에 없는데 그 수혜의 상당부분을 우리 기업들이 누릴 것이란 기대였죠. 정부도 반도체 수출이 살아나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도 2.2%로 1.4%에 그쳤던 지난해보다는 크게 나아질 것이라고 합니다. 25년 만에 일본에게 뒤졌던 굴욕을 올해는 되갚아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정부의 기대를 믿어도 될까요? 안타깝지만 크게 기대하지 않..
지난주 화제를 모았던 뉴스 중의 하나가 ‘챗GPT의 아버지’ 방한이죠.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은 물론 국내 IT업체 관계자들과도 만났다고 하는데요. 중앙일보는 이렇게 보도합니다. ‘“챗 GPT와 관련해 한국은 어떤 분야에 집중하면 좋겠느냐”는 윤 대통령의 질문에 샘 올트만 대표는 “반도체다. AI 시대에는 막대한 데이터량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 오픈AI는 대만 TSMC 반도체를 많이 쓰고 있거든요. 그런데 앞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TSMC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반도체가 필요하다고 샘 올트만이 말한 것이라는 군요. 따라서 시스템 반도체 생산 능력을 늘릴 것을 요..
화려한 부활. 최근 이런 찬사를 받는 나라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이었으면 좋겠지만 가위바위보마저도 지면 안되는 일본. 20년 불황을 넘어 30년 불황에 허덕이던 일본, 지난해까지만 해도 엔화가치하락에 물가 폭등으로 몸살을 앓던 일본, 일본발 경제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수모까지 들었던 일본 경제가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는데요. 도대체 일본 경제 부활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일본 경제 부활은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지난해 6월 13일 ‘일본발 경제위기가 닥칠지도 모른다’는 내용으로 방송을 했었는데요. 당시 전세계가 금리인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지만 러시아·중국과 함께 일본이 금리 인상을 주저하고 있는 이유가 경기 침체가 너무 심하기 때문이라고 전했죠. 이 때문에 엔화가치는 폭락하고 일본 물가는 ..
월급을 받은 뒤 세금 내고 먹고 입고 애들 학원비 쓰고도 1월부터 3월까지 남은 돈이 1412만원이라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차를 바꿔볼까? 올 여름에는 해외여행을 가볼까? 행복한 고민에 빠질 수 있겠죠. 그런데 같은 기간 남은 돈이 갑자기 60만원으로 줄었다면···. 차나 해외여행은커녕 두려움까지 느낄 수 있겠죠. 혹시나 아이가 아프거나 갑자기 돈 들어갈 곳이 생기면 적자가 날 수도 있잖아요. 이러다 망하는 것 아니냐는 공포가 생길 수도 있고요. 일반 가정도 이럴진대 기업이라면 어떨까요? 그것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삼성전자라면. 이미 예상됐긴 했지만 지난 7일 발표된 삼성전자 실적을 보고 다들 놀라셨을 것입니다. 정말 두려움을 넘어 공포를 느끼는 분들도 계셨을테고요. 그런데 왜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
‘스톡데일 패러독스’란 용어를 아시나요? 경불진에서도 몇차례 다루긴 했지만 가물가물하신 분들을 위해 다시 설명해보겠습니다. ‘스톡데일 패러독스’의 스톡데일은 사람 이름입니다. 제임스 스톡데일(James B. Stockdale). 미군 소속으로 항공기를 조종하는 장교였죠. 그런데 그는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다가 안타깝게도 베트콩의 대공포에 격추당해서 포로로 잡히고 말았습니다. 물론 전쟁포로의 대우에 관한 제네바협약이 있긴 하지만 살기가 가득한 전쟁터에서 잘 지켜지길 바라기는 힘들겠죠. 특히 베트콩에게 큰 피해를 입힌 항공기 조종사에게 제네바협약은 그야말로 허울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현실은 더 잔혹한 법. 스톡데일은 당시 매우 악명이 높은 ‘호아로(Hoa Lo)’라는 수용소에서 갇혔습니다. 그냥 ..
오늘은 재미난 이야기로 시작해 볼까하는데요. 제가 읽었던 책에 나왔던 내용입니다. 아마 애청자 여러분들 중에서도 “아 그 책”이라고 떠올리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은데요. 어떤 책일까요? ‘멸종 위기에 처한 코뿔소가 영원히 사라지기 전에 코뿔소를 두 눈으로 보고 싶어서 당신은 친구들과 함께 아프리카로 사파리 여행을 떠났다고 하자. (중략) 친구들과 눈에 불을 켜고 코뿔소를 찾아다니지만 사흘이 되도록 코뿔소의 코빼기도 보지 못해 당신은 애가 탄다. 최고급 사진기에 인증샷을 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당신과 친구들은 코뿔소에 정신이 팔린 나머지 가이드의 경고도 무시한 채 일행과 떨어져 멀리까지 이동한다. 오늘도 허탕인가 싶어 발길을 돌리려는 참에 불쑥 어미 코뿔소와 새끼가 눈에 들어온다. (중략) 새끼 코뿔..
아시아의 4마리용. 기억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1980~90년대 우리나라를 비롯해 싱가포르, 홍콩, 대만을 일컬어 불렀던 용어죠. 2차 대전이후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는 찬사였는데요. 실제로 이 네 나라는 수출 주도형 성장전략과 높은 개방성을 바탕으로 선진국 반열에 오르거나 직전까지 갔죠. 덕분에 이들 나라의 성정전략은 개도국들의 교과서처럼 쓰이기도 했습니다. ‘경제학계의 아이돌 그룹’처럼 말이죠. 그런데 아이돌 그룹이 오래가는 경우가 드물잖아요. 찾아보니 우리나라 최장수 아이돌 그룹인 신화도 올해로 데뷔 24년 밖에 안됐더라고요. 10년 넘는 아이돌 그룹은 그렇게 많지 않고요. 아시아의 4마리용도 마찬가지인 듯 합니다. 2000년대 들어서 해체수순을 밟았는데요. 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