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경제 뒷이야기 (162)
경불진 이피디의 경제공부방
최근 국내 언론들이 미국 대선 만큼이나 주목하는 이슈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재드래곤의 상속세죠. 특히 거의 대부분의 언론은 이참에 상속세율을 대폭 낮추거나 스웨덴처럼 아예 없애자고 주장합니다. 코로나 시대에서 우리 경제를 든든하게 뒷받침해주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영권이 흔들거리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이죠. 그러면서 삼성뿐만이 아니라 국내 건설한 중견기업들도 상속세 때문에 경영권에 문제가 불거져 외국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자본주의 건전한 발전을 상속세가 가로막고 있다면서요. 그야말로 재드래곤 일병 구하기를 위해 거의 전방위적인 지원에 나선 셈인데요. 이들의 주장처럼 상속세가 문제를 일으킬까요? 오늘은 상속세에 관한 다양한 주장들을 살펴볼까 합니다. 이와 함께 현명한 대안까지 알아볼 생각..
‘수영 못하는 현장실습 고교생 납 벨트 채워 잠수시켜 사망’ ‘남양주 아파트 현장서 크레인 조정 작업중 추락’ ‘제주 아파트서 고등학생 추락사…사망 전 또래와 몸싸움’ ‘정신병원서 60대 환자, 10세 남아 성폭행 의혹’ ‘아이가 먼저 때렸다” 2세 원아 때린 어린이집 50대 교사’ 지난주 우리 마음을 무겁게 만든 뉴스들입니다. 이것 말고도 화나고 분통터지는 뉴스가 너무나 많죠. 네이버나 카카오, SNS는 물론 TV 뉴스를 자녀들과 함께 보기 민망할 정도입니다. ‘개가 사람이 물면 뉴스가 안되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가 된다’는 언론의 속성을 감안하더라도 잔인하고 엽기적이고 황당한, 마치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나 있을 법한 사건이 하루가 멀다하다고 쏟아지니까요. 이런 뉴스들만 보면 나라가 망하지 않은 것..
‘더 위너 테이크 잇 올(The Winner Takes It All)’. ‘세상은 2등을 기억해주지 않는다.’ 자본주의의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어쩔 수 없는 현상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최상위 몇몇이 보상을 독차지하는, 1대 99의 사회는 자본주의 숙명이라는 것이죠. 한마디로 ‘승자독식’. 그래서 스포츠는 물론이고 사회, 문화, 예술, 교육은 물론 재테크를 할 때도 한두 명이 떼돈을 버는 것은 필연적인 것처럼 배웠습니다. 코로나 위기로 노동자들은 월급을 줄였는데 자신들의 연봉은 수 억원씩 셀프로 올린 조원태나 이부진도 그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돈을 벌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한발이라도 앞서야 한다’고 많은 재테크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높이죠. 그런데 승자독식이 자본주의에서는..
“바보같이 착해 빠져서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려고 그래.” “너무 착해 보이니 만만하게 보는 거야.” 살다보면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을 간혹 만나게 됩니다. 주변에 유독 착하고 친절한 사람들에게 “다 좋은데 그렇게 착하면 손해야”라고 핀잔을 놓는 것이죠. “좀 약은 면도 있어야 돈도 벌고 잘 살 수 있어”라는 충고 아닌 충고를 하면서요. 이 때문인지 착하다는 말이 긍정적인 것이 아니라 부정적으로도 쓰이더라고요. 남에게 이용당하기 쉽다 등으로 말이죠. 뜬금없이 ‘착하다’는 이야기를 꺼내든 것은 최근 우리 사회에 불고 있는 선한 영향력 때문입니다. ‘돈쭐’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착한 가게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토요일 MBC ‘놀면 뭐하니?’에서도 유재석씨가 어린 형제에게 무..
악의 평범성은 많이들 아실 것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전범재판에 회부된 아이히만을 보고 아렌트가 제시한 개념인데요. 1961년 진행된 전범재판에서 아이하만은 반인륜적 학살을 일으킨 전범으로 보기 힘들 정도의 ‘지극히 평범한 외모’로 세상을 놀라게 했죠. 33차례의 공판에서 “독일의 군인 공무원으로서 지시대로 했을 뿐이다. 나는 유대인을 죽이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해 분노를 샀습니다. 이 모습을 보고 유태인 출신의 아렌트는 이렇게 경고했죠. ‘유태인을 대학살한 나치의 아이히만도 직접 만나보면 살아 있는 악마는 아니었고 오히려 칸트의 도덕률을 실천했노라고 자부하는 보통 사람이었다. 그에게 죄가 있다면 생각이라는 것을 하지 못한 사유 불능이나 사유 거부, 자발성의 총체적 결여 같은 것들이었다. 이런..
연말이 다가오면서 경제에 관련한 각종 통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11월 취업자수가 27만3000명이나 감소해 9개월 연속 줄었다, 가구당 평균 부채가 전년 대비 4.4% 증가해서 8256만 원에 달한다, 작년 수출 5422억 달러로 10.4%나 감소 등 안타깝게도 우울한 통계가 대부분입니다. 언론들이 쏟아내는 통계 기사를 보면 우리나라가 당장 망하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죠. 그런데 정말 우리경제가 힘든 것일까요? 그래서 오늘은 언론들이 최근 보도하는 통계 뉴스를 팩트 체크하면서 뒷이야기도 알아볼까합니다. 포대갈이 하듯 팩트와 가짜뉴스를 섞는 교묘한 꼼수도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최근 한국경제신문이 보도한 내용을 볼까요? 12월 12일에 발행한 ‘대선 불복에 가려진 트럼프의 놀라운 경제 성적’이라는 제목인..
재미난 보고서가 하나 있습니다. KB증권에서 지난 4일 발표한 ‘환율의 골디락스’라는 보고서인데요. 골디락스는 다들 알고 계시죠? 예전에도 여러번 설명드렸었는데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최적의 경제상태를 뜻하는 용어인데요.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이 보고서에서 환율 하락, 원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수출은 개속 늘어나고 주식시장도 더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특히 환율 하락기에는 수출보다는 내수가 각광을 받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내수주보다는 오히려 수출주(반도체, IT, 자동차 등)의 주가가 더 양호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하 연구원은 핵심은 실질실효환율 대 원달러 환율 중 뭐가 더 많이 변동했는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실질실효환율이 뭘까요? 실질실효환율은 한 나라의 화..
얼마 전 경불진 책방에서 소개했던 마이클 샌델 교수의 ‘공정이라는 착각’ 기억나실 것입니다. 우리가 믿어왔던 능력주의의 공정이 얼마나 허망하고 더 나아가 승리자에게는 오만을 패배자에게는 굴욕을 주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날카로운 통찰을 담고 있는 책인데요. 이 책이 인기가 있는 덕분이지 마이클 샌델 교수가 우리나라 방송에도 출연해서 능력주의로 인한 양극화 심화를 실날하게 비판했는데요. 아마 많은 분들이 보셨을 것입니다. 바로 JTBC ‘차이나는 클라스’에 2회에 걸쳐 랜선으로 강연을 하셨잖아요. 지난번 경불진책방을 듣고 이 방송을 보신 분들이 내용이 더 잘 이해됐을 것입니다. 오늘 또 ‘공정이라는 착각’을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니고요. 궁금하시면 지난 13일 방송 참조. 이날 랜선 강의도중 샌델 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