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불진 이피디의 경제공부방

‘꿈의 직장’이 지옥으로 변한 이유는 ‘공정하다는 착각’ 때문!!! 본문

경제 뒷이야기

‘꿈의 직장’이 지옥으로 변한 이유는 ‘공정하다는 착각’ 때문!!!

경불진 이피디 2021. 3. 1. 06:28
반응형

  JTBC ‘ 차이나는 클라스 ’

 

얼마 전 경불진 책방에서 소개했던 마이클 샌델 교수의 공정이라는 착각기억나실 것입니다. 우리가 믿어왔던 능력주의의 공정이 얼마나 허망하고 더 나아가 승리자에게는 오만을 패배자에게는 굴욕을 주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날카로운 통찰을 담고 있는 책인데요. 이 책이 인기가 있는 덕분이지 마이클 샌델 교수가 우리나라 방송에도 출연해서 능력주의로 인한 양극화 심화를 실날하게 비판했는데요. 아마 많은 분들이 보셨을 것입니다. 바로 JTBC ‘차이나는 클라스2회에 걸쳐 랜선으로 강연을 하셨잖아요. 지난번 경불진책방을 듣고 이 방송을 보신 분들이 내용이 더 잘 이해됐을 것입니다.

 

오늘 또 공정이라는 착각을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니고요. 궁금하시면 지난 13일 방송 참조. 이날 랜선 강의도중 샌델 교수가 밝힌 학창시절 이야기가 상당히 충격적이었는데요. LA의 공립고등학교를 다녔을 때의 일이라는데요. 당시 학교에 공립인데도 우열반이 있었다고 합니다. 특히 14살 수학시간은 우열반을 넘어 학생들의 자리를 성적순으로 앉혔다는군요. 따라서 학생들이 자신은 물론 친구들의 성적을 다 알 수 있게 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경쟁을 통해 성적을 올려주겠다는 목적이겠죠. 이 때 받은 압박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샌델 교수는 전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패널들의 표정은 둘로 나뉘었죠. “어떻게 그렇게 잔인할 수 있지라고 생각한 측과 내가 다녔던 학교에서도 그랬는데라는 측이죠.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참고로 제가 다녔던 학교에서는 모든 시험이 끝날 때 마다 1등부터 100등까지 성적을 커다란 종이 적어 아예 공개를 했습니다. 누가 1등인지 누가 100등인 다 알았던 것이죠. 문제는 100등 이하는 이름이 없었다는 것이죠. 그야말로 잔인한 줄 세우기죠. 더 큰 문제는 일부 선생님이 게시판에 이름 없는 아이들은 수업 분위기 망치는 아예 수업에 들어오지 말라는 막말까지 했다는 점입니다. 아이들 사이에서도 성적순으로 노는 것이 당연시됐고요. 너무나 가혹하죠.

 

하지만 당시에는 이렇게라도 해야 공부를 한다, 경쟁시키지 않으면 애들이 놀기만 한다는 논리가 너무나 지배적이라 끽소리도 못하고 받아들였습니다. 잔인한 줄세우기를 그만두라고 아무도 소리치지 못했던 것이죠. 당시만 해도 그것이 공정했다고 착각했던 것이죠. 공부잘하는 아이를 칭찬해주고 못하는 아이는 더 잘해서 게시판이 이름을 올리라고 격려하는 것인데 불공정한 것이 전혀 없다고 여겼습니다. 오히려 투명하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성적이 공개되니 컨닝을 하거나 부정행위로 성적이 오르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여겼죠.

 

지금 생각해보면 어의가 없는 일이었지만요. 혹시 이런 경험이 있으셨던 애청자분은 팟빵 게시판에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떠올리기 싫었던 학생시절 이야기를 왜 끄집어 내냐고 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습니다. 그런 잔인한 일이야 과거 군사정권 때나 있었던 일이지 지금은 없지 않으냐고 하실 수 있고요. 하지만 정말 지금은 없을까요? 잔인한 줄 세우기가 현재도 반복되고 있는 안타까운 뉴스를 분석해보면서 해결책을 같이 모색해볼까 합니다.

대학생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직장을 꼽으라면 빠지지 않는 이름 중의 하나가 카카오일 것입니다. ‘꿈의 직장으로 불릴 정도로 사내문화가 쿨하고 복지가 훌륭한 것으로 소문났잖아요.

 

그런데 최근 카카오 노동자가 쓴 것으로 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와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의 이 글은 현재 원문이 삭제됐습니다. 카카오 측에서도 유서 글이 어제 올라왔다가 삭제됐으며 전 직원 비상연락망을 통해 확인한 결과 불미스러운 일은 없었다. 전원 무사한 상태라고 해명했죠.

 

하지만 이후에도 카카오의 인사평가는 살인입니다등의 글과 익명의 직원 인터뷰가 잇따라 언론에 등장하면서 카카오의 인사평가가 네티즌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공개된 유서에 따르면 카카오 직원 A씨는 직장 내 왕따를 처음 경험하게 해준 당신들을 지옥에서도 용서할 수 없다면서 가족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하지만 너무 힘들고 지쳐 삶이 지옥 그 자체다라고 적었습니다.

 

이어 회사도 용서할 수 없다면서 울며불며 상담했지만 대수롭지 않다는 듯 쏘아붙이던 당신도, 감정을 담은 피드백과 평가를 준 당신들도 공범이야. 내 죽음을 계기로 회사 안의 왕따 문제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담았습니다.

 

도대체 카카오의 인사평가 시스템이 어떠하길래 그럴까요? 불공정하기로도 한 것일까요?

 

카카오의 인사평가 시스템은 많은 기업들도 쓰고 있는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민주적(?)으로 보입니다. 카카오는 매년 연말에 그간 과제를 함께 진행한 동료들의 나에 대한 평가를 실시합니다. 특히 어떤 동료들이 나를 평가할지를 지정할 수 있으며, 지정하지 않을 경우 조직장이 임의로 정한다는 군요. 일방적인 평가가 아닌 노동자가 상사도 평가하는 쌍방 다면 평가이니 나름 민주적이죠. 이를 통해 연봉과 성과급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니 객관적이고 공정해 보이기도 합니다.

 

구체적으로 동료평가에서는 이 사람과 다시 함께 일하고 싶나요(함께 일하기 싫음, 상관없음, 함께 일하고 싶음 중 택 1) 이 사람의 역량은 충분한가요(1~5) 등을 묻는 방식입니다.

 

팀워크를 중시하는 요즘 비즈니스 환경에서 충분히 물어볼만한 질문이죠. 그런데 여기에 커다란 문제가 있습니다. 노동자들이 상사도 평가하는 쌍방 방식이잖아요. 매우 민주적으로 보이죠. 하지만 문제는 평가가 다 공개된다는 점입니다. 노동자가 상사를 대상으로 한 상항평가 내용이 그대로 해당 상사에게 전달된다고 합니다. 노동자들의 불만을 상사가 알아야 고칠 수 있다는 이야기죠. 과연 불만을 들은 상사가 지적해줘서 고맙다고 생각할까요?

블라인드 화면 캡쳐

 

게다가 직장 동료들끼리 상대방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조사한 뒤 이를 통보하기도 한다는군요. 실제로 노동자들에게는 '너와 함께 일한 동료 중 75%가 너와 다시 일하고 싶지 않았다고 답했다'는 식의 통보가 간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네 성격에 문제가 있으니 고치라는 것이죠. 인사팀장이 일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상사와 동료, 후배가 함께 평가한 것이니 투명하고 공정하기 때문에 받아 들일 수 밖에 없는 분위기를 만든 것이죠.

 

문제는 누가 평가를 했는지 알게 모르게 다 안다는 사실입니다. 시험 때마다 내 성적이 학교전체에 공개되는 것처럼 말이죠. 저 동료가 나를 어떻게 평가했는지, 아니면 할 것인지를 아는 상태에서 상대방을 만나는 것이 자연스러울 수 있을까요? 잔인한 줄세우기가 카카오의 인사평가 시스템에도 녹아있었던 것입니다.

 

이 때문에 유서에서는 이런 지적을 합니다.

 

나를 집요하게 괴롭힌 B셀장, B셀장에 대한 상향평가 내용을 내가 썼다는 걸 알려준 C팀장. 지옥같은 회사생활을 만들어준 B셀장과 C팀장 당신들을 지옥에서도 용서하지 못해라고 항변했습니다. 셀은 팀 아래에 있는 카카오 내에서 가장 작은 조직 단위.

 

또 다른 노동자도 다면평가를 하나 조직장은 참고만 할 뿐 본인이 원하는 대로 평가 결과를 산정할 수 있다조직장 눈 밖에 나면 그 순간부터 지옥이 시작된다고 지적했고요. 또 다른 노동자는 인사평가가 아니라 인기평가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한마디로 사내에 암암리에 공개되는 평가를 통해 왕따나 감정싸움이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죠.

 

이 때문에 유서를 쓴 노동자는 꿈의 직장이 지옥이 될 줄 몰랐다. 회사에서 저를 괴롭히고 그에 가담한 상사와 동료들을 볼 때마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숨 쉬기가 힘들다고 호소한 것입니다. 나름 공정해보이고 객관적인 것 같은 평가시스템의 숨겨진 함정이 있었던 것이죠. 매우 공정해 보이는 능력주의가 모두에게 똑같은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다는 마이클 샌델 교수의 지적처럼 말이죠.

 

쿠팡처럼 대놓고 줄세우기를 하면서 노동자를 착취한 것은 아니지만 어찌보면 더 치밀하게 노동자들은 괴롭힌 것입니다. 잔인한 줄세우기는 학교나 직장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사회의 약자에게 더욱 잔인한 줄세우기가 강요되고 있습니다.

별점테러라고 다들 아실 것입니다. 기존에는 영화나 도서 등에나 있는 줄 알았는데 최근에는 배달 앱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잖아요. 물론 별점은 소비자에게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순기능에서 출발했습니다. 업주 입장에서도 고객 리뷰를 잘만 관리하면 추가 마케팅 비용 없이도 영업 매출을 끌어낼 수 있는 장점도 있죠. 실제로 기업에 대한 평점이 1점 오를 경우 매출액은 5~9%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을 정도입니다.

 

문제는 별점이 단순히 평가 기능을 넘어 권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별점을 볼모로 추가 서비스를 요구하거나 보복성 리뷰를 남기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공군 치킨 갑질논란도 유명하죠. 지난해 5월 고양시에 위치한 공군부대에서 치킨 60마리를 주문했는데 가슴살이 유독 많고, 잡내가 나는 등의 이유로 치킨을 모두 환불 조치했죠. 그런데 몇 달 후 같은 부대에서 해당 치킨집 배달앱에 가장 낮은 점수인 1점을 남겼다는군요. 이유는 배달기사가 배달비 1000원을 더 요구하자 군부대만 배달비용을 1000원을 더 받는 것이냐몇 달 전 단체주문 시 닭가슴살만 줘서 부대 차원에서 항의했는데 이번에도 군부대라고 호구 잡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고 합니다.

이 때문인지 해당 가게는 현재 영업을 안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에 논란이 됐던 별점 중에는 이런 것도 있습니다. ‘아이 생일인데 볶음밥 양을 곱빼기로 많이 부탁한다는 주문 사항을 남겼다는 것이죠. 음식점 사장이 가격에 맞게 정량이 정해져 있어 양을 더 드리기가 어렵다고 쪽지를 썼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를 본 소비자가 다른 음식을 더 달라는 것도 아니고 아들이 (먹는) 양이 많아 볶음밥에 들어가는 밥양만 많이 넣어 달라 요청했는데 매몰차게 안 된다고 친필 메시지까지 적어 보냈다며 배달앱에 사진을 공개하면서 별점을 1점 줬다는 군요.

 

더 황당한 것도 있습니다. “사장님 바쁘세요? 저 단골인데...저희 어머니가 수술받으러 가셔야 하는데 30만원만 빌려주실 수 있으실까 해서요...”

 

혹시 단골인지 확인은 안되지만 고객이 배달앱으로 주문하면서 추가사항에 이런 글을 남긴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실제로 지난 16일 한 점주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인데요. 이 점주는금전적인 부분은 조금 어려울 것 같다고 답하자, 고객은 그나마 여기서 매일 시켜먹어서 말씀드려봤다. 제 집주소도 아실 텐데, 오죽했으면 사장님한테 부탁드렸겠느냐고 재차 부탁했다고 합니다.

 

특히, 해당 고객은 금전 대여 요구 이후에도 배달 주문을 넣으며 가게 요청사항에 수술비 때문에 여유가 없는데 오늘만 서비스로 해주면 안 되겠느냐고 공짜 배달을 요구하기도 했다는 군요. 결국 정상적으로 결제가 이뤄진 뒤 음식이 배달됐는데, 고객은 머리카락이 나왔다고 불만을 토로해 환불 조치를 해줬다고 점주는 설명했습니다. 이건 누가 봐도 거짓말 아닐까요?

 

하지만 해당 점주는 대응하기 힘들다고 토로합니다. 별점 리뷰 하나 때문에 가뜩이나 어려운 가게 매출이 팍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유명 맛집 유튜버의 리뷰 때문에 유명한 가장게장집이 망하기도 했잖아요. 따라서 자영업자들은 거짓말인 줄, 진상부리는 줄 알면서도 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 또한 별점이 배달앱을 통해 모두 공개되는 투명성이 잔인한 줄서기로 또 변질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런 잔인한 줄서기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시급한 것은 시스템 보안입니다. 투명성을 앞세워 모든 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자제해야 합니다. 내 성적이 공개되는 것을 투명하다고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 테니까요. 투명성과 함께 프라이버시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죠.

배달앱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리뷰 조작 등의 논란 때문에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앞서 사례처럼 악의적인 댓글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문제가 있죠. 배달앱에서 자체적으로 악의적인 댓글을 습관적으로 반복해 올리는 소비자들의 경우 댓글 쓰기를 막거나 이러한 댓글이 명예훼손 우려가 있다는 점을 알리는 조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또 악성 후기를 반복적으로 게재할 염려가 있는 경우에는 업무방해금지 혐의로 자영업자가 아니라 배달앱에서 소송을 거는 모습도 필요해 보입니다.

 

얼마 전 천문학적인 기부를 약속했던 카카오나 배달의 민족의 김범수, 김봉진 의장이라면 충분히 해결책을 찾으리라 믿습니다.

 

더 나아가 우리 스스로가 편견에서 벗어나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성적에 따라 입학이 결정되고 평가점수에 따라 승진자를 뽑고 별점에 따라 맛집이 선정되는 것도, 소수점 이하의 점수까지 따져서 탈락자를 결정하는 것도 너무나 당연하고 공정하고 투명하다는 것이 마이클 샌델 교수가 지적했던 것처럼 착각일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런 지적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 대학 합격자나 승진자, 맛집은 어떻게 뽑느냐? 윗선에서 암암리에 불공정하게 뽑자는 이야기냐고 목소리를 높일 수도 있겠죠? 당연히 그런 것은 아닙니다.

 

MBC 다큐

일본의 미라이 공업에서는 신입사원은 물론 승진자도 선풍기를 돌려서 뽑고 있잖아요. 1991년 상장 당시 사원들의 이름이 적힌 쪽지를 만들어 선풍기를 튼 뒤 가장 멀리 날아가는 쪽지부터 과장을 시켰다고 합니다. 그후엔 볼펜을 던져 과장을 정하기도 했죠. 창업자 야마다 아키오 사장은 효율, 경쟁을 강조하기 보다 사원을 믿고 맡기면 자기 자신을 위해 노력하게 돼 있다고 강조합니다. 실제로 미라이 공업에는 영업·생산 목표가 따로 없습니다. 사원들 개개인이 직접 정할 뿐이다.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나 경쟁적 인사제도도 없죠.

 

이런 기업이 유지될 수 있을까요? 궁금해서 일본 거래소에 등록된 미라이공업 분기실적을 살펴봤습니다. 지난해는 우리나라보다 일본 경제의 피해가 컸었잖아요. 그래서 아무래도 실적이 떨어지지 않았을까가 걱정됐는데요. 지난 4분기 매출이 1049억원입니다. 지난 20194분기 1068억원과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그럼 이익이 났을까요?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이 162억원입니다. 2019153억원에 비해 더 늘었습니다. 선풍기 돌려서 신입사원을 뽑고 승진자를 선정하는데도 말이죠. 카카오나 일반 기업들처럼 노동자들을 줄세우기 하지 않고도 이런 실적을 냈다니 놀랍지 않나요?

 

야마다 대표는 종종 이렇게 말한다고 합니다.

 

사람은 일만 하며 살아가지 않는다. 하물며 사람은 마차를 끄는 말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충만하게 인생을 살 수 있을까? 이 점을 생각해서 의욕을 북돋워주는 것이 윗자리에 앉은 사람의 의무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경영자만이 돈을 버는 사원과 돈을 버는 회사를 키워낼 수 있다.”

 

잔인한 줄세우기, 경쟁이 필요없다는 말입니다. 인간은 말이 아니기에 당근과 채찍의 조화는 필요없다는 것이죠. 당근만 줘도 충분히 개인은 물론 회사도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능력주의, 줄세우기에 길들여져 있는 우리로써는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야마다 대표와 미라이 공업의 노동자들은 이를 증명해보이고 있습니다.

 

이 내용은 지난 2016422일자에 소개한 야마다 사장은 돈 버는 법을 알고 있다에서 설명했으니 참조해주세요.

 

마이클 샌델 교수도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비슷한 사례를 이야기하더라고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성적 순으로 자리를 매기면서 모든 것을 성적으로 환산하는 아이들에게 생물학 선생님이 재미난 퀴즈를 냈다고 합니다. ‘OX 퀴즈를 15개 적고 답을 하시오’. 그런데 재미난 것은 문제가 없었다는 점이죠. 당연히 아이들도 문제가 없는데 답을 어떻게 적냐고 따졌습니다. 그랬더니 선생님은 직접 문제를 쓰고 답도 써봐라고 하셨다는 군요. 학생들은 이걸로 성적을 매길 수 있어요라고 했지만 선생님은 당연하지라고 반응했다고 합니다.

 

선생님이 왜 이런 황당한 퀴즈를 냈을까요? 마이클 샌델 교수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성적경쟁에 매몰돼 있는 아이들에게 생물학이 참 재미를 느끼게 해주기 위해서였다는 것이죠. 여기 있는 도롱뇽, , 토끼 등을 성적이 아닌 생물 그 자체의 흥미를 가지라는 가르침이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공정하다고 투명하다는 착각 하에 인사평가를 하고 별점을 매기는 동안 그 안에 있는 동료애나 배달노동자, 치킨집 사장님과의 사회적 연대를 잊어버린 것 아닐까요? 야마다 대표처럼 마이클 샌델 교수의 생물학 선생님처럼 수치화되지 못한 소중한 것을 알아볼 수 있는 우리 마음의 변화가 무엇보다도 가장 시급해보입니다.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