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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문(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제질문)

매일우유·이삭토스트·이디야의 색다른 공통점은?

경불진 이피디 2022. 6. 2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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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못 살겠다.”

코로나만 끝나면 좋은 시절이 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세상이 굴러가는 방향은 완전히 딴판입니다. 세계적인 팬더믹에서도 잘 버텼던 우리 경제가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IMF 위기 때보다 더 힘들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월급 빼고 다 올라 사고 싶은 것을 집었다가 가격표를 보고 내려놓기를 수십번. 이젠 마트 가는 것도 장보는 것도 안한다는 집들이 늘어나고 있을 정도입니다. 살인적인 물가 때문에 꼭 필요한 것 말고는 눈길도 주지 않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렇다고 소비를 아예 안 하고 살 수는 없죠. 저렴하면서도 성능이 좋은 가성비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찾기 마련인데요. 여기에 한가지 더. 착한 제품을 추가하면 어떨까요? 돈 버는데만 혈안이 된 것이 아니라 소비자와 노동자 등 사회와 상생을 하는 기업들의 제품들말이죠. 벌써 갓뚜기로 불리는 오뚜기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우리 기업들 중에는 오뚜기 못지않게 상생을 실천하는 착한 기업이 여럿 있습니다. 오늘은 이들 기업 중 세곳을 소개할 까합니다. (물론 이들 기업이 하는 모든 일이 착하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이들 기업에 불만이 있는 소비자나 관계자들도 계실 것입니다. 따라서 착한 행동이 가식이라고 여기실 수도 있습니다. 비즈니스하는 기업이 착할 수는 없다면서요. 하지만 지금부터 소개하는 내용은 남들이 뭐라 하건 말건 수년째 끊임없이 해왔다는 점에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심이 없다면 한두번 하다 말았을테니까요. 참고로 이들 기업에서 광고를 받은 것도 아니라는 사실도 밝혀둡니다. 물론 광고를 한다면 마다하지 않겠지만요.)

 

 

 

첫 번째. 얼마전 반가운 소식이 하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중견기업이 세계 3대 광고제 중 하나인 칸 국제 광고제에서 2관왕을 차지한 것입니다. 국내 중견기업이 칸 광고제에서 2관왕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도대체 어떤 기업이 어떤 광고를 했길래 상을 두 개나 받았을까요?

 

주인공은 저희 집에서 매일 먹는 바로 매일우유입니다. 남양우유 갑질 사태, 서울우유 여성 비하 논란 이후 매일우유만 먹고 있거든요.

 

매일우유가 칸 국제 광고제에서 상을 탄 것은 우유안부 캠페인 광고. 이 광고는 브랜드익스피리언스&액티베이션부문 은사자상에 이어 ‘PR’ 부문 동사자상을 받았습니다. 광고가 얼마나 훌륭하길래 이런 상을 받았을까요?

 

광고는 이런 문구로 시작합니다.

 

어르신 밤새 안녕 하셨나요?”

 

우리나라에서 혼자 사는 어르신 166만명.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자랑스러운 당신···. 그러나 이제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집에 홀로 남겨진 80대 노인일 뿐입니다. 홀로 계신 어르신의 집에는 보라색 우유 주머니가 하나 걸려 있습니다. 우유로 어르신의 영양도 챙기고 고독사를 막기 위한 특별한 배려입니다.”

 

무슨 내용인지 아시겠죠. 매일유업이 후원사로 참여하고 있는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활동을 광고로 만든 것입니다. 광고에는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를 기용하는 대신 매일 받는 우유가 큰 위안이 된다는 수혜자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겨 있었는데 바로 이 점의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울린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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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감동적인 내용이 더 있습니다. 매일유업이 칸 광고제 수상을 위해, 아니면 요즘 흔히 뜨는 ESG경영을 한다는 것을 티내기 위해 우유배달을 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매일유업이 우유배달은 처음 시작했던 것은 무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3. 옥수중앙교회에서 2003년부터 시작한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 사업을 2013년부터 후원하기 시작했는데 벌써 10년이 흘렀다는 거죠.

 

특히 2020년에는 ‘1%의 약속을 발표, 매년 소화가 잘되는 우유제품의 매출 1%()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에 후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때부터는 어르신에게 배달하는 우유도 그냥 우유가 아닌 소화가 잘되는 우유라는 군요.

 

강산이 한번 변할 10년 동안 이처럼 꾸준히 후원사업을 한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죠. 진심이 아니면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매일유업이 상생에 진심이라는 것은 다른 일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5만명 중 1명 수준으로 앓고 있는 질환이 있습니다. 아미노산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하거나 없는 질환인데요. 선천성 대사 이상 질환. 따라서 이런 질환을 앓는 유아는 모유를 먹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는군요. 모유만이 아닙니다. 고기와 빵, 쌀밥 등 일반적인 음식을 자유롭게 섭취하기 어렵고 평생 특수분유를 먹으며 엄격한 식이관리를 해야 한다는군요. 식이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분해하지 못하는 대사산물이 축적돼 운동발달 장애, 성장장애, 뇌세포 손상 등이 발생하거나 심한 경우 사망에까지도 이를 수 있다고 합니다. 정말 끔찍하죠.

 

다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선천성 대사 이상 질환이 있어도 소화할 수 있는 특수분유가 있다는데요. 문제는 만드는 업체가 많지 않다는거죠. 5만명 당 한명이니 우리나라 인구를 통털어도 1000명에 불과한 소비자를 위해 특수분유를 만드는 것은 비즈니스가 되지 않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돈되지 않는 특수분유를 만드는 곳이 바로 매일유업입니다. 그것도 812개 특수분유를 공급하고 있다고 합니다. 혹시 비싸게 팔아 수익을 남기는 것일까요? 그럴 리가 없죠. 매년 수억원이 적자를 내고 있다고 합니다.

 

'단 한 명의 아이도 소외되지 않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어야 한다'는 기업 철학 하에 이 제품을 꾸준히 공급하고 있다는데요. 그게 몇 년째일까요?

 

놀랍게도 23년째. 1999년부터 해왔다는 겁니다. 이 정도면 진심을 의심할래야 할 수 없지 않을까요?

 

그런데 좀 걱정도 되죠. 이렇게 퍼주다보면 정작 비즈니스는 손해보는 것은 아닐까요? 우유먹는 인구도 줄어들고 있는데요. 게다가 상장도 돼 있어 주주들도 불만일 수 있는데요. 하지만 매일유업의 이런 선행이 입소문나면서 매일우유만 먹는 집이 많거든요. 그래서일까요?

 

매일유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01913933억 원, 853억 원에서 202014631억 원, 865억 원, 202115444억 원, 898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8%, 3.8% 증가했다고 합니다. 올해는 여기에서 각각 6%, 8.7% 늘어난 16390억 원, 976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내다보고 있고요. 주력인 우유와 분유 시장이 줄어들자 식물성 우유와 건강식품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 덕분이라고 애널리스트는 분석하고 있는데요. 앞서 설명한 매일우유의 진심이 소비자에게 닿아 착한소비가 늘어난 덕분이 더 크지 않을까요?

 

tvN 화면캡쳐

두 번째. ”방송에 나온 본사의 실체를 솔직하게 말합니다.”

지난해 커뮤니티 '클리앙'에 이같은 제목의 글이 올라와 화제를 모았습니다. 본사의 갑질을 까발리겠다는 이야기일까요?

 

우선 해당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맹비를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대신 1년 반 정도부터 로열티 10만 원을 매월 받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본사 측에서 인테리어 변경 요구도 없다고 합니다. 5년 전에 오픈했는데 그 이후 단 한 번도 인테리어에 대해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는군요. 게다가 5년 동안 제품 가격 인상이 없었다고 합니다. 다만 최근 배달비가 올랐다고 아쉬워합니다.

 

프랜차이즈 본사 갑질 소식에 익숙한 우리로써는 너무나 신선하죠. 이런 프랜차이즈를 한다면 가맹점주 입장에서 정말 좋을 것 같은데요. 도대체 어디일까요?

 

지난해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에 대표이사가 출연해 화제가 됐던 이삭토스트입니다. 이삭토스트는 제가 신문사 초년병 때 자주 먹었던 것인데요. 저렴하면서도 배도 부르고 아침을 챙겨먹지 못하고 나왔을 때 이삭토스트 하나면 OK. 게다가 너무나 맛있어서 이런 별명도 있죠. ‘마약토스트’. 그만큼 맛있다는 거죠. 특히 이삭토스트는 외국인들에게 정말 인기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한국에 놀러왔다가 이삭토스트를 한번 맛본 외국인들이 다시 이삭토스트를 먹기 위해 한국을 찾을 정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삭토스트의 김하경 대표가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에서 털어놓은 이야기가 정말 놀랍더라고요. 본사가 최초 가맹비, 인테리어 비용을 받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또 가맹점주가 인테리어 업자들과 직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원칙이라는 군요. 그런데 믿지 못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아 클리앙에 가맹점주가 글을 올린 것이더라고요.

 

노동자가 자기 회사 칭찬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 듯이 가맹점주가 본사를 칭찬하는 경우가 거의 없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칭찬하는 것을 보니 믿음이 가더라고요. 그래도 좀더 검증하기 위해 통계도 찾아봤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 시스템에서 이삭토스트를 찾아봤습니다.

 

사업을 2004년부터 시작했더라고요. 벌써 20년 가까이 된 셈인데요. 그런데 가맹점 사업자 부담금에 정말 가맹비는 0입니다. 교육비 330만원, 보증금 100만원(추후반납) 그리고 인테리어, 기기 장비비만 받는다고 나와 있습니다. 여기서 인테리어는 아는 사람이 있으면 직접 해도 되고요.

 

더 놀라운 것은 매출액이 약 345억 원, 영업이익 약 27억 원. 자산 총계는 약 200억 원인데 자본금 120억 원인 반면 부채는 80억에 불과합니다. 자본 대부분은 이익잉여금인데 그만큼 탄탄하다는거죠. 특히 퇴직급여충당부채가 무려 10억원으로 전체 부채의 13%나 차지합니다. 이게 뭔소리일까요? 퇴직급여충당부채는 현재 직원들이 모두 퇴직한다고 했을 때 지급해야 할 퇴직금을 뜻합니다. 이게 많다는 것은 그만큼 장기 근속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이게 끝이 아닙니다. 2020년 가맹점 수는 812개나 됩니다. 그중 413개점이 한자리에서 10년이상 운영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절반이상이 10년 이상. 게다가 코로나 기간에는 가맹점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신규가맹모집을 중단했었다는 군요.

 

김하경 대표가 방송에서 가맹점들을 가뭄을 만난 나의 이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 땅에 살아있음으로 인해 단 한 사람이라도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게 성공이라고 말했는데 거짓이 아니라 진심이라는 것이 수치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가 이삭토스트에 돈쭐 내자는 이야기가 아직도 SNS 상에 많다고 하는데요. 저도 돈쭐 내러 또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세 번째. 요즘 뛰는 물가 때문에 커피 한잔 마시기도 힘들다는 하소연이 많죠. 스타벅스 할리스 등 주요 프랜차이즈 커피 가격이 죄다 올랐잖아요. 물론 이유는 있습니다. 원두가격이 많이 올랐거든요.

 

하지만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 중 가격을 고수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이디야입니다. 이디야커피는 지난 201812월 평균 10% 커피 음료 가격을 올린 뒤 계속 가격을 동결해오고 있습니다. 비결은 예전 방송에서 설명드린대로 자체 로스팅공장 가동. 생두 그대로 수입해 자체적으로 로스팅하기 때문에 유통 단계를 줄였고, 전 자동화로 인건비를 낮췄기 때문에 커피 음료 가격을 올리지 않고 버틸 수 있다는 거죠.

 

그런데 이디야가 놀라운 것은 가격만이 아닙니다. 상생을 기업철학으로 내건 것에 걸맞게 가맹점과의 상생이 눈에 띄는 데요. 2002년 시작해 20년 동안 마케팅, 홍보비용 등을 본사가 부담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가맹점은 물론 매장에서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 메이트와도 함께 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운영중인데요.

 

특히 대학생 등 학생 아르바이트 생이 많은 만큼 장학금제도도 운영중이라는군요. 2013년부터 이디야 메이트 희망기금을 만들어 그동안 총 4134명에게 26억원이 넘는 장학금을 지원했다고 합니다.

 

또 대학교에 입학하는 점주 자녀도 챙겨주는데요. 2016'이디야 캠퍼스 희망기금'을 마련해

점주 자녀 총 571명에게 11억원이 넘는 장학금을 지급했다는 군요.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분들은 이디야 점주가 되고 싶어 할 것 같은데요.

 

이렇게 퍼주도 될까 살짝 걱정도 됩니다. 하지만 지난해 이디야커피 매출액은 2433억원으로 전년 대비 8.6% 늘어나 역대 최고를 달성했다는군요.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90억원을 기록했고요. 이디야의 상생 정신을 살리기 위해 소비자들도 상생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앞으로 커피는 어디야 찾지말고 이디야에서 마셔야 할 것 같아요.

 

그동안 경불진에서는 기업들의 갑질 등 불편한 진실을 주로 고발해 왔는데요. 오늘처럼 따뜻한 진실을 전하니 마음까지 따뜻해 지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따뜻한 뉴스 많이 전하고 싶은데요. 애청자 분들이 아시는 착한 기업이 있다면 게시판을 통해 많이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https://www.podbbang.com/channels/9344/episodes/24385134?ucode=L-cYlmqQUB

 

[꼬꼬문]매일우유·이삭토스트·이디야의 색다른 공통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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