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불진 이피디의 경제공부방

요동치는 환율···‘음모론’에 마음이 쏠리는 까닭은? 본문

꼬꼬문(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제질문)

요동치는 환율···‘음모론’에 마음이 쏠리는 까닭은?

경불진 이피디 2022. 6. 27. 16:07
반응형

지난주 경제 뉴스 중에 가장 많은 관심을 끈 것을 꼽으라면 역시 환율일 것입니다. 원달러 환율이 13년만에 1300원 대를 돌파하며 거침없이 상승했기 때문이죠. ·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 진입했던 시기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닷컴버블, 금융위기 당시 밖에 없습니다. 가뜩이나 인플레이션 압박이 거센 데다 환율까지 오르면서 물가는 더 오르고 무역수지 적자폭도 확대되고 재정수지도 악화되는 삼각파도, 퍼펙트 스톰이 몰아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더 걱정스러운 점은 정부가 대응하는 모습.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환율 상승에 따른 시장 불안 등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필요시 시장안정 노력을 실시하겠다"고만 밝혔습니다. 지난 금요일, 25일에는 당국 개입으로 추정되는 물량이 나오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3.6원 내린 달러당 1,298.2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다시 1350원대로 올라갈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환율 상승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과거 2008년 금융위기 때 1600선 근처까지 가는 바람에 미니 외환위기를 겪었는데 이런 일이 반복될 수도 있다는 거죠. 도대체 이렇게 전망하는 이유가 뭘까요? 오늘은 환율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과거 환율 급등의 원인을 색다른 시각에서 조명해볼까 합니다. 다만 정확한 근거가 있기 보다는 의심이 되는 것들을 언급할 생각입니다. 자칫 음모론으로 치부될지도 모릅니다. 정말 근거가 있는 것인지, 음모론에 지나지 않는 것인지는 애청자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많은 분들이 듣고 놀라셨던 이야기로 시작해볼까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0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만난 기자들이 경기침체에 대해 묻자 “통화량이 많이 풀린데다가 지금 고물가를 잡기 위해서 전 세계적으로 고금리 정책을 쓰고 있는 마당에 생긴 문제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대처할 방도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 후보시절 깨끗한 정치를 강조하더니만 대책도 깨끗할 줄은 몰랐네요ㅠㅠ.

 

그런데 곰곰이 생각하니 이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뒤에는 큰 그림이 숨어있을 수도 있다는 거죠. 도대체 큰 그림이란 게 뭘까요?

앞서 언급했던 2008년 금융위기 시절 기재부 장관이 누구였는지 기억나시나요? 바로 강만수. 배구선수 강만수말고요. 강만수는 당시 대통령이었던 이명박의 신임을 엄청 받았었죠. 그래서 ‘MB노믹스의 설계자란 별명이 붙기도 했는데요.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로 MB정권의 실세였습니다. 그래서 20082월에서 20092월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을 맡았었거든요. 이후 산업은행장도 한동안 맡았고요.

 

하지만 2016년 돌연 구속이 됩니다. 대우조선해양 비리에 개입된 정황이 드러났거든요. 그래서 징역 5년형을 받았는데요. 2021년 가성방됐다는 군요. 이후 한동안 두문불출하던 강만수가 최근 공개석상에 등장하더라고요. 최근에는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역대 기재부 장관 초청 특별 대담에서 윤석열 정부에게 조언도 하고요. 한국경제신문과도 인터뷰도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했던 발언에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물가 상승은 경기 과열이 아니라 전쟁, 코로나 같은 공급 충격 여파라며 금리를 인상한다고 효과가 얼마나 있겠느냐. 금리 인상이 중소 상공인과 부채가 1900조원에 달하는 가계를 파탄으로 몰아 경기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

 

한마디로 미국이 빅스텝을 하던 말던 유럽이나 캐나다 뉴질랜드가 금리를 올리던 말던 우리나라는 금리인상을 하지 말라는 경고입니다. 그러면서 환율에 대한 이야기도 꺼내는데요.

 

“1997년은 위기를 피해갈 수 없었지만 2008년은 달러당 환율을 1200원대 이상으로 가도록 용인해 경상수지 흑자를 만들어 위기를 피했다고 봅니다. 환율이 높으면 물가는 오르지만 국제수지 방어와 국가 부도를 막기 위해선 불가피한 과정입니다. 지금 환율은 종합적으로 볼 때 큰 문제가 없습니다. 물가 안정을 위한 환율 (상승) 억제는 약보다 독이 될 위험이 큽니다.”

 

한마디로 환율방어에 나서지 말라는 충고죠. 환율이 1300원대를 돌파해도 그냥 나두라는 말입니다. 종합하면 금리도 올리지 말고 환율도 나두고 그냥 굴러가게 내비두라는 건데요. 윤석열 대통령이 이 조언을 들은 것은 아닐까요? 물가가 급등하면서 금리를 올려야할 이유는 쌓이고 있고 환율도 저지선이 뚫리고 있는데도 근본적으로 대처할 방도는 없다고 했잖아요. 방도가 없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내비두라는 강만수의 조언을 따른 것일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https://www.podbbang.com/channels/9344/episodes/24384221?ucode=L-nShQDMYB

 

[꼬꼬문]요동치는 환율···‘음모론’에 마음이 쏠리는 까닭은?

최근 환율이 급등하면서 여러 분석들이 쏟아지고 있는데···.‘고환율의 음모’라는 책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고···. IMF, 금융위기에 주역으로 꼽히는 강만수가 다시 언론에 등장하는 이유는?

www.podbbang.com

그런데 이런 강만수의 조언을 쫓아해도 될까요?

 

강만수는 1998IMF 사태를 직접 실무로 경험한 경제통입니다. IMF 이후 금융시스템의 초석을 다진 것도 강만수라고 하죠. IMF 당시 지원 자금 협상은 물론 금융감독·중앙은행제도 개편 등에 참여해 목소리를 냈습니다. 그런데 IMF 직전 무리한 원화 방어정책을 펼치다 외환위기를 초래한 경제 관료 중 1인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죠.

 

그런데 소망교회에서 강만수를 눈여겨 본 사람이 바로 이명박입니다. 이후 이명박이 대통령에 오르면서 MB노믹스를 실시하는데 그 설계자가 바로 강만수고요.

 

MB노믹스 기억나시나요? 핵심은 두가지. 정부의 규제 최소화와 부자감세입니다. 비즈니스 프렌들리한 분위기를 만들어 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거죠. 하지만 MB노믹스의 결과는 다들 아시죠?

 

여러분 부자되세요라고 외쳤지만 그 여러분에 우리같은 서민은 없었죠. 부자들만 더 부자가 되는 양극화현상이 더 극심해집니다.

 

특히 오늘 주제이기도 환율이 서민들의 고통을 가중시켰죠. 재무부 시절부터 금융시장 자율화와 개방 등을 추진하며 신자유주의 경제노선을 드러냈던 강만수가 MB노믹스라면서 고환율 정책을 고집했거든요. 그런데 이같은 고환율 정책은 서민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힙니다. 수입물가 급등으로 장보기가 무서울 정도였죠. 물가가 너무 뛰니 직접 관리하겠다며 MB물가지수를 만드는 촌극도 빚고요. 결국 강만수는 IMF2008년 금융위기를 모두 책임져야 할 인물 중의 하나입니다. 그런데도 이런 사람에게 언론은 물론 윤석열 정부는 조언을 듣겠다니 정말 어의가 없죠.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강만수와 MB가 이런 정책을 폈던 이유가 있다고 주장하는 책이 있습니다. 책 제목은 고환율의 음모’. 기재부출신 외환 전문가 송기균 씨가 저자입니다. 제목부터 음모론을 표방하고 있죠. 따라서 이 책에 실린 주장을 전적으로 신뢰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음모론으로 돌리기에는 뭔가 찝찝하죠. 지금부터 책의 핵심을 말씀드릴텐데 들어보시고 팩트인지, 음모인지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이 판단에 따라 앞으로 환율 전망도 달라질 수 있을테니까요.

 

MB 정부가 출범하는 날의 환율은 1달러에 947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듬해의 평균환율은 1276원으로 1년여 만에 35%나 올랐죠. 이런 급등은 금융위기 탓도 있지만, MB 정부의 고환율 정책 때문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미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달러를 무제한으로 찍어내면서 경제사정이 우리보다 못한 말레이시아, 타이, 인도네시아는 우리와 달리 환율이 같은 기간에 모두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이번도 비슷합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미 달러화 지수인 달러인덱스(DXY)는 지난해 말 95.593에서 22103.9818.77% 올랐습니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1188.8원에서 231301.8원으로 올 들어 9.50% 뛰었죠. 즉 달러 강세에 비해 원가 가치 하락폭이 더 크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환율은 양날의 칼입니다. 누군가가 이걸로 손해를 보면 뒤에서 이득을 보는 사람이 반드시 있습니다. 2008년 당시 이득을 본 사람은 누구일까요?

 

대표적 수출기업인 삼성전자는 200998000억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로 세계적인 정보통신(IT) 기업들이 거의 모두 적자를 냈던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호실적은 놀라울 정도 였죠. 특히 2010년에는 순이익도 크게 늘어 162000억원에 이르렀습니다.

 

이같은 호실적의 비결이 뭘까요? 이 책에서는 환율효과를 빼놓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환율이 35%가 오르면 삼성전자가 수출해서 받은 1억달러를 바꿔 원화로 들어온 돈이 35% 늘어난다는 거죠. 원부자재 수입액 증가분 등을 제외하면 이는 모두 순이익 증가로 연결된다고 강조합니다.

 

삼성전자 등 수출기업들이 고환율 덕분에 호실적을 내면 좋지 않냐고 하실 수 있습니다.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경제 구조 상 불가피 할 수도 있다는 거죠. 반면 저환율이 되면 수출길이 막히고 경제가 나빠진다고 주장하는 경제학자들도 많습니다.

 

실제로 20102월 가정주부들이 주로 시청하는 프로그램에서 한 경제교수는 노무현 정부에서 환율을 너무 떨어뜨리고 외환보유고를 엉터리로 관리해서 경제가 위기에 처하게 됐다는 말을 장황하게 늘어놓은 뒤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환율이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씀씀이가 어떻게 돼? 헤퍼지잖아. 그러니까 환율이 내려가면 얼마 안 있어 헤퍼지고 나라가 망하는 거죠. (중략) 다행히 재작년에 전설과 같은 인물이 등장하셨죠? 이름하여 강만수 장관이시라고. 들어오시자마자 어떻게 했죠. 올렸죠. 1400원으로 올렸죠.(중략) 환율이 올라가도 물가가 올라가는 것은 그렇게 큰 비중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감내할 수 있었죠. 환율이 10% 올라가면 수출이 잘되고 중소기업도 잘되고 모든 것이 잘되기 때문에 우리한테는 오히려 긍정적인 부분이 더 많다 그런 얘기죠."

 

강만수를 마치 경제의 신으로 표현한 것 같죠. 강만수의 고환율 정책, MB노믹스 덕분에 수출이 늘어나고 중소기업도 장사 잘하고 경제가 좋아졌다는 주장합니다. 그런데 정말 MB 때 경제가 좋았나요?

 

고환율 정책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수출기업의 늘어난 이익이 해외에서 온 것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는거죠.

 

환율이 오르면 수입물가가 오릅니다. 정유회사가 원유를 사올 때 같은 분량에 대해 35%의 원화를 더 줘야 합니다. 이는 바로 주유소 기름값을 끌어 올리죠. 따라서 국민들은 35%씩 비싼 기름을 넣고 차를 몰아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국민 주머니에서 추가로 지출된 금액을 저자가 직접 추산해 봤다는데요. MB정부 첫 3년간만 따져도 무려 174조원. 4인가족 한 가족당 1450만원에 달한다는 거죠. 이 엄청난 돈이 환율이란 복잡한 기제를 거쳐 수출 대기업 금고로 넘어간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이같은 사실은 앞서 언급한 강만수의 입으로 증명된다는 군요. 강만수는 200910월 전경련 초청강연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3분기 사상 최대의 이익을 냈다고 하지만 환율효과와 재정지출 효과를 빼면 사상 최대의 적자가 됐을 것이라고 속내를 드러낸다고 합니다.

 

수출 대기업뿐 아니죠. 고환율이란 패가 훤히 보이는 판에서 단기차익을 노리고 국내 주식, 채권, 외환시장에 들어온 외국인 투자자들도 꿩 먹고 알 먹기 식으로 알뜰히 챙겨나갔는데 이를 강만수와 MB가 방치했다고 강조합니다.

 

책의 주장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이 모든 게 음모였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MB는 물론 강만수가 수출이 잘되면 대기업이 늘어난 이익을 재투자해 고용이 늘고 국민들의 소득도 늘어날 것이라 철석같이 믿었다는 사실은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앞에서는 부자감세로 노골적으로 재벌들을 밀어준 것에 더해 뒤로는 고환율 정책으로 지원해준 것입니다. 소위 낙수효과가 경제를 활성화 시키고 부자를 만들어줄 것으로 여겼던 거죠. 하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낙수효과가 없다는 것은 IMF 등 여러 연구기관에서 일제히 지적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최근 윤석열 정부의 행보가 과거 MB 때를 연상시키는 것 같습니다. 친기업 정책을 기치로 부자감세 등 MB노믹스가 부활한 듯한 정책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죠. 여기에 대통령은 공식입장이 아니라고 하지만 52시간 노동제도 무너뜨리려고 하고요. 14년 동안 동결해온 대학등록금도 인상한다고 하죠. 서민들의 부담만 늘어날 조짐인데요. 여기에 대해 급등하는 환율까지 방치할 분위기입니다. 역대급 환율과 물가인데도 다음달 기준금리 인상도 주저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혹시 최근 공식석상에 등장하기 시작한, 앞서 거론한 강만수 탓은 아닐까요?

 

고환율의 음모란 책 내용에 공감하고 지금까지 제가 설명드린 강만수의 등장에 대한 의문이 일리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앞으로 환율이 어떻게 될지는 아마 짐작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냥 음모론이라고 치부하실 수도 있을테고요.

 

하지만 언론에 강만수란 이름이 자주 등장한다면 한은이 다음달 기준금리 빅스텝을 주저한다면 안전벨트를 단단히 조여야 할지도 모른다는 점은 꼭 명심해주시길 바랍니다.

https://smartstore.naver.com/kbjmall

 

경불진몰 : 네이버쇼핑 스마트스토어

경불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착한 쇼핑몰

smartstore.naver.com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