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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문]‘일본발 경제위기’가 닥칠지도 모른다?!

경불진 이피디 2022. 6. 1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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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제공

경제뉴스에서 역대급이라는 이야기가 이처럼 많이 나왔던 때가 있었을까요?

10년은 기본이고 20·30년 만에 최고, 최대란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는데 이번에는 무려 41년 만입니다. 바로 물가 때문인데요.

 

지난 시간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41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지난 10일 발표된 미국의 5CPI는 전년 동월 대비 무려 8.6%나 급등했다고 합니다. 이는 지난달(8.3%)보다 높은 수준이며 시장 전망치(8.3%)도 넘어선 수치입니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서 군불을 지피던 물가 정점론은 자취를 감출 조짐입니다. ‘9월 금리 인상 중단론도 힘을 잃을 것으로 보입니다. 인플레이션의 지속 가능성이 재확인되면서 미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이 불가피하다는 거죠. 특히 미국 연준은 3월 초 4년 만에 0%~0.25%였던 기준금리를 인상한데 이어 5월 초에는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었죠. 2000년 이후 22년 만에 빅스텝을 밟았으나 물가가 진정되지 않으면서 이걸로는 부족하다는 탄식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6월과 7'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세지고 있죠. 경불진에서 경고했던 올 연말 미 기준금리 3% 대를 각오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오늘은 미국 경제를 논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잠시 잊고 있었던 일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지난 4월에도 ‘1930년대 아르헨티나와 현재 일본의 공통점은?’ ‘일본에서 공공목욕탕 요금 10엔 올렸다가 벌어진 일은?’ 등 일본 경제의 심각한 현실을 다루긴 했었는데요. 최근 더 악화되는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자칫 일본발 경제위기가 전 세계를 덮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거든요. 도대체 일본 경제가 어떤 상황인데 이런 이야기까지 나올까요?

 

최근 일각에서는 엔화에 투자해볼까?’란 이야기가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20년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기 때문에 결국 오를 것이란 기대 때문이죠. 또 최근 일본정부가 외국인에 대한 여행제한을 풀면서 엔화가치가 떨어졌으니 여행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일본으로 여행가볼까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잠시 샛길로 빠져보면 조선일보 같은 경우에는 일본 큰손 몰려오는데...엔저에 백화점보다 비싸진 면세품라는 기사를 내보내며 일본 여행을 부추기기도 하더라고요. 하지만 일본 체감물가도 최근 많이 올라 생각만큼 저렴하진 않다고 하더라고요. 게다가 현재 일본 정부는 해외여행객에 대해 단체관광만 허용하고 있습니다. 개별 자유여행을 당분간 불가능하다는 거죠.

 

아무튼 지난 10일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34.2엔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37일까지만 해도 114엔대였으니 3개월여 만에 약 18%나 엔화가치가 떨어진 셈이죠. 좀더 멀리 아베노믹스가 시작하기 전에 20121월 기준으로 보면 1달러 당 76엔이었기 때문에. 그때 하고 비교하면 40% 이상 하락한 것입니다. 특히 지난달 25일에는 126.87엔까지 내리며 안정을 찾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후 다시 급격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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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문]‘일본발 경제위기’가 닥칠지도 모른다?!

최근 역대급 물가로 전세계가 몸살인데···. 러시아·중국과 함께 일본만 금리인상을 하지 않고 있어. 이는 과거 외환위기 전단계와 비슷하다는데···. 그 이유는? ◆너 그거 아니?···군비증강

www.podbbang.com

 

엔화가치가 떨어진 이유는 예전 방송에서도 설명을 드렸죠. 경제동물이라는 일본이 4월 현재 무역수지가 8392억엔(84000억원)적자입니다. 수출보다 수입이 많다는 거죠. 그것도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한 지난해 8월부터 9개월 연속 적자 행진입니다. 일본이 세계 최대의 채권국으로서의 지위는 유지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가능할까에 의문부호가 붙고 있습니다.

 

게다가 코로나 이전인 아베시절부터 경기를 살리겠다며 양적완화로 엄청난 돈을 시중에 풀었잖아요. 그래서 기준금리는 0.1% 이고요.

 

이런 상태에서 미국 달러, 스위스 프랑 등과 함께 안전자산의 대명사로 꼽히던 엔화 가치가 그대로 유지되기 힘들겠죠.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일본은 엔화가치를 떠받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는 점입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최근 언론을 향해 현 상황에서 통화긴축은 전혀 적합한 조치가 아니다라며 일본의 임금 인상이 부족한 만큼 경기 부양에 초점을 맞출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본은 1분기 경제성장률이 -0.2%일 정도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섣불리 환율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거죠. 즉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의미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현재 전 세계는 기준금리 인상 바람이 거세게 불어 닥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미 5월 빅스텝을 했고 캐나다·뉴질랜드·멕시코 등도 빅스텝에 동참했죠. 그동안 신중했던 유럽중앙은행도 8%를 훌쩍 넘는 물가상승 압박을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내달 금리인상을 공식화했습니다. 이번달 금통위를 쉬는 우리나라도 다음달에는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 확실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움직임에 역행하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러시아, 중국과 함께 일본이 있다는 것이 의외죠. 일단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인 지난해와 올 초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했으나 최근 수개월간 루블화 안정을 반영해 세 차례 금리를 인하했습니다. 급격히 오른 국제유가로 엄청난 자금을 벌어들인 덕분에 가능한 것이죠.

 

중국은 코로나로 베이징 상하이 등을 완전봉쇄하는 초강수를 둔 탓으로 분석됩니다. 경제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금리인하로 경기를 떠받치고 있는 것이죠.

 

그럼 일본은 왜 금리인상을 주저하고 있을까요?

 

일단 적자로 돌아선 무역수지를 흑자로 만들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엔화가치가 떨어져야 수출경쟁력이 생기기 때문이라는 거죠.

 

게다가 앞서 일본은행총재 발언에서 나왔듯이 일본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0.2%일 정도로 경기 침체가 심각하거든요. 섣불리 금리를 올리기 힘들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도 있습니다. 예전시간에도 설명드린 바가 있는데 금리 올리고 싶어도 올리지 못하는 기막힌 사연이 있습니다. 바로 국가부채.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세계 최고라는 사실은 다들 아실 것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무려 256%나 되잖아요. 선진국 중 가장 높죠. 그런데 일본의 이런 부채 대부분은 국채 10년 물입니다. 따라서 금리를 올리면 이자 부담이 늘어 정부 재정은 더 악화할 수밖에 없죠.

 

그래서 일본 정부나 일본은행이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이렇게 죽나 저렇게 죽나 마찬가지니 한번 막판까지 가보자.’

 

어차피 수출도 줄어들고 있는데다 경기침체에 재정 부담까지 있으니 다른 방도가 없다는 거죠. 하지만 이로 인한 일본 서민들의 부담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가중되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42%를 기록했습니다. 장기간 0%였던 것에 비하면 많이 오른 것이긴 하지만 8%가 훌쩍 넘은 미국이나 유럽, 5%대의 우리나라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죠.

 

하지만 일본 국민들의 생각은 다르다고 합니다. 일본 직장인 평균 월급이 우리나라 보다 적다는 이야기는 다들 아실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일본 '국민 과자' 가격부터 유니클로의 '국민속옷'까지 일제히 가격을 올려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거죠.

 

이 때문에 일본 트위터를 비롯 SNS에는 ‘#가격인상못받아들임 (値上れてません)’이란 해시태그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 7일 교도통신이 주최한 행사의 연설에서 서민 생활에 큰 어려움을 끼치고 있는 물가인상을 일본인들이 비교적 잘 받아들이고 있다는 취지의 부적절한 발언을 했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일본은행 총재는 연봉이 3500만엔(33000만원)이나 되니, 서민의 고통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비난도 쏟아낼 정도입니다.

 

게다가 일본본토보다는 해외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일본 기업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엔저가 일본경제에 도움되지 못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오히려 엔저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 부담이 가격경쟁력 효과보다 더 큰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주장도 있고요.

 

더 큰 문제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일본만 기준금리를 그대로 두면 어떻게 될까요? 현재 반대로 가는 국가는 일본과 함께 러시아·중국인데요. 러시아의 기준금리는 9.5%, 중국은 현재 3.70%입니다. 최근에 낮췄다고는 하지만 아직 높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일본은 다르죠. 이젠 더 낮출 수도 없는 0.1%. 그런데 이를 그대로 유지하면 다른 다라들과의 금리 격차가 점점 벌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금리차는 어떤 영향을 줄까요? 바로 엔화가치를 더 끌어내릴 수 있다는 거죠. 더 나아가 일본에서 외화가 급격히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에따라 일각에서는 엔화가치가 달러당 150엔까지 추락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1990년 이후 약 30년 만에 최저치입니다. (따라서 엔화 가치 반등을 노리고 엔화에 투자하는 것은 신중히 고려해야 합니다.) 자칫 일본이 잃어버린 30년을 넘어 잃어버린 50년 함정에 빠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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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우리도 이를 지켜볼 때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달러 환율이 150엔에 도달하면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수준의 충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들 기억나실 것입니다. 아시아 외환위기는 1997년 태국의 고정환율제 포기를 계기로 시작됐잖아요. 태국 바트화 가치가 폭락하고 금융시스템이 마비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위험하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투자금 회수에 들어갔고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홍콩은 물론 우리나라까지 유동성 위기가 번졌죠. 통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외채 부담이 증가하는 악순환이 이어졌습니다. 우리나라는 외화유동성 부족으로 IMF(국제통화기금)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다는 사실도 다들 아실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일본 상황이 1997년 태국과 비슷하다는 거죠.

 

전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인 짐 오닐은 최근 블룸버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엔저가 아시아 경제위기를 야기할 지도 모른다특히 엔화 가치가 계속 약세를 보이면 중국은 이를 불공정 경쟁 우위로 간주하고 환율전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즉 중국이 자국의 수출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엔 약세를 바라만 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이는 자칫 외환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이야기죠.

 

일본이랑 중국이 싸우니 우리는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될까요? 그게 아닐 수 있다는 점이 문제죠.

 

첫째 우리 수출에 타격을 줄 수도 있습니다. 물론 과거에 비해 일본과의 수출경합도가 낮아지긴 했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내놓은 동아시아 4개국 수출 경쟁력 비교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기기·기계·자동차 분야에서 한국과 일본의 수출경합도지수는 2011년과 비교해 0.8~6.5포인트 하락했습니다. 그만큼 양국 수출품 간의 경쟁이 줄었다는 거죠. 하지만 여전히 일부 품목, 그 중에서도 한국의 주력 품목 일부는 한국과 일본이 1, 2위를 다툴 정도로 경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이 1, 일본이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품목은 16개나 됩니다.

 

둘째. 일본처럼 원저를 유도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원저는 수입품 가격을 끌어올려 인플레이션에 기름을 부을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수입 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이미 역대 최고인 35%를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수출액은 6152000만 달러로 5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수입액이 더 가파르게 늘면서 무역수지는 171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게다가 4월 경상수지마저 8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돼 24개월 만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따라서 당분간 엔저를 두고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연합뉴스 제공

 

셋째. 외환보유고도 3개월 연속 감소세입니다. 외환위기를 겪은 우리나라로써는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는데요. 5월 말 기준 한국 외환보유액은 44771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약 159000만 달러 줄었습니다. 3월말 이후 3개월 연속 줄며 세계 9.

 

5월 중 달러가 약세로 전환되면서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늘었지만 환율 급등을 방어하다보니 감소했다는 것이 한은 측 설명입니다.

 

우리나라가 세계 9위 수준의 외환보유액을 기록하고 있어 당장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무역적자가 지속된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발 경제위기가 진짜 닥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미 한국경제에는 경고등이 들어온 상태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3.0%에서 2.7%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세계 경제(3.0%)보다 성장이 더딜 거라는 판단입니다. 반면 물가는 지난해 12월 전망치 2.1%보다 2.7%p나 높인 4.8%로 내다봤습니다.

 

여기에 경상수지가 연간으로도 적자를 기록하면 이미 적자가 확정적인 재정수지와 함께 1997년 이후 무려 25년 만에 처음으로 쌍둥이적자를 나타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일본발 경제위기가 닥친다면 IMF보다 더 큰 위협이 될지도 모릅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할 윤석열 정부의 해법은 무엇인지 너무나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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