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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문(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제질문)

손흥민 선수의 성공비결 ‘게임이론’에 나와 있다?!

경불진 이피디 2022. 5. 30.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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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제공

지난 주 우리국민들이 가장 많이 거론했던 인물 중의 하나를 꼽으라면 누굴까요?

 

아마도 손흥민 선수 아닐까요? 그럴 만도 한 것이 EPL은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축구무대로 꼽히죠. 720명의 선수들은 각 나라의 대표급. 그 가운데 득점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기존에 상상하기 힘들었던 일이잖아요.

 

심지어는 주말에 어머니를 뵈니 어머니도 손흥민 선수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축구에는 큰 관심이 없던 어르신들에게도 손흥민 선수의 성공이 대단하게 보였나 봅니다. EPL에서 공동 득점왕을 차지한 날, KBS 9시 뉴스는 물론이고 MBC, SBS, JTBC 등 거의 모든 뉴스에서 스포츠 뉴스가 아니라 주요 뉴스로 다둘 정도였으니까요. 스포츠 뉴스가 메인 뉴스에 등장한 것은 월드컵이나 김연아 선수, 박세리 선수 이후에는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아요.

 

손흥민 선수의 활약상에 대한 뉴스는 워낙 많이 쏟아져서 모르는 분이 없으실 것 같고요. 오늘은 좀 다른 각도에서 살펴볼까 합니다. 손흥민 선수의 남다른 성공비결. 이 성공비결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부터 하나하나 질문을 통해 살펴볼까합니다.

 

손흥민 선수의 성공은 아버지인 손웅정씨 덕분이라는데 그 이유가 뭘까요?

 

많은 전문가들이 이렇게 지적하는 이유를 엿볼 수 있는 한가지 일화가 있습니다. 20101030. 이날은 손흥민의 인생에서 기념비적인 날입니다. 동북고를 중퇴하고 독일로 향했던 손흥민 선수는 2010~2011 시즌 분데스리가 10라운드 원정 FC쾰른과의 경기에 정식 프로무대에 데뷔했습니다. 그런데 1-1로 맞선 전반 24분 역전골을 터뜨렸죠. 전통의 분데스리가 정규리그 데뷔전서 데뷔골을 신고한 것이니 난리가 나지 않을 수 없었죠. 특히 이 골은 유럽 1부리그에서 터진 한국 선수 최연소 골이기도 했습니다.

 

당연히 우리나라는 물론 독일 축구팬과 언론이 손흥민 선수를 주목하기 시작했죠. ‘리틀 차붐이란 애칭이 바로 따라 붙었습니다. 당시 나이 18. 전세계 축구팬들이 주목하는 스타의 길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었죠. 그런데 이 때 뜻밖의 사건이 생깁니다.

 

경기 뒤 난데없이 노트북을 압수당한 것입니다. 누가 손흥민의 노트북을 빼앗을까요? 혹시 감독? 놀랍게도 아버지 손웅정 씨였습니다. 당연히 손흥민 선수는 황당하고 서운할 만도 했죠. 자신의 활약상을 확인하기 힘들고 팬들의 반응도 즐기기 어려웠기 때문이죠.

 

도대체 손웅정씨는 왜 아들의 즐거움까지 빼앗을까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설명하더군요.

 

“축구 선수에게 제일 무서운 건 교만입니다. 손흥민 선수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들떠서 밤새 인터넷 댓글 같은 걸 보는 게 아니고, 내일 바로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혹시나 손흥민이 첫 골의 감정에 너무 휘둘릴까 주위의 평가를 보지 못하게 한 조치였다는 거죠.

 

이것만이 아닙니다. 손웅정 씨는 1년 뒤에는 매니저를 대동해 손흥민의 소셜미디어(SNS)까지 차단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때 손웅정 씨는 지금은 날 원망해도 시간이 지나면 다 알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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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문]손흥민 선수의 성공비결 ‘게임이론’에 나와 있다?!

아시아 최초의 EPL 득점왕 손흥민 선수. 그의 성공 비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 아버지 손웅정 씨의 놀라운 가르침은? 아버지가 독서광이 된 이유는? 손흥민 선수 몰아주기의 비밀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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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보면 지나친 간섭일 수도 있죠. 하지만 지금의 손흥민 선수는 아버지 손 씨의 이같은 엄격한 자식 사랑과 철저한 자기관리의 가르침 덕분 아닐까요? 우리 아들 딸 SNS도 차단하고 싶은데요.

 

그런데 손씨의 놀라운 교육은 이것만이 아닙니다. 놀라운 일화가 또 있더라고요.

손흥민은 초등학교 6학년이 되기 전까지 리프팅 등 기본기 훈련에만 집중했다고 합니다.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는 이런 이야기도 했더라고요.

 

“4시간 동안 공을 떨어뜨리지 않아야 했습니다. 눈이 빨개지고 바닥이 노래졌죠. 공이 세 개로 보이는 등 피곤했지만 아버지는 화를 냈습니다.”

 

축구선수로 활짝 꽃은 피지 못한 손씨는 아들에게는 최고의 훈련을 해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축구선수는 무식하다는 편견도 벗어나기 위해 연간 평균 100권의 책을 독파하는 독서광이 됐다는 거죠. 이를 통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축구철학을 갖췄다는 데요. 이 철학은 지난해 출간한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수오서재)에 잘 나와있는데요.

 

책 내용에서 인상적인 것 몇가지만 살펴보겠습니다.

 

“대나무는 땅밑 뿌리작업에만 5년의 시간을 보낸다.”

 

나무가 위로 뻗어 나갈 것만 생각하면 사소한 태풍에도 무너지지만, 뿌리가 튼튼한 대나무는 하루에 20~30cm까지 자랍니다. 축구교실도 운영중인 손씨는 기본기만 훈련하며 불안해하는 학부모들에게 이렇게 말한다고 합니다. “무엇이 불안한가? 당신들의 욕심이 늘 불안한 것 아닌가?” 정말 그렇지 않나요? 우리는 이제 막 걷기 시작하는 자녀들에게 뛰기를 강요하며 선행학습을 시키잖아요. 이런 욕심과 불안이 아이들을 망치기도 하죠.

 

스포츠의 경우는 더 심하다고 합니다. 성적주의에 매몰된 감독들이 우수한 자질의 유소년을 어린 시절 망가뜨리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는 거죠. 뼈와 근육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상태에서 당장 이기기 위한 소모품으로 활용했다는 것입니다. 예를들어 주력이 빠른 선수는 측면을 파고들어 크로스를 올리고, 키가 크면 헤딩으로 골문을 노리도록 분업화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데서 창의성이 나올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부상 위험이 크다는 거죠.

 

그래서 손웅정씨가 손흥민을 학교 운동부에 보내지 않고 직접 가르쳤다고 합니다. 손씨 스스로도 부상으로 일찍 프로선수 생활을 접어야 했던 아픔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군요. 트래핑, 패스, , 드리블을 나중에 훈련시키고, 웨이트 훈련 등 기본기에 집중한 것도 경험에서 나온 것이라고 합니다.

 

이같은 기본기가 정말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요. ‘캐논슈터하면 떠오른 선수가 있죠. 이탈리아 월드컵 스페인전에서 시속 114km의 엄청난 슛을 쐈던 황보관 선수. 현재는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장인데 이런 설명을 합니다.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 최종 38라운드 노리치시티전에서 터트린 감아차기골은 감각에서 나온 것입니다. 손흥민이 그 지역에 들어가면 공을 잡은 순간부터 슈팅까지 자동적으로 연결됩니다. 그것은 아무도 할 수 없는 것이며, 그 바탕 위에서 창조적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잘 닦아놓은 기본기 덕분에 손흥민 존에 들어가면 몸이 먼저 반응해서 자동으로 골을 만든다 거죠. 기본에 충실할 때 이같은 잠재력이 폭발하고 새로운 축구 세계가 열린다는 것입니다.

 

스포츠만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우리는 기본기를 무시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죠. 기본기는 됐고 이길 수 있는 방법부터 배우려고 하죠. 영어나 수학을 공부할 때도 기본기보다 어떻게 하면 빠르게 끝내고 남들보다 앞서갈 생각만 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저도 그랬고요. 손흥민 선수와 그의 아버지 손웅정씨를 보면서 반성하게 되는 군요.

 

그럼 손흥민 선수의 성공 비결은 기본기만일까요? 그럴 리가 없죠. 더 놀라운 비결도 있습니다.

 

“먼저 눈을 깜박이지 않는 법부터 익혀라”

 

중국의 열자에 나오는 명궁 기창과 스승 비위의 이야기에서 나온 것인데요. 기창은 천하제일의 명궁이 되기로 뜻을 세우고 당시 활의 명수로 이름이 높은 비위의 제자로 들어갔습니다. 이때 스승 비위가 기창에게 요구했던 것인 눈을 깜박거리지 않는 법부터 익히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기창은 집에 돌아와 아내의 베틀 밑으로 기어들어가 누웠다는군요. 그리고 실북이 눈을 찌를 듯이 오고 가도 똑바로 쳐다보는 훈련을 거듭했다고 합니다. 2년이 지나자 기창은 뾰족한 송곳이 다가와도 눈을 깜박거리지 않게 됐습니다. 그런데 스승은 작은 것이 크게 보이고 가는 것이 굵게 보일 때까지 연습하라고 해서 기창은 또 다시 들소의 털에 이를 묶어 창에 매달고 매일 바라보니 3년 뒤에는 수레바퀴 만하게 보였다고 합니다. 이에 작은 활로 이를 맞혔는데 털은 끊어지지 않고 매달려 있었다는 거죠. 그제야 스승 비위는 활 쏘는 법을 터득했다며 기창을 칭찬했다고 합니다.

 

손흥민의 연습도 비위와 비슷했다고 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손흥민은 이번 시즌 23골 중 10골을 오른발, 11골을 왼발로 만들었죠. 프리미어리그 통산으로 따지면 오른발로 51, 왼발로 38골을 넣었다. 케인은 오른발로 111, 왼발로 39골을 기록했습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오른발과 왼발 모두 35골 이상 기록한 선수는 손흥민과 케인, 로빈 판 페르시(오른발 39, 왼발 94)가 전부입니다.

 

이처럼 손흥민 선수가 양발을 모두 쓸 수 있는 것은 기창과 같은 노력의 산물이죠. 기본기를 충실히 닦은 손흥민은 18세 때부터 매일 오른발 500, 왼발 500개의 슈팅을 때렸다고 합니다. 이는 프로 데뷔 후에도 달라지지 않았죠. 비시즌 한국에서 매일 1000개의 슈팅을 찼습니다. 심지어 왼발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쓰려고 옷을 입을 때도, 양말을 신을 때도 왼발이 먼저였을 정도였다는 군요. 덕분에 오른발과 왼발을 자유자재로 씁니다. 역시 성공은 노력의 산물이란 말이 틀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또 한가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헤프닝이 있었습니다. 손흥민 선수가 원더골을 넣은 후 아버지인 손웅정씨와 인터뷰를 할 때 한 앵커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손흥민 선수 진짜 이제 월드클래스 선수라고 이야기해도 누구 하나 토를 달지 않을 것 같은···”

 

이 때 손웅정 씨가 갑자기 끼어듭니다.

 

“근데 말씀 중에 죄송합니다. 절대 월드클래스 아닙니다… 그래서 흥민이한테 많이 강조하는 게 겸손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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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통해 알 수 있죠. 손흥민 선수의 성공 비결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인성. 이 때문일까요? 많은 분들이 다들 아시다시피 이번 득점왕 과정에는 팀동료들의 감동적인 도움이 있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스타들이 모인 팀이니 만큼 내가 가장 잘 났다며 이기적인 플레이를 하는 경우가 많을 듯한데요. 마지막 경기에서 놀라운 장면이 여러번 나왔죠. 손흥민 선수를 득점왕으로 만들려는 듯 동료들이 몰아주기 패스를 여러차례 했었잖아요.

 

특히 데얀 쿨루셉스키는 결정적 찬스를 맞았지만, 자신이 직접 슛하지 않고 문전으로 쇄도하던 손흥민에게 기습적으로 패스를 주며 손흥민을 노골적으로 밀어주기도 했죠. 이에 쿨루셉스키는 우리나라 팬들에게 평생 까방권을 얻었다는 말도 나오죠.

 

쿨루셉스키만이 아닙니다. 손흥민 선수는 루카스 모우라, 스티븐 베르바인, 에릭 다이어 등 동료 선수들 모두가 나에게 힘을 불어넣어줬습니다. '쏘니, 넌 할 수 있어. 반드시 기회가 또 올거야'라고 말해줬죠. 동료들은 이번 시즌 내내 나를 도와줬지만, 노리치 시티전 3-0이 된 후에는 정말 모두가 나를 밀어줬습니다. 혼자였다면 (득점왕 수상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동료들이 모두 이렇게 손흥민의 득점왕을 밀어준 이유는 다들 아실 것입니다. 손흥민 선수가 그동안 너무 잘했기 때문이죠. 실력은 물론 인성까지 동료들을 감동시켰다는 것입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24일 장문의 기사를 통해 손흥민을 이타적인 월드클래스선수라고 소개하면서 단 하나의 페널티킥도 없이 올 시즌 터뜨린 23골을 100% 필드골로 채운 배경에는 항상 팀을 앞세우는 손흥민의 캐릭터가 녹아 있다면서 토트넘 선수단 내부에서 손흥민을 비난하는 선수는 찾아볼 수 없다. 사실 손흥민이 조금만 더 자기중심적인 성격이었다면 토트넘에 남아 있지도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을 곁들였을 정도입니다.

 

손흥민 선수의 인성은 팬들에게도 큰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손흥민 선수는 지난 1일레스터시티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5라운드 경기에서 2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죠, 특히 후반 34, 두 번째 골을 넣고 새로운 세리머니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는데요. 양손으로 손키스를 한 뒤,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만들어 눈 쪽에 갖다 댔습니다. 이어 자신의 시그니처인 찰칵 세리머니를 했죠.

 

스퍼TV 화면 캡쳐

 

그런데 새로운 세리머니는 어린이 토트넘 팬인 라일리(5)를 위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라일리는 출산 예정일보다 3개월 빨리 태어나, 의료진으로부터 앞으로 걷지 못할 수도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는군요. 그러나 수술을 받고, 재활을 꾸준히 하면서 걷게 됐다고 합니다.

 

이 사연을 전해들은 토트넘 구단은 선수들이 직접 라일리의 집을 방문하는 이벤트를 마련했고, 지난달 29일 구단 유튜브를 통해 해당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영상에서 라일리는 토트넘 선수인 조 로든, 벤 데이비스와 함께 축구를 한 뒤 손흥민과 영상통화를 했습니다.

 

이 때 라일리는 자신이 준비한 세리머니를 손흥민에게 보여줬고 이 라일리의 세리머니를 손흥민이 그대로 따라한 것이라는 군요. 어린이 팬들에게 감동적인 선물을 한 것입니다.

 

경기 후 손흥민 선수는 라일리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응원해주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많은 힘이 됐다. 응원에 보답하고자 세리머니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정말 배려가 넘친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이 때문에 영국 매체들이 손흥민을 언급할 때 많이 쓰는 표현 중 하나가 있습니다. ‘이타적인 선수’.

 

더 선의 경우 "손흥민은 너무 겸손해서 손해를 보는 타입"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득점왕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드는 군요.

 

‘겸손해서 손해보는 경우는 없다.’

   

예전 방송에서 알아본 적이 있는데요. ‘이타주의자의 은밀한 뇌구조’(갈매나무)라는 책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대학생들을 세 명씩 그룹을 지어 물통을 맞히는 게임을 했습니다. 게임의 규칙은 팀에서 뽑힌 한 명이 물이 담긴 통 밑에 앉아 있고, 같은 팀의 동료가 공을 던져 타깃을 맞히면 물이 담긴 통이 뒤집어지면서 물을 뒤집어쓰게 됩니다. 대학 축제에서 많이 하는 바로 그 게임인 것입니다. 높은 점수를 얻는 팀에게는 더 많은 상금이 주기로 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이 실험에 참가하려면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 가요? 아마도 통 밑에 앉아 물을 뒤집어 써야 하는 역할을 좋아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누구도 하기 싫겠죠. 하지만 누구도 나서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상금도 빠이빠이 해야 하죠. 그래서 한명의 희생자가 자원하기 마련입니다. 물론 힘 약하거나 바보 같은 사람에게 강요할 수도 있습니다. 단 실험에서는 그런 상황을 철저히 배제 했습니다. 스스로 자원하게 한 것이죠.

 

그런데 왜 이렇게 했을까요? 게임이 끝난 뒤, 참가자들에게 가장 높은 공헌을 한 사람을 지명하는 설문을 했습니다. 누가 지명됐는지는 너무나 뻔하죠. 물을 옴팡 뒤집어 쓴 사람이 뽑히겠죠. 그런데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다음 실험에서 같은 팀 동료가 되고 싶은 사람도 물어봤습니다. 여기서도 뽑히는 사람은 너무나 당연하겠죠.

 

결국 실험결과는 이타적 행동이 장기적으로 더 높은 이득을 주는 전략적 행동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런 전략적 행동을 일컫는 행동경제학 용어가 있습니다.

 

바로 ‘값비싼 신호(costly signal)’입니다.

 

자신이 자발적으로 손해 보는 이타적 행동이 자신의 능력과 이타적 성향을 과시하는 값비싼 신호가 될 수 있다는 것이죠. 특히 이런 값 비싼 신호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따라서 이런 비싼 신호를 사용한 개체일수록 더 높은 사회적 지위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밥 잘사는 착한 선배 주위에 후배들이 몰리는 것처럼 말이죠. 또 손흥민 선수처럼 남에게 배려하는 선수에게 동료들이 골을 몰아주는 것처럼 말이죠.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런 이타적인 행동은 계획해서는 절대 나오지 않습니다. 몸에 배야 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노력하고 경험해야 자연스럽게 나오게 됩니다. 남에게 뭘 바라고 하는 이타적인 행동은 티가 나기 마련이니까요?

 

그래서 일까요? 요즘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실력보다는 인성.’

 

실력은 회사에 들어와서라도 키울 수 있지만 인성은 어린 시절부터 기르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거죠.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면 모든 것을 갖게 되는 프로 세계에서도 기본기와 인성이 있어야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손흥민 선수와 그의 아버지 손웅정 씨. 경쟁만 외치는 우리 사회에 많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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