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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피디 픽]“불공정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샌델과 머리 맞댄 이재명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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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피디 픽]“불공정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샌델과 머리 맞댄 이재명

경불진 이피디 2022. 1. 6.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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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와 공정 문제를 시대적 화두로 던져온 세계적 석학. 누군지 아실 것입니다.

'정의란 무엇인가', '공정하다는 착각' 등의 저서로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보유한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님이시죠. 이 시대의 공정과 정의가 뭔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던져준 책이었는데요. 특히 샌델 교수님은 한국에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계시잖아요. 영화 '기생충', 드라마 스카이캐슬과 오징어게임 등도 섭렵하셨고 올해 초에는 JTBC ‘차이나는 클라스에도 화상으로 출연해서 능력주의의 참혹한 현실을 고발하셨죠. 경불진에서도 공정하다는 착각을 경불진 책방에서 함께 읽어봤고 JTBC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하셨던 강연도 소개한 바 있는데요.

 

당시 샌델 교수님이 들었던 직접 경험했던 사례가 매우 재미있었는데요. 다시 한번 소개해보겠습니다.

 

성적 순으로 자리를 매기면서 모든 것을 성적으로 환산하는 아이들에게 생물학 선생님이 재미난 퀴즈를 냈다고 합니다. ‘OX 퀴즈를 15개 적고 답을 하시오’. 그런데 재미난 것은 문제가 없었다는 점이죠. 당연히 아이들도 문제가 없는데 답을 어떻게 적냐고 따졌습니다. 그랬더니 선생님은 직접 문제를 쓰고 답도 써봐라고 하셨다는 군요. 학생들은 이걸로 성적을 매길 수 있어요라고 했지만 선생님은 당연하지라고 반응했다고 합니다.

 

선생님이 왜 이런 황당한 퀴즈를 냈을까요? 마이클 샌델 교수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성적경쟁에 매몰돼 있는 아이들에게 생물학이 참 재미를 느끼게 해주기 위해서였다는 것이죠. 여기 있는 도롱뇽, , 토끼 등을 성적이 아닌 생물 그 자체의 흥미를 가지라는 가르침이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커다란 깨달음이 밀려온다는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애청자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그런데 샌델 교수님이 또 한국과의 인연을 이어가셨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와 어제 화상회의 프로그램(Zoom)으로 대담을 하신거죠. '대전환의 시대, 대한민국은 어떻게 공정의 날개로 비상할 것인가'를 주제 였는데요. 할당제, 추첨제 등 입시 기회의 공정과 빈부 격차를 포함한 불평등 해소 방안을 두고 1시간여 동안 대화를 나눴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보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못 보신 분들을 위해 짧게 요약해 볼까 합니다.

 

우선 샌델 교수는 지한파답게 공정에 대한 예로 한국 문화를 언급하셨습니다.

 

기득권 계층이 자신들의 성공을 노력의 결과로 믿고 자만심을 갖는 것이 빈부격차 심화의 원인입니다. 능력주의가 공정하다고 느끼는 이런 현상을 제가 공정하다는 착각이라고 말씀드리는 것이고요. 한국이 만든 스카이캐슬오징어 게임은 능력주의의 결함과 체제에서 밀려난 사람들에게 주는 패배감을 잘 나타내 줍니다. 능력주의는 결국 불평등을 가져옵니다,”

 

정말 그렇지 않나요? 소위 능력주의라면서 기권층들이 고액 과외교사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더 나아가 성적조작, 입시부정까지 저지르고 그런데도 능력없으면 부모탓하라고 당당하게 외치는 최순실 딸도 있었잖아요.

 

샌델 교수는 바로 이점을 능력주의의 문제점으로 지적하십니다.

 

아이비리그 대학의 경우 미국 상위층 1%에서 자라난 자녀 입학생 수가 하위 50% 계층 입학생보다 훨씬 많습니다. 그런데도 명성 있는 대학에 입학한 학벌이 좋은 엘리트 계층들은 이 사회에서 성공하지 못한 자들에게 내가 노력해서 입학했고 성공했다고 말합니다. 이런 태도는 미국의 현재 정치 상황에서 포퓰리즘이 유행하게 된 원인입니다.”

 

이에 이재명 후보도 샌델 교수의 능력주의는 결국 불평등을 가져온다는 말에 크게 공감하시더라고요.

 

실질적으로 공정하지 않으나 형식적으로 공정해 보이는 것, 실질적으로 개인 능력이 아니나 형식적으로 개인 능력으로 보이는 것이 능력주의의 진짜 불편한 모습입니다. 이런 능력주의에 매몰되지 않고,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바로 정의로운 전환입니다.”

 

하지만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잖아요. 소위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와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팀 구성을 두고 벌어진 공정 논란처럼 말이죠.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일자리 하나 구하기 위해 치열하게 사는데 누구는 갑자기 국가 정책에 의해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억울하다는 정서가 인국공 때 나타났다면서 청년세대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기성세대가 제대로 못 보고 공감하지 못한 결과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럼 이에 대한 해결책이 있을까요?

샌델 교수는 이 후보가 언급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 대공황 극복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단체협상권과 누진세를 도입한 사례가 매우 인상적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정부 주도 공공정책이 결국 국민 삶을 개선하는 마지막 수단이 돼야 한다는 것이 대통령의 생각이었습니다. 정부가 새로운 뉴딜정책을 시행하고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는 생각은 좋은 대안과 해결책 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이에 이 후보도 기회 부족으로 경쟁의 격화가 계속되면 극우 포퓰리즘이 시작될 가능성이 많다그런 사회로 가지 않게 하려면, 기회를 늘려야 한다. 1 공약을 성장 회복이라고 한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덧붙였죠.

 

경쟁이 격화하니 소수자·취약층의 할당제를 통으로 폐지하자는 이야기는 매우 위험한 생각입니다. 개인 영역에서 경쟁이 무한하게 이뤄지지만 정치는 자원 분배의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경쟁의 룰에서 실질적 평등을 가능하도록 배려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입니다.”

 

이에 샌델 교수도 사회 모든 구성원의 정치를 통한 사회 문제의 공동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소득을 늘리는 것 외에도 공공의 삶에서 그들이 차지하는 부분을 늘려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담의 모든 내용을 다 전해드리진 못했지만 어떠신가요? 지금까지만 들어도 얼마나 수준높은 대화가 오갔다는 것을 알 수 있지 않나요? 물론 이번 대담에 대한 비판도 쏟아지고 있더라고요.

 

임차인 코스프레로 유명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훌륭한 분 모셔다가 코미디를 찍었다고 비꼬았습니다. 그런데 좀 묻고 싶네요. 어제 대담에서 어느 부분이 웃겼는지. 이틀전에는 이젠 네거티브(흑색선전)를 그만하자고 호소했던 것을 잊고 또다시 네거티브하는 것이 코미디가 아닌지. 그렇게 부러우면 더 멋지고 유명한 석학을 모셔다가 토론을 해보던가요.

 

아무튼 이번 대담을 통해 이번 대선이 정치는 물론 경제와 사회에 얼마나 큰 함의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도 깨달을 수 있었고요. 마이클 샌델 교수의 생물학 선생님처럼 수치화되지 못한 소중한 것을 알아볼 수 있는 우리 마음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공정하다는 착각의 한 대목으로 마무리할까 합니다.

 

“극소수 사람들의 영웅적인 성공 사례에 고무되어 다른 이들도 역경을 헤쳐나갈 수 있다고 여길 수 있다. 그들이 벗어나고픈 환경을 개선하려 하기보다, ‘불평등의 해답은 이동성’이라는 말만 늘어놓는 정치를 추구할 수 있다. 장벽을 허무는 일은 좋다. 누구도 가난이나 편견 때문에 출세할 기회를 빼앗겨서는 안 된다. 그러나 좋은 사회는 ‘탈출할 수 있다’는 약속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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