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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그거 아니···9%에서 96%로? 독립 성공 신화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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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그거 아니···9%에서 96%로? 독립 성공 신화는?

경불진 이피디 2022. 1. 6.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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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함양군 제공

Q. 9%에 불과했던 것이 15년 만에 '96%'가 됐다고 합니다. 먹는 것과 관련 있다는데요. 도대체 뭐가 이렇게 됐다는 것일까요?

 

A. 과거에는 생각지도 못한 것을 한겨울인 요즘에도 먹을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딸기인데요. 요즘 동네마트에도 팔 정도로 딸기는 계절없는 과일이 됐죠. 가격도 많이 비싸진 않더라고요. 500g 한팩에 1만원 내외. 연말 연초 가족 모임에는 충분히 즐거움을 줄수 있는 가격입니다.

 

그런데 이 딸기에 숨은 비밀을 아시나요? 17년 전인 2005년 만 해도 우리 식탁에 오르는 딸기 대부분이 국산이 아니었습니다. 엄연히 우리 농가에서 길러낸 딸기이지만 종자는 일본에서 왔다는 거죠. 국산 종자는 겨우 9%. 그래서 우리가 딸기를 먹을 때마다 로얄티가 일본으로 빠져나가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건 말이 안되잖아요.

 

그래서 국산 딸기 종자를 만들었고 농가에서 적극 재배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종자가 설향. 우리 토질에 최적화된 국산 종자라 농사도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설향을 이을 딸기 종자가 잇따라 개발되면서 이제 국내 재배 딸기의 거의 대부분이 국산 종자입니다. 현재 우리가 먹는 딸기의 96%가 국산 종자라고 합니다. 17년 만에 딸기 독립을 이뤄낸 것입니다. 그만큼 일본으로 새나가던 로얄티도 줄어들었고요. 더 나아가 설향은 종자까지 호주 등으로 수출됩니다.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딸기 강국으로 자리잡은 것입니다.

 

그럼 딸기만 이럴까요? 포도 중 최고로 꼽히는 것이 바로 샤인머스켓이죠. 껍질째 먹는, 씨 없는 청포도인 샤인머스켓은 한 입 먹으면 입안 가득 퍼지는 달콤함과 향긋함으로 과일계의 에르메스(최고급 명품 브랜드)’로 불리죠. 당연히 서구 개량종이거니 했는데, 알고 보니 일본에서 개발한 품종이라는 군요. 그럼 샤인머스켓을 먹을 때마다 일본에 로얄티를 줘야하는 것 아닐까요? 그렇진 않다는 군요.

 

우리나라는 200512월 초에 샤인머스켓 품종을 가져와 2006년부터 재배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본은 2006년부터 6년 동안 샤인머스켓의 품종보호권을 주장하지 않다는 군요.

이런 경우 신규성이 인정되어 우리나라는 2012년 품종보호권을 취득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일본에 로얄티를 주어야 할 이유가 없게 됐다고 합니다. 뒤늦게 이 사실을 깨달은 일본이 지난해 부랴부랴 샤인머스켓 등의 종자나 묘목을 국외로 반출하는 것을 막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벌써 버스는 터났죠.

 

덕분에 일본에 로얄티 한푼 주지 않는 국산 샤인머스켓이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도 수출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해 수출액만 400억원이 넘는다는 군요 이는 샤인머스켓 종주국 일본 수출액의 5배가 넘는다고 합니다. 샤인머스켓 독립으로 일본에 한방 먹인 셈이죠.

 

종자 하나를 개발하는 데 보통 20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질긴 싸움이죠.

그렇다고 소비자가 원하니까 란 이유로 해외 품종만 선택하면 국산 품종은 자취를 감춰 버릴지도 모릅니다. '종자 독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합니다.

 

과일 살때도 종자를 꼭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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