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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부자가 돈 풀면 ‘가난한’이들 얼마나 나아질까'

경불진 이피디 2019. 2. 24.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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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공유마당 김기현>


한 나라에서 가장 돈 많은 집안이 보유한 자산을 자국 빈곤인구 전체에게 나눠주면 그 나라 빈부격차는 줄어들까. 다소 허황된(?) 상상이지만 해볼 법 하다.

그렇다면 이를 부유층 부() 쏠림 현상이 심한 아시아 주요 7개국 최대부호가문으로 좁혀보면 어떨까. 초보적인 시뮬레이션 결과 이들 국가 가난한이들이 부잣집 자산을 나눠 받는 돈은 각국 1인당 평균 임금(국제노동기구(ILO)기준)을 대부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은 홍콩필리핀태국인도말레이시아한국싱가포르다.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7개 나라 자산 상위 10%의 자국 부 점유율은 평균 71%(작년 기준).

이들 나라 최대 부자집안이 쥔 자산은 총 1342억달러(포브스). 7개국 빈곤층 (가처분 소득 중간규모 절반 미만을 버는 계층)인구는 319721887명이다.

 

1. 홍콩상위계층 부 점유율 77.5%

중국의 특별행정자치구로 독립된 경제체제를 운영하는 홍콩은 7개국 가운데 부 쏠림이 가장 크다. 홍콩 거주 상위10% 자산가는 홍콩 전체 부()77%이상을 갖고있다. 소득 상위 10%계층은 하위 10%보다 63.4배를 더 번다.

 

홍콩 최대부호가문이자 부동산재벌인 리쇼키(87) 헨더슨부동산그룹 회장 집안은 10월 현재 241억달러를 쥐고 있다. 현지 1인당 평균 연봉의 597000배 이상이다.

이 돈을 홍콩 빈곤층 972000명에게 똑같이 나눠주면 한 사람이 24700달러를 가져간다. 이는 홍콩 시민 1인당 평균 월급(3360달러)7.38배다.

 

2. 필리핀상위계층 부 점유율 76%

세계은행에 따르면 이 나라 상위 소득계층 10%하위 10%간 소득격차는 13.4배다. 빈곤율은 25.2%에 달한다. 인구 4명 중 1명이 가난한 셈.

필리핀 최대부호는 헨리 시(Henry Sy91)가문이다. 수도 마닐라의 신발가게에서 시작해 SM인베스트 코퍼레이션과 필리핀 최대 상업용 부동산 개발업체 등을 이끌고 있다. 집안의 자산은 123억달러다. 이는 필리핀 국민 1인 평균연봉(86달러)14335만배 규모다.

이 집안이 곳간을 풀어 필리핀 빈곤인구 2498만여명에게 균등히 나눠주면 한 사람이 492달러를 쥘 수 있다. 필리핀 일반 노동자의 58개월치 연봉이다.

 


3. 태국상위계층 부 점유율 75%

국가의 부 4분의3이 상위 10% 부호에게 쏠려있는 태국도 빈부격차가 심각하다. 가계소득 상하위 10% 간 소득격차는 11배다. 빈곤율은 13.2%지만 하루 5달러(구매력 기준)로 살아가는 태국인은 2976만명. 전 인구의 44%에 달한다.

체라바논트(Chearavanont) 집안은 태국서 가장 돈이 많다. 가문 수장 다닌 체라바논트(76)는 글로벌 동물사료 생산기업 차론폭판드(CP)그룹 회장이다. 가문 자산은 199억달러다. 태국 노동자 평균 연봉 4806000여명 분을 합친 것과 같다.

199억달러가 태국 빈곤층 893만여명에게 풀릴 경우 1인당 2226달러가 분배된다. 월급 345달러를 받는 이 나라 평균 노동자 6개월 치 급여다.

 

4. 인도상위계층 부 점유율 74%

129500만명이 사는 인구대국 인도는 7개국 중 빈곤계층도 가장 많다. 인도중앙은행(Reserve Bank of India)에 따르면 2012년 기준 가처분소득이 중간계층 절반에 못 미치는 빈곤인구는 269783000명이다. 반면 가계소득 상하위 10% 간 소득격차는 12배를 넘는다.

인도 최대부호 집안은 암바니가(). 인도 최대 석유화학기업 릴라이언스그룹 소유주다. 창업주 고()디루바이 암바니가 1968년 세운 이 회사는 장남 무케시암바니(58)가 이끌고 있다. 가문 자산은 215억달러다. 인도 노동자 평균연봉의 1557만여배다.

빈곤 인구가 많다보니 암바니 집안의 자산 모두를 가난한 이들과 나눠도 1인당 80달러정도만 가져갈 수 있다. 그러나 5800만명 정도가 월 37.5달러(구매력 기준2011년 집계)로 살아가는 인도에서 80달러는 적은 돈이 아니다.

 

5. 말레이시아상위계층 부 점유율 71.8%

인구 2000만명을 넘는 동남아시아 국가 중 1인당 평균소득(GNI)이 높은 편(1760달러)에 속하는 말레이시아도 부의 쏠림이 심하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소득 상위 10%는 같은 비율의 하위계층보다 20배 가까이를 더 벌고 있다.

 

빈곤율도 상당하다. 하루 4달러 이하로 살아가는 빈곤층은 이 나라 인구의 17.9%에 달한다.

말레이시아 최대 부호는 궈(Kwek)씨 가문이다. 화교출신인 고 궈팡펑(郭芳楓Kwek Hong Png)1941년 홍렁(Hong Leong)그룹을 세웠다. 홍렁은 호텔금융업을 아우르는 자산 280억달러 규모 회사로 컸다. 현재 궈팡펑의 조카 궈링찬(郭令燦74)이 그룹의 말레이시아 사업을 맡고 있다. 큰아들 궈링밍(郭令明75)은 싱가포르 사업을 담당한다.

이 집안 자산은 189억달러다. 빈곤층 1명에겐 3531달러씩 돌아가는 셈이다. 이는 말레이시아 노동자 1인당 평균월급(472달러)7.5배수준이다.

 


6. 한국상위계층 부 점유율 62.8%

부유층에 자산이 편중된 건 한국도 동남아 못지않다. 소득 격차도 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3년 기준 국내 상위10%의 소득규모는 하위10%10.1배다. 빈곤율도 16.4%(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2014) 로 나타났다.

한국 최대부호 집안은 이병철의 삼성가다. 고 이병철 창업주는 1938년 삼성상회를 세웠다. 창업주의 삼남 이건희(73)삼성전자 회장 등 일가 자산은 10월 포브스 집계 기준 301378억원(266억달러)이다. ILO 기준 국내 노동자 1인당 평균 연봉의 944871배 수준이다.

삼성 일가 자산을 연 평균소득 711만원인 한국 빈곤인구 826만여명에 고루 나눠줄 경우 1인당 3646000(3217달러)씩 돌아간다. 월 평균 265만원(ILO기준)정도를 받는 노동자의 1.4개월치 급여와 맞먹는다.

 

7. 싱가포르상위계층 부 점유율 59.6%

싱가포르는 조사대상 7개국 중 빈곤율이 가장 높다. 싱가포르 정부 산하 공익기금인 CPF에 따르면 26%(2011년 기준)를 찍었다. 소득격차 규모도 7개 나라 중 두번 째다. 현지 자산관리기업 머니스마트에 따르면 상위 10%계층은 하위 10%보다 24.9배를 더 벌고 있다.

이 나라 최대부호는 쿽(Kowk)가문이다. 창업주 로버트 쿽(92)1949년 무역업으로 회사를 키워 현재의 쿽 그룹을 일궜다. 현재 그룹은 싱가포르는 물론 말레이시아와 홍콩까지 뻗어나갔다. 이 집안 자산은 109억달러다.

싱가포르 노동자 34만여명의 평균연봉에 해당하는 이 돈을 자국 빈곤층 142만여명과 나누면 1인당 7665달러씩 돌아간다. 현지 월 평균 급여(2659달러)2.9배 수준이다.

결국, 극단적인 가정이긴 하지만 부자가문이 가진 돈을 모두 풀어 빈곤층을 지원하면 이들의 소득이 중간계층 수준으로 올라갈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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