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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뒷이야기

"직원 행복 위해"…최저연봉 7만달러로 올렸더니

경불진 이피디 2019. 2. 1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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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애틀의 신용카드 지급결제 회사인 그래비티 CEO(최고경영자)가 지난 2015년 4110만달러(124900만원)에 이르는 자신의 연봉을 줄여 모든 직원에게 7만달러 이상의 연봉을 주겠다고 선언하자 주변 반응은 엇갈렸다. 소셜미디어에 5억건 이상의 반응이 올라왔고 이 소식을 다룬 NBC방송 뉴스 동영상은 역대 최다 공유 횟수를 기록했다. 프라이스 CEO는 자기 몫을 줄여 노동자를 돕는 현대판 로빈후드로 추켜세워졌다. 2000년 이래 실질임금 인상률이 제자리를 걷고 있는 미국 내 임금인상-소비지출 증가-경제성장의 상관관계에 관한 논쟁에도 불이 지펴졌다.



역풍도 컸다. 폭스뉴스 등 보수 성향 언론들은 과도한 임금이 노동자를 게으르게 하고 시장경제 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다며 뭇매를 가했다. 실제로 직원 2명이 회사에 출근도장만 찍고 다니는 사람들이 나와 똑같은 돈을 번다며 사표를 냈다. 수백억원대 자산가인 방송인 러시 림바우는 경영전문대학원에서 이 회사를 왜 사회주의가 작동하지 않는지에 대한 연구 사례로 삼아야 한다고 조롱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이 회사는 어떤 운명을 맞고 있을까. INC닷컴은 그래비티가 그간의 비관론을 잠재우고 있다고 전했다. 우선 매출과 이익이 종전의 2배로 늘었다. 가격 인상, 서비스 악화를 우려한 일부 고객이 계약을 취소하긴 했으나 2분기 고객 유지비율은 95%3년간 평균 91%보다 오히려 상승했다. 월 평균 30건이던 고객 문의는 2000건으로 급증했다.



물론 이 회사에 들어오겠다는 이들은 급증했다. 심지어 야후 임원으로 있던 타미 크롤은 프라이스 CEO의 경영철학에 감명받아 지난달 자신의 연봉을 15-20% 깎은 채 그래비티에 합류했다. 그 사이 프라이스는 자신의 주식을 팔고 은퇴 계좌를 청산한 데 이어 가지고 있던 집 2채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300만달러를 추가로 회사에 투자했다. 그는 "평범한 수준의 임금에 의지해 사는 게 나쁘지는 않다""오히려 내 자신에게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프라이스는 이어 연봉 인상은 비즈니스 전략이 아니라 도덕적 책무라며 이 조치로 인해 회사가 침몰하지 않을 뿐 아니라 업계 전반의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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