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불진 이피디의 경제공부방

[이피디 픽]지진보다 정부 때문에 무너졌다는 튀르키예···대한민국은? 본문

경제 뒷이야기

[이피디 픽]지진보다 정부 때문에 무너졌다는 튀르키예···대한민국은?

경불진 이피디 2023. 2. 15. 18:29
반응형

 

“정부 때문에 사람들이 죽었다.”

 

최근 강진 참사로 고통을 받고 있는 튀르키예 국민들이 이렇게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합니다. 1999년 튀르키예 북서부 강진 당시 정부의 부실대응에 대한 비판론을 등에 업고 국가 지도자에 오른 에르도안이 정작 지진이 나자 더 심각한 부실대응으로 일관했기 때문인데요. 특히 에르도안 정권과 결탁한 건설업자들이 얼마나 심각한 부정을 저질렀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가 드러나 국민들은 더 분노하고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런 부실한 대응에 튀르키예 GDP가 무려 10%가 날아갔다는 이야기도 들리고요.

 

그런데 여기서 대한민국은 괜찮은지도 걱정되는데요.

 

일단 튀르키예 국민들이 왜 그렇게 분노하는지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에르도안이 대통령에 취임한 것은 2014년입니다. 하지만 2003년 국무총리에 오른 후 2004년에는 현 집권당인 정의개발당을 창당했습니다. 1994년부터 이스탄불 시장을 지냈던 에르도안은 1999년 튀르키예 북서부에서 강진이 발생하자 당시 정부의 부실대응에 대해 강하게 비판을 하면서 국민들의 지지를 얻었죠. 당시 지진 규모는 이번 강진 규모 7.8과 비슷했습니다. 피해규모도 엄청나서 15082명이 숨지고 23983명이 다친 것으로 공식집계 됐습니다. 왜 이렇게 피해가 컸을까요?

 

규모도 컸지만 낸진 설계가 되지 않은 건물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튀르키예는 1939년 에르진잔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45천명의 목숨을 빼앗기는 등 그동안 강진 피해가 많았었거든요. 그런대도 이에 대한 대비가 없었다며 당시 정부를 강력히 비난해 에르도안이 집권할 수 있었던 거죠. 자신이 집권하면 내진 설계를 필수화하는 등 지진에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약속했던 거죠.

https://www.podbbang.com/channels/9344/episodes/24624924?ucode=L-cYlmqQUB 

 

[이피디 픽]지진보다 정부 때문에 무너졌다는 튀르키예···대한민국은?

강진 피해가 극심한 튀르키예. 정부를 향한 분노가 높아지고 있다는데···. 지진으로 흥한 자 지진으로 망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고. 그 이유는? 부실공사 눈감아줬던 공무원이 무죄라는 대

www.podbbang.com

 

그런데 그 약속이 지켜졌을까요? 무려 20간 넘게 장기집권하면서 자신들과 가까운 재계 인사들에게 건설 붐의 혜택을 나눠주는 데 골몰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전형적 정경유착이었던 거죠.

 

에르도안이 집권하며 내세웠던 내진 설계 준수 공약은 사실상 휴짓조각이 됐습니다. 심지어 지난 2008년 에르도안 정부는 도시계획 구역 사면법을 통과시켜 관련 인허가 없이 지어진 건물에도 철거를 하지 못하게 하는 면죄부를 줬습니다. 돈을 받고 부실공사를 봐줬다는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YTN화면캡쳐

더 나아가 지진세도 논란이죠. 24년 전 강진 후 내진형 건물을 세우겠다면서 6조 넘게 거둔 소위 '지진세'가 어디에 쓰였는지 오리무중입니다.

 

여기에다 구조대가 피해 현장에 늑장 출동하는가 하면 1999년 지진 당시 그나마 신속히 배치됐던 군을 피해 현장 복구에 동원하는 데만 이번에는 이틀이 걸렸습니다. 그동안 숨겨져 왔던 에르도안 정부의 총재적 부실이 이번 지진으로 드러나고 있는거죠.

 

그러자 에르도안 정부는 엉뚱한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지진 현장에서 약탈이 성행한다는 뉴스를 정부가 퍼나르고 있는 것입니다. 워낙 피해가 심각한데 정부는 손놓고 구호품마저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니 일부 성난 시민들이 가계를 터는 일이 있긴 하다고 합니다. 그러면 안되지만 이해가 안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황당한 것은 튀르키예 국영방송을 통해 이런 행위를 대대적으로 보도한다는 점입니다.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정부를 향한 분노를 어떻게든 돌리려는 꼼수로 보인다는 거죠. 게다가 514일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도 있잖아요.

 

그런데도 에르도안 정권에 대한 민심도 급속하게 이반되자 결국 에르도안은 뒤늦게 부실시공과 관련해 100명이 넘는 하도급 업자 등 무더기 체포에 나섰습니다. 지금까지 113명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돼 12명이 구금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잔챙이들만 잡아넣고 인허가 관리와 건설대기업은 손도 못 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지진으로 집권한 에르도안이 지진으로 물러나게 됐다는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러는 사이에 또 놀라운 뉴스가 전해졌습니다.

피해가 큰 튀르키예 하타이주에 있는 에르진에서는 이상하게 무너진 건물 한 채도 없다고 합니다. 사망자도 당연히 없고요. 최초 강진의 진앙인 동남부 가지안테프에서 서쪽으로 불과 166거리에 있는데도 말입니다. 참고로 우리 구호대가 활약하고 있는 안타키아는 진앙지로부터 130km 떨어져있는데 멀쩡한 건물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초토화 됐습니다.

 

에르진의 비결이 뭘까요?

 

인구 42000명의 에르진이 시장을 잘 뽑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외케슈 엘마솔루 에르진 시장은 2019년 취임후 불법 건축을 용납하지 않는 무()타협 원칙을 고수해 왔다고 합니다. 예외 없는 단속과 처벌을 밀어붙였고, 지진에 취약한 시설의 철거와 정비를 유도해왔다는 거죠,

 

외케슈 엘마솔루 시장은 시민들에게 이렇게 약속했다고 합니다.

 

“불법 공사를 100% 막을 순 없지만 줄일 수는 있습니다. 저는 분명한 양심으로 불법 건축을 어떤 식으로든 허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장에 당선되자마자 자신의 불법 건축 건물에 대해서 예외를 인정해 달라는 민원이 쏟아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원칙을 지키지 않은 공무원들을 꾸짖으며 자신이 했던 약속을 지켰다는 거죠. 주변인들에게 이 나라에 당신 말고는 정직한 사람이 아무도 없느냐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말이죠. 이 덕분에 이번 엄청난 강진에도 피해본 사람과 건물이 없었다는 거죠.

 

정말 박수를 보내야 하지 않을까요? 저는 시장은 물론 이지만 이런 멋진 시장을 뽑은 에르진 시민들에게 더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왜냐면 우리나라의 현실이 오버랩되기 때문이죠. 축제를 즐기기 위해 거리에 나섰다가 압사당하는 정말 끔찍한 사건이 버젓이 일어나고 폭우 예보가 있는데도 대비를 하지 않았다가 강남 일대를 워터파크로 만들고 수학여행을 터난 학생들을 물귀신을 만드는 등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각종 참사들의 원인을 우리 국민들은 다 알고 있잖아요.

 

그래도 이제는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튀르키예보다 훨씬 발달하고 국력도 쎈 대한민국에서 부실공사는 없을거야라고 여기시면서요.

 

그런데 이 뉴스를 보셨나요?

바로 12일자 뉴스입니다. 춘천지법 형사1(김청미 부장판사)는 사기 방조와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로 기소된 공무원 A(48)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사기방조와 허위공문서 작성이 뭘까요? 바로 도내 한 지하차도에 대한 부실공사 의혹입니다. 당시 현장소장이었던 B씨는 '혼합골재'를 시공하도록 설계된 곳에 20만 혼합골재를 시공하고, 80는 인근 공원에서 가져온 토사와 해당 공사 현장에서 수거한 골재로 시공해 18천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요. 현장 감독관이었던 공무원 A씨가 이룰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준공검사 조서를 허위로 작성 제출해 B씨의 범행을 방조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1심에서는 유죄를 받았지만 2심에서는 공무원 A씨가 혼합골재로 시공해야 할 부분에 토사로 시공한 점 등을 알아낼 수 있다고 기대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줬다는 군요. 만일 춘전에 지진이 나서 그런 일이 있으면 안되겠지만 사람이라도 죽으면 이 재판관은 뭐라고 할까요? 혹시 자기 가족이 죽어도 이런 소리를 할까요?

 

이게 끝이 아닙니다. 지난 9MBC ‘실화탐사대를 보신 분들은 이게 정말 대한민국에서 있는 일이야란 탄식을 쏟아내셨을 것입니다.

 

경기도 양주의 타운하우스를 분양 받았지만 입주 예정일이 두 달 가까이 지나도 입주를 못하는 사람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졌는데요. 입주전에 하자점검을 하지 여기에서는 한 채당 무려 150건에서 200건의 하자가 나왔다고 합니다. 보통 한 채당 50건 전후인데 무려 3배가 넘는다는 거죠. 방송을 보면 새집인데도 콘트리트가 그대로 드러난 곳도 있더라고요.

 

게다가 분양 당시 188세대의 대단지임을 강조했지만, 188세대를 하나의 단지가 아닌 5개의 단지로 허가를 받았다는 사실을 입주민들은 나중에서야 알았다는데요. 50세대 미만일 경우 주택법이 아닌 건축법이 적용돼 스프링클러 설치 위무, 층마다 소방 시설 설치 의무 등을 피할 수 있다고 합니다. 까다로운 주택법을 피하기 위해 쪼개기 꼼수를 썼다는 의심이 들 수 밖에 없는데요. 문제는 이 타운하우스 준공승인을 내준 양주 시청 공무원은 자신들은 몰랐다” “책임없다” “법적으로는 문제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고 합니다.

 

과연 이런대도 대한민국이 튀르키예보다 안전하다고, 낫다고 할 수 있을까요? 투표한번 잘못하면 경제는 물론 가족들의 생명도 위험해진다는 사실을 지금이라도 튀르키예를 보고 깨달아야 합니다.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