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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시장의 3배···‘꺼지지 않는 세포공장’ 희망일까? 악몽일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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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시장의 3배···‘꺼지지 않는 세포공장’ 희망일까? 악몽일까?

경불진 이피디 2022. 12. 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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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바이오업계에 커다란 이슈가 한가지 있습니다. 바로 바이오파운드리와 합성생물학. 이름부터 뭔가 있는 것 같죠. 실제로 정부는 한국판 모더나를 만들겠다는 거창한 목표를 내세우며 국가 합성생물학 이니셔티브를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5년간 3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고 하는데요. 도대체 바이오파운드리와 합성생물학이 뭐길래 국가가 나서서 육성한다고 할까요? 그리고 갑자기 한국판 모더나를 꺼내든 이유는 뭘까요? 혹시 문제는 없을까요? 오늘도 궁금한 질문들을 하나하나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국가 바이오 파운드리를 구축해 합성생물학 육성한다는데 구체적인 방안은 뭘까요?

정부의 목표는 2024년부터 5년간 약 3000억원을 들여 '바이오 파운드리'(Bio Foundry) 구축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한 5가지 목표를 내세웠는데요.

 

  1. 2030년까지 합성생물학 기술수준 세계최고 대비 90% 달성
  2. 향후 10년 내 제조산업의 바이오전환 30% 달성
  3. 세계 최고 수준 국가 바이오파운드리 구축·활용
  4. 합성생물학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6대 전략분야 집중 육성
  5. 합성생물학 발전을 위한 법·제도, 협력, 인력양성

 

이를 위해 내년 중 가칭 합성생물학 연구진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발의할 예정입니다. 또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합성생물학 전문대학원을 신설하고 융복합 교육과정을 개발해 합성생물학 전문 인력을 2030년까지 1000명 양성한다는 목표죠.

 

목표대로 국가 바이오 파운드리가 구축된다면 농식품·해양·첨단신약·에너지 등 산업 분야별로 특화된 공공 바이오 파운드리를 구축하고, 인프라 구축 노하우를 민간에도 전수할 계획이라는 군요. 바이오헬스, 화학, 환경 등 기존 산업에서 구축된 바이오 파운드리를 통해 합성생물학 기반의 제조공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바이오 파운드리를 활용한 예비 창업가와 혁신적 스타트업을 발굴해 지원한다는 것입니다. 정말 계획대로 된다면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고 갈수록 줄어드는 수출도 살아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기대감을 높이고 싶어서인지 정부는 코로나19백신으로 유명한 모더나와 같은 세계적인 바이오기업을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한국판 모더나를 만든다는 거죠.

 

그런데 뜬금없이 왜 모더나일까요? 정부가 언급한 이유는 있습니다. 모더나가 합성생물 분야 기업인 징코바이오웍스(Ginkgo Bioworks)에서 균쥬를 받아 코로나19 백신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때 징코바이오웍스가 균주를 대량으로 모더나에 공급할 수 있었던 비결이 바로 바이오 파운드리에 있었죠.

둘째, 바이오파운드리가 도대체 뭘까요?

 

반도체 덕분에 파운드리는 이제 익숙한 용어가 됐죠. 반도체 산업은 크게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 설계를 받아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 원판조립 등 후공정을 하는 패키징·테스팅, 그리고 이를 모두하는 종합반도체(IDM)으로 나뉘죠. 반도체의 파운드리 업체로 가장 유명한 곳이 바로 삼성과 TSMC였죠.

 

바이오파운드리도 비슷합니다. 바이오 관련 위탁생산 전문업체를 뜻한다는 거죠. 즉 앞서 설명한 모더나의 경우 위탁생산 전문업체인 징코바이오웍스로부터 균주를 받아 코로나 백신 개발에 성공했잖아요. 따라서 모더나는 바이오팹리스, 징코바이오웍스는 바이오파운드리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바이오파운드리는 일반적인 반도체파운드리와는 달리 일부 설계 공정도 포함한다고 합니다. 좀 더 진화된 형태라고 할 수 있는데요. 예를들어 식품 제조에 특정 아미노산이 필요해 바이오 파운드리에 의뢰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아미노산은 주로 미생물 발효를 거쳐 얻죠, 따라서 파운드리에서는 필요한 아미노산을 생산할 수 있는 맞춤형 미생물을 디자인하고, 이를 대량 배양합니다. 여기에 적절한 원료를 추가하면 미생물들이 자기 효소와 원료를 이용해 아미노산을 생산해내죠. 그럼 식품 회사는 이걸 가져다 제품을 만들면 됩니다.

 

즉 바이오 파운드리는 단순 위탁 생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맞춤형 설계로 필요한 바이오물질을 대량으로 생산해 내는 것이죠. 놀랍죠. 그런데 바이오파운드리에서 어떻게 이걸 해낼까요? 비결은 합성생물학에 있다고 합니다.

 

셋째, 합성생물학은 도대체 뭘 합성하는 거죠?

 

보통 생물학하면 실험실에서 연구원이 한땀 한땀 세포를 배양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됩니다. 비이커 등 각종 실험도구와 화학 약재가 가득 담긴 실험실도 생각나고요. 하지만 요즘 생물학 실험실은 다르다고 합니다. 실험장비보다는 각종 IT 장비가 더 많다는 거죠. 바로 합성생물학 덕분인데요.

 

합성생물학은 미생물이나 핵산 같은 바이오 물질을 인공적으로 합성할 수 있게 하는 원천기술을 뜻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인공적으로 합성하는 것을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IT의 도움을 받는다고 하는데요. 디지털·인공지능(AI)·로봇 등 공학 기술을 생물과학에 접목시킨다는 거죠. 그래서 설계는 물론 제작·시험·학습 등을 표준화하고 자동화·고속화해 유용한 인공세포나 바이오 소재를 개발·생산할 수 있습니다. 그간 바이오의 단점으로 지적돼온 낮은 생산성과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셈이죠.

 

이런 합성생물학의 토대가 되는 것이 바로 바이오파운드리고요. 앞서 설명드린대로 바이오 파운드리가 단순 위탁 생산을 넘어 맞춤형 설계까지 하는 이유가 바로 합성생물학 덕분이라는 거죠. 즉 연구소나 기업, 기관 등이 합성생물학 도태의 아이디어를 제공하면 바이오파운드리가 이를 실험하고 가공해서 자동으로 제작까지 해준다는 거죠.

 

그래서 전문가들은 합성생물학 도태로 자동화된 바이오파운드리를 자율주행차의 개념을 빌려 자율주행랩(Self-driving lab)’ 또는 꺼지지 않는 세포공장이라 부릅니다.

 

실제로 바이오파운드리라는 놀라운 무기를 장착한 합성생물학은 유전자를 편집해 기존 생명체의 기능을 변경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생물 체계를 합성하는 기술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2010년 이전에는 세포를 설계하거나 DNA를 인공적으로 합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합성생물학 덕분에 빠르고 쉬워졌다는 거죠.

 

대표적인 것인 2020년 노벨 화학상 수상 분야인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입니다. DNA 합성기술의 가격이 지난 15년간 10분의 1로 떨어지는 데는 합성생물학이 큰 기여를 했다는 거죠. 또 미국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역시 인공적으로 합성한 메신저리보핵산(mRNA)을 기반으로 한 합성생물학의 성과죠. 2003년 설립된 미국 기업 아미리스도 합성생물학을 통해 개발한 말라리아 치료제 아르테미시닌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https://www.podbbang.com/channels/9344/episodes/24553640?ucode=L-nShQDMY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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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합성생물학과 바이이파운드리가 돈이 될까요?

 

경제 팟캐스트에서 꼭 살펴봐야 하는 문제겠죠. 합성생물학과 바이이파운드리에 대한 전세계의 기대가 커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합성생물학과 바이이파운드리 덕분에 바이오가 의료나 건강을 넘어 농업, 식품,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죠.

 

예를들어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세포를 키워 만든 인공 고기 배양육도 합성생물학과 바이이파운드리 덕분이라고 합니다. 또 에너지 위기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바이오연료도 합성생물학과 바이이파운드리를 통해 미세조류 등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고요. 합성생물학이 10년 내 석유화학을 비롯한 기존 제조 산업의 3분의 1 이상을 대체하리란 전망도 있습니다. 덕분에 시장조사업체인 맥킨지는 합성생물학 관련 전세계 시장규모가 2030년 경에는 연간 최대 36000억 달러(4644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요. 이는 2030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는 전 세계 반도체 시장규모보다도 3배 이상 많은 것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세계가 합성생물학 육성과 바이오파운드리 설립을 서두르고 있는데요.

 

이미 영국과 프랑스는 각각 5곳과 4곳의 바이오파운드리를 운영중입니다.

 

미국도 지난 9국가 바이오기술 및 바이오제조 이니셔티브에 서명하며 핵심 전략 분야 중 하나로 합성생물학을 꼽았습니다. 합성생물학 육성과 바이오파운드리 구축을 위해 연방차원의 지원을 한다는 거죠.

 

중국도 내년부터 대규모 바이오파운드리 단지 운영에 들어갑니다. 유럽이 19세기에 제조산업으로, 미국이 20세기에 IT기술로 패권을 가졌듯이 ‘21세기는 중국이 바이오로 승리할 것이라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바이오 제조 혁신을 위한 합성생물학 생태계 조성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이를 발전시켜 최근 국가 합성생물학 이니셔티브를 발표한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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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위험성은 없을까?

 

일단 용어부터가 뭔가 께름칙하죠. 합성이란 말에 거부감이 있기 때문일 것 같은데요. 특히 합성생물학은 바이오에 인공지능을 경합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SF영화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자칫 프랑켄슈타인같은 괴물이 탄생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도 생기죠.

 

실제로 전문가들은 합성생물학의 4가지 위험 요소를 경고합니다.

 

첫째, 불평등한 접근=아무래도 합성생물학은 개발도상국보다 부유한 국가에서 빠르게 추진될 수밖에 없죠.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면 새로운 유형의 기술에 대한 접근권이 전 세계적으로 동등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 위기 때 백신이 선진국 위주로 공급됐던 것처럼 말이죠.

 

둘째, 의도하지 않은 생물학적 결과=ICT 기술을 이용한 생물학적 시스템 조정이 자칫 생태계를 바꿔놓을 수도 있다는 거죠. 특히 모든 종류의 생명체는 조작될 때 항상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생태계를 파괴할 지도 모릅니다.

 

셋째, 도덕적 문제=아예 의도적으로 생태계를 파괴하는 과학자가 등장할지도 모르죠. 특히 인간 배아 편집과 같은 도덕적 논란 소지가 큰 분야에 합성생물학이 이용된다는 사회 시스템을 흔들어 놓을 수도 있습니다.

 

넷째. 생물무기=더 나아가 합성생물학이 악의적으로 사용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바이러스를 재생성하거나 박테리아를 조작해 인류 생명을 위협하는 데 악용될 수도 있죠.

 

따라서 합성생물학 육성과 경제적 효과에만 관심을 둬서는 큰일 날 수 있습니다. 합성생물학으로 인한 사회적·환경적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바이오 개발자, 연구자는 물론 국가·사회 간의 논의와 합의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는 거죠. 과학자들에 대한 윤리적 요구와 함께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 대비한 법 정비도 필요하고요.

 

이런 일들 선행되기 전에 투자부터 성급하게 언급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자칫 인류와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괴물을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죠.

 

안전하고 윤리적으로 건전한 합성생물학과 바이오파운드리를 육성하는데 대한민국이 모범을 보일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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