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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위 상금차 1.5배? 카타르 월드컵이 던진 4가지 질문은? 본문

꼬꼬문(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제질문)

1·2위 상금차 1.5배? 카타르 월드컵이 던진 4가지 질문은?

경불진 이피디 2022. 12. 5.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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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제공

정말 기적이 일어났죠. 16강 진출 확률이 9% 밖에 안되는다는 외신 평가를 무색하게 만드는 멋진 승리였습니다. 그래서 브라질과 맞붙을 16강 전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역대급 무역적자에 과중한 금리로 침체에 빠진 우리 경제에도 이번 승리가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그래서 오늘 꼬꼬문에서는 월드컵에 담긴 경제적 의미를 살펴보면서 또 한가지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불편한 진실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월드컵 16강 경제적 효과는 얼마?

 

매번 월드컵 때마다 경제적 효과에 대한 분석이 쏟아지는데요. 물론 경제적 효과가 상당하긴 합니다. 국가 브랜드나 인지도가 향상되고 국내 소비도 늘어날 수 밖에 없죠. 치맥이 엄청나게 팔리고 배달앱이 불나고 하니까요? 실제로 이번 경기가 열리기 전인 금요일 저녁에 편의점에 맥주를 사러가보니 거의 동 났더라고요. 다들 엄청 사간다고 하더라고요.

 

더 나아가 생산성 향상도 기대됩니다. 아무래도 기분 좋으니 일할 때 흥이 날 수 밖에 없겠죠. 이 때문에 경제적 효과를 분석한 보고서를 보면 생각보다 그 규모가 큽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0년 발표한 월드컵 16강 진출의 경제적 효과라는 보고서에서는 월드컵 16강에 진출할 경우 음료와 간식, 안주, 뒤풀이 등으로 민간 소비가 증가한다7350억원 규모 민간 소비가 추가로 발생한다고 추산했습니다. 이 밖에 국가브랜드 홍보 효과 13500억원, 기업이미지 제고 효과 16800억원 등의 경제적 효과가 나타난다고 분석했죠. 따라서 이런 것 저런 것 다 따지면 4조원에 가까운 경제적 효과가 있다는 거죠. 그런데 이것은 10년도 더 전의 분석이니 2배 넘게 오른 물가를 감안해서 지금으로 따지면 10조원 정도의 효과가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실제로 16강에 진출했던 2010년 남아공월드컵 당시 추산된 한국의 경제효과는 102000억원에 달했습니다. 국민체육진흥공단과 한양대 스포츠산업·마케팅센터가 추산한 결과 TV수출 등 상품 매출과 기업 홍보·프로모션비용 지출, 거리응원·뒤풀이에 따른 소비 증가 등 직접적 경제 효과가 37000억원, 세계에 생중계된 한국 경기를 토대로 얻는 국가브랜드 상승효과(36000억원) 등 간접적 경제효과는 64000억원이었다는 거죠,

 

덕분에 2010년 경제성장률은 6.8%였습니다. 20083%, 20090.8%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것이죠. 물론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기저효과는 감안해야 하지만요. 2011년 다시 3.7%로 떨어진 것을 보면 월드컵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럼 우리가 4강이라는 최고 성적을 거뒀던 2002년 어땠을까요? 2002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7.7%로 전년도 성장률(4.9%)을 크게 뛰어넘었습니다. 그해 월드컵 성적과 경제성장률은 이후 20년간 각각 최고 성적이었죠.

 

따라서 이번에 우리가 16강을 넘어 8, 4강까지 간다면 침체에 빠진 한국 경제가 바로 살아나지 않을까요? 그랬으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 현재 경제상태가 월드컵으로 한순간에 나아질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입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국내 소비자심리지수(CSI)88.8로 전달 91.4보다 2.6p(포인트) 하락했습니다. 한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선 것이죠.

 

이는 물가가 잡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죠. 11월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기록해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시장금리가 오른 여파로 가계의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이 불어나면서 소비 여력이 약화되고 있죠. 또 김진태 발 회사채 대란 여파로 시중 자금은 꽁꽁 묶이고 있고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0·29참사가 벌어진 것을 넘어 정부와 여당의 책임 회피로 정국은 얼어붙고 있죠. 화물연대 파업은 강대강 대치로 언제 폭발할지 모르고요. 태극전사 선전으로 온 국민이 하나가 될 수는 좋은 기회가 정치무능 탓에 사라지고 있는 셈입니다.

 

태극전사들과 국민들은 세계 16강에 어울리는 수준급인데 정부와 정치권은 바닥을 기고 있다는 거죠. 이 때문에 안타깝게도 월드컵 특수도 기대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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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브리핑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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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16강 진출에 성공한 태극전사들이 받는 상금은?

 

국제축구연맹(FIFA)은 월드컵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32개 참가국에 순위별로 배당금을 차등 지급할 계획입니다.

피파가 공식적으로 밝힌 바에 따르면 이번 카타르 월드컵의 총상금은 약 44000만달러(58564000만원)에 달합니다. 이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보다 약 30% 인상된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이런 천문학적인 상금이 어디서 생겼을까요? 피파가 티켓 판매량, 중계권, 광고료 등의 막대한 수입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피파는 개막일 기준으로 이번 월드컵에서 이미 300만장이 넘는 티켓이 판매됐다고 합니다. 이는 2018 러시아 월드컵의 판매 기록인 240만장을 넘어선 수치죠. 여기에 중계권, 광고료도 역대 최대 규모라는 거죠.

 

그럼 이 엄청난 상금을 어떻게 나눌까요?

 

일단 우승국에게 4200만달러(559억원)를 지급합니다. 그리고 준우승국은 3000만달러(3993000만원), 3위와 4위 국가에는 각각 2700만달러(3593700만원)2500만달러(3327500만원)를 줍니다. 8강 진출국에는 1700만 달러(2262700만원), 16강 진출국에는 1300만달러(173300만원)를 지급하고요. 따라서 기적을 쓴 우리 태극전사들은 이미 173억원의 넘는 상금을 확보한 셈이죠. 8강을 넘어 2002년과 같은 4강 진출에 성공한다면 그 액수가 최소 두배가 넘게 되고요.

 

32개 본선 진출국 중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16개국도 900만달러(1197900만원)를 챙길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2002 ·일 월드컵 당시 우승한 브라질이 받은 배당금액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군요.

 

그럼 이 상금을 어떻게 나눌까요? 우리나라의 경우 2002년 한·일월드컵 때는 상금을 모든 선수들에게 균등하게 지급했습니다. 하지만 2006년 독일 대회부터 기여도에 따라 차등 지급하고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번에 피파로부터 받게 되는 상금도 기여도에 따라 나눌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상금은 피파에서 주는 것만이 아니죠. 우리나라의 경우 엔트리에 들어간 선수 26명에게 참가에 따른 기본 포상금 2000만원을 지급합니다. 16강에 진출하면 선수들에게 1억원, 8강에 진출하면 2억원의 포상금을 줄 계획이라고 하네요. 파울루 벤투 감독과 코치진은 계약에 따라 별도 포상금을 주고요.

 

그런데 상금을 선수들만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피파는 월드컵에 선수를 보낸 전 세계 구단에도 보상금을 지급한다는 군요. 지급할 금액은 약 19000만파운드(30698300만원) 규모로 전해졌습니다. 따라서 손흥민이 소속되어 있는 토트넘은 총 11명의 선수가 월드컵에 출전해 보상금 177만파운드(285005만원)를 손에 쥡니다. 첼시는 12명의 선수 몫으로 199만파운드(32억원), 14명 소속 선수의 월드컵 출전을 허용한 맨유는 226만파운드(364036), 벨기에 국가대표 케빈 더브라위너를 포함해 소속 선수 16명을 월드컵에 보낸 맨체스터 시티는 258만파운드(415333)를 챙겨 가죠.

 

국내 K리그에서도 전북현대가 6명이나 태극전사를 배출해 98만파운드(16억원), 울산현대와 FC서울이 각각 3, 2명으로 약 8억원, 5억원의 보상금을 받게 됩니다. 태극전사 한명씩을 배출한 대구, 대전, 김천 등에게도 3억원 정도의 보상금이 주어지고요.

 

그런데 태극전사들은 포상금의 일부를 이미 받았다고 합니다.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포상금으로 최종예선 10경기에 출전한 선수 30명이 기여도에 따라 각각 4000만원에서 1억원씩 받았다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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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포상금에도 경제학이 숨겨져 있다는데···.

 

앞서 설명드린 대로 최종 우승국이 받는 상금과 준우승국 상금의 차이가 생각보다 크죠. 우승팀은 4200만달러, 준우승팀은 3000만달러로 1위와 2위의 상금 격차가 무려 12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160억원이 넘습니다. 더 나아가 우승팀과 4위의 상금 차이는 1700만 달러로 두배 가까이 차이나죠. 우승과 4위의 실력차가 두배는 아닐텐데 상금차이는 왜 이렇게 벌어지는 걸까요?

 

이를 경제학자들은 토너먼트 이론으로 설명합니다.

 

토너먼트는 스포츠나 오락경기 등에서 횟수를 거듭할 때마다 패자는 탈락해 나가고, 최후에 남는 두 사람 또는 두 팀이 결승전을 치르게 하는 방식을 뜻하죠. 월드컵 본선도 16강부터는 바로 이 토너먼트 방식을 따릅니다.

 

그런데 이같은 토너먼트가 개인과 조직 전체의 생산성을 향상시킨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바로 에드워드 레이지어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대표적인데요. 레이지어 교수는 비슷한 일을 하는 직원들을 서로 비교해 그 성과에 따라 토너먼트 방식으로 승진과 거액의 보너스라는 보상을 지급하면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한다는 거죠.

 

그런데 이런 토너먼트 방식의 효과를 높이려면 보상 차이를 크게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승자와 패자에게 주어지는 보상의 차이가 적다면 기를 쓰고 달려들 유인이 줄어든다는 거죠. 이 차이가 커야 2등이나 3등을 하는 사람들이 질투심과 복수심으로 전보다 더 열심히 경쟁을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월드컵은 물론 대부분의 스포츠 경기에서 우승과 준우승 상금 차이가 두배 가까이 두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토너먼트 이론으로 이뤄진 경제를 슈퍼스타 경제라고 부르죠. 즉 일등이 거의 모든 것을 차지하는, 일등만 기억하는 세상이 여기에 속하죠.

 

이런 슈퍼스타 경제는 스포츠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죠. 영화나 가요 등도 1등이 거의 모든 과실을 따먹죠. 2위로 밀려나면 존재감마저 위협받게 됩니다. 학원가도 마찬가지죠. 소위 일타 강사로 불리는 스타강사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죠. 이타, 삼타강사는 살아남기 힘들고요.

 

이뿐만이 아니죠.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노동자들을 토너먼트 이론에 따라 무한 경쟁시켜죠. 그래서 직장인의 별이라는 임원 또는 최고경영자가 되면 일반 노동자의 10배는 보동이고 무려 100배가 넘는 엄청난 보수를 받게 되죠. 물론 탁월한 CEO는 통찰력과 리더십으로 기업 이미지를 크게 높이고 회사 시스템을 개선해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가 100배나 될까요? 임원 한사람이 노동자 100명 만큼 부가가치를 창출할까요? 애플의 스티브 잡스나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와 같은 위대한 CEO가 아니고선 불가능에 가깝죠. 그런데도 이런 천문학적인 보상을 받는 이유가 바로 토너먼트 이론에 있다고 레이지어 교수는 설명합니다. 보상의 차가 커야 노동자들이 임원이 되기 위해 있는 힘 없은 힘을 다 짜낸다는 거죠. 그래서 금수저 출신이 아닌 임원들을 보면 휴일도 없이, 가정도 내팽게 치고 일에만 매달리는 경우가 많죠.(그러다 과로로···)

 

그런데 토너먼트 이론, 즉 슈퍼스타 경제의 부작용은 이것만이 아닙니다. 일단 토너먼트 이론의 효과가 조직 특성과 구성원들 특성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특히 일반 직장의 경우는 부작용이 클 수 있는데요. 예를들어 직장내에서 실적에 따라 1등과 2등에게 주는 임금 차이를 30%이상으로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1등이 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할 수 있지만 2등을 한 노동자는 불만을 품고 퇴사할 가능성도 큽니다. 올해는 1등 했던 노동자가 내년에 2등으로 밀려나도 마찬가지일 수 있죠. 더럽다고 나가지 않을까요? 뿐만 아니라 나머지 하위권 노동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으로 오히려 본래 능력만큼 열심히 일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심리학자들은 지나친 보상 격차는 오히려 많은 구성원들이 박탈감만 느끼도록 만들어 조직 전반의 생산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하죠.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럼 왜 월드컵에서는 토너먼트 이론, 슈퍼스타 경제가 유효할까요? 예를들어 월드컵 우승국과 준우승국이 얻는 보상이 비슷한 경우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상금이 비슷하고, 결승전 이후 대중에게 얻는 명성과 부가적인 소득도 차이가 별로 없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아무래도 결승에 오른 두 팀은 이 정도면 충분히 잘했다. 마지막 경기는 대충 즐기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가능성이 큽니다. 치열하게 결승 경기를 준비하고, 시합에 온 힘을 쏟지 않는다는 거죠. 결승전이 그야말로 김빠진 콜라처럼 돼버릴지도 모릅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토너먼트 이론, 슈퍼스타 경제를 이용한다는 거죠. 1등과 2등의 상금과 보상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있는 힘을 짜내게 됩니다. 그래서 월드컵 결승을 보는 전세계인들을 감동시키는 것이고요.

 

하지만 모든 직장생활을 월드컵 결승처럼 치룰 수는 없잖아요. 직장생활 내내 없는 힘까지 짜내면 사람이 배겨낼 수 있을까요? 따라서 토너먼트 이론을 바탕에 둔 슈퍼스타 경제가 사회전반에 확산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사회전체를 지나친 경쟁으로 내몰아 오히려 활력을 떨어뜨리게 되죠.

 

따라서 슈퍼스타 경제는 월드컵과 같이 짧은 기간 최상위 그룹의 경쟁이 치열한 조직 전체에 상당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일부 산업에만 어울리는 이야기입니다. 아니면 잡스처럼 카리스마 넘치는 CEO가 있는 기업에서나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죠,

넷째. 월드컵에 숨겨진 어두운 경제도 있다던데···.

 

카다르 월드컵 경기장을 짓다가 600명이 넘는 이주노동자가 죽었다는 끔찍한 이야기는 다들 아실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 말고도 불편한 진실이 있는데요.

 

메시, 당신의 축구화를 누가 만드는지 압니까?”

카타르 월드컵이 개막한 지난달 20SNS에는 이같은 외침이 올라왔습니다.

인도네시아 노동자들이 시위를 하면서 메시에게 편지를 적어 보냈다고 하는데요. 시위를 한 사람들은 바로 메시가 신는 아디다스 운동화를 만드는 공장의 노동자들입니다. 이들이 쓴 편지는 이런 내용입니다.

 

안녕하세요, 메시 선수. 저는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입니다. 누가 당신의 축구화를 만들었는지 아나요? 2020년 코로나19 당시, 아디다스는 내 임금을 삭감하고 지금도 갚지 않고 있습니다. 아디다스도 당신의 계약금을 깎았나요?”

 

뉴욕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미얀마 양곤의 푸첸그룹 공장에서 일하는 7800여 명의 직원들은 아디다스 축구화를 만들면서 하루 4800, 우리 돈으로 겨우 2967원을 받고 있었습니다. 너무나 적죠. 그래서 월드컵을 한 달 앞둔 지난 10, 이들은 하루 일당을 4941원으로 올려달라고 파업에 나섰습니다. 미얀마 법정 최저임금 4500원이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최저임금보다는 더 줘야죠.

 

그런데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공장 측이 경찰도 아니고 군 병력을 불러 파업을 진압했다는 거죠. 이 과정에서 26명이 해고됐습니다. 최저임금 달라고 겨우 일당 2000원을 올려달라고 요구했다가 말이죠.

 

이에 대해 푸첸그룹 본사는 현지 법 규정을 따르고 있다고 발뺌합니다. 이를 관리 감독해야 할 아디다스 측은 공급업체의 조치가 적법한지 조사하고 있다푸첸그룹에 즉각 해고 노동자들의 복직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히기 했습니다. 그런데 촉구지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더라고요. 그냥 알아서 하라는 것 아닐까요?

 

그런데 캄보디아의 의류 공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는데요. 역시 아디다스 축구 의류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만드는 공장입니다. 노동자들이 노동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노조를 결성하자 재작년 8명을 해고했다는 거죠. 이들이 받는 임금은 겨우 하루 7달러. 9000원 밖에 되지 않습니다. 시급이 아니라 일당이 말이죠.

 

아마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것입니다. 1996년 파키스탄 어린이가 바늘에 찔려가며 축구공을 만들던 현실이 폭로된 후 나이키 등 글로벌 기업들이 처우 개선에 나서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20년이 훨씬 지난, 해당 어린이가 청년이 된 지금까지 비슷한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나이키나 아디다스는 현지 업체가 저지른 일이라며 외면하고 있고요.

 

월드컵 중계를 보다보면 아디다스 TV광고에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Impossible is Nothing)’이란 문구가 나옵니다. 설마 노동자들의 심각한 인권 침해도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죠.

 

지금까지 살펴본 월드컵 경제학 어떠셨나요? 월드컵 특수, 천문학적인 상금, 토너먼트 이론은 물론 인권침해 이야기까지 다양하게 다뤄봤는데요. 가장 안타까운 점은 월드컵 특수가 충분했으나 무능한 정치권 탓에 사라질 위기라는 점입니다. 정말 정치만 잘하면 우리 나라, 우리 경제는 걱정할 것이 없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꺾이지는 않는 마음으로 선전을 하는 태극전사와 국민처럼 제발 정치인들도 정신차리고 정상화되길 바랍니다.

 

정치가 축구의 반, 아니 10분의 1만 쫓아가면 좋은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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