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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5G 중간요금제는 새마을호?!···무제한 통화의 함정은? 본문

꼬꼬문(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제질문)

SKT 5G 중간요금제는 새마을호?!···무제한 통화의 함정은?

경불진 이피디 2022. 8. 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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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제공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는 물가 때문에 걱정들이 정말 많죠. 더운 날 기운차리려고 삼계탕 한그릇 먹으려고 해도 2만원이 훌쩍 넘고 소고기는커녕 삼겹살도 금겹살로 변해 먹기 힘들고 찌는 더위에 에어컨 켜는 것도 폭염에 맞춰 전기요금을 올린 정부 정책 덕분에 집안에서 사우나 체험을 할 지경인데요.

 

이런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정부가 통신요금을 낮춰준다고 합니다. 통신사들을 압박해 5G중간요금제를 출시하도록 했다는 건데요. 시장경제를 강조하던 정부가 이상하게 강제하는 것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다른데 있는 것 같은데요. 오늘은 5G중간요금제에 관련한 논란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정부의 발표부터 알아봐야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이 지난 11일 신고한 신규 요금제 5종을 승인했습니다. SKT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라서 새로 요금제를 출시할 때 이용자 이익 침해나 공정 경쟁 저해 소지가 없는지 정부 검토를 거쳐야 합니다. 그런데 최종 관문을 통과했기 때문에 곧 KTLG유플러스도 곧 5G 중간요금제를 마련해 발표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SKT의 신규 요금제가 다음 달 5일 출시되니 KTLG유플러스도 비슷한 시기에 내놓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SKT가 이번에 내놓은 신규 5G 요금제는 일반 요금제 3(4·5·9만원대), 온라인 전용인 언택트 요금제 2(3·4만원대)입니다. 이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베이직 플러스’. 59천원에 데이터 24기가바이트(GB)를 제공하는 요금제입니다. SKT와 정부에서 중간요금제라고 강조하는 그 상품입니다.

 

그런데 이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합니다. 중간이라고 강조하지만 이게 어떻게 중간이냐는 불만이 쏟아집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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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신규 요금제 5종 출시 전 SKT5G 요금제는 크게 보면 이렇게 양분돼 있었습니다.

 

55,000- 데이터 10GB 제공, 69,000원 이상- 데이터 110GB 이상 제공

 

가격 차이는 겨우 14000원인데 데이터 차이는 무려 100GB. 가격은 겨우 25% 차이나는데 데이터는 무려 10배 차이가 넘죠.

 

그런데 문제는 10~110GB 사이 요금제가 아예 없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중간이 없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그럼 중간은 어디쯤 일까요? 수치상 중간은 50GB60GB 쯤에서 결정돼야 하죠. 게다가 과기정통부 자료로 추산한 5G 이용자들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지난 5월 기준으로 27GB이니 27GB를 중간으로 결정해도 되고요.

 

그런데 SKT의 생각은 다른 가 봅니다. 자신들이 보기에는 24GB가 중간이라고 합니다.

 

SKT는 데이터를 많이 쓰는 상위 1% ‘헤비 유저를 제외한 나머지 99% 5G 이용자의 평균 이용량은 24GB보다 적기 때문에 이를 요금제에 반영했다고 강조합니다. 또 한 달에 11~24GB 이용자는 월 1만 원을 아끼는 효과도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런데 SKT의 주장에는 문제가 많죠. 일단 헤비 유저를 제외할 거면 데이터를 거의 쓰지 않는 유저도 제외해야 공평하지 않을까요? 판매점 직원 꾀임에 넘어가 데이터를 거의 쓰지 않은 사람들 중에서도 5G에 가입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이런 분들을 빼면 평균 이용량은 30GB에 달하지 않을까요?

 

문제는 SKT가 중간이라고 주장하는 요금제에서는 전체 평균인 27GB를 써도 위아래를 자른 평균인 30GB를 써도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기존 월 69,000원을 써야 한다는 거죠. 따라서 월 30GB를 쓰는 이용자는 6GB 더 쓰자고 1만 원을 더 내야 하는 셈 입니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중간 가격제를 소비자들이 많이 선택할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물가가 올랐으니 비싼 요금제보다는 데이터를 좀 덜 쓰면서 중간 가격제로 갈아타는 소비자가 많을 것이란 주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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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문]SKT 5G 중간요금제는 새마을호?!···무제한 통화의 함정은?

정부가 SKT의 5G 중간요금제를 승인했는데···. 통신료를 인하해주겠다고 홍보하는데···. 소비자들은 시큰둥하다고. 그 이유는? 준거가격 효과란? 무제한 요금제를 함부로 썼다가는 큰일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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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아마도 정부나 과기부에는 마케팅 수업을 들은 사람이 아무도 없나 봅니다. 아니면 수업시장에 졸았거나.

 

마케팅 교과서에는 이런 예가 있죠. 영화관에서 파는 팝콘의 경우 스몰 사이즈 3천 원짜리와 빅 사이즈 7천 원짜리 팝콘이 있으면 어떤 것을 주로 살까요?

 

당연히 많은 사람이 스몰 사이즈 3천 원짜리 팝콘을 선택할 것입니다.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살 때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라 가장 손해 보지 않는 선택을 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7000원짜리 팝콘을 팔리게 하는 비법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중간 가격을 설정하는 것인데요. 미디엄 사이즈 6,500원짜리 팝콘을 추가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소비자들은 차라리 500원을 더 보태서 7천 원짜리 팝콘을 선택하려 할 것입니다. 이를 바로 준거가격이라고 하는데요. 기준이 되는 가격을 제시해 팔고 싶은 것을 더 많이 팔도록 한다는 거죠. 합리적으로 따져보면 손해이지만 기준이 되는 준거가격이 제시되면 소비자들은 비합리적인 선택을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코레일이 운영하는 열차 가격 체계가 바로 이런 경우입니다. 코레일은 빠르고 비싼 고속열차(KTX), 중간 빠르기와 중간 가격의 중속열차(새마을호), 느리고 싼 저속열차(무궁화호) 3가지를 운행합니다. 서울~부산 간 걸리는 시간은 KTX2시간 40분 안팎이고, 새마을호는 5시간 안팎, 무궁화호는 5시간 20분에 이르죠.

그런데 요금을 비교해보면 KTX 서울-부산 요금(일반석 기준)59,800원인 반면, 새마을호는 42,600, 무궁화호는 28,600원입니다. 새마을호는 무궁화호보다 고작 20분 빠르고, KTX보다는 약 2배 시간이 더 걸리는 점을 감안해보면 요금이 상대적으로 너무 높게 책정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서울~부산 간 열차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먼저 KTX나 무궁화호를 이용하고 자리가 없을 때나 새마을호를 탄다고 합니다. 코레일이 이런 요금체계를 운용하는 것은 바쁘면 새마을호가 아닌 KTX를 선택하게 해놓은 장치일 것으로 추정되죠,

 

따라서 정부가 압박해 통신사들이 내놓은 중간가격제는 코레일의 새마을호일 가능성이 큽니다. 새마을호처럼 데이터량이나 가격에서 장점이 없으니 소비자들은 기존 가격제에 머물 수 밖에 없다는 거죠. 마케팅 귀신인 통신사들이 이런 기법을 모를리 없을텐데 정부가, 과기부가 너무 순진했던 것인지, 아니면 짝짝꿍인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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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들의 요금 꼼수는 이것만이 아닙니다. 이것저것 따지기 귀찮아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하는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통화나 문자를 무제한으로 사용해도 추가 요금을 물지 않으니 스마트폰을 달고 사는 분들은 오히려 이득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일정 시간 넘게 통화하면 요금을 내야 한다는 사실 아셨나요? KBS 보도에 따르면 대학생 최모 씨는 월 4만 원대의 휴대전화 요금제에 가입했습니다. 최근 통화량이 늘었지만 가입 당시 '통화 무제한'이라는 설명을 들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청구서에 월정액보다 15배 많은 62만 원이 찍혔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입한 통신사에 따졌다고 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이냐고요.

 

하지만 통신사는 처음에는 불법적인 곳과 통화를 한 것 아니냐고 의심했고 그렇지 않다는 것이 증명됐는데도 일던 청구서가 나온 거라서 납부를 하셔야 한다고 잡아 땠다는 군요.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놀라운 내용이 있었다고 합니다. 최씨가 가입한 통신사의 요금제 설명에는 음성통화 무제한으로 돼 있는데 요금제 상세 내용을 살펴보니 하루 또는 매달 통화시간 등이 일정 기준을 초과하면 요금이 부과된다는 설명이 있다는 거죠. 요금 부과 조건 즉 상한제에 대한 설명은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데다 글자 크기마저 작습니다. 마치 보험 약관처럼 말이죠.

 

600분을 초과하는 통화 횟수가 월 3회를 넘는 경우

월 음성통화량이 10,000분을 초과하는 경우

1,000개를 초과하는 번호로 음성과 영상 통화를 하는 경우가 그것입니다.

 

통신사는 음성통화 무제한에 있어 이같은 예외 규정을 두고 있었습니다. 예외규정에 해당할 경우 통신사는 즉시 무제한을 해제하고 요금을 부과한다는 거죠.

 

이에 대해 통신사들은 스팸 등 불법적인 목적이나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억제하고 이에 따른 피해 확산을 방지하고자 예외 규정을 두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럼 처음부터 예외규정이 있다고 알려야 하는 것 아닌가요?

 

실제로 통신 3사가 통화 무제한이라며 내놓은 요금제 모두 실제 통화량에 상한선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무제한이라고 광고했다는 겁니다. 이건 명백한 소비자 기망행위입니다.

 

게다가 일부 통신사는 상한선을 저가요금제는 6000, 고가요금제는 만 분으로 차등을 두면서 저가요금제를 불리하게 설계했습니다. 저가요금제를 차별한 것이죠.

 

이에 대해 뒤늦게 일부 통신사는 가입자가 요금제를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홈페이지의 요금제 표기를 개선하긴 했습니다. 또 저가 요금제에 차등 적용 중인 통화량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통신사들의 주장처럼 통신 오·남용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통신사의 무제한 서비스에 대한 예외 규정은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다만 예외 규정을 제대로 알리고 이용자에게 보편적으로 적용할 경우를 전제로 한다면 말입니다.

 

하지만 일부 통신사의 무제한예외 규정을 살펴보면 요금제별로 다른 규정을 적용하고 있었습니다. LG유플러스는 LTE5G 요금제 상관 없이 월55,000원 이상 요금제 가입자는 10,000분을 넘을 경우 요금을 부과하는 반면 55,000원 미만 요금제에 대해서는 6,000분으로 차등화하고 있었습니다.

 

KT 역시 LTE의 일부 저가 요금제에 대해 6,000분을 초과할 경우 요금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5G 요금제의 경우 10,000분까지입니다.

 

SK텔레콤은 요금제별로 차등화하지 않았지만 월 통화량이 10,000분을 넘을 경우 요금을 책정하는 것은 동일했습니다.

 

이는 명백한 이용자 차별이죠. 참여연대의 한 변호사는 저가 요금제 가입자는 월 통화량 6천 분을 넘으면 문제가 되고, 고가 요금제 가입자는 만 분까지 괜찮다는 기준은 합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통신사가 불법·상업적 이용이나 헤비 유저를 분석해 설정한 통화량이 있을 텐데 그 기준을 요금제별로 다르게 적용하는 것은 모순이며 고가요금제에 서비스를 편중하려는 편법 꼼수라고 것이죠.

 

더 큰 문제는 통신사들의 꼼수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5G 이동통신 서비스 출범 3년이 지났지만 5G스마트폰에서 LTE를 쓰는 소비자가 아직도 있다고 합니다. 2019년 세계 최초 5세대 통신(이하, 5G)이 우리나라에 도입된 후 가입자 수가 2100만명을 넘었지만 서울과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는 통신망 구축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동통신사 3사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1년 통신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 결과에 따르면 서울은 99%의 통신망이 구축됐지만 6대 광역시에 75%, 78개 중소도시는 구축률이 16%에 불과합니다. 통신망 인프라가 부족한 지방에서는 5G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구매하고도 거주 지역에 통신망이 구축되지 않아 반강제로 4G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왜 5G스마트폰을 사느냐고 하실 수 있는데요. 문제는 대리점 등에서 스마트폰 새로 장만하려면 LTE는 거의 없습니다. 5G만 취급한다는 곳도 많고요.

문제는 이런 지적이 끊이질 않자 과기정통부의 농어촌 5G망 구축 목표를 발표했는데 정말 기가 찹니다. 목표가 2024년 상반기라는 군요. 목표이니 늦어질 가능성도 크죠. 목표대로 된다고 해도 지방에서는 최소 2년을 더 기다려야 하고요. 2년 넘게 비싼 5G요금제를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꼼수들 때문일까요?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3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합산해서 12천억 원을 넘을 전망입니다. 1년 전에 비해 7.5% 증가한 좋은 실적입니다. 이를 반영한 통신 3사의 올해 상반기 합산 영업이익은 25천억 원 정도로 예상됩니다. 통신 3사는 지난해에도 합산 영업이익 4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통신사들의 꼼수는 나몰라하고, 국민들에게 중간 같지 않은 중간 요금제를 내놨으니 통신비 부담이 줄어들 것이란 뻥만 치고. 제발 국민들의 통신비 부담을 덜 수 있는 제대로 된 대책, 즉 저같은 사람은 굳이 5G 필요없으니 LTE 단말기 보급을 늘리고, 그리고 정말 중간다운 5G중간 요금제를 내놓고, 요금제의 숨은 함정을 낱낱이 공개하고, 5G 기지국 늘리는 대책을 내놔주시길 바랍니다.

 

또 굳이 이통 3사만 고집하지말고 알뜰폰을 쓴다던지, 스마트초이스 등을 통해 과도하게 지출되는 요금은 없는지, 약정이 끝났는데 25% 할인을 받고 있는지 등을 때때로 점검하는 현명한 소비습관에 관심을 둬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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