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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 “나 돌아갈래”에 화답한 정부···‘리셋증후군’ 확산시키나?

경불진 이피디 2022. 7. 18.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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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박하사탕

나 다시 돌아갈래~”

 

영화 박하사탕의 명대사죠. 사채업자와 증권회사에 가진 돈을 다 털리고, 동업자에게 배신당하고, 아내와 아이에게도 버림받은 나이 마흔의 사내 영호를 연기한 배우 설경구는 철길 위에서 이렇게 절규하죠. 20년 전 야유회에서 첫사랑을 만났던 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하지만 설경규의 바램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영화를 본 사람들은 다들 아실 것입니다. 시간의 흐름을 거슬린다는 것은 꿈에서나 가능하죠.

 

하지만 최근 설경구처럼 나 다시 돌아갈래~”를 외치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외침에 정부가 화답하고 나서면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데요. 자칫 우리사회에 숨겨져 있던 증후군이 폭발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어린 시선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그게 뭘까요?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쓰다보면 간혹 버벅거리는 경우가 있죠. 인터넷 연결이 자주 끊기거나 동영상 재생이 버벅거리거나 엑셀이나 워드 작업이 원할지 않을 때도 있고요. 바이러스를 먹었나 싶어 백신 프로그램을 돌려보고 너무 많은 창을 띄어 놓은 것은 아닌지 창도 서둘러 닿았고 소용없을 때 최후의 수단을 쓰곤 하죠. 바로 다시 켜는 것. 리셋. 리셋 버튼을 누르면 초기화 상태가 되고 그러면 다시 시작할 수 있죠.

 

그런데 컴퓨터를 초기화하듯이 우리 인생도, 현실 세계도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죠. 바로 설경규처럼 말이죠. 이런 것을 가리켜서 '리셋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애청자 여러분들 중에서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초중고등학교 시절, 대입 수능을 볼 때, 첫사랑과 헤어질 때 등 과거로 돌아가서 다시 한번 산다면 정말 잘 할 수 있다고 여기시잖아요. 그래서 간혹 이런 꿈도 꾸죠. ‘내일 아침 눈을 뜨면 과거로 뿅하고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하기도 하죠.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은 모르진 않지만요. 그런데 증후군이란 명칭이 붙은 걸 보면 이게 가능하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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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런 일도 있었다는 군요. 1997년 일본 고베에서 끔찍한 살인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초등학생을 토막 살인한 것인데요. 놀랍게도 범인은 15세 중학생. 도대체 이 어린 친구가 왜 이랬을까요? 범인은 게임처럼 죽은 아이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 때문일까요? 범인은 2005년 석방된 이후로도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았으며, 자신의 범행을 수기로 출판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정말 황당하죠.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의 경계를 전혀 구분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요즘 우리사회에서도 문제가 되는 끔찍한 촉법소년 사건들도 리셋증후군에 빠진 아이들이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성 착취물을 만든 촉법소년들도 이건 게임이고 이런 끔찍한 일을 벌여도 리셋하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새로 시작할 수 있을 거야라고 믿는다는 거죠. 마치 오류 난 컴퓨터를 리셋 버튼 한 번에 깨끗하게 재부팅할 수 있는 것처럼 현실에서도 자신의 잘못이나 실수를 얼마든지 되돌릴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런 리셋증후군이 확산될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요?

 

월급 빼고 거의 모든 것이 다 오르고 있는데다 기준금리까지 오르면서 자영업자는 물론 영끌쪽 빚투족들이 난리가 났죠. 세계 최고 수준의 가계대출이 요즘 같은 금리 인상기에도 더 늘어났는데요. 특히 현재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이자 저소득(하위 30%) 또는 저신용(NICE 신용점수 664점 이하)인 취약차주가 보유한 채무는 9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런 다중채무자 중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20~30대의 빚이 26.4%에 이른다는 점입니다. 물론 사회 초년생이다 보니 모아 놓은 저축은 없고 월급도 적어 할 수 없이 빚에 의지한다거나 창업 등 도전을 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빚을 낸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중 채무자의 상당수가 부동산, 주식, 가상자산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는 통계로도 드러납니다. 청년층은 주택 구입시 대출 비중이 56.7%로 다른 세대(36.4%)보다 대출 의존도가 매우 큽니다. 특히 청년층은 2020년 하반기부터 지난해까지 주택가격 급등기에 주택거래를 활발하게 했습니다. 수도권 주택거래 3건 중 1건이 청년층이었을 정도 입니다.

 

또 많은 청년들이 저금리 환경에서 재산 형성수단으로 저축 대신 돈을 빌려 주식·가상자산 등 위험자산에 투자한 상태입니다. 주요 10개 증권사의 2030세대 신용융자 잔액은 지난해 6월말 기준 36000억원으로 1년 사이 17000억원이 늘었습니다. 가상자산 투자는 20~30대가 55%를 차지합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영끌, 빚투를 했다는 이야기는 다들 아실 것입니다.

 

그런데 물가 급등으로 인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산가격이 재조정되면서 발등에 불 떨어졌죠.

 

이런 현상을 여실히 나타내는 것이 주식시장의 반대매매입니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신용융자(대출)를 활용해 주식을 매입한 뒤 약정한 기간 내에 갚지 못할 경우 투자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주식을 강제로 일괄매도 처분하는 것을 의미하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월 한달 동안 미수금에 대한 실제 반대매매 누적금액은 총 41731500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반대매매 규모가 4000억원을 상회한 것은 지난 1(41231200만원) 이후 처음입니다. 그런데 이런 반대매매의 상당수가 20~30대라는 거죠. 갈수록 낙폭을 키우고 있는 가상화폐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조사결과 가상화폐 투자자중 20134만 명(24%), 30174만 명(31%)이나 된다고 합니다. 전체의 55%20·30이란 이야기죠. 규모가 큰 부동산 시장에서 수도권 주택거래 3건 중 1건이 청년층이고요.

 

자칫 20~30대에서 파산자가 대거 나올 수 있다는 경고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러자 정부와 금융권이 서둘러 대책을 내놓는 것 같은데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대책이 좀 이상합니다.

 

 

 

일단 정부의 압박 때문인지 국내 증권사들은 잇따라 신용융자 반대매매 완화 조치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주로 담보유지비율 기준을 인하하거나 반대매매 시점을 하루 더 유예하는 방식이입니다. 교보증권이 지난 4일 증권업계 최초로 반대매매 완화안을 발표한데 이어 현재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 SK증권 한화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현대차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IBK투자증권 케이프투자증권 등이 동참했습니다.

 

삼성증권의 경우 신용융자 약정고객 중 신청 고객에 대해 담보유지비율은 140%에서 130%로 변경했습니다. 대출은 140~170%에서 130~160%로 바꿨고요. 이번 조치로 일단 시장에서는 반대매매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도 반대매매가 줄어들까요? 반대매매 완화가 오히려 빚투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하루 더 늘어났으니 만회할 기회가 더 생긴다며 단기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거죠. 그런데 하루 더 늘어난 것은 손해볼 기회도 더 늘어난 것이잖아요. 자칫 피해를 더 키울 수도 있는 셈입니다.

 

더 큰 문제는 다음 대책입니다.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가 0.5%p 인상된 바로 다음 날, 윤석열 대통령이 서민금융통합 지원센터를 찾아 두 번째 비상민생경제회의를 열었습니다. 그러곤 서민, 취약계층을 겨냥한 후속 조치를 주문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취약, 청년층을 대상으로 빚 부담을 덜어주는 대책을 내놨는데요. ‘125조원+α규모의 금융부문 민생안정 프로그램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는데요. 내용이 뭘까요?

 

일단 취약계층과 청년층의 빚을 줄여주는 게 골자입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경우, 장기간에 걸쳐 빚을 나눠 갚도록 할 예정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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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문]젊은층 “나 돌아갈래”에 화답한 정부···‘리셋증후군’ 확산시키나?

최근 정부가 반대매매 기준을 완화하고 ‘125조원+α’ 규모의 금융부문 민생안정 프로그램을 선보였는데···. ‘청년특례 채무조정 제도’를 통해 영끌·빚투족도 구제해준다고···. 세대갈등

www.podbbang.com

 

정부는 '새출발 기금'을 만들어 폐업과 부도 등으로 빚을 갚을 여력이 없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25만 명의 30조 원 규모 부실 채권을 사들인 다음, 이들에게 최장 3년 동안 이자만 내도록 하고, 20년에 걸쳐 갚도록 하게 할 방침입니다.

 

앞서 정부가 빚 갚는 기한을 유예해줬지만, 단순히 기한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빚 부담을 줄이기 어렵다고 본 이유에섭니다. 90일 이상 연체를 한 자영업자에겐 원금의 60~90%를 감면해주기로 했습니다.

 

여기에 금리 인상 때문에 이자율 걱정하시는 분들을 위한 대책도 내놨습니다. 바로 금리를 깎아주는 방안인데요. 정부는 87천억 원을 투입해 고금리로 설정돼 있는 소상공인의 대출을 연 7% 이하의 저금리로 바꿔줄 방침입니다. 45조 원을 투입해 '안심전환대출' 적용 대상을 넓히고 앞서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이라면 오는 9월부터 고정금리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한다고 합니다. 차주는 안심전환대출을 통해 대출금리를 일정 기간 동안 연 4%대로 묶어둘 수 있는데요. 4억 원 이하의 주택을 가진, 7천만 원 이하의 소득을 받는 이들이라면 신청이 가능합니다.

 

여기까지는 코로나 이후 고물가로 고생하는 서민 자영업자들을 위한 대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사회안전망은 필요하죠,

 

하지만 다음 대책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저신용 청년들을 대상으로 이자를 깎아주거나 빚을 갚는 기간을 일정 기간 유예해주는 '청년특례 채무조정 제도'가 새로 만들어진다고 하는데요. 저신용 청년의 소득·재산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채무 이자율을 30~50% 감면해준다는 것입니다. 3년간의 원금 상환유예 기간에도 저신용 청년에겐 3.25%의 낮은 이자율을 적용합니다. 프로그램 신청비도 받지 않습니다.

 

정부는 이번 특례로 약 48000명의 청년들에 대한 연간 이자 부담이 1인당 141~263만원 줄어들 걸로 내다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기존에도 비슷한 제도가 있었습니다. 기존 신속채무조정은 정상적으로 채무를 갚고 있지만 조만간 이자가 연체될 걸로 예상되거나, 채무 상환이 연체된 지 30일 이하에 해당하는 채무자를 구제하는 제도죠.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채무자에게는 이자율이 최대 15%로 제한됩니다. 최대 3년인 원금 상환유예 기간의 이자율도 15%를 넘지 않습니다. 대신 프로그램 이용료로, 신청비 5만원을 납부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 정부가 1년 한도로 운영하겠다고 밝힌 신속채무조정 특례에선 혜택이 더 늘어납니다. 34세 이하,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의 '저신용 청년'이 그 대상자인데,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채무 이자율이 30~50% 가량 감면됩니다.

 

예를들어 채무 이자가 10%로 결정된다면, 여기서 3~5%포인트가 내려간 5~7%가 실제 납부 이자율이 됩니다. 뿐만 아니라 원금 상환유예 기간 이자율도 3.25%가 적용되고 별도의 프로그램 신청비도 받지 않습니다. 빚을 많이 낸 저신용 청년들에게는 소위 말해 개꿀이겠죠. 너무나 반가울 듯합니다. 역시 대선 투표 잘했다면서요.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시선은 그렇지 못할 것 같군요. 청년특례 채무조정 제도의 혜택을 소위 영끌, 빚투했다가 손해를 본 젊은층도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크거든요. 이 때문에 재작년과 작년 가상화폐와 주식 가격 급등으로 꿀 빨다가 손해를 보기 시작하니 정부에서 빚을 탕감해준다는 것은 윤석열 정부가 강조했던 공정에 어긋난다는 불만이 터져나고 있습니다. 자신이 한 투자는 손실까지 스스로 책임진다는 '투자자의 자기책임 원칙'에 어긋난다며 반발하는 목소리가 오히려 청년 사이에서 높아지고 있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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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한 커뮤니티에는

 

문재인 정부 때 서민 지원에 대해 재정 파탄내 베네수엘라 꼴 난다고 난리를 피웠던 사람들이 국민의 세금으로 영끌 족을 구제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등록금으로 가상화폐를 사라는 친구들의 꼬드김에 넘어가지 않은 나 같은 사람을 한 순간에 바보로 만든다” “이미 문재인 정부 시절 코인 투자가 위험하다고 여러 차례 경고했는데도 일부 투자자들은 스스로의 선택으로 빚까지 내 투자를 했다. 그걸 왜 우리의 세금으로 지원해야 하냐

 

지금 정부가 도와줘야 할 이들은 '빚투족(빚을 내 투자한 투자자들)'이 아니라 창업을 했다가 코로나19 사태로 삶의 기반이 무너진 청년들이라는 댓글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럴 거면 국가공기업 강원랜드에서 전 재산 탕진한 사람도 구제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빚내서 주식, 코인하는 거랑 다를 것도 없는데이라는 하소연도 있고요.

 

다른 세대들의 반발도 거샙니다.

 

“2030 지원만 하지 말고 4050 지원도 해라. 세금은 죽어라 내고 혜택은 하나도 없는 더럽게 억울한 세대.” “60대는 이자 감면 안 해주나. 우리도 힘들다.”

 

이번 조치로 세대갈등이 더 불거질 우려도 높아지고 있죠.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리셋 증후군이 우리사회에 코로나처럼 확산될 조짐이 있다는 것입니다. 가상화폐나 주식, 부동산에 투기해 가격이 급등해 돈을 벌면 투자자가 혜택을 누리고, 가격이 폭락해 돈을 잃으면 정부가 그들을 구제해줄 것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생길 수 있다는 거죠. 이게 리셋 증후군처럼 투기하다 돈을 잃어도 리셋버튼만 누르면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잘못된 신념에 빠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리셋 증후군이 확산되면 어떻게 될까요? 너도나도 빚투, 영끌에 나서지 않을까요? 손해를 보더라도 깡통을 차더라도 정부가 리셋 시켜줄 것이라 믿으면서요. 이러면 누가 열심히 일하려고 하겠습니까? 대충 살아도 나라에서 다 리셋 시켜 줄텐데···.

 

물론 이런 지적에 대해 경불진에서 강조하는 기본소득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절대 다른 개념이죠. 기본소득은 그야말로 인간다운 생활을 위한 기본을 보장해주는 것입니다. 풍족한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생계비만 줍니다. 따라서 기본소득을 실험했던 대부분의 연구에서 기본소득을 받았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본소득으로 놀고 먹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거나 자기계발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더 높이는 노동자가 대부분이었죠. 특히 초과 노동, 위험한 노동환경 등을 거부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고요. 덕분에 스트레스는 낮아지고 건강해졌습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하는 청년특례 채무조정 제도는 자칫 리셋 증후군을 부추겨 일하는 것보다(물론 가상화폐나 주식에 투자하는 것도 일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요) 투기에 내몰 가능성이 큽니다. 실패해도 다시 리셋해주니 한방에 인생 역전해볼까하며 더 큰 투기에 나설 수도 있습니다. 우리 사회를 위해, 자기 자신을 위해 일하는 것보다 영화 속,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조기은퇴를 노리며 모든 판돈을 거는 올인이 늘어날지도 모릅니다.

 

이런 상황인데도 윤석열 대통령은 금융 리스크는 비금융 이런 실물분야보다 확산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청년들의 재정 여건이) 완전히 부실화돼 정부가 뒷수습을 하기 보다 선제적으로 적기 조치하는게 국가 전체의 후생과 자산을 지키는데 긴요한 일이라며 자신을 뽑아준 영끌족에 대한 애정을 접지 않았습니다.

 

또 김주현 금융위원장 역시 청년층에게 재기의 기회를 빨리 마련해 주지 않으면 우리 사회가 나중에 부담해야 될 비용은 훨씬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국가 전체의 후생과 자산을 지키고 청년층에게 제대로 된 재기의 기회를 진짜 주려면 빚탕감 선별과정에서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할 방안부터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요? 성실하게 일하다 사업하다 어쩔 수 없이 빚을 진 청년층만 선발해 구제해준다는 기준부터 발표해야 하지 않을까요? 단순히 젊다는 이유로 과도한 혜택을 주는 것은 역차별일뿐 만아니라 우리사회를 리셋증후군으로 병들게 만들지도 모릅니다.

 

주식이나 가상화폐, 부동산 등에 무리하게 투자했는지 전세계 최고라는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에서는 충분히 검증할 수 있을 듯한데 왜 이걸하지 않으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말이 나왔으니 리셋 증후군극복법도 알아보겠습니다. 아마 애청자 여러분도 증후군까지는 아니겠지만 회사에서나 가정에서 다시 시작해보고 싶다는 충동은 한번쯤 느꼈을텐데요. 다시 한다면 모든 게 잘 풀릴 것 같아 괴롭기도 하고요.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현존하는 최고 재즈 피아니스트 중 허비 행콕이라고 있죠. 국내에도 팬이 많다고 하는데요. 허비가 젊은 시절, 한 즉흥 연주 세션에서 이런 일을 겪었다고 합니다. 연주 도중 뭐에 홀렸는지 엉뚱한 코드를 눌렀다는 거죠. 연주를 망치기 딱 좋은 코드였다고 합니다. 연주자들도 틀렸다는 것을 바로 알고 어찌해야 하나 당황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 때 같이 연주를 하던 마일스 데이비스가 마법을 부렸다고 합니다. 허비가 쳤던 틀린코드를 순식간에 음악의 한 부분으로 만들어버리는 연주를 한 것이죠. 무사히 연주는 끝냈고 관객들은 오히려 더 놀라운 연주를 들었다면 큰 박수를 보냈다는 군요.

 

허비 행콕: 무한한 가능성

훗날 허비 행콕은 그날을 어떻게 회상했을까요?

 

어떤 일을 재앙이나 실수가 아니라 자신이 책임을 다해 개선해야 할 현실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습니다.”

 

처음처럼글씨체로 유명하신 고 신영복 선생님도 이런 이야기를 남겼다고 합니다.

 

글씨를 쓸 때 모든 획과 모든 글자를 완벽하게 쓰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한 획의 과오를 다음 획으로 보완하고, 한글자의 부족함을 다음 글자로 채워야 하죠. 그렇게 부족한 여럿이 모여 아름다운 하나의 글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붓글씨의 미덕입니다.”

 

리셋의 유혹을 느낄 때마다 두 사례를 떠올려보면 어떨까요? 누구나 실수를 하고 실패를 하는데 이로부터 얻을 것은 없는지, 더 개선할 수는 없는지. 리셋을 누르기는 쉽지만 그동안 쌓아놓은 것이 한순간에 사라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가다가 멈추면 아니 감만 못하다는 속담대신 가다가 멈추면 간만큼 이득이라는 이야기도 있잖아요. 젊은 층에게 리셋이라는 쉬운 포기보다는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공정한 기회를 만들어주는 제대로된 현명한 대책이 나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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