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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그거아니? 인도의 후추가 포르투갈에 도착하면 몇배?

경불진 이피디 2021. 11. 3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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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추

Q: 중국이 요소 수출을 막으면서 국내에서 9000원에 팔리던 요소수 가격이 한때 9만원까지 뛰었다고 하죠. 일부 상인들이 무려 10배나 폭리를 취한 것인데요. 이같은 폭리가 전례없던 일인가요?

 

A. 최근 온 나라가 요소수 때문에 들썩이고 있죠. 지난주에도 살펴봤지만 이번 요소수 대란은 미국과 중국, 호주의 삼각관계에서 출발했습니다. 이를 틈타 일부 나쁜 상인들이 매점매석을 하면서 가격을 끌어올렸고요. 10배가 넘는 폭리를 취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다행히 호주나 베트남 등은 물론 중국에서도 요소와 요소수가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요소수 대란은 지난 방송에서 예측했듯이 다행히도 잠잠해질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무역에서 10배가 폭리일까요? 얼마전 KBS 역사저널 그날에서 대항해시대, 정확히는 신항로 개척을 다뤘는데요. 유럽의 변방국인 포르투갈의 이야기입니다. 스페인의 콜롬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는 동안 포르투갈을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 인도로 향했습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금이나 은이 아닌 후추. 고기의 맛을 살리는 향신료인 후추 때문이었죠. 이 이야기는 세계사 시간에 다들 배웠을 것입니다. 대항해시대는 향신료 때문이었다고요. 당시 대항해시대는 그야말로 목숨을 건 모험이었습니다. 해적이나 풍토병, 괴혈병에 숨지는 일이 다반사였기 때문에 선원들의 사망률이 15~20%에 이를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런 위험을 뚫고 바닷길에 나서게 한 후추. 얼마나 귀했을까요?

 

당시 유럽인으로는 인도의 캘리컷에 처음 도착했던 포르투갈의 바스쿠 다가마는 캘리컷 왕에게 포르투갈 왕의 선물을 전했지만 망신만 당했습니다. 뭐 이런 허접한 것을 가져왔냐는 거죠. 면화와 실크를 입던 인도왕에게 두껍고 볼품없는 모직옷을 선물했으니 무시당할 만 하죠. 무역을 트려고 갔던 다가마 일행은 할 수 없이 배에 있는 물건을 내다팔아 아주 소량의 후추와 보석을 사왔다고 합니다. 완전히 망한 원정이었죠. 그런데 반전이 일어납니다. 포르투갈에 도착해보니 아주 소량의 후추와 보석이 원정비용의 60배의 값어치를 했다는 거죠. 엄청난 대박을 터뜨린 것입니다.

 

어떻게 이게 가능했을까요? 당시 인도에서는 후추 1kg의 가격이 금화 3두카토, 이게 이집트로 가면 68두카토, 베네치아로 가면 150두카토, 포르투갈로 가면 450두카토에 팔렸다는 군요. 1두카토가 약 25만원 정도니까 후추 1kg이면 인도에서 75만원이면 살 수 있지만 포르투갈로 오면 1억원이 훨씬 넘게 된 것이죠. 무려 150배 장사. 후추 이외에도 육두구, 정향 등도 동양에서 구해만 오면 100배가 넘게 가격이 뛰었다고 하는군요.

 

이렇게 엄청난 이윤을 남길 수 있으니 목숨을 걸고 바다에 뛰어든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의 요소수는 목숨을 걸지도 않았는데 10배 장사하는 것은 너무하지 않나요. 10배 장사한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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