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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문]요소수 사태 해결책 ‘연어’에게 배워라?!!

경불진 이피디 2021. 11. 1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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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MBC

어제는 최근 불거진 요소수 대란에 대해 살펴봤는데요.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차선책으로 쓰기 시작한 요소수가 물류는 물론 농사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죠. 특히 미국·중국·호주 간의 막장 드라마가 이번 대란의 뒷 배경이라니 화나기도 하고요. 남들의 격렬한 애정 싸움 때문에 이웃 주민이 크게 다친 꼴 아닙니까.

 

그러면 이런 난리가 도대체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한국이 나서서 화해시킬 수는 없는 것일까요?

 

일단 정부에서는 서둘러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다음 주 베트남 200톤을 비롯해 동남아시아와 유럽 등 10여 개 나라에서 요소 만 톤을 들여올 계획입니다. 이와 별도로 외교부는 중국과의 고위급 채널을 통해 묶여있는 요소 18000톤을 조속히 들여오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이와 함께 러시아 등에서 수입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해외 공관, KOTRA 무역관, 수입협회 등을 통해 다양한 공급처를 찾고 공급 가능한 해외업체가 있으면 긴급수의계약도 맺을 계획입니다. 국방부가 갖고 있는 요소수 물량 중 최대 20만 리터 정도를 시중에 푸는 방안도 협의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은 좀 더 지켜봐야겠죠.

 

또 한가지 제기되는 방안이 산업용 요소를 차량용으로 전환해 사용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산업용을 써도 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요소수는 인화성이나 독성이 없는 무색, 무취의 수용성 액체입니다. 따라서 잘 정제되고 품질이 좋은 요소수, ISO 22241 국제 표준규격에 맞는 정품 요소수를 써야 차량에 무리기 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산업용이 이에 해당할지는 의문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정부도 산업용 사용에는 신중한 입장입니다. 실제 자동차에 주입해 오염물질 배출 농도 테스트와 차량 결함 여부 등을 마치면 활용한다는 것이죠. 이에 길게는 2주 이상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는군요.

 

그럼 우리나라에서는 요소를 만들지 못하나요? 국내 요소수 시장 1위 기업은 롯데정밀화학입니다. 그 다음이 KG케미칼이죠. 이 두 업체가 국내 요소수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두 업체는 안타깝게도 요소를 직접 생산하진 않습니다. 외국에서 원료인 요소를 수입해서 물을 추가해 국내에 공급하는 유통업체에 불과합니다. 그럼 요소를 만들기 힘들어서 직접 만들지 않을까요? 그렇진 않다고 합니다. 실제로 2011년 이전 만해도 요소를 직접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롯데정밀화학과 KG케미칼은 왜 지금은 요소를 직접 생산하지 않을까요? 이는 아프리카 모기장과 비슷합니다. 이게 뭔 상관일까요?

 

말라리아 등 모기로 인한 피해가 가장 많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모기장은 필수죠. 낮에는 너무 더워 활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밤에 잘 때만 모기장을 펴도 말라리아 등을 상당히 막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많은 나라들이 아프리카에 모기장을 보내자는 캠페인을 했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죠. 아프리카를 돕겠다는 고운 마음에서 시작한 것이죠. 그런데 불똥이 이상한 곳으로 튀었습니다. 전 세계에서 공짜 모기장이 밀려들어오자 아프리카 사람들은 기존 시장에서 판매되던 모기장이 눈길도 주지 않았습니다. 공짜로 받을 수 있는데 왜 돈을 주고 사겠습니까? 이러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아프리카에 있던 모기장 생산업체이 줄 도산하고 맙니다. 시장에 아무리 싼 값에 내놔도 팔리지 않게 된 것이죠. 그래서 이제는 아프리카에서 모기장을 생산하는 업체가 전무하다시피 하다는 군요.

 

이런 일은 아프리카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비교우위론이란 용어를 다들 아실 것입니다. 고등학교 경제 교과서에도 나오는 이야기죠. 18세기 영국의 중상주의 경제학자 데이비드 리카도가 주창한 이론인데요. 한 국가에서 모든 상품을 생산하기보다는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품을 상호 교역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이론입니다. 분업을 국가적인 규모로 확대해 각 나라가 비교우위에 있는 것을 생산하고 비교열위에 있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 사오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죠. 이는 신자유주의 물결을 타고 글로벌이란 용어로도 치장돼 전 세계에 확산됩니다. 전 세계 무역규모도 갈수록 늘어만 갔죠.

 

그래서 비교우위가 국가 간의 빈인빈 부익부를 부추긴다는 점입니다. 예를들어 한국과 같은 선진국들은 반도체나 조선, 자동차, IT 등 상대적으로 이윤도 높은 최첨단 산업에 비교우위가 있습니다. 반면 동남아나 아프리카 등은 농산물이나 광물 등 상대적으로 이윤이 박한 1차 산업에 비교우위가 있죠. 그럼 리카도의 가르침대로 비교우위에 따라 무역을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한번 선진국은 영원한 선진국, 한번 개발도상국은 영원한 개발도상국에 머무를 수 밖에 없습니다. 선진국 입장에서 비교우위가 축복처럼 여겨지겠지만 개발도상국은 나쁘게 이야기하면 착취를 당하는 셈이죠. 따라서 이를 거부하는 개발도상국이 등장하면 미국 등 선진국들은 자유무역을 거부한다며 압박을 넣었습니다. “감히 리카도를 무시하냐, 비교우위론을 따르는 게 누이 좋고 매부좋 좋은 것은 왜 싫다고 하냐면서 말이죠.

 

이렇게 비교우위론을 앞세워 자유무역을 확대하면서 단물을 빨아온 미국 등의 선진국들이 최근 들어 난리가 났습니다. 미국 대형마트에서 휴지가 사라졌다는 황당한 뉴스를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유럽 등에서 생필품 대란이 났다는 뉴스도 아실테고요. 세계의 모든 물건이 모이는 소비왕국 미국, 그리고 미국 못지않는 풍요로움을 자랑하던 유럽에서 생필품이 없다니 너무나 황당하지 않나요. 이유는 다들 아실 것입니다. 바로 비교우위론에 따라 자국에서 생산할 필요가 없이 외국, 특히 중국에서 사오는 것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죠. 물론 자국 생산이 전혀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수요에 한참 못미치고요. 그런데 코로나 발생이후 국제 공급망이 막힌데다 사재기 열풍까지 몰아닥치면서 돈이 있어도 사지 못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처음에는 생필품만 문제가 생기는 줄 알았습니다. 이 문제야 시간이 지나면 풀리겠지라고 생각들 했죠. 그런데 올해 들어서는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도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잖아요. 반도체는 비교우위에 따라 우리나라와 대만이 주로 전 세계에 공급하는데 수요가 폭증하며 자동차와 아이폰 등 첨단 제품들의 생산이 막혀버렸죠.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앞으론 이런 일들이 줄줄이 예정될지도 모른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습니다.

 

독일 매체 디벨트는 최근 글로벌 산업계에 자동차용 반도체에 이어 알루미늄 소재인 마그네슘 공급난도 본격화됐다이 때문에 자동차 강판용 알루미늄 생산이 급감해 차량 제조사들에 비상이 걸렸다고 전했습니다. 보다 못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유럽연합(EU) 정상들은 지난달 말부터 이 문제를 풀고자 중국과 협상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중국이 세계 마그네슘 생산의 87%를 차지하는 사실상의 독점 공급국이기 때문입니다. 희토류, 산화텅스텐, 네오디뮴 영구자석 등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이건 최근 우리나라 요소수 대란과 비슷해 보이죠. 실제로 요소수 부족 때문에 난리 난 곳이 대한민국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유럽도 비슷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막힌데다 자체 생산 공장들은 석탄 비용 상승으로 채산성이 낮아지면서 가동을 중단했다는 군요. 이런 난리는 전 세계로 퍼져나갈 가능성도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나오는 경제학적 해법이 리쇼어링입니다. 기업이 해외로 진출했다가 다시 본국으로 돌아오는 것을 말합니다. 고비용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건비가 비교적 저렴한 국가로 생산시설을 옮기는 오프쇼어링의 반대말입니다. 여기서 shore는 해안가라는 뜻입니다. 즉 오프 쇼어링할 때 대부분 개도국의 해안가에 공장이 들어섰기 때문에 이런 용어가 생겼습니다.

 

실제로 선진국들은 이미 리쇼어링을 국가정책으로 내밀고 있습니다. 비교우위에 따라 저렴한 물건을 사기만 하면 제조업이 붕괴되고 일자리도 사라진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죠. 비교우위로 개도국에서 단물 빨아먹다가 자신들의 몸도 축난다는 것을 알아챈 것입니다. 그래서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미국은 제조업 부흥을 내걸었습니다. 리쇼어링 정책을 추진했고 실제로 미국 기업들의 국내 복귀를 지원하는 단체인 리쇼어링 이니셔티브도 만들었죠. 그래서 201095개에서 2013432, 2017624개 등의 기업이 실제 미국으로 리쇼어링 했다고 합니다. 특히 올해는 미국의 리쇼어링 기업이 1334개에 이를 전망이라는 군요. 이로 인한 일자리 창출 효과가 138110개에 달할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20138해외진출 기업의 국내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이른바 유턴법을 제정했습니다. 이에따라 201420개 기업이 국내에 복귀했고 2015년엔 3, 201612, 20174, 20189, 201916, 202024개 기업 등이 돌아왔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선 2018유턴기업 종합지원대책을 마련해 국내복귀 인정범위와 인센티브 조건을 대폭 완화했죠. 특히 일본의 무역도발이 후 소재·부품·장비 관련 핵심전략기술이나 국가핵심기술로 확인받는 기술을 활용한 공급망 핵심품목은 해외사업장 축소 요건을 아예 면제하는 등 파격적인 조치도 이뤄졌습니다. 또 지난해 5월에는 문 대통령이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개척하기 위한 선도형 경제 전환의 핵심전략으로 리쇼어링을 꼽으면서 한국기업의 유턴은 물론 해외 첨단산업과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과감한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죠.

 

리쇼어링 뿐만 아니죠. 비교우위론에 따라 외국에서 빌려쓰는 것이 더 나았던 기술들도 직접 개발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무역도발을 하자 대일무역 의존도가 90%에 달하던 포토레지스트를 국산화해 반격하지 않았습니까. 이러자 오히려 일본 기업들이 엄청난 손해를 봤죠.

 

이번 요소수 사태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잠시 동안은 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한두달만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등 우리는 좋은 해법을 찾지 않을까요?

 

이런 긍정적인 기대가 가능한 이유가 또 있습니다. 요소수 대란의 주요원인 중의 하나가 바로 매점매석입니다. 언론들이 요소수 대란 이야기를 쏟아지자 마자 시중에 있던 요소수 재고가 사라졌다고 합니다. ‘남의 고통은 나의 행복이라고 여기는 사이코패스들이 가격이 폭등할 것을 예상하고 물건을 쟁여놓은 거죠.

 

그런데 과연 이런 놈들의 뜻대로 될까요?

 

코로나 초창기 마스크 대란 때 보지 않았습니까. 마스크 부족이 예상된다는 언론들의 보도가 나오자 마자 마트와 약국에 흔하게 볼 수 있었던 마스크가 한순간에 사라지기 시작했죠. 사람들은 마스크를 사기 위해 사방팔방 돌아다니는 혼란을 겪었습니다. 이번 요소수 사태처럼 말이죠. 당시 국내에서 마스크를 생산하는 물량이 크게 부족하지 않는데도 매점매석이 횡행하면서 난리가 났었죠. 실제로 지난해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유행 후 매점매석으로 적발된 보건용 마스크는 28331000, 수술용 마스크가 1517000개 등 무려 29848000개에 달한다고 했고요. 이런 일들이 언론을 통해 증폭되자 두려움에 느낀 일반인들도 마스크를 쟁여놓기 시작하면서 마스크 품귀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500원 내외면 살수 있던 마스크가 5000원까지 치솟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었죠.

 

요소수 사태도 비슷하다는 느낌입니다. 정부도 차량용 요소수 매점매석행위 금지조치를 취했습니다. 관련 부처는 합동 단속반을 가동해 요소수 매점매석 행위에 엄정 대응할 방침입니다. 일부의 탐욕 때문에 온국민이 고통받는 이런 일이 언제까지 반복돼야 할까요? 모든 물건에 매점매석을 못하게 만드는 법은 왜 못만드나요?

 

이런 미꾸라지 같은 놈들 때문에 화가 머리 끝까지 나지만 그래도 아직 대한민국이 살만하다는 뉴스도 있습니다. 마스크 대란 때도 전국 곳곳에서 마스크 기부천사가 나타나 우리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어줬죠.

 

요소수 대란으로 상처받은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또다시 기부천사들이 보듬어 주고 있습니다.

 

출처 MBN

인천 송도소방서에는 지난 5일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남성이 10짜리 요소수 3통을 쿨하게 놓고 사라졌다는 훈훈한 소식이 들려왔죠.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자칫 소방 차량이 신속히 출동하지 못하는 상황을 걱정해 요소수를 기부한 것으로 보입니다.

 

전북 전주덕진소방서에도 승용차를 타나난 한 여성이 소방차가 출동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될 것 아니냐공익을 위해 써달라는 말과 함께 10리터짜리 요소수 3통을 내려놓고 소방서를 떠났다는 군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인천시 서구 S-OIL 가좌 IC주유소 등 많은 주요소들이 소방차, 119구급차 요소수 급하면 그냥 오세요,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입니다라는 현수막을 써붙이고 있습니다. 사재기하거나 되팔아 이득을 챙기려는 사람들 탓에 더욱 부족 사태를 키우고 현실이 안타깝다며 좋은 일에 쓰일 수 있도록 무료 나눔을 하기로 했다는 것이죠.

 

이런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국민들이 다른 나라에도 있을까요? 국가가 위기에 빠지고 국민들이 고통을 받으면 언론들이 곧 망할 것 같이 난리를 치지만 어디선가 천사같은 국민들이 나타나 묵묵히 이를 해결하잖아요. IMF 때 금모으기 운동, 삼성중공업 기름유출 사고 때 120만 명을 훌쩍 넘긴 자원봉사, 박근혜 국정농단 때 1000만이 넘은 촛불시민.

 

전 세계가 놀라죠. 한국처럼 국가 위기 상황에서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힘을 보태는 사례를 보기 힘들다면서요. 한국인들의 이런 모습은 기적이라면서요.

 

너무 긍정적인지 모르겠지만 이번 요소수 사태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조그만 지나면 언제 그랬냐고 할지 모릅니다.

 

다만 안타까운 점도 있죠. 왜 항상 국민들도 이렇게 자신의 시간과 돈과 노력을 자발적으로 희생해야 할까요? 국가가 해주는 것이 정상 아닌가요. 리쇼어링도 박차를 가하고 매점매점도 사전에 하지 못하게 방지하는 법을 만들었다면, 그리고 언론들이 사태를 지나치게 과장하지 못하게 사실만 전하게 했다면 요소수 대란이 소란으로 넘어갔을지도 모르는 데 말이죠. 대한민국의 정치가 세계 최고인 국민들의 수준에 한참 못미치는 것 같습니다.

 

다시는 요소수 사태 같은 일이 또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정치인들 각성하시고 우리국민들도 다음 대선에 투표를 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리:

1. 요소수 사태의 주요원인 중 하나는 비교우위론의 허구다.

2. 리쇼어링을 적극 추진하고 매점매석을 막아야 한다.

3. 기부천사에 기대지만 말고 정치와 시스템부터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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