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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문]‘요소수 대란’의 숨겨진 원인은 ‘막장드라마’다?! 본문

꼬꼬문(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제질문)

[꼬꼬문]‘요소수 대란’의 숨겨진 원인은 ‘막장드라마’다?!

경불진 이피디 2021. 11. 16.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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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언론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용어중의 하나가 바로 요소수입니다. 프로야구 중계를 볼 때마다 요소수는 유록스. 1등은 유록스, 내 차니까 유록스로~’란 광고가 하도 나와서 용어가 익숙하긴 합니다. 하지만 거의 모든 뉴스에서 요소수를 언급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꼬꼬문은 요소수에 관한 질문들을 하나하나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중간에 막장 드라마도 나오니 관심있게 들어주세요.

 

요소수 부족에 멈추는 화물차···“유조차 발 묶이면 휘발유차도 올스톱’”(서울경제)

요소수 부족에 민간 구급차도 위기환자 이송 대란 우려”(KBS)

요소수 품귀에 시멘트·레미콘 비상건설현장도 우려”(한국경제TV)

 

요소수 대란으로 우리 경제가 멈출 수도 있다고 거의 모든 언론들이 난리를 치고 있습니다. 요소수 품귀를 틈타 사기행각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뉴스도 쏟아지고 있고요. 더 나아가 이런 뉴스도 있네요.

 

디젤차 안 살래요요소수 대란에 구매취소 문의도 10배 급증(한국일보)

 

더 나아가 YTN정관수술 원해요···요소수 대란에 판치는 불법개조란 뉴스도 내보냈습니다. 도대체 정관수술은 뭘 이야기하는 것일까요?

 

화물차 기사들이 회원으로 가입된 온라인 카페에서 나온 이야기인데요. ‘정관수술은 요소수 없이도 화물차를 운행할 수 있도록 하는 불법 개조를 일컫는 은어입니다. 불법 개조를 하면, 요소수가 부족해도 시동을 걸 수 있고 출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질소산화물·일산화탄소 등 대기오염물질은 여과 없이 배출된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적발되면 1년 이하 징역이나 천만 원 이하 벌금형을 받습니다. 하지만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은 요소수 가격 때문에 유혹을 느끼는 기사들이 늘고 있다는 군요. 정말로 웃픈 현실입니다.

 

그런데 도대체 요소수가 뭐길래 이런 난리가 나는 것일까요?

 

일단 자동차 하면, 최근에는 환경에 대한 이슈가 가장 크다는 건 다들 알고 계실 것입니다. 특히 7~8년 전에 폭스바겐 사태, 배출가스 조작건 등 여러 가지가 있었죠. 이처럼 디젤 차량의 경우 인체에 해롭고 1급 발암물질로 구분된 질소산화물을 상당히 많이 내뿜습니다. 과거 이명박 때 클린 디젤이라고 하더니 완전 거짓말이었죠.

 

그래서 전세계가 디젤차 질소산화물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1992년 유로1부터 배출가스 기준을 점차 강화해서 유로6단계의 강력한 규제를 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2015년부터 유로6’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후 출고된 디젤차는 승용과 화물용 모두 질소 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바꿔주는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를 반드시 부착해야 하죠.

 

이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가 디젤차가 달리는 도중 요소수를 중간중간 분사해주면 요소수가 증발하면서 암모니아 기체로 바뀌고 촉매제로 작용하면서 질소산화물이 물과 질소로 분해되는 거죠. 이 과정을 통해 매연이 획기적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따라서 요소수가 부족하게 되면, 배출가스에서 질소산화물이 과다 배출되게 되고요. 이를 막기 위해 유로6부터는 요수소가 부족하면 아예 차량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락을 걸어놓은 거죠.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차선책입니다.

 

따라서 주행 중 요소수가 떨어진다고 해서 곧바로 시동이 꺼지지는 않습니다. 주행은 가능하다는 것이죠. 그러나 그 상태에서 시동을 끄고 나면 다시 시동을 걸 수는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일반적으로 승용차는 보통 주행거리가 15000km에서 2km 사이일 때 요소수를 보충해야 합니다. 그러나 배기량이 큰 화물차의 경우 300~400km마다 요소수를 보충해줘야 하죠. 이 때문에 요소수 품귀 문제가 불거지자 화물차가 멈춰 설 수 있다는 전망부터 나온 것입니다. 현재 국내에서 운행되는 디젤 화물차 330만대 중 60%200만대 가량에 SCR이 장착돼 요소수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그럼 요소수 대신 물이나 다른 차량용 물질 등을 넣으면 어떻게 될까요?

 

일부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요소수 대신 물을 넣거나 요소수에 물을 섞어 희석해 넣어도 주행이 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요소수 대신 물을 넣어도 단거리 주행은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배출가스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차량의 출력 저하 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죠. 자칫 차량을 수리하느라 더 큰 비용을 쓸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럼 요소수 대란은 왜 발생했을까요? 원인을 정확히 알아야 해결책도 찾아볼 수 있겠죠.

 

우리나라는 요소, 암모니아를 전량 수입하고 있습니다. 최대 요소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중국은 매년 약 500만 톤의 요소를 세계시장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공급한 요소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는 인도이고 그 다음이 우리나라라는 군요. 실제로 올해 19월까지 중국에서 들여온 요소가 무려 564000톤이나 된다고 합니다. 이는 우리나라가 필요한 요소의 70~80%가량 되는 양이고 하네요.

 

그런데 문제는 중국에서 요소 수출검사 의무화 조치를 내리면서 요소 수입길이 막혔다는 점입니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는 지난달 1129종의 비료 품목에 대한 수출 검역 관리방식을 변경했다는 거죠. 그래서 별도의 검역이나 검사 없이 수출이 가능했던 요소, 칼륨비료, 인산비료 등 총 29종의 비료 품목에 대해 1015일부터 반드시 검역을 거치도록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중국이 왜 갑자기 이런 조치를 취했을까요? 여기에는 막장 드라마와 비슷한 삼각 러브스토리가 있습니다. 도대체 삼각러브스토리는 뭔 이야기일까요?

 

이번 요소 대란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의 전력난을 꼽을 수 있습니다. 중국이 지난 9월부터 일부도시에서 가로등은 물론 신호등도 꺼지는 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는 다들 아실 것입니다.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이 전력난으로 공장이 멈췄다는 소식도 들리고요. 심각한 전력난에 중국은 러시아, 미얀마 뿐 아니라 북한으로부터도 전력 수입을 긴급히 늘리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게까지 손 벌렸다니 정말 급하기 급한가봅니다.

 

그런데 이런 전력난이 생긴 원인이 뭘까요?

 

바로 미국과의 갈등 때문이죠. 중국의 부상을 달가워하지 않는 미국은 최근 공을 들이는 나라가 있습니다. 중국과 한참 가까워지고 있던 호주. 호주는 1990년대부터 대규모 유학생을 보내주고 엄청난 경제 투자를 해주는 중국의 러브콜에 많이 넘어갔었거든요. 중국과의 관계가 한동안 매우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를 못마땅하게 본 미국이 호주에게 정신차리라고 강요합니다. ‘김중배에 다이아몬드에 넘어갔다가는 인생 망칠 수 있다고 말이죠. 그러면서 미국도 뭔가를 내밀죠. 바로 핵잠수함.

 

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의 침략을 받았던 호주는 해군력 강화가 숙원사업이었습니다. 그래서 각종 함정을 사모아왔는데요. 그중에 가장 탐냈던 것이 핵잠수함 기술이었죠. 이것만 있다면 대륙이지만 섬과 비슷한 호주를 침공할 나라가 거의 없을테니까요. 도대체 핵잠수함이 얼마나 뛰어길래 호주가 군침을 흘리까요? 간단히 설명하면 디젤 잠수함이 완행열차라면 핵잠수함은 KTX급입니다.

 

이를 증명해주는 사례가 있습니다. 1982년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 해전 기억나시죠. 당시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는 공격 핵 추진 잠수함 5척과 디젤 잠수함 1척을 포틀랜드로 급파했습니다. 이 때 핵 추진 잠수함은 10일 만에 도착해 아르헨티나 순양함을 격침시켰습니다. 그래서 영국의 승리에 크게 기여했죠. 그러면 같이 출발했던 디젤 잠수함은 어떻게 됐을까요?

그로부터 5주 후에야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해 보니 핵 추진 잠수함이 아르헨티나 해군을 무력화 시킨 후였습니다. 거북이와 토끼의 차이보다 심하다는 것이죠. 이에 화가 난 대처 수상이 디젤 잠수함을 모두 퇴역시켰고 다른 나라들도 핵 추진 잠수함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핵추진 잠수함을 가지고 있는 국가는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인도 등 6개국에 불과합니다.

 

차이는 속도만이 아닙니다. 디젤 잠수함은 축전지 충전을 위해 하루 2~3회 수면 가까이 올라와 자주 노출되죠. 반면 핵 잠수함은 승조원의 체력이 문제없고 식량만 충분하다면 수중에서 노출되지 않고 무제한 작전이 가능합니다. 한마디로 게임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들 핵잠수함, 핵잠수함 하는데요. 참고로 우리나라도 핵잠수함이 없죠. 기술이 없어서? 기술 강국 한국이 그럴리 없죠. 한국은 2000년대 초부터 핵 추진 잠수함 설계 및 건조를 연구해왔으며 지금은 독자 기술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원자로에 들어가는 핵연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없어 핵잠수함을 만들지 않고 있죠. 게다가 한국은 비핵화 정책을 견지해온 원자력 운용 모범국가잖아요.

   

출처 연합뉴스 

아무튼 호주도 핵잠수함을 만들 기술이 없습니다. 그래서 군침만 삼키며 대신 프랑스로부터 디젤 잠수함 도입계약을 했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미국이 이때다라고 생각한 것이죠. 호주에게 중국과 더 이상 친해지지 않으면 원하는 핵잠수함 줄게라고 러브콜을 보냅니다. 이에 호주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 핵잠수함 만들 수 있는 기술도 줄게라고 쐐기를 박아버립니다. 20년 넘게 이어진 호주와 중국과의 관계가 한방에 깨져버리고 말죠.

 

아마도 중국은 비싼 명품 사주며 공들였던 연인에게 배신당한 기분을 느꼈을 것입니다. 이럴 경우 어떻게 되나요? 물론 그래 똥 밟았다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분들도 계시지만 앞 뒤 가리지 않고 복수에 나서는 경우가 많죠. “그동안 내가 사준 거 다 내놔하면서요. 심하게는 폭력사태까지 벌어지고요. 물론 그래서는 안되지만요.

 

중국이 바로 이런 심정이라는 것입니다. 호주의 배신에 이성적으로 대응한 것이 아니라 물불가리지 않고 대응했다는 것이죠. 막장 드라마처럼 말이죠. 그래서 당장 취한 조치가 바로 호주산 석탄 수입입니다. 중국은 그동안 호주산 석탄의 큰 손이었습니다. 매년 5000만톤이 넘는 석탄을 수입했기 때문이죠. 호주산 석탄 수출량의 60%에 달하는 엄청난 양입니다. 그런데 배신감이 이를 끊어버린 것이죠. 지난해 11월 이후 한때 중국이 수입하는 호주산 석탄이 제로까지 떨어졌습니다. 이게 호주에게 아픔이 됐을까요? 호주는 중국의 석탄 수입 금지로 약 550억호주달러(463000억원) 타격을 입었다고 합니다. 호주 경제에 상당한 타격일 수 있죠.

 

남을 때리면 자신도 아프잖아요. 특히 잘못 때리면 때린 사람이 더 아프죠. 바로 중국이 그 꼴을 당했습니다. 중국은 전력생산의 49%를 석탄발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호주산 석탄이 들어오지 않자 석탄 품귀현상이 벌어졌죠. 석탄 가격은 지난 10월 한달 만에 75%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타계하기 위해 중국은 자국 내 석탄 공급을 늘리면서 인도네시아, 몽골 등에서의 수입을 확대하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죠.

 

아예 이참에 중국 당국은 이산화탄소 배출 목표를 맞추기 위해 석탄 등 화석연료 발전을 규제하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하다보니 전력난까지 난 것입니다. 오랜 연인의 배신에 분노를 느끼고 복수를 했는데 오히려 자신의 발등을 찍고 만 것이죠. 막장드라마 못지 않죠.

 

그런데 이런 막장 드라마로 불거진 전력난이란 요소 대란은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요소는 석탄 또는 천연가스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해 생산합니다. 그런데 호주산 석탄 수입이 막히면서 석탄 가격이 급등했고 이는 천연가스 가격도 끌어올렸습니다. 그러자 불똥은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힘든 곳으로 튀었습니다. 바로 비료가격을 급등시킨 것이죠. 왜냐면 화학비료의 주원료가 바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가 석탄 가격을 끌어올리고 이 때문에 요소 생산이 부족해져 비료 가격까지 급등하자 중국 당국이 비료에 대해 수출검사 의무화 조치를 내린 것이죠. 자신들이 쓸 비료가 모자랄 가능성이 있으니 한국 등 다른나라에 안 팔겠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 농가들도 비료 대란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이고요.

 

한마디로 이번 요소 대란의 가장 큰 원인의 뒷배경에는 막장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중국과 호주가 사귀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미국이 호주를 꼬드겼고 이에 분노한 중국이 복수를 했는데 그 피해를 우리나라도 보고 있다는 거죠. 정말 어의 없지 않나요?

 

정리:

1. 요소수는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차선책이다.

2, 요소수 대란 뒷 배경에는 중국·호주·미국의 삼각 막장드라마가 있다.

 

그럼 요소수 대란을 막을 수 있는 해결책은 있을까요? 내일 꼬꼬무 시간에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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