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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셋 서울대 보낸 이적 어머니의 비법은 '행동경제학'이다?! 본문

꼬꼬문(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제질문)

아들 셋 서울대 보낸 이적 어머니의 비법은 '행동경제학'이다?!

경불진 이피디 2021. 11. 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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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 유퀴즈 온 더 블록 ’

최근 아들 셋 모두 서울대에 진학시킨 이적 어머니가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화제입니다. 엄마. 나 공부 잘하면 뭐 해줄 거야?”라는 가수 이적의 질문에 공부 잘하면 네가 좋은 거지 내가 좋니?”라고 답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줬는데요. 공부를 잘하면 그에 합당한 보상을 주는 것이 경제학적으로도 효과가 있지 않을까요?

 

A: “이번 중간고사에서 평균 90점 받으면 사달라는 것 사줄게.”

이번 기말고사에서 100점 받아오면 놀이공원 데리고 갈게.”

 

자녀가 있는 분들이라면 이런 이야기를 입에 달고 사실 것입니다. 그런데 스스로가 학창시절일 때 부모님에게 자주 들었던 말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것이죠.

 

기억을 되살려보면 사고 싶은 것이나 가고 싶은 장소, 먹고 싶은 것이 있을 경우 먼저 부모님에게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시험 잘 볼테니 용돈 주세요라고.

 

그런데 이런 제안했을 때 결과가 어땠을까요. 고백하자면 저는 결과가 대부분 좋지 않았습니다. 부모님이 약속을 해주지 않거나 약속을 지키지 않으셨기 때문이 아닙니다. 제가 약속을 지키지 못했던 탓이죠. 물론 원하는 성적을 받아 갖고 싶었던 것을 샀던 기억도 있지만 극히 드물었던 것 같습니다.

 

공부만 열심히 해서 성적만 올리면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는데 왜 그랬을까요? 목표를 너무 높게 잡았기 때문일까요?

 

결코 그렇지도 않습니다. 선물을 받을 요량으로 목표점수도 제가 열심히만 하면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불가능할 정도의 점수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원하는 결과를 얻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럼 이유가 월까요?

 

지금 생각해보니 부모님과 약속을 했던 처음 며칠 동안은 선물을 받을 생각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좋아하는 야구 중계도 끊고 문제집을 풀며 의지를 다졌죠. 하지만 이런 의지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공부보다는 선물에 매몰되곤 했죠. ‘용돈 받아서 뭘 사야지아니면 뭐 사 먹야지라는 상상의 나래를 피느라 공부는 뒷전이 되기 일쑤였습니다. 마치 로또나 복권을 산 사람들이 당첨 가능성이 도 없는데도 김칫국부터 마시는 것처럼 말이죠. 그러니 시험 성적이 잘 나올 턱이 없죠. 아마 애청자분들도 대부분 저와 비슷한 경험을 여러 번 하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하죠? 분명 정당한 보상이 있는데 왜 우리는 공부를 하지 않았을까요? 조금만 노력하면 충분히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데도 말이죠. 합리적인 인간이라면, 경제학적인 인간이라면 이런 보상을 포기할리 없지 않을까요?

 

이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보여주는 재미난 실험이 있습니다. EBS ‘위대한 수업에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댄 애리얼리 교수는 회사는 돈이 동기부여가 된다고 생각하는데 우리는 정말 돈만 좇는 존재일까?’라는 의문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를 직접 실험해보기 위해 인도를 찾았다는 군요. 왜 인도냐 하실 수 있는데요. 인도는 화폐가치가 작아 적은 연구비로도 행동경제학 연구를 하기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댄 애리얼리 교수는 사람들에게 컴퓨터, , 기억력 등 6가지 게임을 하도록 했습니다. 그 결과에 따라 상금을 준다고도 미리 알려줬고요. 각 게임 결과에 따라 낮은 성적일 때는 한 푼도 못 받지만 중간성적일 때는 그룹에 따라 2, 20, 200루피를 각각 지급했고 높은 성적일 때는 그룹에 따라 4, 40, 400루피를 상금으로 줬습니다. 참고로 400루피는 이 지역 노동자 한 가족의 한 달 생활비에 해당하는 만만치 않은 금액입니다. 따라서 6가지 게임 모두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높은 상금 그룹의 경우 최대 2400루피 6개월치 생활비를 벌 수도 있는 것이죠.

 

이런 게임구조일 때 결과가 어땠을까요?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높은 상금 그룹의 사람들이 가장 많은 상금을 받아가야 정상입니다. 얻을 수 있는 것이 많으니 그만큼 노력과 집중을 할테고 결과도 좋을 것이라는 기대죠. 좋은 성적을 받을 때 받을 수 있는 선물의 가격이 클 때, 연말 성과가 훌륭할 때 지급하는 보너스가 많을 때 더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잖아요.

 

그럼 결과가 기대와 같았을까요? 놀랍게도 상금획득률은 그룹별로 낮은 상금 35%, 중간 상금 35%, 높은 상금 20%였습니다. 높은 상금 그룹이 오히려 성적이 떨어진 것입니다. 너무나 이상하죠.

 

또 다른 사례도 있습니다. 2007년 미국 뉴욕시가 공립학교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7500만 달러를 들여 대규모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대상은 공립학교 2000곳의 교사 2만 명이었죠. 엄청난 규모죠.

 

 

그럼 어떤 실험이었을까요? 학생 출석률과 졸업률 목표를 달성하면 교사 1인당 3000달러의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약속한 것입니다. 특히 허들이 그렇게 높지도 않았습니다. 목표치의 75%만 달성해도 1500달러를 지급하기로 한 것이죠. ‘중간고사 75점 이상 받으면 용돈 줄게처럼 웬만하면 달성할 수 있는 그런 수준이었습니다.

 

실제로 이 실험을 추진했던 최고경영자 출신인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교사들이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학생들을 열심히 지도할 것이라며 대상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처음에는 칭찬이 쏟아졌습니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부시는 물론 교육전문가들이 왜 이제야 도입했냐고 했을 정도 였습니다.

 

워싱턴포스트의 린다 차베스 칼럼리스트도 성과급은 합리적인 제도다. 특히 우수한 실적에 대한 보상을 받아 마땅한 우수 교사 대다수에게 성과급제를 적용하는 것은 합리적이다. 동료들보다 우수한 실적을 거두는 교사 개인에게 직접적인 보수를 주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썼을 정도입니다. 당시 국내에서도 이명박 씨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우리나라에도 이같은 성과급을 대거 도입해야 한다고 했을 정도였죠.

 

그런데 2010년 말 뉴욕시는 슬그머니 인센티브 제도를 폐지했습니다. 전문가, 언론들, 대한민국 대통령이었던 사람까지 극찬을 마다하지 않았는데 이유가 뭘까요?

 

4년간 운영해보니 역효과만 났기 때문입니다. 실험을 설계했던 롤랜드 프라이어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학생들의 성취도가 떨어졌다는 게 유일한 효과였다"고 토로했습니다. 뉴욕은 물론 시카고에서 실시된 실험에서도 결과는 비슷했습니다.

 

두가지 실험모두 이해하기 힘들죠. 게임에 집중하면 최대 6개월치 월급을 벌 수 있는데 왜 성공률이 낮아졌을까요? 열심히 학생들을 가르치기만 하면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데도 왜 학생들의 성적이 떨어졌을까요?

 

이에 대해 댄 애리얼리 교수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의욕이 있다고 항상 성공하지는 않는다. 의욕이 지나쳐도 실패할 수 있다.’

 

많은 보상에 사람들의 의욕이 충만해지면 결과도 좋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기대와는 달리 현실에서는 보상의 증가가 스트레스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중요한 시험일수록 준비는 많이 하지만 그만큼 스트레스가 증가해 성적이 하락하기도 하잖아요. 저도 그런 경험이 많은데요. 일반적인 사람들이라면 이런 경향이 생각보다 강하다고 합니다.

 

세계 최고의 동기 부여 전문가중 한명인 대니얼 핑크도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목표를 달성하면 보너스를 준다는 인센티브가 대체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경고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만약 당신이 이것을 한다면 나는 보상으로서 그것을 주겠다와 같은 만약-그러면(if-then)’방식의 보상 체계를 운영하는데 이는 과거 조립라인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나사를 조이는 것과 같은 단순하고 단기적인 업무에만 적합할 뿐이라는 것이죠.

 

요즘과 같은 창의력이 중요시되는 비즈니스 환경과 사회에서 인센티브는 오히려 해롭다고 지적합니다. 인센티브는 직원들을 일이 아니라 돈에 집중하게 만든다는 것이죠. 앞서 시험 잘 보면 용돈 줄게라는 말에 공부는 잠시 하는 척만 하고 용돈 가지고 뭐살까라는 공상에 빠졌던 사례처럼 말이죠. 그런데도 우리 부모님들과 CEO들은 인센티브 등 돈으로 보상하면 열심히 할 것이란 착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면 세 명의 자녀를 모두 서울대 보낸 이적의 어머니 박혜란 씨는 돈으로 보상하는 것이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셈입니다. 댄 애리얼리 교수나 대니얼 핑크를 만나지 않고도 말이죠.

 

박혜란 씨는 자녀를 독립적인 인격체로 대하고, 자신만의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성인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느 날 갑자기 비가 내려도 우산을 들고 학교로 찾아가는 일도 한번도 없었다는 군요.

 

게다가 엄마. 나 공부 잘하면 뭐 해줄 거야?”라고 물었더니, ”공부 잘하면 네가 좋은 거지 내가 좋지?”라고 답할 정도로 소위 간큰 엄마였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 박혜란 씨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큰 애로부터 막내까지 방임을 했더니 아이들이 우리 엄마 믿었다간 내 인생 안 되겠다싶어서 스스로 알아서 공부했다고 하더라고 설명합니다.

 

정말 이해되지 않는 이야기죠. ‘원래 자녀들이 똑똑했기 때문에 이런 좋은 결과를 얻었지 우리 애들은 이렇게 방임했다가는 큰 일 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우리 애들은 뭘 해주지 않으면 책도 펴지 않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항변할 수도 있을테고요.

 

 

정리:

 

1. 보너스가 크면 클수록 결과가 좋아지기 보다는 스트레스가 증가한다.

2. 의욕이 있다고 항상 성공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내일은 좀더 효과적인 보상을 통해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비법은 없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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