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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가 정말 중요한 이유는?

경불진 이피디 2021. 6. 2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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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메타버스가 뭔가요?”

 

지난 주말 TV를 보던 딸이 물었습니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박나래 씨가 메타버스 이야기가 나오니까 그거 어디 가는 버스야라고 물었는데 다들 웃더라는 겁니다. 그런데 딸도 궁금했다는 것이죠. “도대체 무슨 버스일까? 수소버스처럼 메타로 가는 버스인가?”라는 생각도 했다는 군요.

 

실제로 뉴스를 비롯해서 예능까지 메타버스란 이야기가 엄청나게 회자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업계에서도 메타버스가 화두죠. 이 버스에 올라타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요. 일각에서는 이런 이야기도 합니다. ‘비트코인 열풍에 탑승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최후의 버스다’. 실제로 메타버스 관련 주식이나 스타트업에 투자가 몰리고 있다고 합니다. 주변에도 메타버스에 직접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요. 그런데 메타버스가 도대체 뭐길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일까요?

 

오늘은 메타버스에 대해 탈탈 털어보겠습니다. 메타버스가 도대체 어디로 가는 것인지, 차량이 튼튼한 지를 살펴볼 예정입니다. 혹시 운전기사가 음주운전을 할지도 모르잖아요.

 

◆메타버스는 뭐하는 버스일까?

 

일단 메타버스의 정의부터 살펴보는 것이 순서이겠죠. 메타버스는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입니다. 이게 뭔소리냐고 하실 수 있는데요. 가상세계에 우리가 살 수 있는 또 다른 지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게 더 헛갈린다고 하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어떻게 가상세계에 사람이 사느냐고 할 수 있는데요. 이들을 읽는 거의 모든 분들이 현실세계인 지구에서도 살고 있고 가상세계에도 이미 메타버스에 탑승해 있다는 것이죠.

 

아니 나는 그런 버스에 탄 적이 없는데라고 하실 수 있는데요. 그런 분들 중에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이런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서는 온라인 상에서 일기도 쓰고 모임도 하잖아요. 오프라인을 하나도 않거치고요. 따라서 이것도 또 다른 지구, 메타버스인 셈이죠.

 

나는 SNS 안 쓰는데라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이런 분들도 온라인지도나 내비게이션은 쓰실 것입니다. 이것도 크게 보면 메타버스에 속합니다. 심지어는 배달의민족과 같은 배달앱도 현실세계를 가상세계에 구현한 것이니 메타버스라는 것이죠. VR·AR기기나 온라인게임도 마찬가지고요.

 

정리해보면 전문가들은 메타버스를 크게 4가지로 구분합니다. 증강현실, 거울세계, 가상세계.라이프로깅.

 

출처: JTBC 차이나는 클라스 

 

증강현실은 VR기기나 포켓몬고 같은 증강현실 게임을 의미하고요. 거울세계는 앞서 언급한 배달앱이나 에어비엔비, 구글어스 등 실제세계의 모습과 정보, 구조 등을 복사하듯이 만들어낸 영역을 뜻합니다. 가상세계는 제페토나 로블록스처럼 현실과 유사하거나 혹은 완전히 다른 세계를 디지털 데이터로 구축한 것이고요. 라이프로깅은 SNS나 스마트워치처럼 가상세계에 내 정보를 기록하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의 생활정보가 디지털화된 영역이란 이야기죠.

따라서 현재 새롭게 나오는 기술의 거의 대부분이 메타버스에 속한다고 보면 됩니다. 4차 산업혁명의 끝판 왕이라는 거죠.

 

◆메타버스는 최근에 나온 개념일까?

 

메타버스의 역사는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생각보다 오래된 것이죠. 많은 전문가들은 닐 스티븐슨이 1992년에 쓴 스노크래시라는 사이버펑크 소설에서 메타버스를 처음 언급했다고 설명합니다. 주인공이 아바타란 가상의 신체를 빌려 가상세계인 메타버스로 들어가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영화 매트릭스가 이 소설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또 한 때 유행했던, 우리가 싸이월드의 짝퉁이라고 불렀던 세컨드 라이프라는 서비스. 이 서비스도 가상세계에서 캐릭터를 꾸미고 옷도 사고 하는 것인데 이 서비스의 제작자인 필립 로즈데일은 스노크래시에서 영감을 받아 세컨드라이프를 만들었다고 밝히기도 했죠. 우리가 보기에는 싸이월드를 빼긴 것 같은데요.

 

실제로 싸이월드는 1999년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2000년 대 초반 국민 서비스를 불릴 정도로 인기가 있었죠. 특히 2003SK컴즈에 합병된 이후 외국 서비스도 준비할 정도로 기세가 등등했죠. 하지만 페이스북 등장이후 인기가 급감하기 시작해 명백만 유지하고 있다고 최근에 다시 싸이월드제트로 부활한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아무튼 많은 전문가들은 이미 우리국민 상당수는 2000년대부터 메타버스에 타고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바로 싸이월드가 메타버스의 시조새라는 이야기인데요. 다들 아시다시피 싸이월드라는 가상세계에서 캐릭터도 꾸미고 도토리를 사고 음악도 틀었잖아요. 이게 다 메타버스 속성이라는 것이죠.

 

따라서 메타버스에 대한 우리국민들의 이해도가 다른 어느 국가보다도 높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미 20년 전부터 경험했으니까요. 그래서 제페토 같은 메타버스 세계를 뒤흔드는 서비스도 우리나라에서 탄생했다는 것이죠.

 

세계를 뒤흔드는 트렌드의 시초가 우리나라라는 놀랍지 않나요?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메타버스는?

 

앞서 메타버스를 증강현실, 거울세계, 가상세계. 라이프로깅 등으로 구분하면서 배달앱이나 내비게이션도 큰 개념의 메타버스라고 했는데 좀 와닿지 않죠. 그래서 좀 더 현실적인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최근 버터란 노래로 전 세계를 녹이고 있는 BTS. 코로나 때문에 팬들을 직접 만나기 힘들죠. 그런데 팬들은 코로나 시대에도 BTS를 만나고 있다고 합니다. 그것도 바로 코앞에서요. BTS가 지난 613일 온라인 콘서트를 한 덕분입니다. 팬들은 온라인상에서 BTS 멤버들을 만나고 제8의 멤버가 되어 함께 노래도 부를 수 있습니다. 이런 온라인 콘서트가 바로 메타버스인 셈이죠.

 

출처: KBS

 

 

뿐만 아니라 외신을 통해 올 초에 놀라운 이야기를 접하신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미국의 UC버클리 대학은 코로나19 때문에 졸업식에 모일 수 없게 되자, 가상의 게임 공간에 캠퍼스를 만들어 졸업식을 열었습니다. 국내에서도 순천향대학교가 메타버스 속에서 입학식을 진행해 화제를 모았고요.

 

더 나아가 최근에는 사무 공간을 메타버스 안에 꾸민 기업도 있습니다.

 

부동산 앱 직방의 경우 최근 서울 강남에 있던 사옥을 없애고, 대신 메타버스 속에 사무실을 만들었습니다. 메타버스 플랫폼인 개더타운으로 회사를 옮긴 것이죠. 직원들은 가상공간으로 출근하고, 회의도 여기서 합니다.

 

그럼 아예 사무실이 없느냐? 그건 아닙니다. 자택근무가 힘들거나 오프라인 행사를 해야 할 때를 대비해 기존 사무실을 라운지 개념으로 바꿔 필요할 때마다 쓰게 했습니다. 노동자마다 고정자리가 있고 책상에 이름표가 붙은 전통적인 사무실이 사라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덕분에 제주도 한 달 살기를 떠나 거기서 일하는 직원도 있다고 합니다.

 

제페토를 운영하고 있는 네이버의 경우는 올초 네이버 신입사원 190여명을 독특한 방식으로 연수를 시켰다고 합니다. 바로 제페토로 한 것이죠. 각자의 아바타가 제페토 안에서 3D로 구현된 네이버 사옥 '그린팩토리'를 둘러보고 아바타를 통한 스키점프 대결 등 여러 가지 미션을 수행했다는 군요.

 

뿐만아니라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 BMW는 최근 재미난 발표를 했습니다. 앞으로 새로운 기계를 들어오거나 공장을 지을 때 엔비디아 기술을 활용하겠다고. 이게 뭔소리냐면 기존에는 새로운 기계를 설치하고 공자를 늘리고 할 때 모형을 만들어 시뮬레이션을 해야 했잖아요. 잘 돌아가는지 문제는 없는지 살펴봐야 하니까요. 그런데 메타버스의 VR·AR 기술을 활용하면 아주 간단해집니다. 가상공장을 만들어서 돌려보면 되잖아요. 비용은 물론 시간도 크게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처럼 메타버스 안에서는 콘서트도 열고 졸업식·입학식도 하고 업무도 보고 신입사원 연수에 가상 공장까지, 정말 현실세계에서 가능한 거의 모든 것이 메타버스 안에서도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메타버스에서 물건을 사고 파는 것도 가능할까?

 

심지어는 현실 세계에서는 쓸 수 없는 가상세계에서만 쓸 수 있는 것이 팔리기도 합니다. 제페토 등 메타버스 속에는 명품 브랜드 매장도 있습니다. 이탈리아 피렌체에 있는 실제 매장을 그대로 옮겨 놓기도 합니다. 370만 원짜리 가방은 5천 원, 800만원 짜리 재킷과 원피스는 7천 원대에 살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나이키, 푸마, 디즈니 등도 있습니다. 나이키의 한 운동화는 벌써 500만 켤레가 팔렸다고 하는데 이는 실제 세계에서 팔린 것보다 많다고 합니다.

 

(사진=네이버제트 제공)

심지어 메타버스 속에 편의점도 생깁니다. CU편의점은 오는 8월 제페토 인기 맵인 한강공원에 ‘CU 제페토한강공원점을 열 계획입니다. 한강을 바라보며 편의점 제품들을 먹을 수 있는 루프탑 편의점인데요. 이용자들은 실제 점포처럼 즉석원두커피 기계에서 커피를 내리거나 즉석조리라면을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CU의 자체브랜드(PB) 상품인 GET 커피 등도 마실 수 있다는 군요. 물론 실제가 아니라 가상으로요.(가상으로 먹으니 살은 찌지 않아서 좋을 것도 같습니다^^)

 

가상으로 먹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가상으로 땅을 사는 것은 어떨까요. 최근 부동산 가격 폭등을 보면서 이번 생에 내 집 갖기는 힘들다고 한탄하는 분들이 있죠. 이런 분들을 위한 서비스가 있는데요. 바로 제2의 지구, ‘어스2’. 호주 출신 개발자 셰인 아이작이 디지털 지도 '맵박스(mapbox)'를 기반으로 지난해 11월에 내놓은 서비스인데요. 이 서비스는 전 세계 땅을 작은 타일로 나눠 이용자들에 분양해주고 있습니다. 최초 분양가는 타일당 0.1달러 였다고 합니다. 1타일은 10X10니까 약 30평이죠.

 

어스2 호페이지

 

아니 가상세계의 땅을 돈 주고 산다고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텐데요. 그런데 시작한지 반년이 조금 지난 시점에 어떻게 됐을까요? 서울 강남 등은 타일당 40달러가 훌쩍 넘는 곳도 있습니다.

 

한국인들의 땅 투기는 여기서도 강력하다는 것이죠. 현재 어스2에서 한국의 땅값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라고 합니다.

참고로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를 찾아봤더니 아직 산 사람이 없네요. 전세살고 있는데 가상 세계 어스2에서라도 제집을 마련해 볼까요? 찾아보니 신용카드나 페이팔 결제로 살 수 있더라고요.

 

◆정말 의미가 있을까?

 

지금까지 살펴본 메타버스 열풍이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하고 과연 의미가 있을까라는 의문도 듭니다. 현실이 아닌 가상인데, 자칫 허상이 되는 것은 아니냐는 것이죠.

 

실제로 메타버스 열풍이 불면서 부작용우려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 앞서 언급했던 어스2 같은 메타버스 투자가 돈이 될 수 있을까요? 일부 유튜버 들은 이미 많은 돈을 벌었다고 자랑합니다. 비트코인보다 낫다는 이야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런 주장의 대부분은 가상세계 안에서만 통용됩니다. 뭔 이야기냐면 어스2의 경우에도 투자해서 땅 값이 크게 올라 기뻐하면서 이를 현금화라혀고 하면 난관에 부딛힌다는 것이죠. 살 때는 신용카드나 페이팔로 쉽게 살 수 있지만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선 본사 이메일로 계좌 명의자 이름·이메일 주소·은행 이름·은행 계좌 이름·계좌 번호·SWIFT 코드·받을 금액과 국제 이체 관련 모든 정보 등을 보내야 합니다. 이를 보낸 후 최소 수 주에서 수 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군요.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땅이 가치가 있으려면 그 땅에 상점을 짓건 학교를 만들어서 그곳에서 경제적인 활동을 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아직까지는 그런 것 없이 먼저 산 걸 뒷사람이 계속 대신 사주는 구조입니다. 자칫 다단계사기, 폰지 사기가 될 수 있다는 말이죠. 물론 앞으로 서비스가 이를 보완할 수도 있지만요.

 

또 한가지 우려스러운 점은 익명성에 숨은 언어폭력, 성폭력입니다. 실제 이런 사건도 있었다고 합니다. 가상 캐릭터에게 성행위를 강요하는 사건이 있었다고 합니다. 가상 캐릭터의 주인이 초등학생이라는 것을 알고 그런 짓거리를 한 것이죠. 그런데 이게 애매합니다. 실제 초등학생에게 성희롱을 한 것은 아니거든요. 초등학생 아바타에게 한 것이잖아요. 그럼 이를 처벌할 수 있을까요?

 

가해자는 실제 사람이 아니라 캐릭터, 아바타에게 한 것이 뭔 죄냐라고 한다는 것이죠.

 

이게 뭘 의미하느냐? 메타버스가 또 다른 지구라고 했잖아요. 그래서 현실 지구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나쁜 일, 취악한 일들이 메타버스에서도 똑같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게임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실 것입니다. ‘오염된 피사건. 2005년 워크래프트에서 일종의 버그 때문에 일어난 사건인데요. 일정 공간이나 시간에서만 작용하도록 만들어진 병이 버그로 인해 게임 내에 퍼져나갔잖아요. 그래서 게임 캐릭터들이 갑자기 죽고 그랬죠. 마치 요즘 코로나처럼 말이죠. 그래서 실제 워크래프트 하는 게이머들은 팬데믹 상태에 빠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때 무슨 일이 벌어졌느냐?

 

최근 대구시장 권영진이 화이자 백신 사기를 당했잖아요. 당시에도 그런 백신 사기범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오염된 피를 정화할 수 있는 아이템을 가지고 있다고 뻥을 치고 팔아먹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앞서 나쁜 현실도 메타버스에 재현될 수 있다고 했잖아요.

 

착한 현실도 가능하다는 것이죠. 실제 오염된 피 사건 당시 화제가 됐던 것은 치유 스킬이 있던 캐릭터들이 나서서 감염된 캐릭터를 자발적으로 치료했다는 사실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때 코로나 전사들처럼 말이죠. 또 게임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자가 격리를 하는 경우도 많았다는 군요. 그래서 미 질병통제센터에서도 당시 사건을 현실의 전염병을 막는데 쓰기 위해 분석했다고 합니다.

 

출처: KBS 쌤과 함께

 

이게 뭘 의미할까요? 메타버스를 단순히 비즈니스 수단, 투자수단으로만 봐서는 안된다는 말입니다. 그걸로 몇억월 벌었다는 이야기도 보다 더 중요한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이죠. 메타버스, 2의 지구는 우리가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유토피아도, 디스토피아도 될 수 있습니다. 양날의 검처럼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도 있고 사람을 죽이는데도 쓰일 수 있다는 이야기죠.

 

따라서 이렇게 중요한 메타버스에 우리 아이들만 태워서는 될까요? 그게 살인 무기로 쓰일지도, 운전사가 음주를 했을지도 모르잖아요. 어른들도 같이 타서 즐겁게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목적지에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지켜봐야 한다는 말입니다. 메타버스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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