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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돈룩업’ 공포가 몰려오나?

경불진 이피디 2022. 5. 13.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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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룩업

애청자 여러분들은 돈룩업이라는 영화를 다들 아실 것입니다. 지난해 박피디가 자세하게 소개했던 영화였죠.

 

지구를 파괴할 가공할 크기의 소행성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과학자들이 발견했는데도 표만 생각하는 정치인, 돈만 따지는 비즈니스맨, 시청률에 혈안인 언론인들이 자기들의 이해타산만 따지다가 다 망하고 만다는 내용이었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제니퍼 로렌스 같은 과학자들이 제발 하늘을 올려다봐라, 괴물 소행성이 다가오고 있다고 아무리 외쳐도

정치인, 비즈니스맨, 언론인 등에 현혹된 많은 대중들은 이를 무시하고 돈 룩 업을 외치죠. 위기가 다가올 때 땅에 머리를 쳐박는다는 타조처럼 말이죠.(사실 이건 잘못 알려진 사실, 더위를 식히기 위한 행동)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도 돈룩업의 행태가 벌어질 것 같다는 두려움이 생기고 있습니다.

 

최근 전세계가 다시 우주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죠. 700억 원에 가까운 거액을 내고 2주일 넘게 국제우주정거장을 여행한 민간인들이 지구로 무사 귀환해 성공했잖아요. 이 여행은 상업용 우주정거장 건설을 준비 중인 미국 스타트업 액시엄 스페이스가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에 이번 발사를 의뢰했던 것이었는데요. 특히 민간 기업(액시엄)이 모집한 우주 여행객이 민간 기업(스페이스X)에서 제작한 로켓과 우주선을 타고 ISS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이제 민간우주여행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괴짜 경영자 리처드 브랜스도 민간 우주여행선을 쏘아대고 있고요.

 

곧 러시아, 중국 등은 물론 일본도 민간우주여행에 도전한다는 방침이라는 군요. 최근 우주개발에 힘을 내고 있는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지난해 10월 아쉽게도 절반의 성공에 그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2차 발사를 준비중인데요. 615일로 예정돼 있다고 합니다. 50일 남은 셈이죠. 특히 1차 발사 당시 문제가 됐던 3단 로켓의 보완 작업도 끝나 2차 발사는 1차 발사와는 달리 실제 위성을 싣고 우주로 향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 있습니다. 8월에서 달 탐사선 궤도선을 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이 탐사선의 이름을 공모해 선정중이라는군요. 가온, 다누리, 다래온, 다산, 달마루지, 달마주, 달수리, 미리온, 별마루, 최순달 등 10개가 후보라고 합니다. 그리고 2030년에는 무인 착륙선을 달에 보내고 이후 유인 탐사선도 쏠 예정이라는 군요. 덕분에 현재 우리나라의 우주 개발 기술 수준은 미국·중국·유럽·일본·러시아·인도에 이은 7위롤 평가받고 있다는데요. 문제는 이 위상을 계속 지켜갈 수 있을까요?

 

앞서 언급했던 영화 돈룩업의 소재였던 지구 근접 소행성 탐사사업이 우리 기술로 진행될 예정이었습니다. 아포피스라는 소행성이 20294월 지구에 31,600km까지 초근접하기 때문인데요. 이 거리는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10분의 1도 안될 뿐 아니라 천리안 위성보다도 더 가까이 지구를 스쳐갑니다.

 

국내 과학계는 2만 년만에 찾아온 기회라며 우리 기술로 탐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탐사선을 보내 소행성과 나란히 날면서 지구 접근과정에서 생기는 변화를 조사하겠다는 것입니다.

 

직경이 370m에 불과해 지구에 근접하면 중력의 영향을 받아 소행성에서 산사태가 일어나는 등 다양한 변화가 생길 수 있어 향후 대형천체가 지구에 접근할 때 지구가 겪을 재난을 예측할 수 있어 해외 연구자 100여명도 동참할 만큼 관심을 끌었습니다.

 

그런데 돈룩업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돈이 없다는 이유로 이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는 거죠.

 

천문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위해 발사체와 탐사선 개발 등에 필요한 3800억 원을 정부에 요청했습니다. 국내 우주 분야를 대표하는 학술단체들이 예타 대상 선정을 앞두고 지지선언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예비 타당성조사 대상에서 제외돼 예산 확보에 실패했습니다. 대신 누리호 후속사업인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19330억원) 등에 돈을 쓴다고 합니다. 누리호 후속사업은 지난해 예타에서 일부(누리호 신뢰성 향상을 위한 반복 발사)만 통과되고 개량형 로켓 개발사업이 탈락함에 따라 다시 기획된 사업입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아직 담당부처에서 정책적 의사결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사업이어서 예타 사업으로 선정하기는 부담스러운 면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한마디로 곧 정권이 바뀌기 때문이란 거죠.

 

이 때문일까요? 최근 천문학계는 물론 과학기술·ICT계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고 합니다.

 

안철수만 믿었는데 이럴 수 있나?”

 

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대통령실 직제에서 과학·ICT를 담당할 수석비서관을 두지 않기로 잠정안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 거론된 교육과학수석비서관 설치도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수위는 다만 과학기술 분야와 ICT 분야를 묶어 과학·ICT비서관을 신설하는 방안을 잠정 결정했다고 전해졌습니다. 대신 비공식 직제인 과학기술 특보가 새로 생긴다고 설명합니다. 그런데 이는 과학기술 분야를 소외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와 사실상 비슷한 조직 체계입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과학기술계 현장에선 당선되더니 말이 달라진다며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죠.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과학기술 중심 국가건설을 약속했었습니다. 그는 지난 2월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주최 정책토론회 등에 참석해 과학기술 인사 중용원칙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의사·IT기업 창업자 출신인 안철수 인수위원장도 과학기술계의 기대를 부풀렸습니다. 안 위원장이 후보시절 과학기술수석비서관 설치, 과학기술부총리제 도입 등 과학기술 인재의 적극적인 등용을 공약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공약은 공약일뿐인가요? 공약, 국민과의 약속을 다지키면 나라가 망한다는 잘못된 망상에 빠져있기 때문일까요?

 

전세계는 지금 우주를 룩업하며 미래를 꿈꾸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정치권은 돈룩업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돈 룩 업에서 디카프리오가 외쳤던 말이 생각나네요.

 

“제발 과학자들 말 좀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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