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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PD가 우리보다 1인당 국민소득이 적은 스페인으로 간 까닭은? 본문

통계의 진실

나영석PD가 우리보다 1인당 국민소득이 적은 스페인으로 간 까닭은?

경불진 이피디 2019. 3. 21.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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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청자 여러분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경제 지표를 꼽으라면 이것을 꼽는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GDP. 다들 아시다시피 GDP‘Gross Domestic Produc’, 즉 한 나라의 영역 내에서 가계, 기업, 정부 등 모든 경제주체가 일정기간 동안 생산한 재화 및 서비스의 부가가치를 시장가치로 평가해 합산한 것이잖아요. 좀 더 쉽게 설명하면 외국인이든 우리나라 사람이든 국적을 불문하고 우리나라 국경 내에서 이루어진 생산 활동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죠. 그래서 우리말로는 국내총생산이라고 부르죠.

 

참고로 과거에 주로 쓰였던 GNP 국민 총생산과의 차이는 아시고 계시죠? GDP는 국가의 영토, 즉 장소의 개념에서 경제력을 평가하고, GNP는 국민, 즉 사람의 개념에서 경제력을 평가하잖아요. 예를들어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손흥민 선수가 벌어들이는 소득은 우리나라 GNP에는 속하지만 GDP에는 빠집니다. 반면 가나출신 연예인 샘 오취리가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소득은 우리나라 GDP에는 속하지만 GNP에는 빠지죠.

 

그런데 왜 GNP 대신 GDP를 쓸까요? 과거에는 노동이나 자본 교류가 활발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한국인이면 거의 대부분 한국 땅 내에서 경제활동을 하니 국적을 중시하는 GNP를 써도 큰 문제가 없었죠. 하지만 요즘은 손흥민 선수는 물론 외국에서 일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너무나 많죠. 외국에 진출한 우리기업도 넘쳐나고요. 반면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외국기업도 헤아리기 힘들 정도죠. 따라서 우리 땅에서 벌어지는 경제상황을 파악하려면 GNP로는 불가능해진 것이죠. 대한민국의 경기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국적과 상관없이 우리 땅에서 벌어지는 경제활동을 측정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이제는 GDP를 주요 지표로 사용합니다.

 

덕분에 한나라의 경제력을 측정할 때도 GDP가 주로 거론되죠. 예를 들어 뉴스나 예능프로그램에서 처음 보는 나라가 얼마나 잘 사는 지 궁금하면 가장 먼저 찾아보는 것이 일반적으로 GDP라는 말입니다. 최근 인기 예능 삼시세끼윤식당을 제작했던 나영석 PD가 새로운 예능 때문에 또다시 관심을 모으는 나라가 있죠? 바로 스페인인데요. 왜 스페인이냐고요? 예능 제목이 스페인 하숙입니다. 제목이 독특하죠. 예능 내용도 제목처럼 배우 차승원·유해진·배정남이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한식과 잠자리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삼시세끼윤식당을 합한 예능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여기에 제가 좋아했던 국경없는 포차의 다른 버전으로도 보이고요.(‘국경없는 포차시즌2 빨리 했으면 좋겠는데요.)

 

아무튼 스페인에 관심있는 애청자분들이 네이버나 카카오에서 스페인을 검색하면 지도와 함께 수도, 환율, 언어, 면적, 인구, 기후, 종교, 역사와 함께 나오는 것이 GDP. 검색해봤더니 스페인의 GDP13113억달러입니다. 그럼 우리나라를 어느 정도일까요? 15302억달러로 스페인보다 많습니다. 세계 순위 또한 우리나라가 12위로 14위인 스페인보다 높습니다. 한때 세계를 지배했던 스페인보다 우리나라의 GDP가 더 많다니 놀랍지 않나요? 그런데 이 이야기를 드리면 에이 GDP만 높지 실제 삶은 스페인이 더 좋지 않으냐고 반문하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하는 분들이 아마 떠올리는 지표가 있죠. 바로 1인당 GDP. 1인당 GDP는 간단하죠. GDP를 총인구수로 나눈 것입니다. 즉 국민 1인당 얼마나 생산 활동을 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죠. 한명당 생산활동이 높으면 소득도 비례해서 높아지잖아요. 그래서 1인당 GDP를 보면 그 나라의 생활수준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고들 하죠. 그럼 앞서 나영석 PD가 선택한 스페인의 1인당 GDP는 어느 정도 될까요? 아까 GDP는 우리나라보다 살짝 뒤졌잖아요. 하지만 스페인은 선진국으로 알려져 있죠. 그래서 1인당 GDP는 아무래도 우리나라보다 높을 것 같죠.

 

한번 찾아볼까요? 스페인의 1인당 GDP28156달러로 세계 29입니다. 생각보다 순위가 높지 않은데요. 그럼 우리나라는 얼마나 될까요? 29743달러, 스페인보다 많습니다. 순위도 세계 26. 놀랍죠? 우리나라보다 훨씬 잘 살 것으로 여겼던 스페인이 우리보다 낫다니···.



 

여기서 잠깐. ‘얼마 전 우리나라가 3만달러 넘었다고 했는데 그건 뭔가요?’라고 물어보는 분들이 계실 듯합니다. 지난 5일 한국은행이 2017년보다 5.4%가 늘어나 지난해 31349달러를 넘었다고 발표한 지표는 1인당 GNI, 1인당국민총소득입니다. 그럼 1인당 GNI1인당 GDP와 어떻게 다른 것일까요? 1인당 GNI는 명목 GNI를 한 나라의 인구수로 나누어 구합니다. 그럼 GNI가 뭔지를 알아야겠죠. GNI‘Gross National Income’, 국민총소득으로 부르는데요. 한나라의 국민이 국내외 생산 활동에 참가하거나 생산에 필요한 자산을 제공한 대가로 받은 소득의 합계입니다.

 

그럼 GDP와 어떻게 차이 날까요? 계산법을 보면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GNIGDP에서 외국인이나 외국기업이 번 소득을 빼고, 외국에 있는 우리나라 사람이나 기업이 번 돈은 포함시킵니다. 즉 한 마디로 순수하게 한국국적을 가진 사람의 소득의 합이 GNI입니다. 예를 들어 손흥민 선수가 영국에서 벌어들인 소득은 GDP에서는 빠지지만 GNI에는 포함됩니다. 그럼 GNP와 비슷하게 국적을 계산하는 것인데, GNP랑 어떻게 다른 지도 궁금하시죠? GNP는 생산한 재화 및 서비스의 부가가치를, GNI는 소득을 측정하는 것입니다. GNP는 생산활동으로 창출된 부가가치를 측정하고 GNI는 이 부가가치로 인해 벌어들인 소득을 측정합니다.

 

따라서 국민들의 생활과 소비수준을 더 잘 나타낼 수 있는 것인 GDPGNP보다는 GNI겠죠. GNI를 총인구소로 나눈 1인당 GNI가 해당 국가의 생활수준을 보여준다고 평가받는데요. 1인당 GNI에서 우리나라가 지난해 3만 달러를 돌파한 것이죠. 그럼 앞서 비교했던 스페인의 1인당 GNI는 얼마일까요? 아쉽게도 지난해 전세계 국가들의 1인당 GNI 자료는 아직 취합되지 않았더라고요. 얼마 전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치도 아직 잠정입니다. 따라서 2017년 기준 자료 밖에 없는데요. 여기서 보면 2017년 스페인의 1인당 GNI28286달러입니다. 세계 순위는 27위죠. 그럼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우리나라의 1인당 GNI29744달러, 세계 26. 우리나라가 1인당 GNI, 즉 국민들의 생활수준에서도 스페인을 앞섰네요.

놀랍지 않나요? 우리보다 훨씬 선진국으로 여겼던 스페인보다 우리나라가 잘산다니···. 정말 대단하죠? 그런데 놀랍고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뭘까요? 아무리 봐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스페인 사람들보다 풍족한 것 같지 않거든요. 스페인 사람들은 여유가 넘치는 것처럼 보이는 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뭔가 쪼들리는 것 같잖아요. 애청자 여러분들도 그런 생각 드시죠? 도대체 이유가 뭘까요?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GNI3만 달러를 넘었다면 4인가족 기준으로 연간 가구소득이 12만 달러(13500)이나 됩니다. 그런데 애청자 여러분 중 연봉이 13500만원, 맞벌이를 한다고 하면 각각 연봉이 6750만원에 해당하시는 분 계신가요? 계시다면 무척 부럽네요. 하지만 아마도 거의 없으실 것입니다. 연봉 1억원 이상 받는 고소득 노동자가 77만명 가량으로 전체 노동자의 4.5% 밖에 안되기 때문이죠. 6750만원 이상 받는 분들도 10%정도 밖에 안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1인당 GNI는 국민 한명당 벌어들인 소득인데 왜 우리는 실감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일단 거론되는 것이 환율영향입니다. 1인당 GNI는 우리가 사용하는 원화가 아닌 달러로 표시되잖아요. 원화 기준으로 1인당 GNI를 일단 구한 후 여기에 시장평균 환율로 환산합니다. 따라서 환율이 떨어질수록 원화의 가치가 올라가니 1인당 GNI도 높아지고 환율이 올라가면 원화의 가치가 하락해 1인당 GNI가 낮아집니다.

 

그럼 2017년과 지난해 평균 환율을 어떻게 됐을까요? 20171달러당 1130, 20181100원입니다. 환율하락, 원화가치 상승이죠. 3%가 올랐으니 같은 소득이더라도 달러로 환산한 1인당 GNI3% 더 올라가게 된 것입니다. 2017년보다 1인당 GNI5.4%가 늘어났다고 했는데 여기서 3% 가량을 까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러면 대략 2.4% 정도 늘어난 것인데 5.4%2.4%는 어감부터 다르죠.

 

더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번 브리핑 시간에도 잠시 언급한 내용인데요. 1인당 GNI 3만 달러가 전부 저희와 같은 개인의 소득이 아닙니다. 그런데 1인당 GNI는 우리나라 전체 GNI를 총인구수로 나눈 것이잖아요. 그러면 전부 개인의 소득일텐데 뭔소리인가 하실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 전체 GNI에는 개인들이 벌어들인 소득만 포함되는 것이 아닙니다. 삼성전자나 현대차, LG전자 같은 기업들의 소득도 포함되죠. 예를들어 삼성전자가 지난해 50조원이 순이익을 거뒀습니다. 노동자는 10만명이고요. 그럼 노동자 1인당 5억원의 순이익을 벌어들인 셈이죠. 그러면 삼성전자가 노동자 1인당 연봉을 5억원씩 줄까요? 그렇진 않죠. 노동자에게 주고 남은 돈이 상당할 것입니다. 이렇게 노동자들에게 주고 남는 기업 몫이 있는데요.

 

이런 기업 몫이 얼마나 될까요? 2017년 통계를 보면 20.2%에 달합니다. 그런데 기업의 몫은 1988년 만해도 15.1%에 불과했습니다. 30여년 만에 5.1%포인트가 늘어난 셈이죠. 그만큼 기업의 힘이 커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에 정부의 소득도 있습니다. 정부가 투자 등으로 올린 소득도 상당한데요. 정부 몫이 23.8%나 됩니다. 그런데 정부 몫은 1988년에도 20.9%였습니다. 30여년 동안 2.9% 포인트. 증가 폭이 기업의 절반 정도 밖에 안되죠. 기업과 정부 몫을 뺀 나머지가 순수하게 우리와 같은 개인들의 몫인데요. 겨우 56%에 불과합니다. 1인당 GNI 3만달러 중 실제 개인들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소득은 3분의 2정도인 약 2만달러에 불과한 셈입니다. 그런데 개인 몫은 30여년 만에 66.4%에서 56%10.4%나 감소했습니다. 개인의 힘이 이만큼 감소한 셈이죠.

 

그럼 노동자들의 몫인 56%는 어느 정도 수준일까요?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62.3%보다 크게 낮은 수준입니다. 특히 앞서 1인당 3만 달러 고지를 밟은 미국 79%, 영국 75.2%, 독일 73%, 이탈리아 72.6%, 프랑스 67.1%, 일본 63%에도 크게 못미치죠. 이렇게 개인 몫이 작으니 1인당 GNI3만 달러를 돌파해도 우리가 체감을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1인당 실제 소득은 2만 달러 정도라고 감안할 때 4인 가족이면 8만 달러, 9000만원이잖아요. 이 정도 버는 노동자는 많지 않죠. 맞벌이를 감안해도 4500만원은 각각 벌어야 하는데 이것도 쉽지 않습니다. 왜냐면 우리나라의 중간 소득 가구, 즉 소득 상위 40~60%에 속하는 4인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5500만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1인당 GNI 중 개인 몫의 60%에 불과하군요.

 

그럼 계산이 잘못된 것일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우리가 벌어들이는 소득이 연봉만 있지 않잖아요. 얼마 전 브리핑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연봉 외에 이자·배당소득, 임대소득 등을 과외소득만 연간 3400만원 이상 버는 사람이 무려 18만 명에 육박한다고요.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지난해 배당을 4747억 원이 받아 챙긴 이건희를 비롯한 소위 1%가 소득을 휩쓸어가니 우리 같은 서민들이 1인당 GNI 3만 달러를 체감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들 뿐일까요? 얼마 전에는 국세청이세 혐의가 포착된 고소득 자산가를 겨냥해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했는데요. 국세청에 따르면 한 중견기업 사주는 적자기업 한 곳을 초등학생과 중학생인 손자 2명의 명의로 인수한 후 이 적자기업에 자신의 부동산을 무상 증여했다고 합니다. 손자들에게 세금 한푼 내지 않고 수백억원 대의 부동산을 넘길려고 이런 편법을 썼다는 군요. 이렇게 탈세 혐의가 드러난 이른바 숨은 부자’ 95명이 숨긴 재산이 무려 126000억원. 1인당 평균 1,330억 원에 달한다고 하는 군요. 이렇게 세금 한푼 내지 않고 빼돌리니 우리 같은 서민들이 1인당 GNI 3만 달러를 맛볼 수 없는 것이죠.(누가 내 돈을 훔쳤는지 이제 제대로 아실 수 있으시죠? 책 홍보 절대 아닙니다. 오해는 하지 마시고요.)

 

만일 이명박근혜가 부자감세한다고 설치지 않고 공평과세에 힘을 쏟았다면 우리나라의 중간 소득 가구의 연소득은 1인당 GNI에 육박하는 9000만원 가까이 되지 않았을까요?

 

이런 이야기하면 또 이명박근혜 탓만 한다고 하시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최근 경기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인데 말이야하면서요. “경제는 그래도 보수가 잘하네하는 분들도 계실테고요. 워낙 보수는 물론 진보 언론들까지 경제가 나쁘다고 떠드니까요. 그런데 정말 언론들이 말하는 만큼 경제가 나쁠까요?

 

이런 이야기 드리면 그럼 경제가 좋다는 이야기냐고 반문 하실 수 있습니다. 물론 경제가 좋은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지금 경제가 나쁜 것도 결코 아닙니다. 그럼 도대체 뭐냐고 하실 수 있는데요.

 

경제가 좋은지 나쁜지를 가늠할 때 자주 등장하는 것이 GDP성장률입니다. 경제성장률이라고 하는데요. 이 수치가 높아지면 경제가 좋아지는 것으로 여기고 이 수치가 낮아지면 경제가 나빠진다고 여기잖아요. 얼마전 많은 언론들이 OECD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고 난리를 쳤습니다. OECD가 올해 GDP성장률을 기존 2.8%에서 0.2%포인트 낮춘 2.6%로 비관적인 전망했다는 것이죠.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부진에 빠지며 경제가 나락으로 빠져드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도대체 뭐하고 있냐는 비난도 쏟아냈습니다.

 

그런데 OECD 전망치에서 언론들이 전하지 않은 사실이 있습니다. 다른 나라들의 경제성장률은 어떻게 전망했는지를 거론하지 않은 것이죠. 다른 나라와 비교해봐야 우리나라 경제가 어떤지 정확히 알 수 있지 않습니까? 특히 트럼프가 경제를 살려놨다며 조중동에서 그렇게 부러워하는 척 했던 미국은 어떤지 궁금하잖아요.

 

일단 OECD가 예측한 전 세계 경제성장률은 어떨까요? 기존 3.5%에서 0.2%포인트 내린 3.3%로 예측했습니다. 우리나라 수출만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경제가 침체하고 있다는 이야기죠. 그럼 미국은 어떨까요? 미국의 전망치는 2.6%입니다. 우리나라와 같습니다.(이 사실을 알면 트럼프가 뭐라고 할까요? “문재인 대통령 굳이라고 하지 않을까요?) 그럼 잘나간다는 독일은 어떨까요? 독일의 전망치는 겨우 0.7%입니다. 우리나라의 3분의 1수준이죠.(메르켈 총리 반성하세요) 프랑스도 1.3%, 영국은 0.8%, 일본도 0.8%, 이탈리아는 0.2%입니다.


지금 언급한 나라는 뭔지 다 아시죠?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 인구 5000만 명 이상의 조건을 만족하는 3050클럽 국가들이잖아요. 전세계 7개국가 밖에 없는데 당당히 우리나라가 이름을 올리고 있죠. 인구도 많고 1인당 국민소득도 적지 않은 나라 중에서 우리나라보다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좋은 곳이 없습니다. 그렇게 잘 나간다는 미국만 우리나라와 비슷하고요. 이런데도 우리 경제가 나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참고로 지난해 성장률도 볼까요? 미국은 2.9%, 프랑스는 1.5%, 독일과 영국은 1.4%, 일본은 0.7%, 이탈리아는 0.8%입니다. 그럼 우리나라는? 2.7%입니다. 3050클럽 중에서는 2위네요. 그런데 더 재미난 것은 OECD의 내년도, 2020년 전망치입니다. 미국 2.2%, 프랑스 1.5%, 독일 1.1%, 영국 0.9%, 일본 0.7%, 이탈리아 0.5%입니다. 그럼 우리나라는? 2.6%입니다.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050클럽 중에서는 우리나라가 1위입니다. 최저임금을 올리고 소득주도 성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OECD가 모르는 것도 아닐 텐데 우리나라를 1위로 전망했네요. 우리 언론들은 이를 어떻게 보도할까요?


한국경제의 이태훈 기자는 이렇게 지적하더군요.

 

다른 나라의 30-50클럽 가입 시기는 199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다. 한국은 작년에 처음 조건을 충족했다. 선진국 문턱에 들어선 지 20년 정도 돼 저성장이 고착된 국가들을 비교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한 경제학자는 재산을 1억원에서 3억원으로 2억원 불린 사람이, 100억원에서 101억원으로 늘린 사람을 보고 왜 1억원밖에 못 늘렸느냐며 우쭐해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한마디로 3050클럽 가인한지 얼마 되지도 않는 햇병아리가 깝죽대느냐는 말이죠. 한 뼘 거리도 되지 않는 것이 설친다는 이야기로도 들리고요. 정말 우리나라는 3050클럽 국가들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일까요?(그런데 우리나라를 이렇게 깎아내리는 심리는 도대체 뭘까요? 사대주의의 극치인 오대주의?)

 

우선 이탈리아의 1인당 GNI를 살펴볼까요? 32767달러입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31349달러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20171인당 GNI 순위도 우리는 26, 이탈리아는 24위입니다. 그럼 영국은 얼마일까요? 38988달러, 일본은 39604달러입니다. 순위도 각각 21, 22위죠. 스위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등 인구가 적은 나라들이 1인당 GNI 앞 순위에 포진하고 있어 3050클럽 국가들이 생각보다 아래에 있죠. 참고로 미국이 5, 독일이 15, 프랑스가 20위인데 압도적이지는 않죠. 이태훈 기자가 언급한 재산을 1억원에서 3억원으로 불린 사람과 100억원에서 101억원으로 늘린 사람 사례처럼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큰가요? 정말 어의 없죠?

 


굳이 3050클럽과만 비교할 필요도 없습니다. 3050클럽에 속하지 못한 다른 OECD 국가들과 비교해 볼까요? 놀랍게도 우리나라보다 높은 나라는 딱 두나라입니다. 아이슬란드 4.9%, 이스라엘 3.3%를 기록했군요. 3050클럽의 미국까지 OECD국가중 우리나라보다 지난해 성장률이 앞선나라는 3개국 밖에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때문에 우리경제가 망했다는 언론들이 그렇게 떠벌렸는데도 말이죠. 우리보다 인구가 적은 오스트리아만 우리나라와 같은 2.7%를 기록했을 뿐 네덜란드 2.5%, 스위스 2.5% 스페인 2.4%, 스웨덴 2.3%, 호주 2.3%, 핀란드 2.2%, 포르투갈 2.1% 2%를 넘은 나라도 절반 정도 밖에 안됩니다. 이런데도 우리경제가 나쁘다고만 할 것인가요?


 

서울대 이준구 교수님이 얼마전 페이스북을 통해 이렇게 지적하셨습니다.

 

현 정부를 실패한 노무현 정부 2라는 프레임으로 엮으려는 그들의 시도는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처럼 보입니다. 지금으로부터 바로 11년 전 보수 세력은 바로 그와 같은 홍보전을 통해 MB의 등장을 가능케 한 바 있지 않습니까? 뒤돌아보면 노무현 정부 5년 동안의 평균성장률 4.3%는 그리 나쁜 게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보수 세력은 마치 한국경제가 파탄이라도 난 것처럼 난리법석을 치고 그 모든 책임을 노무현 정부에 돌렸던 것입니다.

 

지금은 독일과 일본처럼 지난 몇십 년 동안 세계경제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 오던 나라조차 1%도 못되는 성장률에 그치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우리 경제도 이와 같은 세계경제의 불황기조에서 절대로 자유로울 수 없고,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어려움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바통을 이어받은 우리 경제는 오랜 기간 동안 누적되어 온 구조적 문제점들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제는 극심한 세계경제의 불황기조라는 새로운 어려움까지 더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 맞서 싸워야 하는 무거운 짐을 진 현 정부에게 힘을 북돋아주는 것이 마땅한 일 아닐까요? 지금은 온 국민이 힘을 합쳐야 할 위중한 상황이니까요.

그러지는 못할망정 경제 파탄이니 뭐니 하는 막말로 민심을 어지럽게 하는 것은 책임있는 지식인들이 할 행동은 아니라고 봅니다.’

 

언론들이 조장하는 경제망국론에 상처받는 애청자 여러분들이 아직도 계실까봐 오늘 경제지표의 불편한 진실과 함께 우리경제의 참모습을 살펴봤습니다. 언론들이 떠벌리는 것과 달리 우리경제가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었죠? 물론 오늘 살펴본 GDP1인당 GNI, 경제성장률 수치가 높다고 우리 모두의 삶이 나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기업 몫이 점점 커지고 있고 양극화문제도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죠. 기본소득 등 서민들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대책이 더욱 시급한 상황이죠.

게다가 GDP 등이 전업주부의 노동 가치를 제외하는 등 서민들의 삶을 제대로 측정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지난 1728일자 당신은 GDP 신화에 속고 있다?’ 편에서 다룬 바 있으니 참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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