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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의 진실

서울 야경이 아름다운 이유는?

경불진 이피디 2019. 2. 17.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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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야경, 출처 공유마당>


세계 도시 중에 가장 야경이 아름다운 곳을 꼽으라면 서울의 1위입니다. 거의 모든 건물에 불빛이 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죠. 한 외국인은 쇼셜네트워크(SNS)에 오후 10시가 다됐는데도 절반이상의 건물에 불이 커져 있는 것을 보고 한국 기업들은 전기를 아낄 줄 모른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설마 그 시간까지 야근을 하는 직장인이 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해서 오해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한국 직장인들의 피곤한 삶이 또다시 수치로 증명됐습니다.

OECD‘1인당 평균 실제 연간 근로시간통계에 따르면 2014년 국내 임금 근로자와 자영업자 등 전체 취업자(시간제 근로자 포함)1인 평균 근로시간은 2124시간으로 OECD 회원국 34개국 가운데 멕시코(2228시간) 다음을 차지했습니다. 한국인들은 OECD 회원국 평균(1770시간)보다 연간 354시간 더 많이 일하는 셈이죠. 공휴일과 법정휴가를 뺀 실제 연간 근무일수를 대략 230일로 감안하면 하루 1.54시간 더 일해야 합니다. 주간으로는 7.6시간이고 하루 8시간 근무 기준으로 보면 무려 44.3일을 더 근무해야 합니다. 한국 직장인들이 OECD 평균보다 매년 한달 반이나 회사에 더 잡혀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같은 살인적인 근로시간이 오히려 갈수록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평균 근로시간은 2013년에는 2079시간으로 지난해보다 45시간 짧았습니다. 1년 만에 5.6일 즉 일주일 넘게 일을 더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지난해 1인당 평균 근로시간이 가장 짧은 나라는 독일로 비교해보면 까무라칠 정도입니다. 독일의 1인 평균 근로시간은 1371시간에 불과합니다. 753시간이나 적죠. 8시간 근무로 계산하면 94일이나 한국 직장인이 독일보다 더 일한다는 이야기입니다. 3달이 넘게 회사에 붙잡혀 있는 셈입니다.


살인적인 노동으로 악명높았던 일본과 비교하면 어떨까요. 일본의 평균 근로시간은 1729시간입니다. 395시간, 49.3일이나 적네요. 일본보다도 1년에 무려 한달 보름이나 더 일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래도 헬조선이라는 신조어가 검정교과서 때문에 생겨났을까요.



이 때문에 국내 직장인 가운데 오로지 일에 몰두하는 이른바 워커홀릭이 무려 7%대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한국노동연구원 윤자영 연구위원이 한국노동패널 학술대회에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일중독자 비중은 남성일수록, 엄격한 성별분업 관념을 가지고 있을수록, 40대일수록, 별거·이혼·사별한 사람일수록, 주당근로시간이 60시간 이상일수록, 시간당 임금이 높을수록 높았습니다. 일중독인 경우에는 끊임없는 일 몰입과 일 강박에 빠진다고 합니다.


이 때문일까요. 우리나라 청년들이 미래를 상대적으로 암울하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주제 라모스-오르타 전 동티모르 대통령과 언론인 펠릭스 마쿠아트가 주도하는 청년운동단체 유소노믹스’(Youthonomics)에 따르면 최근 발표한 '글로벌 유소노믹스 지수'에서 한국을 64개국 중 22위로 나타났습니다.

유소노믹스 지수는 청년이 얼마나 경제활동을 잘 할 수 있을지를 보는 수치라고 합니다. 노르웨이가 1위였고 스위스와 덴마크, 스웨덴, 네덜란드 순입니다. 한국의 순위는 미국(13)과 영국(16) 같은 주요 선진국보다는 뒤졌지만 다행히 일본(26)과 중국(31) 보다는 높았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청년의 경제활동 전망 항목에서 44위에, 낙관지수에서는 47위에 각각 머물렀습니다.


한국에서 청년이 생활하기 위한 여건을 세계의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현재 상황은 중상위권이지만, 장래 전망은 중하위권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독일에 비해 연간 3달 넘게 더 일하고도 경제력은 반도 안되는 현실에서 희망을 가지라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요. 말로만 근로시간을 줄이겠다고 홍보할 것이 아니라 보다 실질적인 근로시간 단축이 있어야 직장인·청년들도 숨통이 트이고 미래를 희망적으로 볼 수 있을 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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