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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때문에 1인당 GNI 대만에 역전?···진짜 이유는?

경불진 이피디 2023. 3. 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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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사상 처음으로 G7(미국·일본·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 (소속) 국가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됩니다.”

 

아마 다들 기억나실 것입니다. 20211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하셨던 말씀이죠. 실제로 2020년 우리나라는 1인당 CNI에서 이탈리아를 앞서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유엔 통계를 보면 2019년까지만 해도 한국(32513달러)은 이탈리아(33472달러) 아래였지만, 2020년에는 우리나라가 32193달러로 이탈리아(31622달러)를 웃돌았습니다. 그래서 많은 국민들이 감격했었죠. 우리보다 훨씬 앞선 것으로 생각했던 이탈리아를 제쳤다니 정말 선진국이 됐구나.

 

그런데 환호성도 잠시. 이제는 다시 이탈리아에 뒤쳐졌죠.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더라고요. 20년 동안 앞섰던 대만에도 뒤처지게 됐습니다.

 

1인당 GNI는 한 나라 국민의 종합적인 생활 수준을 파악하는 지표죠. 1인당 GNI 감소는 국민의 구매력이 떨어진 것으로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이 저하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지표에서 우리나라가 뒷걸음질치고 있는 것입니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요?

연합뉴스 제공

 

 

좀 더 구체적으로 지표를 살펴보면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32661달러, 전년보다 2721달러, 7% 넘게 줄었습니다. 우리 국민 1인당 구매력이 400만원 가까이 줄어든 셈입니다. 4인 가구로 치면 무려 1600만원. 한사람 월급의 절반 가까이 사라진 셈입니다. 그러니 다들 힘들다고 하죠.

 

반면 같은 기간 대만은 33565달러. 대만도 전년대비 감소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감소폭이 우리의 10분의 10.7%. 결국 우리보다 900달러 정도 더 많았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이 대문에 추월당한 건 20년 만입니다.

 

이에 대해 정부와 한은은 크게 걱정하지 말라는 분위기입니다. 대만에 뒤진 것은 환율 탓이라는 겁니다. 지난해 초 1,200원에 못 미치던 원·달러 환율은 91,400원대 중반까지 치솟았을 정도로 전년 대비 평균 13% 급등했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대만 환율 상승률 6.8%의 두 배 가까운 상승률이었습니다.

 

그런데 환율이 많이 오를수록 달러로 계산한 국민소득은 더 많이 줄게 됩니다.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합니다. 1인당 GNI 감소 폭 2712달러를 세부적으로 뜯어본 결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4207달러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합니다. 이는 경제성장(896달러), 물가 상승(437달러), 국외순수취요소소득(88달러), 인구 감소(74달러) 등 증가 요인을 모두 압도할 정도로 큰 영향이었다는 거죠. 1인당 GNI가 원화 기준으로 4.3%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인 원·달러 환율 상승에 달러 기준은 7.7% 하락했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빠른 시간내에 1인당 GNI 4만 달러 달성이 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한은 관계자는 향후 성장률이 2% 수준이고 물가도 2% 안팎으로 상승하고 환율도 과거 10년 평균인 1145원 수준을 유지한다면 머지않은 시기에 1인당 GNI 4만 달러 달성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실 것입니다. 1인당 GNI 4만 달러 달성 조건을 크게 3가지를 내걸었잖아요. 성장률 2% , 물가 2%, 환율 1145. 이게 가능할까요?

 

일단 올해 경제성장률은 어떨까요? 얼마전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1.7%로 낮췄죠. 벌써 전제조건과 어긋납니다. 참고로 이 성장률 전망치는 1.8%인 일본보다도 뒤지죠. 그럼 대만은? 2.75%입니다. 우리나라보다 1%포인트 이상 높습니다.

 

그럼 두 번째 물가. 한은이 발표한 물가 전망치가 3.5%입니다. 일단 이것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자기들이 3.5%로 전망해놓고선 2% 안팎으로 잡을 수 있다면 이란 전제를 단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자인한 것 아닐까요?

 

세 번째 환율. 어제 마감 환율이 1306원입니다. 전제조건으로 내건 1145원보다 무려 161, 13%가까이 높습니다. 올해 평균 환율이 현재보다 13%나 낮아질 수 있을까요?

 

무엇보다 걸리는 것이 미 연준의 행보죠.

 

오늘 새벽 미국에서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높아지고 있다며 연준은 금리 인상 속도를 다시 높일 준비가 돼 있다고 미국 의회에 나와 밝혔습니다. 최종 금리 수준도 기존 전망보다 더 올라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일각에선 미국 기준금리가 연 6%까지 갈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현재 미국은 4.75%. 한국은 3.5%로 금리차가 1.25%인데 앞으로 얼마나 벌어질까요? 정부의 압력이 한은이 미적거리는 사이에 한미금리차가 무려 2%포인트 이상 벌어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역대 최대 금리차인 1.5%포인트를 훌쩍 뛰어넘는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는 셈입니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차가 2%포인트 이상 벌어지더라도 환율이 안정될 수 있을까요? 정부나 한은의 주장처럼 1145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을까요? 전 제 소중한 500원을 불가능에 걸겠습니다.

 

따라서 앞서 한은이 1인당 GNI 4만 달러 달성 조건으로 내건 성장률 2% , 물가 2%, 환율 1145원 모두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해 보입니다. 그런데도 이걸 버젓이 언론을 통해 희망회로를 돌립니다. 이유가 뭘까요? 지난달 27일 꼬꼬문 ‘]IMF도 기준금리 동결 걱정하는 이유는?···‘스톱 앤드 고함정이란?‘에서 언급했던 한은 독립문제가 의심될 수 밖에 없죠. 안되는 것을 뻔히 아는데도 정부에서 압박하니 어쩔 수 없이 한은에서 4만 달러라는 희망 풍선을 띄웠다는 의심이 들 수 밖에 없다는 거죠.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1인당 GNI 전세계 순위는 23. 일본이 21, 이탈리아 22, 대만이 24, 몰타가 25, 스페인이 26위입니다. 스페인과의 차이가 5240달러로 넉넉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우리나라가 7%나 줄어들었고 올해도 줄어들 가능성이 매우 크니 자칫 스페인에게 다시 뒤쳐졌다는 이야기가 내년 이맘때쯤 나오지 않을까요?

 

참고로 어제 많은 경제 언론들이 규제부터 풀라고 난리치고 있습니다. 대만에게 뒤쳐진 것이 바로 기업 규제 때문이라는 건데요.

 

그런데 규제보다 자유를 주창하는 정부의 황당한 간섭부터 지적해야 하지 않을까요? 최근 온나라를 분노하게 만든 윤석열 정부의 황당한 강제동원 배상안의 불꽃이 엉뚱한 곳에 튀고 있다는데요. 바로 배상금을 우리기업이 내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이죠.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 때 종자돈을 받은 기업 15~16개가 나눠서 내라고 정부가 압박하고 있다는데요. 포스코를 비롯해 KT, KT&G 등은 물론 한국전력, 코레일 등 적자 기업도 포함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특히 이들중에는 KT처럼 이미 민영화한 기업도 배임 우려도 제기되고 있고요.

 

피해자를 거지 취급한다며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는데도 이를 강행해 우리 기업들에게 돈을 내게 만든 정부가 자유, 자유기업을 언급할 수 있을까요?

 

참고로 독일 난치 전범 기업은 지멘스, 폭스바겐, 바이엘 등 6천여개에 달합니다. 이들 기업은 7조원 넘는 기금을 모아 폴란드와 체코 등의 강제노역 피해자에게 배상했습니다.

 

그런데 현정부의 이런 오지랖을 지적하는 언론은 거의 없군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 경제가 다시 성장하고 1인당 GNI4만달러를 넘을 수 있을까요? 정치가 바뀌지 않는한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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