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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년 우정’ 깨질라···이란과의 관계 중요한 이유는?

경불진 이피디 2023. 1. 18.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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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주몽'은 시청률이 90%에 달했던 나라.

10·29 참사 때 외국인 사망자중 가장 많았던 5명이나 희생된 나라.

수도에 서울로라는 거리가 있는 나라.

1962년 우리나라와 중동 최초로 수교한 나라.

무려 1300년 전인 신라시대부터 우리와 교역한 나라.

 

아마 어느 나라인지 다들 아실 것입니다. 중동의 맹주로 불리는 이란이죠. 이란은 1970년대 대한민국 중동 건설 붐으로 인연을 맺었고, 2016포괄적 파트너십을 채택한 우호협력국입니다. 게다가 1133조 입방피트(tcf) 이상의 입증된 매장량을 보유한 천연가스 대국입니다. 세계 총 매장량의 17.1%로 러시아에 이어 세계 2위죠. 특히 1973년 석유파동 당시에도 산유국 중 유일하게 우리나라에 석유를 공급했습니다. 이런 인연으로 1977년 양국 수도 간 자매결연을 통해 서울에는 '테헤란로', 테헤란에는 '서울로'가 생기기도 했죠.

 

물론 이란 정권이 바뀌면서 핵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 때문에 관계가 조금 소원해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란에서는 여전히 한류바람이 거세고 한국산 가전제품과 화장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국제적인 제재 중에서도 지난해 이란 수출은 10.2%나 늘어난 19500만 달러나 기록했습니다. 수입은 1100만 달러에 그쳐 18400만 달러의 무역흑자를 안겨주기도 했고요.

그런데 이란과의 이런 관계에 큰 금이 가게 생겼습니다. 바로 해외순방중인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 때문인데요.

 

윤 대통령은 현지시간 15일 오후 아랍에미리트(UAE)에 파병된 아크부대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하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여러분들이 왜 UAE에 오게 됐느냐, UAE는 바로 우리의 형제국가이기 때문입니다형제국의 안보는 바로 우리의 안보입니다.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입니다우리와 UAE가 매우 유사한 입장에 있습니다."

 

이 말이 무슨 뜻일까요? 형제의 적은 적이잖아요. 아랍에미리트는 우리의 형제고, 아랍에미리트의 적은 이란이라고 했으니까요. 따라서 이란을 대한민국의 군사적 적성국가로 규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결코 그런 뜻이 아니라고 해명합니다. 장병들이 먼 타국에 와서 고생하고 있지만, 결국은 국익에 기여하는 것이니 자긍심을 갖고 복무해 달라는 취지에서 말한 격려사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 발언을 아크부대원들만 들었을까요? 대통령실이 자랑스럽다며 대통령실 홈페이지에 동영상까지 공개했습니다. 당연히 국내 언론들도 대대적으로 전했고요. 당연히 국내에 있는 이란인들이 들었겠죠. 이란 정부에서도 모를리 없을테고요. 이를 들은 이란인들이나 이란 정부도 그렇게 생각할까요?

 

이란 외무부는 한국 대통령의 간섭적인 발언을 주시, 조사하고 있다면서 외교적으로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더 나아가 이란을 비롯한 페르시아만 연안국 간의 역사적이고 우호적인 관계와 진전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고요. 이란 국영TV도 이란 정부가 윤 대통령의 발언을 맹비난했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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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우려되는데요.

 

일단 앞서 알아봤듯이 우리나라와 이란의 인연은 생각보다 길고 끈끈합니다. 물론 지금은 미국의 핵제재로 조금 소원해진 면이 없진 않습니다. 하지만 예전에도 살펴봤듯이 우리나라가 이란이 줘야할 돈이 상당액 있습니다. 무려 돈 70억 달러 (87천억 원).

 

미국 트럼프 정부가 2018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면서 이란의 석유 판매 대금 계좌가 동결됐기 때문인데요. 이란이 우리나라에 석유를 팔고 우리나라로부터 받아야 할 돈입니다. 그런데 이 돈을 주지않아 양국 관계가 나빠진 것은 사실이긴 합니다. 그도 그럴것이 이 70억 달러는 외국에 동결된 이란 자금 가운데 가장 큰 규모거든요.

 

참고로 이 때문에 지난 2021년에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70억 달라 내놓으라면서 우리나라 화학 운반선 한국케미를 나포하기도 했었죠. 우리나라가 석유 등을 주로 수입하는 쿠웨이트와 사우디를 가려면 이란 군대가 지키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야 하는데요. 이 해협이 짧은 곳은 39km 밖에 안됩니다. 이란이 맘만 먹으면 봉쇄할 수 있다는 거죠. 만일 이를 이란이 봉쇄하면 어떻게 될지는 안봐도 비디오죠.

 

다시 돌아와서 외국에 동결된 이란 자금 가운데 가장 많은 돈이 한국에 있는 것은 역으로 생각해보면 그만큼 미국의 제재 이전에 이란과 한국의 교역이 매우 활발했다는 얘기도 됩니다. 실제로 2011년만 해도 양국 교역규모는 무려 19조 원에 달했습니다. 한국에 이란은 중동 3대 수출국이었고, 이란에게도 한국은 4대 교역국이었죠.

 

따라서 이란핵협상이 다시 타결돼 국제사회의 대이란 제재가 풀릴 경우, 이란 시장이 다시 열리게 됩니다. 그런데 이란의 인구가 얼마나 될까요? 무려 8900만 명. 세계 17, 중동 최대 시장입니다. 이런 이란과의 관계가 이렇게 적을 논할 정도로 나빠져도 될까요?

 

더 나아가 팩트도 틀렸습니다. 윤 대통령이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라고 했는데요. 정말 그럴까요? UAE와 이란은 우리나라와 일본처럼 3개 도서를 놓고 영토 분쟁을 겪고 있긴 합니다.

 

여기에 수니파 시아파로 나눠진 종교적 갈등도 있습니다. 이란은 시아파의 맹주인데 UAE는 수니파 국가거든요. 이런 갈등으로 2016년에는 외교 관계를 격하한 적도 있습니다. 당시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가 시아파 유력 성직자의 사형을 집행하자, 이란 내 일부 시아파 무슬림이 테헤란 주재 사우디 대사관을 공격하면서 이란과 사우디가 단교했거든요. 이에 많은 걸프 국가들이 이란과 수교를 단절하거나 국교를 격하했는데, UAE는 외교관계 수준을 대사급에서 공사급으로 낮추겠다고 선언했습니다.

 

https://www.podbbang.com/channels/9344/episodes/24604412?ucode=L-nShQDMYB 

 

[이피디 픽]‘1300년 우정’ 깨질라···이란과의 관계 중요한 이유는?

해외순방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이란을 언급한 발언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데···. 중동 최대 시장인 이란과의 관계가 나빠질 조짐이라고···. 경제적으로도 이란을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www.podbbang.com

하지만 두나라가 적대적인 관계는 결코 아닙니다. UAE의 대표적 도시인 두바이에는 무려 40만 명의 이란인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두바이 경제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는 통계도 있고요. 2008년 경제위기로 두바이가 휘청했을 때 이란의 자금이 두바이를 살렸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입니다.

 

게다가 앞서 UAE는 수니파 국가라고 했는데 100%는 아니거든요. 천만 명에 이르는 인구 가운데 이란계 시아파의 비중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게다가 외교 관계는 급격히 복원되고 있습니다. 2021126, UAE 왕가의 고위급 인사가 이란을 전격 방문했거든요. 더 나아가 20228월에는 UAE6년여 만에 이란에 대사를 다시 파견했습니다. 적인 국가가 대사를 파견하지는 않잖아요.

 

이 때문에 많은 중동전문가들은 이렇게 충고합니다. 인구 8900만의 대국, 지난해 470억 달러라는 역대급 무역 적자 속에서도 무역 흑자를 안겨준 나라, 미래를 위해 우호관계를 유지해야 할 이웃인 만큼 이번 파문을 조속히 풀어야 한다고요. 윤대통령이 이란 대통령을 만나는 등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고요. 하지만 대통령실은 전혀 그럴 분위기가 아닌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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