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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불진 이피디의 경제공부방
영국 시인 TS 엘리엇은 그의 시 ‘황무지’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노래했죠. 봄이 오는 4월을 왜 잔인한 달이라고 했는지에 대한 해석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중 가장 그럴싸한 것이 제1차 세계대전 이후 폐허로 변한 유럽을 보면서 느낀 절망감, 무력감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그런데 이런 절망감과 무력감을 유럽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맛볼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2024년 4월이, 특히 경제적인 면에서 가장 잔인한 달이 될 수 있다는 건데요. 이유가 뭘까요? 4월 위기설. 물론 정부에서는 말도 안되는 헛소리로 치부합니다. 실제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우리 경제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4월 위기설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겠다”는 식으로 넘어가려하는데요. 다행스럽게도 정부..
살인적인 고물가에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짠테크족이 늘어나고 있죠. 애청자 여러분중에서 짠테크에 도전하는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결과가 어떠신가요? 워낙 비싼 물가 탓에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앱테크도 하고 커피도 줄이고 웬만하면 걸어도 다녀보지만 통장은 그야말로 텅장이 되기 일쑤. 돈이 모일 생각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통장에 지출 내역을 보다보면 깜짝 놀라는 경우도 많습니다. 평소에는 돈 한 푼 허투루 쓰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충동적으로 고가의 상품을 ‘지르는’ 경우가 있거든요. 지름신이라도 내린 것처럼 말이죠. 워낙 벌이가 적거나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이런 충동 소비가 있으면 ‘텅장’에서 벗어나기 힘듭니다. 그래서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하죠. “자제력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 그런데 꼭 그..
“범죄를 저지를 환경이 되면 무심코 범죄를 저지른다.” 범죄문제까지 경제학으로 풀어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게리베커 교수가 남긴 이야기입니다. 베커 교수는 사회현상인 범죄문제를 경제학적으로 해결하려는 재미난 시도를 했는데요. 그 계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1960년 어느 날, 그는 경제이론 시험을 보러 가기 위해서 학교로 차를 몰고 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차를 시험장에서 멀리 떨어진 주차장에 세우고 가면 시험에 지각할 것 같았다는 거죠. 시험장 출입문 근처의 길가에 세우면 주차위반 딱지를 떼일 위험이 있었고요. 고민이 될 수도 있지만 시험을 안 볼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딱지 위험에도 불구하고 주차위반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행히 주차위반 딱지를 떼이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만일 저라면 그냥 “신난다. 돈 ..
한국 반도체가 살아날 수 있을까요? 많은 언론들이 올해는 우리나라 반도체가 살아날 것이라고 소리를 높였습니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전문가들은 “메모리 반도체의 고정거래가격이 반등하기 시작했다”며 2024년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가 전년보다 70%가량 커질 거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챗GPT로 촉발된 AI전쟁이 가열되면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수 밖에 없는데 그 수혜의 상당부분을 우리 기업들이 누릴 것이란 기대였죠. 정부도 반도체 수출이 살아나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도 2.2%로 1.4%에 그쳤던 지난해보다는 크게 나아질 것이라고 합니다. 25년 만에 일본에게 뒤졌던 굴욕을 올해는 되갚아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정부의 기대를 믿어도 될까요? 안타깝지만 크게 기대하지 않..
美 물가 `깜짝 상승` 인플레 재부각…5월 금리인하 난망(디지털타임스)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또다시 무너졌습니다. 빠르면 3월, 늦어도 2분기에는 미국이 금리인하를 할 것이니 우리나라도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기대했던 분들이 많으셨을텐데요. 경불진에 우려했던 것처럼 금리인하 기대는 이젠 접어야 할 듯합니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란 지표가 또다시 발표됐기 때문인데요. 지난 13일 발표된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3.1% 상승했었죠. 시장의 기대보다 훨씬 높았는데요. 16일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PPI)도 마찬가지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전월 대비 0.1%였는데 실제 지표는 0.3%. 상당히 높죠.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10월 0.4% 하락한 ..
“감독 한명이 한국축구를 이렇게 망쳐놓을 수 있을까?” 축구에 관심없는 사람들도 이런 소리를 요즘 많이 하곤 합니다. 축구국가대표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치맥 판매가 급증할 정도로 온국민의 관심사잖아요. 2002 월드컵 4강에다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원정 16강 신화를 쓴 덕분입니다. 손흥민, 김민재, 황희찬, 이강인 등 세계적인 클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우리의 자랑이었죠. 따라서 지난 아시안컵에서는 우승을 기대했던 분들도 많으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기대가 무참히 깨졌는데요. “이렇게 훌륭한 선수들을 가지고도 왜 저렇게 밖에 못하지?”라는 의문도 생겼고요. 그런데 그 의문이 하나하나 풀려가고 있습니다. 지난주 많은 국민들은 놀라게 만든 것은 ‘손흥민 선수와 이강인 선수의 다툼’ 논란이었죠. 얼마나 큰 충..
사람들을 최대 몇 년이나 속일 수 있을까요? 사안에 따라 다르겠지만 길어야 5년? 10년? 그런데 무려 35년이나 사람들을 속여왔다면 믿을 수 있을까요? 그것도 세계 1위가? 놀랍게도 일본 최고 기업으로 꼽히는 도요타 이야기입니다. 세계 1위 완성차 업체인 일본 도요타자동차그룹이 계열사 한 곳이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전세계인을 무려 35년이나 속여왔다가 들통난 것인데요.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또 이번 사건이 주는 교훈을 뭘까요? 그리고 도요타 사례와 비슷한 회사가 떠오르는데요. 어떤 회사일까요? 도요타 그룹의 부정이 알려진 것은 비교적 최근입니다. 지난 1월 30일 토요타자동직기가 디젤 엔진 3종의 성능을 조작한 사실이 탄로 났습니다. 전자제어장치인 ECU를 조작해 성능테스트에서 차량 출력..
어느 샌가 우리 부동산 시장에 미분양이란 용어가 익숙해지고 있죠. 지난해부터 대구가 미분양이라더라, 전북이 미분양이더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더니 이젠 서울에서도 미분양 소문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심지어는 이런 기사까지 나왔습니다. 역세권에 옆집보다 1억이나 싼데…통째로 ‘미분양’ 날벼락 어제 매일경제가 보도한 내용인데요. 서울 강동구 역세권 아파트인 ‘에스아이팰리스 강동 센텀Ⅱ’가 분양물량 대부분이 준공 후 미분양으로 전환되는 일이 벌어졌다는 거죠. 지난달 정당계약 결과 총 80가구 중 단 3가구만 계약이 이뤄졌다는 것입니다. 아파트 총 96가구(장기임대 16가구), 오피스텔 12실로 구성된 이 단지는 지난해 말 분양 당시에만 해도 미분양을 예상 못했다고 합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통한 청약접수 건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