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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경제 ‘허드슨강 기적’만 바라나···금리 내린다는데 증시 급락···왜?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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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경제 ‘허드슨강 기적’만 바라나···금리 내린다는데 증시 급락···왜?

경불진 이피디 2024. 9. 9.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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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을 아시나요? 2016년 개봉한 이 영화는 ‘US항공 1549편 여객기 사고실화를 다뤘는데요. ‘설리로 불렸던 기장의 놀라운 판단력 덕분에 155명 탑승객 전원이 살 수 있었죠. 그런데 이 영화가 최근 국제금융시장을 연상시킨다고 합니다. 그 이유를 지금부터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앞으로 기준금리의 향방까지 전망해 보겠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많은 언론들과 전문가들이 기준금리만 내리면 모든 경제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이야기했습니다. 돈을 풀어야 경제가 살아난다는 논리죠.

 

드디어 연준이 오는 18일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물론 베이비컷, 빅컷 논쟁이 있긴 하지만 언론과 월가의 바람대로 된 것이죠. 하지만 뭔가 이상합니다.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커졌는데 뉴욕증시는 오히려 폭락세입니다. 지난달 초 블랙 먼데이’(증시 폭락)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쏟아지고 있습니다. 물에 빠진 사람 살려놨더니 보따리가 사라졌다고 난리치는 것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이유가 뭘까요? 생각보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졌기 때문인데요. 미국 정부나 월가에서는 경기가 과열됐으니 연착륙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죠. 그런데 연착륙이란게 다들 아시다시피 경기가 살짝 하락하는 것을 뜻하잖아요. 비행기가 활주로에 착륙할 때처럼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경기하강을 해야 하는데 갑자기 난기류가 거세게 불거나 심하게는 갑자기 새가 빨려 들어가 엔진이 커지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바로 영화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에서처럼 말이죠. 이럴 때 영화에서처럼 활주로가 아니라 강에 착륙하는 모험을 할 수 밖에 없죠.

현재 미국 경제가 바로 이런 상태인 것입니다. 물론 미국 정부는 아직도 연착륙이 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어제 블룸버그뉴스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는 연착륙 중이고 경고 신호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옐런은 우리가 살펴보는 위험 지표인 자산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나 레버리지(차입투자) 수준 등이 괜찮아 보인다면서 위험들이 있지만 (강한 성장을 유지하면서) 지금처럼 유의미하게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었던 것은 정말 놀랍다고 설명했는데요.

 

이어 대량 실업 없이 임금이 인플레이션보다 빠르게 적절한 속도로 오르고 있다면서 월별 고용 증가세는 노동시장 신규 진입자를 흡수하는 데 필요한 수준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바로 연착륙을 자신한 것입니다.

 

하지만 지표가 가르치는 방향은 좀 달라 보입니다.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8월 비농업 고용은 전월 대비 142000명 증가해 16만명가량 증가를 예상했던 시장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실업률은 4.2%로 시장 기대에 부합했지만, 7월 고용 증가 폭은 처음 발표했던 114000명에서 89000명으로 대폭 줄었죠.

 

이 때문일까요? 미 나스닥은 지난 금요일 2.55%나 하락했습니다. 지난주 하락폭이 5.77%20221월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S&P500지수 또한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당시인 20233월 이후 최대 주간 하락률을 찍었죠. 분위기가 심상치 않죠. 내일 새벽 또다시 블랙먼데이가 오면 정말 경착륙이 시작될지도 모릅니다.

 

이러자 옐런은 뜬금없이 중국에 러브콜을 보냈습니다. 옐런은 나는 분명 다시 중국에 갈 수 있으며, 중국 카운터파트(상대방)의 방미를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옐런 장관은 지난 4월 중국을 방문해 허리펑 부총리와 만난 바 있죠. 따라서 대선 전, 바이든 행정부 임기 내에 양측 경제 수장간 추가 회담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런데 옐런이 중국에 가는 이유가 뭘까요? 바로 중국의 과잉생산 때문입니다. 그동안 중국의 놀라운 생산력은 전세계 인플레이션을 막는데 톡톡히 기여해 왔습니다. 중국의 생산력 덕분에 물가를 걱정하지 않고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때는 물론 코로나 위기 때 양적완화를 통해 천문학적인 돈을 뿌릴 수 있었죠. 만일 중국의 생산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전세계 물가는 천문학적으로 급등해 벌써 경제 위기가 왔을 것입니다.

 

문제는 중국 경제가 요즘 심상치 않죠. 부동산에 지나치게 편중된데다 몇 년째 곪아왔던 지방정부의 부채문제가 터지기 시작하면서 소비가 급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의 7월 소비자 신뢰지수가 86을 기록했는데요.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던 202211월 기록한 역대 최저치(85.5)에 가까운 수치입니다.

 

이처럼 경제성장의 단물을 맛보며 열심히 소비하던 중국인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했는데 그동안 급격히 늘렸던 생산능력은 그대로거든요. 공장과 기계를 놀릴 수 없으니 계속 가동하는데 14억 인구의 소비가 줄었으니 문제가 불거지고 있죠. 그래서 과잉 생산된 물건을 해외로 밀어내기식 수출을 하고 있습니다. 알리나 테무에서 팔리는 초저가 상품의 상당수가 이런 사정 때문이죠. 그런데 이런 밀어내기식 수출이 늘어나면 어떻게 될까요? 소비자들은 초저가로 살 수 있어 좋을 수도 있지만 해당 국가의 기업이나 공장은 난리가 납니다. 애당초 가격 경쟁이 안되기 때문이죠. 따라서 무역마찰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데 이는 미국도 마찬가지죠.

 

옐런이 지난 4월 중국을 방문한 이유도 이 문제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시정을 요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중국의 반응이 어땠을까요? 시진핑 주석은 과잉생산이 존재하지 않는 문제’”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이는 그건 니 사정이고 우리도 난리났거든대충 이런 느낌이죠. 이에 실망한 미국에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확대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하고 있고요.

 

문제는 이런 조치의 부작용입니다. 물가가 빨리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죠. 물가가 더 떨어져야 기준금리도 내리고 부양책을 쓸텐데 중국과의 무역마찰 때문에 차일피일 늦춰졌다는 거죠. ‘금리인하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옐런이 다시 중국에 가서 협조를 요청할 듯합니다. “트럼프가 되면 무역 전쟁이 벌어질지도 모르는데 적당히 협조해주는 것이 어떠냐고 타진할 듯한데요. 이에 중국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바이든이 되면 중국 때리기가 덜할 줄 알았는데 니네가 더 때렸잖아라고 반박하지 않을까요? 다들 아시다시피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법(SA) 등으로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때보다 중국을 정밀타격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이 협조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는 거죠.

 

또 한가지. 엔캐리 트레이드 추가 청산 가능성. 8월 초 블랙먼데이를 촉발시킨 주요 원인인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요. 30년 불황 탈출을 기대했던 일본 경제가 다시 꺾이면서 일본은행이 오는 12월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퍼지고 있죠. 만일 일본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미 연준이 금리를 내린다면 어떻게 될지는 다들 아실 것입니다. 일본에서 돈을 빌려 미국 등 해외에 투자하는 매력이 줄어들 수 밖에 없죠. 그러면 엔캐리 트레이드가 추가 청산될 수 있다는 거죠.

 

왜 엔캐리에 주목해야 하냐면 그 규모가 천문학적이기 때문인데요. 도이체방크는 엔 캐리 규모가 무려 총 20조달러(27538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물론 최근 상당수 청산됐지만 아직도 경을 칠만큼 많다는 거죠. 따라서 엔캐리 트레이드 추가 청산을 어떻게든 바이든 정부는 막아야 합니다. 그런데 가능할까요?

 

최근 바이든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불허 방침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미 언론들이 보도하고 있습니다. 국가 안보에 위협이라는 핑계를 대고 있지만 아무래도 미국의 심장을 일본에 넘기면 대선에 불리할 수 밖에 없잖아요.

 

하지만 일본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동맹이라고 하더니 국가안보를 왜라고 항의할 수 있잖아요. 실제로 차기 일본 총리를 노리는 고노 다로 디지털상은 미국 정부의 개입은 부적절하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습니다. 따라서 일본으로써는 카드를 내밀지 않을까요? “US스틸을 넘기지 않으면 미 대선전에 일본 기준 금리 올린다, 그럼 감당할 수 있겠어라면서요.

 

이런 적대국인 중국은 물론 동맹국이라는 일본과도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데 이를 바이든 정부와 옐런이 조율해 연착륙을 시킬 수 있을까요? 설마 허드슨 강의 기적만 바라는 것은 아니겠죠? 매번 기적이 일어나면 그건 기적이 아니지 않나요?

새떼 충돌로 208초라는 짧은 시간에 엔진이 망가진 비행기를 글라이더처럼 활공시켜 허더슨 강에 안착해 탑승객 전원을 살린 기적의 비결은 뭘까요?

 

많은 전문가들은 9.11 이후 개편된 지휘 시스템 덕분이라고 지적하는데요. 미국에선 재난이 발생하면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책임자, 관할 지역 기관장이 전권을 갖습니다. 대통령이든, 의회 의장이든, 재난 때엔 현장 지휘관의 지시를 따라야합니다.

 

그런데 현재의 금융위기 상황에서 전권을 누가 가지고 있나요? 옐런 장관과 파월 연준 의장이 따로 노는 듯한 느낌입니다. 대선을 앞두고 서로 딴 생각을 하기 때문 아닐까요?

 

문제는 우리나라도 비슷하다는 점이죠. 정부와 한은의 생각이 너무나 다릅니다. 대놓고 갈등을 표출하기까지 하죠. 이러니 미국 보다 한국이 더 위험하다고 하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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