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불진 이피디의 경제공부방

게임이론의 기초 '공멸게임'아시나요? 본문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필수 용어

게임이론의 기초 '공멸게임'아시나요?

경불진 이피디 2019. 12. 3. 23:24
반응형

 

이솝우화 한편을 들어보시죠.

 

옛날 어느 마을에 수사자 한 마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날도 사자는 먹잇감을 찾기 위해 초원을 어슬렁거렸습니다. 그런데 너무 멀리 왔을까요.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곤 사람들의 목소리까지 들렸습니다. 사자는 재빨리 몸을 숨기고 사람들의 동태를 살폈습니다. 그러던 사자는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너무나 아름다운 처녀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첫눈에 반한 건가요. 사자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사자는 위험을 무릅쓰고 처녀의 뒤를 몰래 따라 갔습니다. 그래서 이 처녀가 이 마을 농부의 딸이라는 것을 알아냈죠. 잠시 괴로워하던 사자는 용기를 냈습니다. 그러고는 농부의 집 문을 두드렸습니다.

문을 연 농부는 깜짝 놀랐죠. 사자 한 마리가 문 앞에 있었으니까요. 도망치려는 농부에게 사자는 말을 했습니다. “따님과 사랑에 빠졌습니다. 결혼을 승낙해주세요.”

황당한 일을 당한 농부는 이내 정신을 차렸습니다. 농부는 딸과 상의를 해보겠다고 시간을 끌었죠. 잠시 뒤 농부는 사자에게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사실 우리 딸도 사자님의 늠름한 모습에 은근히 마음이 끌리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혹시 사자님의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에 상처를 입을까 걱정이 되어 선뜻 결정을 못하겠답니다.”

이 말을 들은 사자는 뒬 듯이 기뻤습니다. 그러고는 걱정하지 말라고 농부와 딸에게 소리쳤죠. 그러고는 스스로 자신의 이빨과 발톱을 뽑아버렸습니다. 그야말로 사랑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모든 것을 받칠 수 있다는 로맨티스트다운 모습을 보인 것이죠.

 

그럼 사자는 사랑을 쟁취했을까요. 사람을 향한 사자의 사랑은 예초부터 잘못된 만남이었습니다. 잘못된 사랑의 종말은 비참할 수 밖에 없죠. 두려움의 상징인 이빨과 발톱이 사라지자 농부는 결혼을 승낙하기는커녕 나약해져 누구도 해칠 수 없는 사자를 몽둥이로 패서 죽여 버렸습니다. 아리따운 처녀와 결혼하겠다는 사자의 로맨티스트다운 꿈은 깨져버리고 말았죠.

 

이솝우화에 나오는 스스로 이빨을 뽑은 사자 이야기입니다. 아마 사자가 불쌍하다고 여기는 분들도 있고 사자가 멍청하다며 혀를 끌끌 차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우화는 중요한 경제학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경제학에서 가장 핫하다는 게임이론의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죠. 게임이론이란 상대방이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를 예측해 스스로 어떤 선택하는 것이 좋을 지를 연구하는 경제학의 한 분야입니다. 실제 게임은 물론이고 스포츠, 화투, 포커, 바둑 등도 게임이론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각종 비즈니스 협상, 전쟁은 물론 정치도 분석 대상이 됩니다.

 

가장 유명한 게임이론은 죄수의 딜레마입니다. 드라마나 예능에서도 종종 등장할 정도죠. 죄수의 딜레마는 공멸게임이라고 불립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예를들어 이PD와 박PD가 박근혜와 재벌들을 너무 많이 욕해서 경찰에 끌려갔습니다. 경찰은 이PD와 박PD를 각각 다른 철장에 가두고 다른 취조실에서 조사를 합니다. 서로 의논하지 못하도록 막아놓은 것입니다. 그러고는 경찰은 이PD에게 만일 자백을 한다면 석방해주겠지만 자백을 하지 않는다면 징역 10년의 가중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습니다. PD에게도 똑같이 이야기하죠. 그럼 어떤 상황이 펼쳐질까요. PD와 박PD가 의리를 지켜 묵비권을 행사하면 증거불충분으로 각각 징역 1년만 살면 됩니다. 전체적으로 최선의 선택이죠. 하지만 이PD나 박PD혹시 나는 입을 다무는데 저 친구가 자백하면?”이라는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상대의 배신이 두려워진 거죠. 그래서 결국 두사람은 자백하게 됩니다. 상대방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모르기 때문에 스스로에게는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죠. 하지만 결국 둘 다 손해 보게 됩니다. 그래서 공멸게임이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사자의 이야기도 게임이론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자칫 목숨이 위태로워진 농부는 아무래도 게임이론을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고민 끝에 스스로 결정을 내리지 않고 결정권을 사자에게 넘겨 불리한 상황을 유리한 상황으로 반전시켰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텐데 게임이론으로 따져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우선 농부의 입장에서 따져보겠습니다.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경우에는 농부에게 두가지 선택밖에 없습니다. 사자에게 대들다 죽는 것과 딸을 사자에게 빼앗기는 것이죠. 하지만 사자에게 이빨을 뽑으면 결혼을 허락할테니 이빨을 뽑을지 말지 선택하라고 결정권을 넘기게 되면 선택지가 바뀌게 됩니다. 사자에게 이빨을 뽑으면 결혼을 허락하고, 이빨을 뽑지 않으면 결혼을 허락하지 않겠다고 말하지만 농부는 속으로 이빨을 뽑으면 바로 때려잡고 이빨 뽑기를 거부하면 딸에게 미안하지만 결혼을 시킬 수 밖에는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선택지에서 최악의 결과인 죽는 것은 사라지게 되죠. 사자를 때려잡는 것과 딸을 빼앗기는 것이라는 선택이 남기 때문입니다.

 

반면 사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최선의 선택은 농부의 제안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농부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지않고 당장 결정하라고 선택을 종용하는 것이죠. 그러면 농부를 죽이고 처녀을 차지하던 그냥 차지하던 무조건 사자에게 유리한 상황이 됩니다, 하지만 농부의 제안을 받자마자 상황은 불리하게 변합니다. 이빨을 뽑을지 않을지를 스스로 선택해야 되기 때문이죠. 자신의 최대 강점이 이빨을 선택지에 놓는 실수를 한 것입니다.

 

이 사실을 모르는 순진한 사자는 이빨을 뽑고 결혼을 청했죠.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안일한 생각을 한 것입니다. 한마디로 농부의 전략에 완패를 당한 셈이죠. 이처럼 미래의 상대방 행동을 예측한 후 현재 자신의 행동을 선택하는 시간 역순의 사고방법은 게임이론의 기초입니다.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