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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규명에 27년이나 걸린 참사가 있다?!

경불진 이피디 2022. 11. 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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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FC  홈구장인 안필드 스타디움에 마련돼 힐즈버러 참사 추모공간

Q. 이태원참사 아니 10·29참사의 아픔이 쉽게 가시지 않는데요. 정부와 서울시, 용산구의 책임전가, 꼬리자리기 식 대응 탓이 큰 것 같습니다. 아직도 지지부진한 세월호 진상규명처럼 되지나 않을까 걱정됩니다. 그런데 무려 27년 만에 진상규명이 된 참사가 있다고 하는데요. 도대체 어떤 참사일까요?

 

A. 온 국민을 슬픔에 빠뜨린 10·29 참사를 대하는 정부와 여당의 태도가 정말 실망스러운데요. 대선후보 당시 국민을 어떻게 보호하느냐에 정부의 존재 이유가 있다고 외쳤던 윤석열 대통령도 이번 참사 이후 보인 행동은 이해가 힘든 면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 참사의 진상규명이 제대로 안되거나 되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데요.

 

그래서 부각되는 참사가 있습니다. 무려 27년 만에 진상이 규명된 힐즈버러 참사.

 

이 참사는 1989415일 영국 셰필드의 힐즈버러 경기장에서 열린 축구경기에서 리버풀 팬 96명이 사망한 사건입니다. 부상자도 700명이 넘었는데요. 참사는 리버풀 팬들의 전세버스가 도로정체로 연착해 한꺼번에 몰린 게 시작이었습니다. 몰려드는 관중은 통제되지 않았습니다. 양측 면에는 다소 여유 공간이 있었지만, 인파는 이미 초만원이던 중앙구역으로 몰렸죠. 경기 시작 5분 만에 보호철망이 무너지며 아비규환이 빚어졌습니다. 좁은 지역이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몰렸다는 점에서 이번 10·29 참사와 비슷하죠.

 

이후 과정도 현재까지는 비슷합니다. 경찰은 술에 취한 훌리건들이 표도 없이 경기장에 난입해 벌어진 단순사고라고 발표했습니다. 황색언론들은 리버풀 팬이 출입문을 열었다는 등 경찰이 흘린 정보를 그대로 받아썼죠. 유족들은 경찰로부터 사망자가 술꾼 아니었느냐는 추궁까지 당했습니다. 한마디로 훌리건들이 난동을 부리다가 수많은 사상자를 낳았다는 거죠.

 

현재 10·29 참사에 대해 일부 여당 의원이나 네티즌들이 남의 축제인 할로윈을 즐기려 몰려간 사람들이 문제다” “자녀들이 위험한데 가는데 부모들은 막지 않고 뭐했냐” “놀다가 죽은 사람을 왜 혈세로 지원해주냐등의 막말 쏟아내고 있는 것과 똑같습니다.

 

https://www.podbbang.com/channels/9344/episodes/24522221?ucode=L-cYlmqQUB 

 

[꼬꼬문]‘식빵언니’ 있는데 흥국생명 위기 왜? ‘영구채’가 웬 난리?

최근 흥국생명이 제2의 레고랜드 사태로 이어질 것이란 경고가 나오고 있는데···. 신종자본증권이 뭐길래 이런 파장을 일으킬까? 정부는 50조 은행장은 95조를 외친 이유는? ◆너 그거 아니···

www.podbbang.com

하지만 영국 유족들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끈질긴 진상조사 요구 끝에 참사가 벌어진지 23년 만인 2012년 독립적인 인사들로 구성된 조사단의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결과가 놀라웠죠. 앞서 검표소에서 극심한 병목현상이 벌어진 상황에서 누군가가 출입문을 열면서 참사가 시작됐다고 했는데요. 그 누군가가 당시 경찰 책임자였던 더켄필드 총경이었습니다. 대규모 경비를 관리해본 경험이 없는 그가 경기장 구조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다가 사고를 촉발한 것이죠.

 

문제는 총경에게만 있지 않았죠. 경찰이 조직적으로 거짓말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더켄필드 총경이 문을 열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고 잡아뗐습니다. 100건이 넘는 사고 관련 진술은 경찰에 유리하도록 조작까지 했죠. 그럼 경찰만의 문제였을까요? 그럴 리 없죠. 정부의 책임이 없을 수 없습니다. 특히 마거릿 대처 당시 총리는 경찰의 보고를 믿을 수 밖에 없다며 경찰을 옹호했습니다. 즉 정권차원에서 축구경기를 즐기러 모인 평범한 시민들이 졸지에 죽음을 자초한 훌리건이라는 오명을 씌운 것입니다.

 

하지만 유족들의 문제 제기에 따라 법원은 2년이 넘는 심리 했고 결국 2016년 힐즈버러 참사 책임이 경찰에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결국 영국 정부는 참사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고 망자들의 명예는 무려 사건 발생 27년 만에 회복됐습니다.

 

20144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도 아직 진상규명이 제대로 안됐죠.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 등 무려 304명이나 무고한 목숨이 사라졌는데도 말이죠. 이번 10·29참사는 어떨까요? 힐즈버러 참사처럼 세월호처럼 유족들과 망자들이 오랜 시간 고통 속에서 명예를 더럽히지 않도록 빠른 진상규명이 필요합니다. 꼬리자르기가 아닌 진짜 책임자의 통렬한 사과를 받아 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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