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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달러에서 2500달러로···16년 전 ‘금값 전망’에 놀라는 이유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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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달러에서 2500달러로···16년 전 ‘금값 전망’에 놀라는 이유는?

경불진 이피디 2024. 8. 19.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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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치솟고 있습니다.

금 현물가격은 온스당 2507.70달러를 기록했는데요. 20202000달러 선을 돌파한 후 거의 쉼 없이 오르고 있습니다. 197036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무려 70배 가까이 오른 셈입니다. 국내 금가격도 마찬가지죠. 1g당 금값은 올 초 86000원대에서 108000원대로 25%나 급등했습니다. 돌반지로 금 한 돈을 선물하려면 공임을 제외한 금값만 무려 40만원을 넘게 줘야 합니다.

 

도대체 금 가격은 왜 이렇게 오르는 것일까요? 그리고 어디까지 올라갈까요?

 

일단 최근 금 가격이 오르는 이유를 크게 세가지로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중동지역 지정학적 긴장 때문. 다들 아시다시피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이죠. 불안이 가중되면 사람의 마음은 안전한 곳을 바라볼 수 밖에 없습니다. 위기가 닥쳐와도 살아날 희망을 안겨줄 수 있는 것이 바로 금이란 믿음이 있다는 거죠. 이 때문에 인류가 창출한 가장 오래되고 검증된 자산이란 평가를 받습니다.

 

이런 평가가 금값을 더욱 끌어올리고 있는데요. 특히 달러가 상승하면 금값이 하락한다는 공식도 깨졌습니다. 2018년 시작된 강세가 최근 더욱 불이 붙고 있다는 건데요. 금은 202082000달러를 넘어선 후 1850달러 대에서 횡보하다가 올해부터 상승세가 다시 나타나고 있습니다. 22000달러 선에 안착한 후 3월초 2100달러를 돌파했고 이제는 2500달러까지 넘어섰습니다.

 

이에따라 이번 금 가격 상승이 과거와는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국제금융센터는 국제 금 가격 강세 장기화와 패러다임 전환보고서를 통해 실질금리, 달러화 가치, 기대인플레이션 등 전통적으로 관계가 깊던 변수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질금리, 달러와의 반비례, 기대인플레이션과의 정비례라는 기존 경제학 이론이 더 이상 먹혀들지 않는다는 거죠.

 

이 때문일까요? 재미난 기사도 있습니다. 얼마 전 끝난 파리 올림픽 금메달이 역대 최고가였다는 뉴스였는데요.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파리올림픽 금메달에는 금이 6g 포함됐는데, 금메달 가격이 900달러(123만원)였다고 보도했습니다.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 시세가 800달러, 당시 시세로는 92만 정도 였던 것을 감안하면 30%이상 비싼 것입니다.

 

둘째,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금 사재기 열풍이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가 지난달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국내외 장내 금 현물시장 동향을 보면 올해 1분기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량은 290t으로 2000년 이후 1분기 집계치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도대체 어느 나라가 많이 샀을까요?

 

중국과 폴란드, 인도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 매수세가 강합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중앙은행은 224.9(t)의 금을 매입했습니다. 또 폴란드는 130t, 싱가포르는 76.3t, 체코는 18.7t, 인도는 16.2t의 금을 샀고요.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자, 중앙은행들이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매입량을 늘리고 있는데요.

 

그럼 현재 세계 금보유량 순위는 어떻게 될까요? 단연 1위는 미국(8133.5t)입니다. 이어 독일(3352.7t), 이탈리아(2451.8t), 프랑스(2437t)가 금 보유량이 많습니다. 국제기구인 국제통화기금(IMF)의 금 보유량은 2814t으로, 나라 순위로 치면 3위에 해당하고요. 이 외에 러시아(2332.7t), 중국(2235.4t), 스위스(1040t), 일본(846t), 인도(803.6t) 등이 금 보유량이 많은 나라 10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럼 한국은? 104.4t으로 36위에 불과합니다. 세계 13위인 우리나라 GDP 순위, 세계 9위인 외환보유고 순위를 감안하면 너무 낮은 것 아닐까요? 우리나라는 201140t, 201230t, 201320t의 금을 사들인 뒤 2013년 이후 늘지도 줄지도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총 외환보유액 대비 금보유율에서도 우리나라는 처참한 수준입니다. 미국은 69.89%, 독일은 69.06%에 달하지만 우리나라는 1.52%37위에 불과하죠.

 

우리나라와 경제 규모가 비슷한 대만의 금 보유량은 423.6t, 총 외환보유액 중 금 보유량 비중은 4.3%에 달하는 것과 비교해도 너무 적은 수치죠. 이에따라 금 시세가 더욱 상승하면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세 번째, 인도의 급부상과 줄어드는 매장량. 앞서 살펴본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보유한 금은 전 세계 금의 약 20% 수준에 불과합니다. 2023년 각국의 중앙은행이 사들인 금이 1,037t인데 1년 금 생산량 약 3,000t 33%에 해당되는 양이죠.

 

그럼 나머지는 어디로 갔을까요? 70~80%를 민간이 사거나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구 대국인 인도는 국민들의 금 선호도가 높습니다. 인도 민간의 금 보유량이 미국 연방은행의 3배 수준인 약 24,000t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되기도 하죠.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은 보석 가공에 쓰이는 금의 최대 소비국으로 세계 수요의 30.6%를 점하고 있습니다. 국내 생산량만으로는 이를 충당할 수 없어 매년 많은 양의 금을 수입하고 있는데요. 이를 감안하면 중국 전체의 금보유량은 2t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금 채굴량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의 조사에 따르면 지구의 금 총량은 약 244,000t. 그중 인류는 지금까지 약 187,000t을 채굴했습니다. 이제 남은 금의 양은 57,000t정도에 불과합니다. 세계 각국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채굴한다면 금 또한 멀지 않은 시기에 바닥이 드러나게 될 것이란 거죠. 이는 바로 디지털 금인 비트코인과 비슷합니다. 비트코인도 총발행량이 2100만 개로 한정돼 그 희소성으로 가치를 인정받잖아요.

 

현재 전 세계 금 매장량 1위는 호주로 9,800t, 2위 남아프리카공화국 6,000t, 3위 러시아 5,300t, 4위 미국 3,000t, 5위 페루 2,600t, 6위 인도네시아 2,500t, 7위 브라질 2,400t, 8위 중국 2,000t, 9위 캐나다 2,000t, 10위 우즈베키스탄 1,800t 순입니다.

 

반면 금 생산량 1위는 중국 370t, 이어 호주 310t, 러시아 310t, 캐나다 200t, 미국 170t 순이죠. 중국은 금생산량 13년째 1위를 고수하기 위해 무리해서 금을 캐내고 있는 것입니다.

 

이유는 다들 짐작하실 것입니다. ‘달러패권을 무너뜨리기 위해서죠. 중국은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달러 중심의 세계 경제에 도전해 위안화를 기축 통화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국 경제와 상관없이 세계 무역 결제의 70%를 차지하는 달러 가치가 1%만 하락해도 각국의 자산 가치는 천문학적으로 떨어진다는 점에서 달러 독립에 나선 셈입니다. 여기에 트럼프, 바이든을 거치며 더욱 거세지는 무역전쟁에서 패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위안화 패권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거죠.

이 때문에 중국은 러시아 및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가스와 석유 거래에 달러 대신 위안화를 사용하는 등 위안화 패권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금이 반드시 필요하죠.

 

이런 요인들 때문에 금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는 것입니다. 문제는 어디까지 올라가냐는 건데요.

 

여기서 주목할만한 글이 하나 있습니다. 무려 16년 전인 2008년 한국은행 경제교육기획팀에서 쓴 금이 금값되는 이유들이란 제목의 글인데요. 도대체 2008년에는 금값이 얼마였을까요? 온스당 900달러 수준. 2500달러에 달하는 현재시세와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에 불과하죠.

 

따라서 16년 전에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을 것이라고 예견했던 것입니다.

이런 내용도 있습니다.

 

금값은 2001년 이후 줄곧 올랐고 특히 작년 한 해 동안만도 31%나 올라 현재 온스(1온스=3.75g)900달러를 웃돌고 있다. 역사상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상승 여력이 충분하며 머지 않아 온스당 1000달러 시대가 열릴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금값은 19801월 온스당 850달러까지 오른 적이 있는데 이를 현재 물가로 환산하면 1400달러에 해당한다는 근거에서다. 물가 수준을 감안하면 지금 금값이 상투가 아닐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럼 16년이 지난 2024년 금값은 상투일까요? 중동과 우크라이나 사태가 끝나지 않는 한, 엄청난 금광이 발견되지 않는 한, 인도의 사재기와 중국의 달러 패권 탈출 의지가 꺾이지 않는 한 금 시세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앞의 전제가 바뀐다면 금값의 방향이 또 바뀔 수 있다는 점은 명심해야 합니다.

 

https://youtube.com/shorts/RCV0CKW86X8?feature=sh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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