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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짓누른 ‘유령아파트’···우리나라에도

경불진 이피디 2024. 2. 5.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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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청자 여러분들은 유령아파트라는 용어를 들어보셨나요? 무슨 영화나 소설 이야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외신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중국이야기를 떠올리기도 할테고요. 하지만 중국 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유령아파트가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요?

 

일단 중국 이야기부터 해보겠습니다. 지난해 125일 영국 BBC보도인데요. 중국이 부동산 붐을 과도하게 일으켜 국내 도시 곳곳에 유령 아파트가 산재한 것은 물론 해외에도 중국 건설업체가 건설한 유령 도시가 많이 있다고 전합니다.

 

BBC가 지적한 문제의 유령 도시는 한때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였던 비구잉위안(컨트리 가든)이 말레이시아에 건설한 아파트 단지. 컨트리 가든은 '일대일로'라는 미명아래 화교가 많이 사는 말레이시아에 '임성'(林城)이라는 중국식 대규모 신도시를 2016년 건설했습니다. 건설비용만 무려 1000억 달러(131조원). 100만 명을 수용하는 거대한 신도시를 만들 계획이었습니다. 말레이시아 현지 수요보다는 중국인들이 해외에 휴양용으로 세컨 하우스를 갖고 싶어하는 수요를 겨냥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코로나가 모든 상황을 바꾸어 놓았죠. 코로나 이후 국내 부동산 경기는 물론 해외 부동산 경기도 죽었습니다. 그래서 8년이 지난 지금 일부 아파트 단지만 완성됐을 뿐 건설이 중단됐다는데요. 그래서 유령도시를 방불케 하고 있다는군요. 이 공사는 당초 계획한 것의 15%만 완성됐을 뿐이고, 아파트 입주율도 1%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비구이위안만이 아니죠. 440조 원이 넘는 빚더미에 앉은, 중국 부동산 개발기업 '헝다'가 홍콩법원으로부터 결국 청산 명령을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헝다가 짓다만 유령도시가 문제가 될 조짐인데요. 한때 중국 최대였던 부동산 공룡 헝다가 짓다 만 대규모 아파트 단지도 곳곳에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거액의 분양 대금을 떼인 계약자들은 오갈 데 없게 되자, 피눈물을 흘리고 있죠.

홍콩고등법원은 구조조정 계획이 미흡하다며 결국 29일 청산 명령을 내렸지만 실효성은 미지수입니다. 헝다의 자산 대부분이 중국 본토에 있어 홍콩 법원의 관할권을 초월하는 데다 헝다가 법원 명령에,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기 때문인데요. 시장에서는 홍콩 법원의 청산 결정을 중국 본토 법원이 인정할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인데요. 에이 무슨 소리라고 하실지 모르지만 우리나라에도 유령아파트가 실제로 있습니다.

 

충남 보령은 서해바다로 유명하죠. 이곳 서해 바다를 배경으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우뚝 솟아 있는데요. 여느 아파트와는 다르다고 합니다. 도색도 되지 않은 잿빛 콘크리트 외벽과 갈가리 찢어진 안전망이 아무렇게나 걸려있습니다. 이른바 유령아파트’.

 

더 큰 문제는 한두동만 이런 것이 아니란 점입니다. 지금부터 30년 전 지상 15, 14개 동 규모를 목표로 공사를 했었다는군요. 하지만 공사가 중단돼 지금은 우범지대로 변해가고 있다고 합니다.

 

이곳만이 아닙니다. 경기도 이천의 또 다른 아파트 단지입니다. 마찬가지로 16층 규모의 5개 동이 20년 넘게 유령처럼 버티고 섰습니다. 철거 비용만 70억 원에 달합니다.

 

전국적으로 이렇게 공사가 중단된 건물 가운데 10년 넘게 방치된 것만 80% 가까이 됩니다. 지방자치단체 마음대로 허물거나, 새로 짓는 것도 쉽지 않다는데요. 보령 아파트 단지의 경우 허물고 싶어도 철거비만 100억 원 정도 들고, 새로 지으려면 건물과 토지를 매입하는 데만 148억 원이 듭니다.

 

인구 10만도 안 되는 보령시 예산으로는 턱도 없는 규모인데다, 설령 예산이 있다 하더라도 엄연히 주인이 있는 땅과 건물을 때려 부술 수는 없습니다. 결국 지방정부는 이 땅에 관심을 보이는 새 사업자가 나타나기만 20, 30년씩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유령아파트가 더 늘어날 조짐입니다. 대구 수성동의 한 신축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고 반년이 넘었지만 전체 146가구 가운데 빈집이 120가구가 넘습니다. 후분양 단지인데, 고작 25가구만 분양된 상태입니다.

 

미분양 해소가 어려워지자 시행사는 지난달 PF대출 연장에 실패했고, 결국 이 아파트는 통째로 공매에 넘겨졌습니다. 이미 입주한 주민들은 최악의 경우 자산 손실까지 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떠안겠단 곳이 나타나지 않으면 가격이 계속 내려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곳만의 일이 아니죠. 전국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지난달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2000가구가 넘습니다. 한달 만에 8% 늘었는데, 10개월 만에 증가셉니다. 특히 다 짓고도 안 팔리는, 악성 미분양 물량도 4%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지방만의 일이 아닙니다.

 

오는 3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서울 동작구의 한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9월부터 청약을 진행했지만,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이며 아직도 물량을 다 해소하지 못했습니다. 1, 2차 무순위 청약까지 거쳤음에도 771 가구 중 여전히 10% 넘게 남아 있습니다. 30일부터 92세대에 대한 3차 무순위 청약에 돌입했습니다.

 

12월 말 기준 서울 미분양은 958호로, 11월 대비 약 80호 늘었습니다. 수도권으로 범위를 넓히면 미분양이 1만 호가 넘는데 11월 대비 약 43% 증가했습니다. 9월 약 7700, 10월 약 7300호로 서서히 줄어드는 듯하다 다시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일부 수도권 단지의 고분양가 논란 등이 맞물리며 미분양 문제는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정부가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해당 주택을 세제 산정 시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등 유인책을 내놨지만, 효과에 의문이 제기됩니다. 악성 미분양이 늘어날수록 PF대출 부실은 더 악화할 수 있어, 정부 차원의 관리가 시급하단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 언론들은 강조하는데요.

 

그런데 정작 필요한 대책을 이야기하는 언론은 거의 없습니다. 최근 공개된 통계청의 신() 주택보급률 통계를 보면 2022년 말 기준 전국 주택보급률은 102.1%1년 새 0.1%포인트 줄었습니다. 서울은 94.2%에서 93.7%0.5%포인트나 줄었고요. 따라서 주택 수요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미분양이 되는 진짜 이유가 뭘까요? 가격이 너무 비싸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팔리지 않는 것이죠. 시장이나 마트에서도 팔리지 않으면 할인하잖아요. 부동산도 별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살 수 있는 가격으로 내려야죠. 그렇지 않고 계속 버틴다면 유령아파트로 남을지도 모릅니다.

 

https://youtu.be/nV1Y0RcE7uI?si=L-DhTVUtYVGpC5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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