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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도 깜빡 속는다는 ‘폭스팩터’ 아시나요?

경불진 이피디 2024. 2. 5.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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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튜브 등을 보다보면 신기술에 투자하면 매달 고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자칭 경제 전문가들의 광고가 많죠.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연예인 등 유명인을 내세워 재테크 책을 무료로 나눠준다며 주식거래 앱 설치하라고도 합니다. 심지어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얼굴을 내세워 이부진 투자한다고 광고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들 아시죠. 이거 다 가짜라는 사실을.

 

금감원 조사 결과, 광고 속 주인공 상당수가 가짜 전문가였고, 유망 기업이라던 회사는 실제 회사를 사칭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유령 업체였습니다. 특히 경제학 박사라던 사람은 재연 배우였고 유명인들의 투자권유도 AI를 이용한 가짜였습니다.

 

아직도 이런 것에 속느냐고 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유명대학 교수나 박사, 전문가라고 하면 일단 귀가 솔깃하기 마련이잖아요. 이런 타이틀에 마음에 빼앗기기도 하고요. “나는 그렇지 않아라고 자신하는 분들도 깜쪽 같이 당할 수도 있다는데요. 실제로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부터 소개하는 내용은 경제시그널에도 소개됐던 것입니다.)

 

197211월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 해변에서 미의과대학협회의 의학교육연구 학술대회. 의과대학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게임이론을 응용한 강연도 진행됐죠. 강연자는 유명대학 교수인 마이런 폭스 박사. 폭스 박스는 쉽지 않은 주제인데도 명쾌한 설명과 열정적인 태도, 풍부한 지식과 유머로 청중을 완전히 사로잡았습니다. 강연이 끝난 후 이어진 강연 평가 설문에서 매우 탁월한 강연이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죠. 박사의 이름처럼 청중들을 완전히 사로잡은 것이죠.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깜짝 놀랄만한 비밀이 공개됐습니다. 사실 그 강연은 논리적으로 모순이 가득했습니다. 한마디로 엉터리였죠. 더 놀라운 것은 폭스 박사는 교수도 아니었습니다. 의학은 물론 게임이론에 대해서는 젬병이었죠. 마이런 폭스 교수의 진짜 이름은 마이클 폭스. ‘배트맨’ ‘형사 콜롬보등에 조연으로 출연했던 배우였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이 강연은 심리학 실험의 일환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이 강연내용의 오류를 얼마나 눈치 챌 수 있는지를 살펴본 것이죠. 이를 위해 마이런 폭스 교수 역할을 주문받은 마이클 폭스는 실험을 위해 과장되게 횡설수설하거나 전혀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내거나 불합리한 결론을 내리라고 지시받았습니다. 특히 유머를 섞어가며 모순되는 진술을 하면서 중간 중간 의미없는(?) 숫자도 강조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랬더니 똑똑한 것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의사들 거의 대부분이 빠져들었던 것이죠. 심지어 대부분 너무나 흥미로운 강연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일부는 마이런 폭스 교수가 예전에 썼던 논문을 읽어본 적이 있었다고 했죠. (존재하지도 않는 논문을 어떻게 읽었을까요?)

 

https://youtu.be/GWaD_kp2Y-I?si=IUVk1qKZznlZ_VMF

정말 황당하죠? 이에 대해 앤디 하버마커는 청중들은 강연의 내용과 상관없이 사전에 소개된 폭스 박사의 배경과 외모에 매혹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유명대학 교수라는 프로필 소개에 걸맞게 자신감 있는 태도와 열정을 보여주니 강연 내용과는 상관없게 믿어 버린 것이죠. 특히 다소 복잡해 보이는 숫자까지 나열했더니 청중들은 무장 해제됐다고 설명합니다. 복잡한 계산을 싫어하는 우리의 뇌가 그냥 믿으라는 신호를 보냈다는 것이죠.

 

숫자를 따지기 싫어하는 것은 인류 보편적인 심성입니다. 진화론적으로 뇌는 계산하기 보다는 무의식적으로 작동하기를 좋아한다는 것이죠. 능동적으로 사고하고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을 극도로 꺼립니다. 이유가 뭘까요? 우리의 뇌도 경제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복잡하게 계산하려면 아무래도 에너지 소모가 크죠. 먹을 것도 찾아야 하고 적이 나타나면 빨리 도망도 쳐야 하는데 복잡한 계산에 에너지를 쓰는 것은 비효율적입니다.

 

그래서 인류의 조상들은 언제나 더 단순한 해결안을 찾고, 그것을 더 단순한 형태로 제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에너지 소모를 줄이기 위해 불필요하다고 여겨질 때 머리를 쓰는 것을 자제했던 것이죠.

 

똑똑하다는 의사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려운 게임이론을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복잡한데 그것을 일일이 따지면서 맞는지를 검토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여긴 것이죠. 특히 마이런 폭스 교수가 난해하고 졸릴 것이라는 선입견과는 달리 자신감 있게 유머까지 섞어서 재미있게 설명해주니 넋 놓고 설명을 들었던 것입니다. 여기에 유명대학이라는 신뢰할만한 스펙이 있으니 팩트 체크에 대해서는 무장해제 돼 버린 것이죠.

 

그 똑똑하다는 의사들도 이럴 진데 일반인들은 안 봐도 비디오죠. 황우석, 신정아 사건 같은 학력위조 논란이 전 세계적으로 끊이질 않고 일어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복잡한 것을 싫어하도록, 계산하기 귀찮아하도록 진화한 우리 뇌 탓이란 이야기죠. 일도 해야 하고 TV나 유튜브도 봐야하고 팟캐스트도 듣고 게임도 해야 하는데 전문가들의 전망을 하나하나 검증하는 것은 엄청난 에너지 낭비라고 여기는 것입니다. 소위 전문가 칭호를 듣는 부동산 스타강사, 주식고수들이 하는 주장을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죠.

https://youtu.be/cCWGpF3ynaA?si=MFqwDfnm2Pka2IcK

소위 전문가들도 이런 점을 모를 리 없죠. 폭스 박사가 했던 것처럼 화려한 스펙을 앞세워 대중들을 현혹시킵니다. 복잡한 숫자와 재미난 유머를 통해 의심조차 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대표적인 예가 매년 연말이면 거의 모든 언론들이 전하는 올해의 색입니다. 팬톤이라는 세계적인 색채연구소가 내년에 유행할 색을 선정해 발표하는 것인데요. 이 발표에 따라 패션은 물론 IT, 자동차, 음식, 부동산 등에서도 올해의 색으로 치장된 각종 제품을 쏟아냅니다. 그런데 올해의 색은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요?

 

그야 많은 전문가들이 대중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연구 등을 거쳐 선정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겠죠. 영화나 음악처럼 대중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색을 뽑는 것으로 여길 것입니다. 2024년 올해의 색은 퍼치 퍼즈입니다.올해의 색이 선정되기 전에 해당 색상을 본 적이 있나요? 아마도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올해의 색으로 선정됐다는 뉴스가 전해지자마자 TV나 신문에 자주 언급되고 소위 패션을 앞서가는 연예인들도 해당 색상으로 치장한 모습을 SNS에 퍼트리면서 유행하게 됩니다.

 

이게 뭐 문제냐고 할 수도 있는데요. 한번 따져볼까요. ‘청담동 주식부자이희진이 찍은 종목을 자신이 운영하는 커뮤니티에 올리니 해당 종목 주가가 실제 올라가는 것이랑 뭐가 다를까요?

 

물론 팬톤에서는 매년 새로운 색상을 찾기 위해, 팬톤의 색채 전문가들은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화를 살핀다고 설명합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영화, 여행, 예술 산업, 새로운 아티스트, 패션, 디자인 분야뿐만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 유행하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사회 경제적 조건까지 포함해 올해의 색을 선정한다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업계가 가장 팔고 싶은 색, 가장 수익이 많이 날 것 같은 색을 올해의 색으로 선정하는 것은 아닐까요?

 

문제는 이같은 일들이 우리 주변에 너무나 흔하다는 점입니다. 소위 전문가라는 권위를 앞세워 대중을 속이고 자신들의 이득만 챙기는 경우가 많죠. 더 큰 문제를 이를 밝혀내고 고발해야 할 언론들이 이에 동조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더 나아가 권위 있는 언론, 전통 언론이라는 타이틀을 앞세워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대중에게 주입시키기도 합니다.

 

백발백중이라는 소문을 믿고 소위 부동산 스타강사, 주식고수들의 비법을 쫓아하고 언론들의 권유대로 투자했는데도 쪽박 차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심지어는 배우가 연기한 가짜 경제학 박사의 말을 믿고 투자하는 사람들도 있고요.

https://youtu.be/NB2cUxPsb9o?si=wFo6CKUKMQwVCKNI

그럼 이런 사기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경불진에서 여러차례 강조했던 내용을 다시 한번 복습해보겠습니다.

 

1. 숫자에 속지 마라.

 

가짜뉴스 대부분이 숫자를 나열하며 그럴듯하게 포장한다. 하지만 간단한 산수만 해도 오류를 금방 찾아낼 수 있다. 따라서 힘들고 귀찮고 짜증나지만 숫자로 덧칠된 기사를 읽을 때는 스마트폰 계산기로 맞는지 검증해 보길 권한다.

 

2. 관계자 멘트에 현혹되지 마라.

 

교수나 업계의 관계자 등 화려한 스펙을 자랑하는 사람의 멘트를 인용하는 뉴스가 의외로 많다. 이런 기사는 신뢰를 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반되는 주장을 함께 다루는 경우는 드물다. 이유가 뭘까? 기사 작성도 확증편향식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즉 기사를 어떻게 쓸지 결론을 정해놓고 그에 맞는 통계나 전문가의 멘트를 끼어 넣는 것이다.

 

특히 업계의 한 관계자 등 관련자의 이름과 직함이 없을 경우는 함부로 신뢰해서는 안 된다. 정확하게 의견을 개제할 때 이름이 없다는 것은 십중팔구는 해당 기자가 임의로 쓴 기사일 가능성이 크다. 물론 내부고발이라든지 외교 등 특수한 경우는 예외다.

 

3. 인용 기관 홈페이지를 뒤져라.

 

언론들이 기사의 신빙성을 더한다며 유명 연구소나 기관의 자료를 종종 인용한다. 이 때 해당 기관 홈페이지에만 가도 관련 자료의 원문을 대부분 쉽게 찾을 수 있다. 경제연구소라면 관련 보고서를 쓴 연구원의 연락처도 알려준다. 궁금하면 500원이 아니라 전화해서 물어보면 된다. 웬만하면 친절하게 다 대답해 준다.

 

4. 외신도 뒤져보자.

 

국내언론들이 인용하는 외신을 무조건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의심스러우면 구글 등에서 진짜 해당 외신이 있는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본이나 독일 언론은 물론 아랍 언론도 상관없다. 요즘은 구글 번역 덕분에 해당 언어를 몰라도 충분히 검색할 수 있다.

 

5.의심하고 의심하라.

 

추리소설이나 영화 등에서 너무 완벽한 알리바이를 가진 사람이 의외로 범인인 경우가 많다. 이는 소설·영화 속만의 일은 아니다. 사실이라기엔 너무 좋아 보이는 수치는 실제로 사실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과학적으로또는 유의미한이라는 형용사의 남발하는 경우에는 더욱 의심해야 한다. 자료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한 꼼수일 수 있기 때문이다.

https://youtu.be/nV1Y0RcE7uI?si=L-DhTVUtYVGpC5Ou

복습한다는 의미에서 두가지 문제를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2002년 국내 이혼율 47.4%. 2003년 대대적으로 보도됐던 통계자료인데요. 이 자료 때문에 이혼율 세계 1위 눈앞’ ‘국내 부부 두 쌍 중 한 쌍은 이혼’ ‘백년해로는 옛말등 자극적인 제목이 국민들을 놀라게 했죠. 그런데 이건 사실일까요?

 

이혼율이 47.4%면 결혼하는 2쌍 가운데 1쌍은 헤어졌다는 이야기죠. 이혼이 늘어나긴 했지만 우리나라에 이혼한 부부가 이렇게 많을까요?

 

보고서는 2002년도에 이혼한 부부의 수(145300)를 혼인한 부부의 수(306600)로 단순히 나눠서 이혼율을 계산했습니다. 이게 뭔 문제냐고 하실 수 있는데요. 큰 문제가 있습니다. 2002년에 이혼한 부부 모두가 2002년에 결혼했을까요? 대부분 그 이전에 결혼했을 것입니다. 따라서 연도별 혼인건수와 이혼건수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통계학적으로 아무런 의미 없죠.

 

아직 이해되지 않는다면 다소 극단적이지만 다음 사례를 생각해 보면 이해됩니다. 특정한 해에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이 극심해져서 1만 쌍만 결혼했을 때 그 해에 이미 결혼해 있던 2만 쌍이 이혼해 버리면 이혼율이 얼마일까요? 앞서 계산대로라면 무려 200%라는 얼토당토않은 숫자가 나오게 되죠.

 

그럼 제대로 된 이혼율은 어떻게 계산해야 할까요? 특정시점의 총 이혼횟수를 총 결혼횟수로 나누면 됩니다. 당시에는 총 결혼횟수가 28156405, 총 이혼횟수가 2623659건이었기 때문에 이혼율은 9.3%에 불과합니다. 부부 11쌍 중 1쌍 꼴입니다. 직감으로도 이 수치가 더 믿을만하지 않나요? 하지만 실수 때문에 우리나라가 한때 이혼천국이라는 오해를 받았습니다.

 

두 번째, ‘50%+20% 할인이면 진짜 할인율은?

 

대형마트에 가면 흔히 접할 수 있는 광고죠. 이런 문구를 접하면 70%를 할인해준다고 여기게 됩니더. 그런데 실제 할인율은 60%. 50% 할인을 한 다음에 추가로 20% 할인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https://youtu.be/2W2fEefBIMY?si=u3lBX18NTSpDiDBU

누가 이런 실수를 한다고라며 혀를 끌끌 차기도 할 것이다.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수능 영어 25번은 미국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 실태에 관한 도표 자료를 보고 틀린 보기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평가원이 제시한 정답은 ‘2012e메일 주소 공개 비율은 2006년의 3배 정도라고 설명한 4번 보기였죠. 그러나 5번 보기도 내용이 틀렸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통계 가운데 휴대전화번호 공개 증가율그래프가 2006년은 2%, 2012년은 20%를 나타냈는데 5번 보기는 이 차이를 ‘18%’라고 설명했기 때문입니다.

 

이게 왜 틀린 것일까요? 많은 분들이 깜빡하기 쉬운 퍼센트(%)와 퍼센트 포인트(%p)의 차이 때문입니다. 퍼센트는 전체의 수량을 100으로 두고 그것에 대한 비교값을 백분율로 나타낸 것이죠. 이에 비해 퍼센트 포인트는 백분율로 나타낸 수치가 이전 수치에 비해 증가하거나 감소한 양을 뜻합니다. 즉 퍼센트 값 사이의 차이를 단순하게 계산한 값입니다.

 

따라서 앞서 수능문제에서 2%에서 20%로 늘어나면 증가율은 몇 퍼센트일까요? 18%라고 생각했다면 틀렸습니다. 정답은 900%. 증가율은 (20-2/2*100)으로 계산합니다. 반면 (20%-2%)로 계산한 것은 18% 포인트라고 해야 합니다.

 

그럼 우리 회사 여자 직원의 비율이 지난해 40%에서 올해 60%로 늘어났다를 우리 회사 여자 직원의 비율이 전년 대비 20%p 늘어났다와 20% 늘어났다 중 뭐가 맞을까요?

 

이젠 아실 수 있으시죠. 조그만 방심하면 속을 수 있다는 점을 늘 명심해야 합니다. 이런 간단한 속임수에도 넘어가는 사람들이 있으니 사기꾼이 판을 치는 것입니다. 자칫 소중한 돈을 날릴 수 있으니 정신 바짝 차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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