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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이 틀렸는데 칭찬받는 신영증권 vs 비난 받는 조선일보?

경불진 이피디 2024. 1. 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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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틀렸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얼마 전 세계적인 통신사 블룸버그가 올린 기사 제목입니다. 블룸버그는 해당 기사에서 2년 연속 월가의 베스트팀으로 꼽힌 모건스탠리 전략팀의 주가 예측을 가장 틀린 전망으로 꼽았습니다. 2022년 말 모건스탠리 전략팀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이듬해 4,000포인트를 넘지 못할 것이라 예측했으나, 지난해 말 4,769.83포인트로 장을 마감했기 때문이죠.

 

주식시장 전문가만 망신당한 게 아니죠.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채권 전략팀은 202310년 만기 국채금리가 3.25%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놨지만 정작 연말 금리는 3.89%로 마감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1119일에는 무려 5.00% 선을 넘어서며 채권 투자의 죽음을 이야기할 정도였습니다.

 

글로벌 경제전망도 비슷합니다. 중국 경제가 코로나19 봉쇄 해제 덕에 날아오를 것으로 봤던 골드만삭스 런던의 글로벌 전략팀의 예측 역시 크게 빗나갔습니다. 중국 주식시장은 주요국 중에 가장 부진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0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이 연방준비은행(Fed·연준)을 작심 비판하기도 했죠. 다이먼 회장은 연준이 16개월 전에 내놓은 경제 전망이 100% 틀렸다고 지적했습니다. 2022년 초, 연준 관료들이 인플레이션 급등이 일시적일 것이라고 주장한 것을 지적한데 이어 2023년 말까지 주요 금리가 2.8%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10월 기준, 금리는 5.25%.

 

다이먼 회장은 중앙은행과 정부는 이 모든 것을 관리할 수 있다며 전능하다는 느낌을 갖고 있는데 이에 대해 난 조심스럽게 생각한다내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매우 조심스럽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처럼 전문가들의 전망은 틀리기 마련입니다. 핑계는 있죠. 전쟁과 테러, 전염병 등 외부 충격. 여기에 뉴노멀의 등장까지···.

https://youtu.be/HHjJ66MebRc?si=N2HylOXu7EIgWOiD

따라서 전망은 언제든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특히 내말만 믿으면 된다’ ‘이것만 보면 된다등을 쓰는 전망은 아예 무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즉 한가지 전망만 가지고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거죠. 여러 전망과 데이터를 분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단순한 숫자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트렌드의 변화를 포착해야 한다는 거죠. 예를 들어 금리 전망의 경우 상승을 예측하는 전문가와 하락을 예측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다 들어보고 판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때 상승, 하락 등으로 단정하지 말고 상승하면 어느 정도, 하락하면 어느 정도 등의 갭을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래야 잘못된 판단으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죠.

 

이러 면에서 참조할만한 두가지를 살펴볼까 합니다.

 

첫 번째 신영증권이 최근 발간한 ‘2023년 나의 실수’.

 

지난해에도 경불진에서 소개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2022년 나의 실수라는 제목으로 반성문을 냈었잖아요. 올해도 마찬가지 총 42쪽의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보고서에서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워런 버핏은 매년 초 주주서한과 과거 발언 등을 통해 실수를 여러 번 인정했듯, 우리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2023년 전망을 복기한다라면서 미국의 재정 폭주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성찰했습니다.

 

그는 “2023년 전망에서 가장 크게 어긋난 부분은 '미국경제'에 대한 예측이었다라면서 “2023년 미국 경제의 둔화가 불가피하고, 그 결과 달러가 약해지고 미국 증시가 다른 증시 대비 초과 수익을 기록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라고 했습니다.

https://youtu.be/Q7rHgIY1IUc?si=Vei09MufCGX3iB81

하지만 김 센터장의 예측과 달리 지난해 미국 GDP 성장률은 2.4~2.5% 수준에서 한 해를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되고, 지난해 미국증시는 주요 지수들이 사상 최고치를 넘나들 정도로 강한 상승세를 보였죠. 이유가 뭘까요?

 

김 센터장은 미국 경제가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로 '바이든 행정부의 공격적 재정 지출'을 꼽았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20223월부터 20237월까지 기준금리를 0~0.25%에서 5.25~5.50%까지 인상했음에도, 바이든 정부의 공격적인 재정 부양으로 미국 경제는 오히려 2022년보다 훨씬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에서 미국 재정 지출 확대에 대한 사전적 단서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공화당이 하원의 다수당이 된 상태에서 지출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다라면서 결과적으로 이 판단이 틀렸고,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에서 정부의 재정지출을 막는 제어장치가 실종됐다는 점을 간과했다라고 부연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각오도 남겼는데요. 김 센터장은 정치와 지정학적 통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국내외에서 치러지는 많은 선거 등 시장 이외의 변수들이 자산가치에 미칠 영향력에 대해서도 충실한 분석과 의견을 제시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왜 이런 실수를 굳이 공개했을까요? 충분히 감출 수도 있었을텐데요.

이에 대해 김 센터장은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도 반복적인 실수를 하고 후회하고 투자실패를 인정했다우리가 버핏과 같은 레전드는 아니지만, 그렇기에 더욱 그의 태도를 존경한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2023년 실수를 복기한다고 말했습니다.

https://youtu.be/DOsnuLcZB2s?si=4k-Yat2SEzDyaAEt

실제로 버핏은 이미 1985년의 주주서한을 통해서도 실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사업과 삶의 다른 영역 모두에서 성공보다는 실수에 대한 연구를 항상 강조해온 찰리 멍거 덕분이다라고 밝히기도 했죠.

 

20232월에 발표한 주주서한에서도 오랫 동안 나는 많은 실수를 해왔습니다. 그 결과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광범위한 포트폴리오는 아주 탁월한 경쟁력을 가진 소수의 기업, 매우 괜찮은 경쟁력을 가진 다수의 기업, 별 볼일 없는 경쟁력을 가진 나머지 대다수의 종목들로 구성돼 있습니다고 고백하기도 했고요.

 

워런 버핏 역시 개미투자자와 마찬가지로 투자 실수에 대해 사후적으로 후회하는 껄무새(앵무새처럼 할껄이란 말만 반복하는 투자자)’였지만 결국 같은 실수를 반복할 확률을 줄인 것이 높은 투자 수익률로 돌아온 것입니다.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실수가 알려지면 큰 돈이 왔다갔다 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이렇게 실수를 솔직하게 인정하다니···. 잘못한 것을 잘못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각오까지 밝힌 점에서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용산에서도 보고 배웠으면 하는데요. 용산 말고도 배워야 할 곳이 많을 것 같은데요.

 

두 번째, 2년째 틀린 조선일보 부동산 시장 전망, 올해도 또?

 

시민언론 민들레이 실린 기사 제목입니다. 정말 제목처럼 조선일보 전망이 2년째 틀렸을까요?

 

조선일보는 매년 초 전문가들을 동원해 새해 부동산시장 전망 기사를 냅니다. 2년전인 2022년 초엔 “7인의 전문가 한목소리로 올해도 수도권 집값 상승세’” 기사를, 2023년 초엔 전문가 7영끌족, 입지 안좋으면 처분...단 이 두 곳이면 버텨야”, 올해는 서울·수도권 집값 오른다, 4...실수요자 올해 집 사라, 6이란 제목의 전망기사를 보도했죠.

 

2022년 기사에서는, “전년말부터 집값 상승세가 눈에 띄게 줄었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의 새해 집값 전망은 그래도 오를 것이란 의견이 우세했다며 아파트값 상승 기대심리에 바람을 불어넣었습니다. 다음해 초 기사에서는, “전년도 전국 집값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져 새해에도 집값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죠. 그러나 영끌족에게는 “(투기지역인) 강남·마포·용산 지역이라면 손해를 보더라도 처분을 미루고 좀더 버틸 것을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조선일보의 연초 부동산 전망 기사는 투기를 조장하는 기사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전망이 2년 연속 틀렸다는 사실입니다.

https://youtu.be/uyraIVs9HUY?si=yNjR2oVSzkihLEk3

2022년 기사에서는 올해도 수도권 집값 상승세라고 예측했으나 그 해 서울·수도권 아파트 값은 여름부터 계속 곤두박질쳤죠.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20221월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141.2였지만 12월에는 117.7까지 떨어졌습니다.

 

2023년 기사에서는 새해 집값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거래가 지수는 2월부터 다시 상승해 6121.7, 10124.1로 소폭이지만 상승했습니다. 2022, 2023년 두 해 모두 전망이 틀린 것입니다.

 

그럼 올해 전망은 어떨까요? 조선일보가 1일자로 올해에는 다시 '7인의 전문가'에게 묻는 형식으로 집값 상승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제목이 서울·수도권 집값 오른다 4, 실수요자 올해 집사라 6’. 고금리 장기화로 상반기까지는 주택 시장 관망세가 지속되겠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는 데다 입주 물량 부족으로 전셋값도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집값을 밀어 올릴 것이란 분석이라는 거죠.

 

그러면서 매매는 상저하고’, 전세는 상승세 지속이라고 강조합니다. 전셋값은 7명 모두 상승한다고 내다봤다며 실수요자라면 집을 서둘러 사라고 권합니다. 특히 신생아특례대출 등 실수요자 우대 대출을 활용해 매수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빚내서 집사라2에 동참하라고 부추기죠. 2년 연속 빗나간 전망을 내놓았던 조선일보가 과연 올해는 맞는 예측을 내놓았을까요?

https://youtu.be/ZRonvs4vFjk?si=trN3XzScpn4064_0

물론 조선일보 등은 이렇게 변명할 수 있습니다.

 

“경제라는 게 결국 사람들의 심리와 행동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정확히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누구나 공감하는 좋은 전망이 나왔다면, 사람들은 여기에 반응해 뭔가 달라진 행동을 하게 될 것이고 그 결과 경제의 물줄기도 달라지게 마련이다”

 

예견된 위기는 오지 않는다는 말도 같은 맥락이죠.

 

물론 틀린 이야기가 아닙니다. 실제로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이렇게 이야기하죠.

 

경제전망이란 게 꼭 맞히기 위해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기회요인과 위험요인들을 집요하게 찾아내고 그 강도를 진단해 일목요연하게 제시하는 게 전망의 주된 목적이다. 어쩔 수 없이 곁들이는 전망 수치는 참고사항일 뿐이며, 최종 판단은 우리 각자의 몫이다.”

 

이것도 충분히 수긍갑니다. 하지만 빠진 것이 있죠. 틀린 것에 대한 인정과 분석, 그리고 반성. 신영증권처럼 말이죠. 경불진은 버핏과 신영증권처럼 늘 반성하는 자세로 방송을 해나가겠습니다.

 

https://youtu.be/kYujn5Ep3oI?si=mQxF_7TYLNdE6l7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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