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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고용률? 쉬었음 70만명···이들에게 필요한 조언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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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고용률? 쉬었음 70만명···이들에게 필요한 조언은?

경불진 이피디 2023. 11. 1.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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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000.

 

이게 무슨 숫자일까요?

요즘 군인 숫자가 줄고 있다는데 국군 숫자일까요? 아닙니다. 우리나라 청년층에서 쉬었음에 해당하는 숫자. ‘도대체 쉬었음이 뭐지?’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쉬지 않는 사람도 있냐면서요.

 

하지만 취업통계를 낼 때 쓰이는 용어인데요. 일단 취업통계에서는 우리나라 인구를 어떻게 구분하는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15세이상 인구를 대상으로 취업통계를 내는데요. 이를 경제활동인구 비경제활동인구를 나누죠. 경제활동인구는 말 그대도 만 15세이상인구 중 수입이 있는 일에 종사하고 있거나 취업을 하기 위해 구직활동 중에 있는 사람을 뜻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구직활동을 하는 사람도 제활동인구에 포함된다는 점이죠. 또 경제활동인구는 취업자와 실업자로 나뉘는데요. 하루에 1~2시간만 알바를 하고 있으면 어떻게 될까요? 주당 1시간 이상만 일하면 취업자에 포함됩니다. 취업자되기 너~~~무 쉽죠.

 

그럼 비경제활동인구에는 어떤 사람이 포함될까요? 취업이나 구직활동이 전혀 없는 전업주부나 재학생, 구직단념자, 취업준비자 등이 포함됩니다. 취업준비자더라도 구직활동을 하게 되면 경제활동인구에 실업자로 지위가 바뀌게 되고요.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가정주부, 학생, 취업준비생, 공무원준비생, 연로자, 심신장애자 등과 함께 구직단념자와 쉬었음이 비경제활동인구를 구성하게 되죠? 그런데 구직단념자과 쉬었음의 차이가 뭘까요? 비슷해 보이는데요.

 

구직단념자는 구직의사는 있지만 노동시장적 사유로 구직을 포기한 사람을 뜻합니다. 여기서 노동시장적 사유는 전공이나 경력, 원하는 임금수준 등이 맞지 않다는 이야기인데요. 즉 능력에 맞는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어 아예 구직활동을 포기한 상태죠. 따라서 구직단념자는 실망실업자라도 부릅니다. 일을 하고는 싶으나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 사회 현실에 좌절해 구직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 쉬었음은 뭘까요? 일할 능력은 있지만 별다른 이유 없이아니면 쉬고 싶어서일하지 않는 사람을 뜻합니다. 주로 조기 퇴직이나 명퇴 등으로 인해 쉬고 있는 경우가 해당되죠.

https://youtu.be/jEql0qv0P4c?si=MKKDopYosM3Lwu9G

여기서 문제. 백수건달은 어디에 해당될까요? 보통 아무것도 하지 않고 노니 실업자라고 할텐데요. 통계적으로 구직활동을 하지 않으니 실업자가 아닙니다. 별다른 이유 없이 아니면 쉬고 싶어서 쉴테니 비경제 활동인구 중 쉬었음에 해당되죠.

 

그런데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쉬었음에 해당하는 청년(15~29), 이른바 니트족(NEET)이 무려 월 평균 425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숫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요. 20153.3%(307000)에서 2023년 상반기 5.0%(425000)로 상승했습니다. 여기에 국가통계포털(KOSIS)상 올해 상반기 기준 월평균 30대의 '쉬었음' 인구(268000)까지 합하면 청년층과 30대 니트족은 693000명에 달한다.

 

이들이 왜 그냥 쉴까요? 혹시 가방끈이 짧은 것은 아닐까요? 그런데 올 상반기 기준 청년층 니트족의 약 37%(157000)가 대학 졸업 이상 학력자. 고등학교 졸업자 이상 비중은 약 94%(40만명)입니다. 한마디로 배울만큼 배웠지만 희망의 끈을 놓고 쉬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럼 이들은 주로 뭘까요?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 청년층(15~29) 부가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보니 올해 5월 기준 최종 학교를 졸업(수료·중퇴 포함)했으나 3년 이상 취업하지 않은 청년은 218000명으로 집계됐는데요.

 

이들 중 주된 활동으로 집 등에서 그냥 시간을 보냈다는 청년은 8만명으로 36.7%를 차지했습니다. 장기 미취업 청년 10명 중 4명은 직업 훈련, 취업시험 준비, 구직활동, 육아나 가사 등을 하지 않고 그냥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이들이 왜 그냥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요? 여기에 힌트를 주는 통계가 있는데요. 청년 니트족의 비중은 미취업 기간이 6개월 미만일 때는 23.9%였습니다. 그런데 6개월 이상~1년 미만일 때 27.3%로 상승했거든요. 그러다 1년 이상~2년 미만 19.2%로 줄어듭니다. 2년 이상~3년 미만 21.1%. 하지만 3년 이상일 때에는 36.7%로 급등했습니다다.

 

이게 뭘 의미할까요? 학교를 졸업하면 누구나 부푼 꿈을 가지죠. 이름난 회사에 들어가 돈도 많이 벌고 연애도 하고 부모님께 용돈도 드려야지···. 하지만 그 기간이 6개월 이상 길어지면 실망하게 되죠. ‘난 안되는 가 봐라며 구직활동까지 포기합니다. 그러다 1년 지나면 다시 마음을 추슬러잡죠. 다시한번 도전해보자. 그런데도 취업이 되지 않으면 실망을 늘어나고 희망고문이 3년을 넘기게 되면 모든 것을 포기하게 된다는 거죠. 즉 처음부터 쉬었음을 선택하는 청년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도전하고 꼰대들의 충고처럼 노~~~~력을 했는데도 안되니까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거죠. 그래서 구직활동도 하지 않고 인생 다 산 듯하게 자포자기한다는 이야기입니다.

https://youtu.be/YhSQXAp3Sbo?si=vn59wbOpo5e5CBDS

문제는 이런 청년들이 급증할 추세거든요.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사람을 뽑지 않잖아요.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3년 하반기 대졸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48%는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고, 채용 계획이 아예 없는 기업도 16.6%나 됐습니다.

채용 계획을 수립한 기업은 전체의 35.4%지만 이중엔 규모를 작년보다 줄이는 기업(24.4%)이 늘리는 기업(17.8%)보다 많았습니다.

 

일자리는 시장이, 즉 기업이 만드는 것이라고 윤석열 대통령이 이야기했지만 기업들은 나 살기도 힘들다면서 인재 뽑기를 거부하고 있는 셈이죠.

 

이렇게 되면 정부라도 나서서 일자리를 늘려야 할텐데 현정부는 전혀 그럴 기미도, 의지도 없는 것 같습니다. 왜냐면 경불진에서도 여러차례 지적했지만 우리나라의 미래인 R&D 예산을 깎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비난이 쏟아지고 있죠. 그런데 예산을 삭감한 곳이 R&D만이 아닙니다. 청년 일자리 예산도 대폭 깎았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국회의원(광주 동남갑)이 밝힌 자료를 보면 문재인 정부 시절 청년 일자리 사업 예산은 2021년과 2022년 모두 33천억원 수준을 유지했으나, 윤석열 정부가 예산을 수립한 2023년부터 23000억원으로 축소됐고 내년에는 17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내일체움공제, 청년추가고용장려금, 청년채용 특별장려금 등 청년과 직접적인 3건의 사업에서만 1조원이 넘는 액수가 삭감됐습니다. 지역화폐 발행 지원은 전액 삭감, 돌봄과 관련된 예산 또한 전액 삭감되며 일자리 사업 또한 시장형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뜯어보면 주로 저소득 계층에 필요한 정책들이 대폭 삭감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올해 초 까지 청년을 줄곧 호명해왔습니다. 그래서 이대남들에게 많은 표를 얻었죠. 그런데 이제와서 청년 관련 예산을 이렇게 깎아버린다니···.

 

이제와서 투표 잘못했다고 꾸짖자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고소해할 생각도 없고요. 왜냐면 청년들은 누가 뭐라해도 우리의 미래잖아요. 이들이 희망을 가져야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죠. 만일 청년층이 좌절에 빠진다면 미래는 물론 대한민국 자체가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최근 출산율 저하도 희망을 없애버린 기성세대에게 청년층이 복수하는 것이라는 설명도 있던데요. 정말 그렇게 되면 안되잖아요.

 

그럼 주변에 있는 청년들을 어떻게 해야 희망을 선물할 수 있을까요? 다시 일할 의욕을 찾고 애도 낳을 꿈을 꾸게 할 수 있을까요? 또다시 꼰대들처럼 노~~~~력을 해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고민하고 있는 끝에 생각난 책이 하나 있습니다. 몇 달 전에 읽었던 책인데요. 이 책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제목부터 심상치 않죠. ‘노력의 배신’. 연세대의 인기 강의의 도태가 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고 하는데요. 저자는 김영훈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님인데요. 전작의 제목도 재밌더라고요. ‘차라리 이기적으로 살걸 그랬습니다.’ 이책은 아직 읽어보지 않았지만 빠른 시간내에 꼭 읽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노력의 배신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요?

 

책은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열심히만 하면 누구나 다 잘할 수 있을까?’ 정말 의문이죠. 그런데 일만시간의 법칙이라도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말콤 글래드웰이 책 아웃라이어에서 주장해 유명해진 법칙이죠.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1만 시간 정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법칙이잖아요. 이를 반대로 이야기하면 일만시간만 노~~력하면 누구나 전문가가 될 수 있는데 왜 노~~력을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죠. 하지만 1만시간이면 하루 3시간 씩 약 10년 정도잖아요. 10년동안 했는데 다 전문가가 됐나요? 쉽지 않죠.

 

실제로 잭 햄브릭 미국 미시간주립대 심리학과 교수가 11135명이 참여한 88개의 연구를 분석해 공부를 잘하는 것과 노력의 관계를 밝혔다고 합니다. 얼마나 관련성이 있을까요? 아무리 못해도 80%이상은 될 것 같죠. 노력하면 공부도 잘할 수 있다고 대부분 믿잖아요. 그런데 연구결과는 우리의 뒷통수를 칩니다. 공부를 잘하는 것과 노력의 관계는 50%도 아니고요 겨우 4%에 불과했다는 거죠. 즉 공부를 잘하는 것과 노력은 '거의' 관계가 없다는 뜻입니다. 이에 말이 돼라고 하실 수 있는데요.

 

김 교수님은 선후가 바뀌었다고 지적합니다. 노력을 해서 공부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잘하니 노력할 수 있었다는 데요. 이게 뭔소리라고 하실 수 있지만 생각해보면 이해하실 수도 있습니다. 공부잘하는 친구들보면 공부머리를 타고났다는 평가를 많이 받죠. 조금만 공부해도 성적이 잘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노력도 할 수 있게 되는 거고요. 그런데 머리가 좋지 않은 친구라면 노력만한다고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요? 아무리 해도 안되는 것은 안되는 거죠. 대부분 성적은 오르지 않고 노력하지 않게 됩니다.

 

그럼 노력하지 말라는 말인가” “공부하지 말라는 말인가라는 질문이 저절로 떠올려지죠. 결론부터 말하면 아닙니다. 김 교수님은 오히려 더 노력을 해야한다고 말합니다. 이게 뭔소리야라고 하실 수 있는데요. 교수님의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오해하면 안 된다. 반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 않고서는 관련한 일에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직접 시도해보고, 부딪쳐보고, 경험해봐야 한다. 아니,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최선의 노력을 해봐야만 자기의 재능과 능력을 파악할 수 있다.”

 

오히려 최선을 다해봐야 재능의 유뮤를 알 수 있기에 부딪쳐 보고 일정기간 최선을 다 해봐야 한다는 거죠. 재능의 힘을 믿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 않는 것은 명분 없는 게으름이고 방종이라고 합니다.

 

김 교수님은 사람은 노력으로 변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오히려 변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사람들이 서로에게 잔소리를 하고 훈계를 한다고 강조하죠. 열심히 노력하면 뭐든 다 할 수 있어라는 일견 긍정적 태도인 것 같은 믿음이 사실 사람을 병들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기대를 하기에 사람들은 하지 않아야 할 기대를 하고 실망을 하고, 또 당사자는 자신의 노력 없음을 탓한다는 겁니다.

 

정말 그렇지 않나요? 김 교수님은 그동안 우리의 노력 방향이 달랐다는 것도 지적합니다. 우리나라의 노력신봉주의자들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 중 일반적으로 못하는 것에 집중하죠. 반면 서양인들은 잘하는 것에 더 집중한다고 합니다.

https://youtu.be/GrF5aYdkMmY?si=9X-Oz6onSDtE6Vzr

이게 무슨 차이를 일으킬까요? 사실 약점을 강점으로 전환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에너지가 많이 소모됩니다. 그런데 그 에너지를 잘하는 일에 쓴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 사람은 잘하는 분야에서 최고수준이 될 수도 있다는 거죠. 그런데도 못하는 일에 집중함으로써 특별히 잘하는 것 없는 두리뭉실한 사람이 된다고 안타까워 합니다. 저도 그랬던 것 같아요. 잘하는 것에 더 집중해야 했는데 못하는 것에 재능없는 것도 해야한다는 학교와 주변의 질책에 시간을 낭비했다는 생각이 드니까요.

 

그럼 김 교수님은 왜 노력의 배신이라는 불편한 주장을 하는 걸까요?

 

“노력하더라도 실패할 수 있고, 성공하지 못할 수 있다. 노력 외에도 중요한 변수들이 많고, 대표적인 것은 재능과 가정적, 사회적 환경이다. 우리가 간과하는 것은, 그 사람의 타고난 재능과 능력이 노력으로 빛을 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노력하더라도 실패할 수 있는데 노력신봉주의 사회에서는 그걸 인정 안하기에 많은 사람들이 과잉 노력을 하고 노력부족을 탓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김 교수님은 최선의 노력으로도 실패했다면 과감히 포기하라고 이야기 합니다. 포기해도 괜찮고, 포기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말입니다. 재능 없는 노력을 반복하는 것은 결국 개인에게도 큰 상처로 돌아옵니다.

 

다만 인생자체를 포기하라는 이야기는 결코 아닙니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빨리 찾아 도전하라는 말입니다.

 

공부 잘하고 성공한 사람들에게도 조언을 남기셨는데요. 당신들이 공부잘하고 성공한 것은 타고난 재능과 환경으로 성공을 한 것이므로 즉 운이 좋았던 것이니, 운좋게 받은 혜택을 기꺼이 나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래야 사회의 문제들을 개인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사회적 책임으로 돌려 정부와 국가가 할 일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어떠신가요? 정말 그렇지 않나요? 저는 쉬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지금 좌절은 너희 잘못이 아니요? 사회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거야, 하지만 희망의 끈을 이어가기 위해 스스로의 다른 재능을 찾아보면 어떻게니? 삶에는 한가지 길만 있는 것이 아니야? 지름길도 있지만 둘레길도 있고 자갈길도 있고 여러 길이 있어. 모두 다 의미 있는 길이니 지금길만 고집하지 말고 다른 길도 찾아보렴.”

https://youtu.be/I1Ux3WKcmh8?si=Um046leZ6San0Hz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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