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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잭팟’ 터졌다는 현대차·현대건설 주가가 움직이지 않는 이유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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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잭팟’ 터졌다는 현대차·현대건설 주가가 움직이지 않는 이유는?

경불진 이피디 2023. 10. 27.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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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사원 1호를 자처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드디어 잿팍을 터뜨렸다고 언론들이 난리가 났습니다. 이번 방문으로 사우디와 156억달러(21조원) 규모의 투자 양해각서(MOU) 및 계약 51건을 체결했다는 거죠. 특히 지난 11월 빈 살만 왕세자 방한을 계기로 양국 기업이 체결한 290억달러(39조원) 규모의 투자 MOU·계약과는 별개라고 강조합니다. 대통령실과 언론들의 주장대로라면 우리나라는 60조원 규모의 경제적 이득을 얻은 셈입니다. 윤대통령 순방예산이 666억원이긴 하나 60조원 넘게 벌어왔으니 남는 장사 아니냐는 건데요.

 

그런데 이번에 체결된 것은 대부분 MOU입니다. 경불진에서 여러차례 강조했듯이 MOU는 법적 효력이 없습니다. 언제든 폐기 가능하다는 거죠. 실제로 대통령실이 밝인 46건 중 계약은 겨우 6건이 불과합니다. 40건은 종이쪼가리나 다름없는 MOU.

 

여기에 뇌피셜 하나를 더하자면. 곧 엑스포 유치가 결정되죠. 1118일로 예정돼 있는데 가장 강력한 후보가 사우디입니다. 이미 대세가 사우디로 기울어졌다는 평가도 외신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윤 정부가 목을 매는 엑스포 경쟁국에 굳이 가서 왜 MOU 쇼를 했을까요?

 

여기까지는 월요일자 방송에서 언급했던 내용이고요. 경불진과 뜻있는 언론들이 지적을 하자 대통령실은 언론을 통해 홍보를 더 강화합니다.

 

사우디 순방 '수주 잭팟'해외건설 수주 목표 달성 '청신호’(뉴시스)

사우디 진출 반세기 현대건설... "누적수주 280억 달러 국내 1(한국일보)

현대건설, 사우디 진출 반세기다시 일렁이는 'K건설 중동붐'(한국경제)

 

국내 건설업체들이 부동산 경기 침체와 PF 등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중동 건설붐이 일어난다면 정말 좋은 소식이죠.

 

이것만이 아니죠.

현대차, 사우디에 첫 중동 생산거점20265만대 양산 시작(뉴스1)

 

현대차가 사우디와 자동차조립 합작공장을 건설해 중동 지역 내 첫 생산 거점을 만든다고 합니다. 이미 사우디 자동차 시장에서 기아차와 합산해 21%를 기록해 45%인 토요다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조만간 1위로도 올라설 수 있다는 기대죠.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이렇게 좋은 소식이 들려왔는데도 주가는 요지부동입니다. 280억 달러 잭팟을 터뜨렸다는 현대건설 주가는 어제 100원 올라 3490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232950원이나 빠졌었는데 24300, 25100원 밖에 회복하지 못했죠.

 

현대차는 더 빠졌습니다. 23일은 1900원 반짝 상승했지만 242600, 25800원이나 빠졌습니다. 그래서 25일 종가는 182000.

 

물론 요즘 증시가 각종 문제 때문에 죽을 쑤고 있다고는 하지만 언론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감안하면 꽤 뛰어야 할 것 같은데 그렇지 못하죠. 이유가 뭘까요?

해외 법인 망했는데 5300'세금 폭탄'골병드는 건설사

 

이게 뭔소리일까요? 혹시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이난 2022년 기사 아닐까요? 그런데 놀랍게도 한국경제가 지난 18일 보도한 내용입니다.

 

내용은 다소 충격입니다.

 

GS건설, DL이앤씨, 한화건설, HD현대중공업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건설회사들이 중동 사업에서 조단위 손실을 봤다는 것입니다. 천문학적인 손실을 봤는데도 정부가 수천억 대의 법인세를 받아가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내용인데요. 기업을 대변하는 신문의 논조이니 그러러니 하고요.

 

문제는 우리나라 건설사들이 중동에서 왜 이런 큰 손실을 봤을까요? 그리고 그 중동은 어느 나라일까요? 놀랍게도 지금 언론들이, 특히 한국경제가 잭팟을 터트려 제2의 중동붐이 기대된다는 사우디입니다. 사우디에서 천문학적인 손해를 봤는데도 280억 달러 수주했다고 좋아해도 될까요? 또 떼이는 것은 아닐까요?

 

그런데 좀 궁금하죠. 사우디같은 부자나라가 돈을 떼어먹는다니 이해도 잘 안되고요. 그런데 기사에는 자세히 설명돼 있습니다.

 

국내 건설사는 2010년을 전후해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플랜트 사업에 적극 뛰어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지법이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다는 거죠. 일단 상당수 사업은 현지 법인이 있어야 참여할 수 있습니다. 지사 설립으로 불가능합니다. 당연히 비용이 더 들어 가겠죠. 그런데도 세무당국은 외국 회사의 현지 법인에 무거운 세금을 부과합니다. 여기에 과당 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 현지인 의무고용제 강화로 인한 비용 상승, 유가 하락에 따른 추가 발주 감소로 대부분 손실을 냈다는 거죠.

 

따라서 건설업체들의 현지 법인들은 10년 넘게 자본잠식 상태였다고 합니다. 그럼 사업을 접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문제가 있다는 데요. 대부분 중동 국가처럼 사우디는 사실상 파산법이 없다고 합니다. 손해가 커져도 청산이 불가능하다는 거죠. 황당하죠.

 

그래서 찾아보니 사우디가 외국기업 유치를 위해 2018년에 뒤늦게 파산법을 도입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적용받은 사례가 없다고 합니다. 사실상 유명무실한 법이란 거죠.

이 때문에 건설업계 관계자는 한국경제에 이렇게 하소연합니다.

 

특수한 현지 법 체계와 국내 세제가 충돌해 건설사들이 이중고를 겪어 왔습니다. 네옴시티 등으로 중동에서 제2의 건설붐이 예상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건설사들이 마음 놓고 수주전에 뛰어들기 어려울 것입니다.”

 

2의 건설붐, 네옴시티의 환상이 무너져내리는 것 같습니다. 사우디에서 외국기업들이 돈벌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빈말이 아닌 듯하고요. 그런데 괘씸한 것은 한국경제는 이렇게 보도해 놓고도 25일자에는 다시 일렁이는 'K건설 중동붐이라고 호들갑을 떨었다는 점이죠. 기가 막히죠.

 

사우디에 첫 중동 생산거점을 만든다는 현대차는 어떨까요?

2019619일 로이터가 재미난 보도를 합니다. ‘토요타는 왜 사우디 투자요청을 거절했을까?’

 

사우디는 이미 2019년에 토요타에게 공장을 설립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토요타가 거절했는데요. 그 이유를 로이터는 이렇게 보도합니다.

 

2017년부터 사우디가 토요타에게 매달렸는데 토요타는 높은 인건비, 작은 사우디 시장, 현지 공급 부족 등의 이유로 거절했다고 합니다. 높은 인건비에 3600만명에 불과한 인구도 걸림돌이지만 사우디에는 제조업이 거의 없죠. 석유로 먹고 사는 나라니까요. 이를 탈피하기 위해 네옴시티도 만들고 하는데 여기에도 제조업보다는 바이오 등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합니다.

 

자동차는 2만개의 부품이 만드는 종합예술이라는 말이 있죠. 2, 3, 4차 등 협력업체가 뒷받침해줘야 공장이 돌아갑니다. 그런데 사우디에 그런게 있을 리가 있나요? 그러니 토요타는 매몰차게 사우디의 요청을 거절한 것입니다. 이걸 뒤늦게 현대차가 받아들였고요.

 

문제는 높은 인건비, 작은 사우디 시장은 물론 현지 공급 부족 문제가 해결됐을까요?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죠. 그런데도 현대차가 공장 건설을 한다니 미스터리입니다. 뭔가 압력이 있었을까요?

 

또 한가지 걸리는 것은 사우디가 매달리는 입장이잖아요. 현대차가 베푸는 모양새고요. 그런데 공장에 대한 지분을 현대차와 사우디가 나눈다고 합니다. 공동투자이니 그럴 수 있죠. 그런데 몇 대 몇일까요? 82? 73? 놀랍게도 37입니다. 현대차가 3, 사우디가 7.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이러니 현대차 주가가 오르지 않는 것이죠.

 

그런데 언론들은 이런 사실을 모를까요? 다 알면서도 잭팟이 터졌다느니, 2의 중동붐이니 하는 것은 너무하지 않나요? 국민들도 개미들도 더 이상 속지 않는데 제발 정신들 차리길 바랍니다.

https://youtu.be/I1Ux3WKcmh8?si=5rpNYmLanJG6ytw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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