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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연구소 예산 삭감된 황당 이유는?···치매치료제 실용화도 물거품ㅠㅠ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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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연구소 예산 삭감된 황당 이유는?···치매치료제 실용화도 물거품ㅠㅠ

경불진 이피디 2023. 10. 19.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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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온 국민의 일요일 저녁을 책임졌던 KBS개그콘서트’. 개그콘서트 끝나는 음악만 나오면 월요병이 시작된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인기 있었죠. 그러던 인기가 사그라들면서 3년 전 종영당하는 수모에 처해졌는데요. 최근 뉴스를 보니 개그콘서트가 부활한다고 합니다. 오는 1112일 다시 방송을 탄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한가지 걱정되는 것이 있습니다. 3년 전 개그콘서트가 왜 망했었을까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정치 때문이란 말이 많았죠. 정치계에서 벌어지는 황당한 일들이 개콘보다 더 기가 막혔기 때문에 국민들이 개콘을 보지 않았다는 우스갯 소리가 있었는데요.

 

이 때문에 이런 의심도 듭니다. 과연 잘 될까? 부활을 준비하는 개콘 관계자분들에게는 매우 죄송하지만 다시 인기를 끌기는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인데요. 왜냐면 개콘을 망하게 했던 정치가 이제는 더 업그레이드된 황당함과 웃픈 재미를 국민들에게 선물(?)하고 있거든요.

 

개콘보다 더 황당한 정치 사례로 첫손에 꼽히는 것이 있죠. 실제 개콘에서도 패러디 했던 이은재 전 새누리당 의원이죠. 정치 패러디 대통형이라는 코너에서 말만 하면 사퇴하세요를 외쳤던 그 인물. 왜 개그맨들이 패러디했는지도 기억나시죠?

 

2016년 국정감사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향해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MS오피스프로그램을 왜 공개 입찰 방식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구매했느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이에 조희연 교육감은 황당한 표정으로 “MS를 하는 다른 회사가 없다고 답하던 모습이 엄청난 화제를 모았는데요. 그런데도 이은재 의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서울시교육청이 횡령을 했다교육감 자질이 안된다고 결국 사퇴하세요를 시전했죠.

 

정말 개콘보다 더 웃겼던, 하지만 웃펐던 장면이죠. 그런데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설마 이런 황당한 일이 또 벌어지진 않겠지?”

 

그런데 설마가 사람잡는다고 하잖아요. 거의 비슷한 일이 또 벌어졌습니다. 역시나 국감장에서 인데요. 다만 황당한 짓을 한 측은 국회의원이 아니라 피감기관이 했다는 점이 정반대이긴 합니다.

 

올해 국정감사에는 정부가 내년도 R&D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에 대한 공방이 치열했는데요. 경불진에서도 여러차례 지적했듯이 IMF때도, 보수정권 때도 줄이지 않았던, 윤석열 대통령 마저 올해 초에 GDP 대비 5%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던 R&D예산을 올해보다 무려 16.6%나 삭감했잖아요. 지난 6월말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카르델을 언급하며 ‘R&D 사업 재검토를 지시한 뒤에 벌어진 일입니다. 이에 과학계는 물론 이종호 과학기술벙보통신부 장관도 잘못된 일이라고 건의했다고 하는데요. 다만 소문에 의하면 이런 건의를 했다가 윤 대통령에게 이 장관이 엄청나게 깨졌다고 하더라고요. 다시한번 이야기하면 이건 소문입니다. 확인된 팩트는 아니고요. 다만 국감에서 이에 대한 질문이 나왔는데 이 장관이 부인하지 않더라고요. 만일 없는 사실이라면 강하게 반박했을텐데 이런 모습을 보니 의심은 충분히 가죠.

 

아무튼 용산 대통령실과 여당은 아직도 과학계에 예산 나눠먹기식 카르텔이 있다며 이를 바로잡을려는 추지라고 주장합니다. 이권 카르텔을 제거하고 나눠먹기식 R&D를 근절하고 혁신하라는 주문이라는 거죠.

 

과연 그럴까요? 이번 R&D예산 삭감이 얼마나 졸속으로 진행됐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있습니다. 마치 이은재 전의원이 저질렀던 개그같은 일을 현정부에서 했다는 것인데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당초 내년도 극지 R&D 예산은 1058억원이었으나, 정부 R&D 예산 조정으로 710억원, 무려 67%나 삭감된 이유를 따졌습니다.

혹시 극지연구소의 성과가 너무 적어서 일까요? 여기서 극지연구소에 대해 좀 살펴봐야 할 것 같은데요. ‘극지란 남극과 북극을 중심으로 한 주변 지역을 말하죠. 이곳은 온도 변화에 따른 반응이 민감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기후변화를 감지하고 예측할 최적지로 꼽힙니다. 또 극지 생물에서 항생제나 치매 치료제 후보 물질을 찾아내는 유전자원 연구 등도 진행되죠.

 

그럼 우리나라는 국지연구소가 몇 개 있을까요? 한 개? 두 개? 총 세군데에 있습니다. 남극에 2, 북극에 1개 기지가 있는데요. 남극에는 세종기지, 장보고기지가 있고 북극에는 다산기지가 있습니다. 이것만이 아니죠. 빙산을 깨면서 항해할 수 있는 쇄빙선도 있거든요. 우리나라 유일 쇄빙선이 아라온호도 극지연구에 힘을 보태고 있죠.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거기서 연구한다고 뭐가 있겠어.”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지난 10일 극지연구소는 북극 바다에서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수십 배 강한 메탄가스를 분출하는 구멍을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북극해에서 고농도 메탄이 방출되는 현상은 이전에도 관측됐지만, 실제 방출구의 모습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 북극온난화의 원인 중 하나를 세계 최초로 밝혀낸 셈입니다. 이를 통해 앞으로의 기후변화 등을 예측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것만이 아니죠. 재작년 극지에 사는 균류와 조류의 공생체, ‘지의류에서 우리나라 극지연구소가 치매 치료제 후보 물질을 발견했습니다. 특허 출원도 했죠. 작용 기전, 즉 약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효과를 나타내는지도 밝혀냈습니다. 따라서 극지 연구소는 내년 실용화 연구를 통해 후보 약물을 확보하고, 전임상실험을 신청할 계획이었다고 합니다. 2021년 안국약품과도 치매치료제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가 인류를 가장 크게 괴롭히는 것 중 하나인 치매 탈출의 종주국이 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그야말로 잭팟이 터지는 거죠. 이를 통한 경제적 성과는 측정이 불가능할 정도잖아요.

 

그런데 이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고 합니다. 이유가 뭘까요? 내년 관련 연구개발 예산 61억이 4억만 남고 사실상 전액 삭감된 겁니다. 도대체 현정부에서 삭감한 이유가 뭘까요? 바로 이것도 카르텔로 지적됐기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극지를 연구하는 곳에 무슨 카르텔? 그런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들인 예산에 비해 성과가 미비했다고 합니다. 아니 치매치료제 후보 물질을 발견했는데도 말이죠. 신약개발의 경우 원래 기초연구부터 임상까지 십 년이 넘게 걸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코로나 백신으로 떼돈을 번 모더나 같은 경우도 10년 넘는 꾸준한 미국 정부의 투자 덕분이었다는 사실을 다들 아실 것입니다. 그런데 겨우 2년 된 연구에서 성과가 없다고 하는 것은 우물에서 숭늉찾는 것과 뭐가 다를까요?

그런데 그 다음 이유가 더 기가 막힙니다. 사업 경쟁률이 1:1로 극지연구소만 입찰했다는 것인데요.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이야기일까요? 그럼 극지를 극지연구소에서 연구하지 어느 기관에서 연구하나요? 경제연구소에서 극지까지 가서 연구할까요? 아니면 정치연구소에서? 이건 마치 이은재 전 의원이 MS 오피스를 왜 MS에서만 사느냐고 따진 것보다 더 심하지 않나요? 이렇게 개콘보다 더 웃긴 상황인데도 졸속삼각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요?

 

문제는 이러는 사이에 경쟁국들은 치고 나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가지 예만 들겠습니다. 한때 마데전자라고 놀림받았던 중국. 우주선까지 자체 기술로 쏘고 있지만 스마트폰에서 만큼은 우리나라보다 한참 뒤쳐진다고들 여기시죠. 국내에서는 중국산 스마트폰이 아예 존재자체가 없을 정도잖아요.

 

그런데 아마 많은 들이 놀라셨을 것입니다. 중국 화웨이가 자체 AP(모바일 프로세서) 개발에 성공해 제품까지 출시했죠. 삼성도 힘겹게 만들어낸 AP를 중국이 벌써 개발했다니 놀라울 따름인데요. 그 비결이 뭘까요?

 

중국은 매년 10%R&D 투자를 늘려 지난해에는 드디어 3조 위안을 돌파했습니다. 558조원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죠.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어떨까요? 우리나라는 GDP 대비 R&D 비중은 4.93%로 이스라엘(5.56%)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등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그래도 경제규모차이 때문인지 올해 R&D 총 예산은 겨 307000억원. 무려 18배가 넘게 차이납니다. 그런데 이 차이는 내년에 더 커질 것이 뻔하죠. 중국은 10%늘리는데 우리나라는 무려 16.6%나 삭감하려 하잖아요.

 

머지않아 중국에서 우리나라를 마데전자라고 놀리는 개그같은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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