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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노르웨이 투자법을 배워야 하는 이유는?

경불진 이피디 2023. 7. 5.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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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제공

가장 인기있는 여행지하면 어떤 나라가 떠오르시나요? 프랑스. 스위스, 미국 등도 있지만 요즘 이 나라가 떠오른다고 합니다. 바로 노루를 위해 길까지 만든 노르웨이’^^.

 

북극 바로 밑에 있어 우리나라에서는 무려 17시간이 넘게 걸리는데다 직항도 드물어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던 나라였는데요. 최근 tvN 예능 텐트 밖은 유럽에서 유해진, 진선규, 박지환, 윤균상 등이 노르웨이를 방문한 모습이 인기를 끌면서 관련 항공편이 만석이라고 합니다. TV 화면 속에 비친 멋진 풍경을 직접 맛보고 싶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다는 거죠. 다른 것은 몰라도 오로라와 아이스 배스는 저도 꼭 해보고 싶더라고요. 언제 기회가 되면 꼭 가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노르웨이는 자연 풍광만 훌륭한 것이 아니죠. 경제적으로도 배울 것이 많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노르웨이로 한번 떠나보겠습니다.

 

일단 노르웨이란 나라에 대해 간략히 알아봐야겠죠. 과거 지리시간에 배우셨던 것 기억 나실 겁니다. 바위를 깎은 듯한 피요르드 해안. 독일 위에 있는 덴마크와 바다를 마주하고 있고요. 왼쪽 바다 건너에는 영국, 오른쪽 국경선에는 스웨덴이 있죠. 또 동북쪽으로는 핀란드, 러시아와도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그런데 노르웨이 하면 과거 위인전에서 읽었던 아문센을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영국의 스콧과 함께 남극점에 누가 먼저 가는지 세기의 경쟁을 벌여 승리했던 위인이죠. 그리고 1980년대 팝을 좋아하셨던 분은 ‘Take on me’를 기억하시는 분들도 많으실테고요. 스케치 같은 그림과 실사가 조합된 뮤직비디오가 당시에는 큰 화제를 모았는데요. 이 노래를 부른 그룹이 바로 아하였죠. 그리고 축구 마니아라면 네이션스리그·EPL·챔스 득점왕 등 3관왕에 빛나는 득점기계 홀란드를 언급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 세사람 말고도 딱히 떠오르는 노르웨이 출신 위인은 없죠. 그도 그럴것이 노르웨이 인구가 547만여명 밖에 안되거든요, 우리나라 대구와 경북을 합친 인구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국토 면적은 무려 6244ha. 대한민국의 6배 크기죠. 더 놀라운 것은 경제력, 이렇게 작은 인구로도 GDP4824억 달러가 넘습니다. 세계 28. 지난주 살펴보면 아일랜드보다 살짝 적습니다. 그럼 1인당 GDP는 얼마나 될까요? 89202달러. 룩셈부르크, 아일랜드, 스위스에 이은 세계 4. 대단하죠.

 

북극 한파가 몰아쳐 노루 밖에 살지 않을 것 같은 나라가 어떻게 이렇게 부자가 될 수 있었을까요?

 

사실 노르웨이처럼 날씨가 춥고 인구가 적어도 잘 사는 나라는 제법 있습니다. 바로 노르웨이와 바다를 맞대고 있는 덴마크. 그런데 덴마크는 레고와 세계 최대 해운회사 머스크(Maersk), 초록색 맥주캔으로 유명한 칼스버그가 있죠. 나름 제조업 강국인데다 낙농업도 세계 최고입니다. 잘살 수 있는 기반 산업이 튼튼하다는 거죠.

 

노르웨이 바로 오른쪽 스웨덴도 마찬가지죠. 중세부터 이 지역에서 가장 잘 살았던 스웨덴은 이케아와 H&M, 볼보 외에 인터넷 통화 1세대로 유니콘기업이 된 스카이프로 유명하죠. 여기에 한때 전화기 생산업체였지만 이제 세계 2위의 통신장비와 5세대(5G) 통신 공급업체가 된 에릭손, 청소기로 유명한 일렉트로룩스도 있고요.

 

바로 옆 핀란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때 휴대폰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노키아가 핀란드 출신이죠. 그런데 이제는 세계에서 다운로드 수가 가장 많은 게임을 다수 보유한 슈퍼셀과 로비오가 있습니다. 또 모바일 운영체계 안드로이드의 기반이 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리눅스도 핀란드에서 개발됐죠. 즉 노르웨이 주변의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는 나름 제조업과 소프트웨어를 통해 충분히 부자가 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있습니다.

 

그럼 노르웨이도 마찬가지 일까요? 노르웨이 브랜드 기억나시는 것이 있나요? 아마 없을 것입니다. 기껏 생각나는 것이 노르웨이 연어죠. 실제로 노르웨이의 주 산업은 어업과 산림업입니다. 제조업이나 소프트웨어 산업이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도 노르웨이가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보다 1인당 GDP가 높습니다. 설마 연어 팔아서?

 

전세계인이 아무리 연어를 많이 먹는다고 해도 불가능하겠죠. 그럼 비결이 뭘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바로 산유국, 원유가 펑펑 나오기 때문입니다. 에이라면서 좀 실망하는 분들도 많으실 것입니다. 결국 사우디나 카타르처럼 하늘의 선물 덕분에 잘사는 것 아니냐면서요. ‘역시 노력이 운을 못 이긴다더니라고 한탄도 하겠죠. 그런데 조금만 참고 들어주세요. 노르웨이에는 또 다른 비결이 있거든요.

 

일단 노르웨이에서 석유가 나온다고?’ 모르시는 분들도 꽤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 이야기부터 해볼텐데요. 때는 1969, 노르웨이 북쪽 북해 앞바다에 석유가 매장된 것을 발견됐습니다. 그런데 애초에 이 바다는 노르웨이 것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덴마크, 영국과 영해관련해 논란이 있었다는 거죠.

 

그래서 당시로부터 4년 전인 1965년 노르웨이·덴마크·영국의 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회의를 했습니다. 이 때만해도 석유가 묻혀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몰랐던 세나라 대표의 관심은 조업권이었거든요. 나라별로 대구를 몇 마리 잡을지를 놓고 피터지기 싸웠다는 거죠. 줄다리기 회의 끝에 세나라는 지도를 놓고 줄을 그었다고 합니다. 여기까지는 노르웨이 어선들이 조업을 하고 여기까지는 덴마크, 여기까지는 영국, 뭐 이런 식이었죠. 이 선을 그을 때는 큰 다툼 없이 웃으면서 줄을 그었다는 후문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이 줄이 나중에 나라의 운명을 갈랐죠. 조금의 오차도 없이 당시 금을 그은 노르웨이 쪽 바다에서 4년 후 석유가 뿜어져 나왔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덴마크 쪽과 영국 쪽은 낫씽.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당시 노르웨이 협상단이 원유의 존재를 눈치채고 덴마크와 영국 협상단에게 술을 엄청 먹였다는 소문도 있지만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이후 영국도 북해에서 유전을 발견했고 덴마크에서도 석유가 나오기도 했고요.

 

그런데 노르웨이 바다에 얼마나 원유가 묻혀있을까요? 현재 대한석유협회 추정 매장량은 세계 17. 베네수엘라, 사우디, 캐나다, 이란, 이라크, 러시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미국, 리비아, 나이지리아, 카자흐스탄, 중국, 카타르, 알제리, 브라질 다음입니다.

 

여기에 천연가스 매장량도 세계 17. 순위는 높지 않지만 자국민이 쓰고 남을 만큼 생산되기 때문에 석유와 천연가스 수출 시장에서 목소리가 꽤 큽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이라크, 이란, 쿠웨이트 등 전통 산유국이 만든 석유수출국기구(OPEC) 후보 국가들과도 나란히 하고 있죠.

 

그런데 이런 생각도 드실 것입니다. ‘자원의 저주란 말도 있잖아요. 아프리카나 남미의 자원 부국 중에는 노르웨이처럼 뜻 밖의 선물을 받았지만 오히려 국가 경쟁력을 갈아 먹고 내전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많잖아요.

 

굳이 내전까지 가지 않더라도 선물이 다 써버려 다시 가난에 빠지는 국가들도 있는데요. 대표적인 나라가 새똥으로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됐던 나우루죠.

 

남태평양 미크로네시아에 울릉도의 3분의 1 정도 되는 크기의 나우루는 약 100년 전 섬에서 새똥이 굳어져 만들어진 인광석이 질 좋은 질소비료의 주원료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순식간에 부자가 됐는데요. 1968년에 독립한 후 나우루의 1인당 GDP2만달러를 넘어 미국보다도 많았다고 합니다. 전 국민이 BMW를 타고 다니며 자가용 비행기로 하와이 쇼핑을 다닐 정도였다고 하죠. 하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인광석 생산량이 서서히 줄어들더니, 2000년대 접어들면서 바닥을 드러냈죠. 산업기반도 거의 없어 이제는 전기조차 자주 끊기는 찢어지게 가난한 나라가 됐습니다. 이를 총 균 쇠의 저자인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천연자원의 저주라고 불렀죠.

 

그런데 노르웨이는 어떻게 천연자원의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요?

https://www.podbbang.com/channels/9344/episodes/24732183?ucode=L-cYlmqQUB

 

경제브리핑 불편한 진실

경제뉴스가 연예뉴스만큼 편해지는 그날까지

www.podbbang.com

201512, 노르웨이의 에르나 솔베르그 총리가 스웨덴의 국영 텔레비전과 인터뷰에서 이런 돌발적인 질문을 받았다고 합니다. “원유 매장량은 얼마나 남았나요?” 노르웨이가 기름으로 기름지게 먹고사는 모습을 스웨덴에서는 배아프게 보고 있다는 거죠. 그런데 솔베르그 총리는 웃으면서 앞으로 80년가량 남았다고 답합니다. 80년이면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잖아요. 자칫 80년 후엔 나우루처럼 가난한 국가로 전락할 수도 있는데 왜 웃으면서 대답했을까요?

 

바로 노르웨이 국부펀드 때문이라고 합니다. 노르웨이는 1971년 원유 생산에 들어가 지금까지 약 1500억 유로(192조 원)의 원유를 생산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는 노르웨이 국민 1인당 37000유로(4800만 원)에 달하는 엄청난 액수죠.

 

이 돈으로 차도 사고 집도 늘리고 해외여행도 즐길 수 있었겠죠. 정치인들은 표를 얻기 위해 돈을 뿌릴 수도 있었고요. 하지만 노르웨이 정치인들과 국민들은 현명했다고 합니다. 오랜 논의를 통해 이 막대한 자금을 쓰지 않고 저축하기로 한 것이죠. 바로 미래를 위해서요.

 

그래서 노르웨이는 석유 수출로 얻는 수익 일정액으로 국부펀드를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 놓은 운용자산이 무려 1조달러(1200조원) 규모. 전세계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1.3%가량이죠.

 

특히 세계 국부펀드·연기금 순위를 보면 일본 공적연금에 이어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두 번째로 큽니다.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은 중국 국부펀드. 아랍에미리트 국부펀드 중국 국가 외환관리 투자기업에 이은 6. 인구 547만 밖에 안되는 나라의 국부펀드가 세계 2위 규모라는 놀랍죠.

 

운용성과도 훌륭하다는 데요. 철저한 원칙하에 운용된 덕분이라고 합니다. 특히 주식과 채권에 7:3의 비율로 투자하고 있으며, 극히 일부를 부동산에 투자합니다. 윤리적인 지침에 따라 무기, 알코올 및 담배 제조, 아동노동, 환경피해 등을 야기하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이라는 군요.

 

그래서 주식투자를 시작한 1998년 이후 현재까지 연평균 수익률은 6%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자원의 저주는 노르웨이와는 상관 없다는 거죠. 덕분에 노르웨이 국민 1인당 투자 자산은 무려 2억원이 넘는다는 군요. 정말 부러울 수 밖에 없죠.

https://youtu.be/84yjGN1U3xg

***그나무상

 

노르웨이 투자법을 배울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 투자법에는 투자 타이밍이란 것이 없다고 합니다. 이게 말이 돼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트렌드 변화를 빠르게 캐치해서 사고 팔아야 돈을 버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요.

 

하지만 노르웨이 사람들의 생각은 다르다고 하는군요. 시장이 언제 오르고 언제 내릴지는 신만이 안다고 생각한다는 거죠. 그걸 인간이 어떻게 아느냐는 거죠. 따라서 짧은 기간 트렌드를 쫓다가 지치지 말고 윤리적인 기업에 장기적 투자가 훨씬 이득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금융위기와 폭락장에서 손실을 보더라도 이후 폭등과 조정으로 충분히 상쇄될 수 있다는 거죠. 실제로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설립이후 IT버블, 유럽 재정위기,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겪으면서도 평균 수익 6%란 만족할만한 결과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노르웨이 투자 원칙을 따져보면 핵심은 지속적인 투자입니다. 시장이 각종 위기와 호재 사이에서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막 내리막이 널뛰든, 별다른 이슈 없이 평탄하게 박스권 흐름을 보이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는 거죠. 꾸준히 투자를 지속했느냐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장기투자 마인드로 일정 금액을 계속 불입할 수 있느냐는 거죠.

 

 

그런데 이런 투자 방식이 개인에게도 유용할 수 있다는데요. 5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 장점 1.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때에 시장에 진입할 위험이 줄어든다.
  • 장점 2. 투자로 인해 재정에 갑자기 구멍이 뚫릴 일은 없다.
  • 장점 3. 더 큰 금액의 일회성 불입과도 결합할 수 있다.
  • 장점 4. 비용이 더 적게 드는 경우가 많다.
  • 장점 5. 가장 큰 장점은 자기 규율일 것이다.

 

따라서 경불진 애청자 여러분들도 노르웨이 국부펀드처럼 최소한 10년 후 미래를 내다보고. 시장 상황에 개의치 말고 꾸준히 일정액을 투자하는 원칙을 세워보면 어떨까요? 또 윤리적인 기업에 투자한다는 원칙도 지키고요.

 

그런데 노르웨이 국부펀드 투자법의 진짜 교훈은 따로 있습니다. ‘투자에 들이는 시간을 줄이고, 인생을 즐겨라’.

 

노르웨이가 석유 없는 노르웨이를 준비하듯 우리도 소득 없는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장기, 가치 투자 원칙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더 중요한 것은 트렌드를 쫓느랴, 돈을 쫓느라, 주가 얼마나 올랐나 매일같이 확인하는데 귀중한 시간 낭비하지 말고 인생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만끽해보는 것입니다. 경불진도 들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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