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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항복 선언에 왜 국제금융이 와르르?···우리 경제 영향은?

경불진 이피디 2022. 12. 2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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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의 사실상 백기.

어제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어 놓은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세계적인 긴축 흐름에서 벗어나 나홀로 금리 역주행을 펼치던 일본이 궤도 수정에 나섰는데요. 시장의 예상을 깬 백기 투항에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좀 이상하죠. 우크라이나 전쟁이후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일제히 금리를 올리는 상태에서도 버티던 일본이 왜 변심을 했을까요? 일본의 변신에 왜 전 세계 금융시장이 흔들릴까요? 우리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일단 어제 뉴스를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20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장기금리의 변동폭을 0.25%에서 0.5%2배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기준금리는 전과 동일하게 0.1%. 너무나 이상하죠.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이 아니라 변동폭을 인상한다? 이게 금리인상일까요?

 

실제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장단기 금리 조작이 더 안정적으로 기능하도록 한 것이지 금리 인상이나 금융 긴축 등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조치를 금리 인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왜냐면 장기금리의 변동폭을 확대한다는 것은 일본 10년 장기국채금리 상한선을 인상한다는 이야기거든요. 10년 장기국채금리가 현재보다 2배인 0.5%가 돼도 일본은행이 사들이겠다는 의미니까 실질적으로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한 것으로 해석된다는 말입니다.

 

실제로 일본은행의 발표가 나오자마자 기존 0.249%에 머물던 일본 10년 장기국채금리가 바로 0.447%로 급등해버렸습니다. 거의 2배가 뛴 셈이죠. 그러니 기준금리 인상과 비슷한 효과라는 것입니다.

 

그럼 문제는 왜 일본이 갑자기 변심을 했느냐 인데요. 일단 이번 금리인상이 예상외라고 했던 이유부터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시장에서는 구로다 총재 임기가 내년 4월에 끝나기 때문에 통화정책 변화는 그 이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었습니다. 왜냐면 구로다 총재가 줄곧 아베노믹스를 고수하며 금융완화·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해왔거든요. 이런 기조를 바꾼다는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제 갑자기 기조를 바꾼 것이죠. 말은 하지 않았지만 아베노믹스 폐기하고 긴축·금리인상에 나선 것입니다.

 

4월 이후에나 예상했던 일본의 변화가 5달이나 빨리 찾아왔으니 시장은 놀란 것이죠. 천천히 대비해도 되겠지라고 생각했던 금융시장이 화들짝 놀란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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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피디 픽]일본 항복 선언에 왜 국제금융이 와르르?···우리 경제 영향은?

일본은행 사실상 백기? 그 이유는? 장기금리 상한 0.5%인상이 왜 기준금리 인상일까? 넋놓고 있던 시장이 시간차 공격을 당한 이유는? 임기 4개월 남은 구로다 총재가 변심한 까닭은? 비정상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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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구로다 총재는 마음을 바꿨을까요? 5개월만 버티면 될텐데요.

그만큼 일본 경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이죠. 특히 문제가 심각한 것은 물가. 일본은 대표적인 디플레 국가로 물가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나라였죠. 물가가 40년 넘게 정체된 희한한 나라였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상황이 변했죠. 목욕탕 가격을 10엔 올렸다가 난리가 났고 국민과자 가격도 올린 것도 화제가 됐을 정도였는데 이제는 일본의 거의 모든 물가가 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발표된 일본의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6%. 7%가 넘는 미국이나 5%가 넘는 우리나라에 비해서는 적지만 이 상승률이 일본에서는 408개월 만에 가장 높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제 곧 11월 물가지수도 발표가 될텐데 4%에 육박하는 수치가 나올 가능성도 크다고 합니다.

 

가뜩이나 저물가에 길들여져 있던 일본국민들이 이런 고물가를 감내할 수 있을까요? 쉽지 않다는 겁니다. 무려 40년 동안 물가는 변하지 않는다고 믿어왔던 사람들이 목욕탕 요금 10엔 올랐다고 난리가 나는 거죠.

 

일본은행도 더 이상 물가를 방치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언제 끝날지 모르고 국제유가나 곡물가 하락세도 주춤하고 있으니 지금 물가를 잡지 않으면 큰일날 수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은 이번 한번으로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한번 방향을 틀었으니 늦은 만큼 더 빨리 인상 속도를 낼 수도 있죠. 물론 그러기에는 일본 경제가 너무 취약하다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요. 다음 일본은행총재가 어떤 인물이 될지에 따라 인상속도는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금리 인상 기조가 다시 바뀌지는 않을 듯합니다.

 

그럼 다음 질문. 일본의 변심에 왜 전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칠까요? 일본이 사실상 기축통화국이기 때문일까요? 경제대국이기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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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런 이유도 있지만 더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1. 조가 만개가 모여야 1경이죠.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숫자입니다.

그런데 이 엄청난 숫자가 일본과 관련 있습니다. 바로 일본 국채 규모입니다. 일본은행이 지난 19일 발표한 20223분기 자금순환통계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단기채권을 제외한 국채 발행 잔액은 무려 10656000억엔(1359조원). 1경을 넘습니다.

 

문제는 이 엄청난 국채 중에서 일본은행 보유분이 무려 5356000억엔(52092992억원)에 달한다는 점입니다. 전체 국채 잔액의 무려 50.26%. 이 비율이 절반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국채의 절반 이상을 중앙은행이 사들여 보유한다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한마디로 비정상적이란 이야기죠. 올 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국채 보유 비율은 20%였고 유럽중앙은행(ECB)30% 수준이었습니다. 일본도 10년전에는 일본은행의 국채 보유 비율이 10년 전엔 10% 수준이었고요.

 

그런데 왜 이렇게 늘어났을까요? 아베노믹스의 핵심인 저금리를 유지하기 위해 국채가 발행될 때마다 무조건적으로 사들였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돈을 풀어 경기를 활성화한다는 아베노믹스 정책에 따라 국채를 마구 찍었고 일본은행은 시장에 통화량을 풀어 심각한 저물가 상황을 탈피하기 위해 국채를 있는 대로 사들인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했으니 문제가 심각해 집니다. 일단 일본 정부의 국채 이자 부담이 급격히 늘어납니다. 지금도 일본 정부는 국채 이자로만 매년 8조엔을 냅니다. 그런데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금리 1%가 오르면 정부의 국채 이자 부담은 2025년 기준 약 37000억엔 증가하죠. 우리돈으로 37조원에 육박하는 엄청난 돈이죠.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살펴볼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일본의 대외자산. 20225월 일본 재무성은 2021년 일본의 대외 순자산이 4111841억엔(406924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 증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2년 만에 대외자산이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처음 400조엔을 넘어섰습니다. 역전될 것이라던 2위 독일(3157207억엔)과 격차도 다시 100조엔 가까이 벌어졌습니다. 31년 연속 세계 최대 대외 순자산 보유국의 지위도 유지했죠.

이게 뭔소리일까요?

 

금리인상으로 엔캐리 청산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엔 케리 트레이드란은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대출금리가 싼 일본에서 돈을 빌려 수익률이 높은 해외 국가에 투자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일본의 금리가 올라가면 해외에서 돈을 빼 다시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지요. 현재 일본이 해외 주식과 채권에 투자한 자금만 3조 달러라고 하는데요, 이걸 청산하고 일본으로 돌아간다면···. 전세계 금융시장에 미치는 여파가 장난아니겠죠.

 

이 때문에 어제 미국 국채, 우리나라 국채금리가 일제히 오르고 엔화 강세가 나타난 것입니다.

 

문제는 이런 엔캐리 청산이 얼마나 될 것이냐인데요. 일단 우리나라에는 엔캐리 자금이 약 60억달러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규모를 감안하면 그렇게 크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엔캐리 청산으로 엔화가치가 급등하면 엔화대출을 이용 중이거나 부품 등을 일본에서 들여오는 기업들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죠. 우리 금융시장에 영향이 없을 수 없습니다.

 

이 때문일까요?

 

어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20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운영을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죠. 최종 금리 3.5% 전망이 바뀔 수 있다고 이야기한 것입니다. 즉 금리를 더 높일 수 있다는 것인데요.

 

다가올 금융파도가 생각보다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더 면밀히 시장 변화를 관측하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할 듯합니다. 넋놓고 있다가는 당하기 십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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