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불진 이피디의 경제공부방
대파 한 단에 875원이라고? 본문
“대파 한 단에 875원이라고? 한 뿌리 아니고?”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오후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방문해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 같다”고 말한 사실이 보도되자 논란이 일고 있죠. 우리 동네는 4000원이 넘는데 어떻게 875원 밖에 안하냐는 건데요.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875원은 실재하는 가격입니다. 다만 꼼수가 있죠. 윤 대통령이 방문한 하나로마트 양재점은 일주일 전까지는 대파 한 단에 2760원에 팔다가 대통령 방문 전에 1천원으로 가격을 내렸으며, 대통령 방문 당일엔 875원으로 가격을 더 낮췄다고 합니다.
당연히 분통 터질 수 밖에 없죠. 대부분의 유통업체에서 3500~4000원대에 팔리는 대파값을 모른 채 ‘하나로마트 양재점’ 가격만 보고 현실을 파악하려는 게 말이 되냐는 것입니다. 이건 대통령실에서 실제 물가를 파악할 수 없도록 제일 싼 곳으로 안내해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린 것 아니냐는 거죠.
더 큰 문제는 윤 대통령이 ‘대파 한 단에 875원’이라는 가격을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대목아닐까요? 윤 대통령은 이날 “나도 시장을 많이 가 봐서 그래도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대파 한단 생산비는 아무리 적게 잡아도 1000원. 이보다 낮으면 농민들은 수확하지 않고 밭을 갈아엎거든요. 실제로 2020년 2월 대파 가격이 817원으로 떨어지자 전국 생산량의 97%를 차지하는 전남 지역 대파 농민들은 앞다퉈 밭을 갈아엎었거든요. 한마디로 대통령은 대파 가격의 적정선조차 알지 못한다는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