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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만의 일본 금리 인상···‘천천히 움직이는 쓰나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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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만의 일본 금리 인상···‘천천히 움직이는 쓰나미’?

경불진 이피디 2024. 3. 22.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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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지폐 좀 출시해보려 합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일까요? 최근 전세계 금융시장에서 미 연준의 파월의장 다음으로 주목받는 것으로 평가받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해 4월 취임 후 첫 공개행사였던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포럼에서 했던 말입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도 편안하게 유머를 던지는 개방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진 우에다 총재는 일본의 디지털 전환이 너무 늦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은 디지털 화폐 발행등을 추진한다고 하는데 우리는 내년(2024)에 새 지폐를 출시해 신뢰를 높여보려 한다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는데요.

 

그런데 우에다 총재의 말은 농담이 아니었습니다. 지나친 엔저를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화폐를 발행하는 것 같은 조치를 정말 취했는데요. 바로 어제 외신 등을 통해 다들 접하셨을 일본 중앙은행의 17년 만의 금리 인상. 물론 17년이 긴 세월이긴 하지만 겨우 금리 인상 가지고 호들갑이냐고 하실 수 있는데요. 일본에서는 마이니치신문이 지난 14일부터 3회에 걸쳐 금리 있는 세계로'라는 시리즈 기사를 쓸 정도입니다. 그만큼 일본 사회에 주는 충격이 만만치 않다는 거죠. 문제는 일본의 금리인상이 우리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하는 점입니다. 호재일까요? 악재일까요?

 

일단 일본의 금리 인상 배경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일본의 금리인상은 우에다 총재의 취임 때부터 예정된 일이었습니다. 다만 조건과 시기만 보고 있었던 거죠. 금리를 올렸다가 간신히 살아나는 일본 경제에 자칫 찬물을 끼얹질 수 있잖아요. 그럴 위험성을 줄이려면 물가와 임금이 기준선을 넘게 상승해야 한다고 여겨졌는데요.

일본은 자산 거품이 터지면서 1990년대이후 '잃어버린 30에 빠진 이후 물가가 제자리를 걷는 디플레이션에서 허덕였잖아요. 이를 벗어나기 위한 대표적인 정책이 대규모 금융완화입니다. 1990년 대 초만 해도 6%가 넘었던 정책금리를 1999'제로'(0) 수준으로 낮춰 운용하다가 20062007년에는 이를 0.5% 수준으로 잠시 올렸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무산됐죠. 그 뒤 2012년 재집권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아베노믹스'와 맞물려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 등 한층 더 강한 완화책을 동원했습니다. 일본은행은 돈을 찍어내 대량의 국채와 주식을 사는 식으로 경제를 떠받쳐왔던 거죠. 일명 수익률곡선 제어(YCC)이 이때 도입된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일본 경제가 살아날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그렇게 오르지 않던 물가가 들썩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3.1% 오르며 198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죠. 외형적으로는 일본은행이 내세우는 2%의 물가 목표를 달성한 셈입니다.

 

하지만 지난 1월 실질임금은 22개월 연속 감소, 경제의 선순환을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20년 전 일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던 한국 임금 수준이 2022년에는 일본을 넘어섰다는 분석도 있죠. 이에 따라 전세계 금융시장이 올해 일본의 춘투(봄철 임금협상)의 상황을 주시해왔습니다. 일본의 임금이 많이 오르면 일본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고 임금 상승률이 기대에 못미치면 금리 인상은 물건너 간다고 여겼던 거죠.

결과는 어땠을까요? 일본 최대 노동조합 조직인 '렌고'(連合·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가 지난 15일 집계한 평균 임금 인상률은 5.28%로 지난해 같은 시점보다 1.48%포인트(p)나 높았습니다.

 

이러자 우에다 총재는 자신감을 가진 거죠. 물가와 임금 상승의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해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일본은행은 20162월에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통해 -0.1% 단기 정책금리를 적용해 왔는데, 이번에는 0.1% 포인트 올려 단기금리를 0~0.1%로 유도하기로 했습니다.

 

일본은행은 이와 함께 자국 기업의 주식을 사들이는 상장주식 펀드 매입, 그리고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면서 국체시장 금리를 직접 통제하는 수익률곡선 등 대표적인 금융정책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 경제는 큰 변화를 맞이할 조짐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변화는 17년 동안 거의 맛보지 못한 예금금리가 생겨나는 것인데요.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였다고 예금금리도 마이너스는 아니었습니다. 이 마이너스 금리는 정책금리였기 때문에 일본 시중은행이 일본 중앙은행에 돈을 맡길 때 마이너스 였다는 이야기고요. 보통예금 금리는 플라스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마이너스 금리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보통예금 금리도 20배나 오를 예정이라고 합니다. 무려 20? 그러면 적어도 10%는 되지 않을까요? 그런데 놀랍게도 20배 올라야 겨우 0.2%.

왜냐면 일본 대형은행과 지방은행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시작된 2016년부터 예금금리를 0.001%를 유지해 왔습니다. 0.1%도 아니고 0.001%. 그래도 정기예금은 좀 많지 않을까요? 예금금리는 최근 올랐는데도 0.1~0.4%, 도긴개긴입니다. 그러니 가끔 이런 뉴스가 나오죠. 고독사한 어르신 집 벽지나 장판에서 현금 다발이 쏟아졌다는···. 은행에 돈을 넣어봐야 이자가 쥐꼬리도 안되니 그냥 집에 쌓아두는 일본인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여담으로 일본에서는 재난이 발생할 때 자원봉사자가 많다고 하는데요. 정말 자원봉사하려는 사람도 있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집 안에 있는 현금을 노린 가짜 자원봉사자들이 있다는 거죠.

 

아무튼 금리가 오르면 좀 달라질까요? 적어도 2%까지 올라야 일본인들이 은행에 돈을 맡길 듯한데요.

 

문제는 대출에서 생길 듯합니다. 일본은 장기 불황에 빠진 이후 집 값이 거의 오르지 않았거든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0.3~0.5%. 심지어는 0.19%도 있습니다. 따라서 직장인들이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았죠. 하지만 이번 금리 인상으로 이르면 4월 적용분 금리부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이번 한번이 아니라 더 오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럴 경우 고정형이야 문제 없겠지만 일본에서도 변동형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나 될까요? 주택융자 이용자의 70% 이상이라고 합니다. 그동안 이자 걱정 없었던 일본인들이 정말 이자지옥에 빠져들 수도 있다는 거죠. 가뜩이나 물가 상승에다 엔화 약세로 일본인들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는데 주담대 부담까지 겹치면 일본 경기가 갑자기 꺾일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임금 인상률이 중요했던 거죠.

 

그런데 일본 걱정 할 때가 아니죠. 우리 경제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많은 언론들이 일본의 금리인상을 호재라고 떠벌립니다. 우리나라와 경쟁인 자동차·조선업이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거죠. 덕분에 우리 수출이 살아나면서 우리 증시도 올라갈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더 나아가 엔화 강세로 일본 여행자 수가 줄어들면 대일 여행수지 적자도 개선되면서 경상수지도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물론 이런 면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수출이 나아진다는 것은 크게 기대하기 힘듭니다. 우리나라가 이젠 가격가지고 경쟁하는 제품은 거의 없거든요. 자동차, 조선도 중국이 있는데 가격 경쟁이라니···. 말이 안된다는 사실을 금방 아실 것입니다.

 

게다가 다른 면에서도 우리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는데요. 앞서 미 연준의 파월 다음으로 우에다 총재가 주목받고 있다고 했는데 그 이유가 뭘까요? 일본 경제가 독일 뒤질 정도로 위상이 쪼그라들었는데요,

첫 번째 이유는 일본이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국가라는 점입니다. 글로벌 통계 전문 사이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일본이 보유한 미국 국채 규모는 1982억달러. 2위인 중국(7696억원)보다 40%이상 많은 1위입니다.

 

그런데 일본의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어떻게 될까요? 미국 국채를 매도하고 일본 국채를 사려는 일본투자자들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미국 국채가 많이 풀리게 되고 가격이 떨어지고 미국금리도 올라갑니다. 미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주식, 부동산 등 자산가치에는 악영향을 주게 됩니다.

 

두 번째. 일본 엔화는 기축통화로 간주될 만큼 주요 화폐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에서도 엔화는 13.6%를 차지할 정도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금리 인상으로 엔화 가치가 올라가게 되면 다른 통화들에도 영향이 갈 수 밖에 없는데요. 특히 달러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거죠.

 

이런 이유 때문에 전세계 금융계가 일본의 금리인상에 주목했는데요. 어쩔 수 없이 일본과 가장 가까운 나라인 한국은 더욱 영향이 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엔 케리 트레이드는 많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대출금리가 싼 일본에서 돈을 빌려 수익률이 높은 해외 국가에 투자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일본의 금리가 올라가면 해외에서 돈을 빼 다시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죠.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얼마나 되길래 호들갑이냐 하실 수 있는데요. 월스트리트 저널은 앤캐리 트레이드 자금을 약 20조달러(26700조원)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엄청나죠. 이중 한국에 투자된 돈도 상당하겠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일본인의 국내 상장 주식 보유 금액은 14865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것 말고도 한국에 들어온 앤캐리 트레이드 자금은 상당할 것입니다.

물론 한꺼번에 청산하지는 않겠지만 일부라도 청산을 시작한다면 우리 경제와 증시에 주는 충격이 만만치 않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은 앤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대해 하루아침에 시장을 재편하지는 않겠지만, 천천히 움직이는 쓰나미(slow-moving tsunami)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가 내일 새벽에 닥치죠. 미국의 FOMC. 물론 이번에도 동결이 거의 확실하지만 향후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점도표도 공개될 예정인데요. 지난해 12월보다 금리 인하 시기는 늦춰지고 인하 횟수와 폭도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금리 인상을 예측하는 전문가들도 있는데요.

 

이런 상황인데도 일부 언론들은 한은이 금리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던데요. 17년 만에 금리인상에 나서 일본과 고금리가 고착화되는 미국을 나누고 우리가 가장 먼저 금리를 인하한다고요. 지옥문을 열려고 작정한 것이 아니면 불가능하다는데 500원을 걸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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