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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률 ‘역대 최고’라는데도 “왜 내 일자리는 없을까?”

경불진 이피디 2024. 3. 18.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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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다만 숫자를 해석하는 사람들이 나쁜 의도를 가지고 사람들을 속일 뿐이다.’

 

경불진이 여러 차례 강조했던 내용이죠. 어제도 부동산 뉴스로 장난치는 언론들의 불편한 진실을 살펴봤는데요. 오늘도 마찬가지입니다. 날 것의 숫자에 담긴 의미를 자기 마음대로 왜곡해서 전하는 언론들의 민낯을 들춰볼까 합니다.

 

취업자 증가폭 두 달째 30만명대고용률은 역대 최고 (아시아경제)

2월 취업자 수 329000명 증가2개월 연속 고용훈풍 지속(브릿지경제)

2월 취업자 33만명 증가고용률 68.7%로 역대 최고(전자신문)

 

이들 기사 제목만 보면 우리나라 청년일자리 문제는 다 해결된 듯 합니다. 취업자 수가 30만명이 넘게 늘어난데다 고용률이 역대 최고라니···. 이 정도면 주변에 일자리가 없어 고민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을 것 같죠. 지난해 320일자 방송 어쩌다 일본이 부러울 줄이야?!···취준생 괴롭히는 오와하라’’에서 알아봤듯이 일본은 젊은 구직자가 다른 회사 면접을 보지 못하게 압박하는 오와하라가 사회문제가 될 정도로 구인난이 심각하다하죠. 그런데 고용률 역대 최대라는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요?

하지만 현실이 어떻다는 것은 다들 아실 것입니다. 고용률은 역대 최고라는데 취업했다는 소식은 너무나 뜸합니다. 이유가 있죠.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100인 이상 500개사를 대상으로 올해 신규채용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올해 신규채용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 기업의 66.8%가 계획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69.8%였던 지난해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입니다. 고용률 역대 최고와는 상반된 결과죠.

 

혹시 중견·중소기업 채용이 늘어난 덕분일까요? 최근 인크루트가 국내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 등 710곳을 대상으로 올해 채용 여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중견기업 73.9%, 중소기업 71.3%가 채용 계획을 확정했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이는 지난해 중견기업 75.5%, 중소기업 81.3% 보다 줄어든 수치죠. 즉 중견·중소기업 일자리도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고용률 역대 최고는 무슨 이야기일까요? 바로 여기에 해석의 함정이 숨겨져 있습니다. 소위 착시현상이 자주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인데요.

앞서 일부 언론이 고용대박이라고 했던 통계청의 ‘2월 고용동향을 자세히 뜯어보겠습니다. 통계청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누구나 볼 수 있는데요. 알아보기 쉽게 인포그래픽도 제공합니다.

 

이를 보면 노동시장에서 의미있는 15세 이상 인구는 45525000, 1년 사이에 17만 명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인구감소가 시작됐다고 했잖아요. 이를 보면 출산율 저하가 심각한 15세 이하 인구 감소가 정말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노동관련 통계를 낼 때 15세 이상 인구를 크게 둘로 나누죠. 경제활동인구와 비경제활동인구.

 

용어대로 수입이 있는 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을 경제활동인구에 넣고 그 외 사람은 비경제활동인구로 계산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빠지는 부류가 있죠. 취업을 하기 위해 구직활동 중에 있는 사람은 어디에 넣을까요? 경제활동을 아직 하지 못하는 것이잖아요. 그래서 비경제활동인구에 넣어야 할 것 같은데 경제활동인구에 포함시킵니다. 이유가 뭘까요?

 

경제활동인구의 정의 때문입니다. 일정 연령 이상의 인구 중 노동 능력과 의사가 있어 경제활동에 기여할 수 있는 인구. 즉 일할 의사가 있다면 당장 경제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경제활동인구라는 거죠. 이는 일반인들의 상식과는 너무나 다르죠. 일자리를 찾는 실업자, 백수인데도 비경제활동인구가 아니라 경제활동인구라니. 헛갈릴 수 밖에 없죠.

실제로 경제활동인구는 취업자와 실업자로 구분됩니다. 그러면 비경제활동인구는 실업자가 아니라 어떤 사람들일까요? 비경제활동인구의 정의는 만 15세가 넘은 인구 가운데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사람, 곧 일할 수 있는 능력은 있으나 일할 의사가 없거나, 전혀 일할 능력이 없어 노동공급에 기여하지 못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라고 돼 있습니다.

 

1975년 상호경제협력위원회에서 채택한 인구 센서스 계획에서, 인구를 경제활동인구와 비경제활동인구로 구분한 데서 생겨난 통계용어라는데요. 그럼 비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는 사람들은 어떤 부류일가요?

 

육아, 가사, 연로, 심신장애, 취업준비, 진학준비, 군입대 대기 등이 포함됩니다. 이들은 당연히 일을 하지 못하니 취업자가 아니겠죠. 게다가 일자리를 구하려고 하지도 않으니 실업자도 아니고요.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일자리를 잃은 뒤 다시 일자리를 구하려고 해도 일자리를 얻기가 어려워 사실상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가정주부 등 경력 단절자들은 어떻게 될까요? 우리 상식으로는 실업자가 당연해 보이는데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됩니다. 이해하기 힘들죠.

여기서 한가지 더. 누가 봐도 분명한 백수인데 크게 두 부류가 있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는 부류도 있겠지만 구직활동을 했다가 그만 둔 부류도 있겠죠. 앞의 부류는 쉬었음인데 뒤의 부류는 뭐라고 할까요? 구직단념자라고 합니다.

 

즉 구직단념자는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을 희망하고 취업이 가능했으나, 노동시장적 사유로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자 중 지난 1년 내 구직경험이 있었던 자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복잡하죠. 그런데 구직단념자는 구직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실업자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조사대상기간 중에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자이기 때문에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고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됩니다.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도 아니고 말이죠. 그래서 실망실업자라고도 부릅니다. 그런데 여기서 꼼수가 보이는데요.

 

바로 실업률 계산 방법 때문입니다. 실업률이란 경제활동인구 중에서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말하거든요. 따라서 구직단념자는 비경제활동인구이기 때문에 실업률 계산에서 빠집니다. 구직단념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경제상황이 나쁘다는 의미이지만 실업률은 감소하는 마법이 벌어집니다.

 

그럼 지금까지 살펴본 것을 토대로 통계청 2월 고용동향을 볼까요. 일단 경제활동인구는 28957000명으로 353000명이 늘었습니다. 이중 취업자는 28043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329000명 증가고요. 실업자도 915000명으로 25000명이 늘긴 했습니다.

 

반면 비경제활동인구는 16568000명으로 183000명이나 줄었네요. 고용률은 61.6%, 실업률도 3.2%. 수치적으로 경제가 양호해 보입니다. 15~29세인 청년층 고용률도 역대 최고인 46%, 실업률은 역대 최저인 6.5%를 나타냈습니다. 자영업자들이 몰락하고 소비가 줄어들고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데도 이상하게도 고용지표는 탄탄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하나하나 뜯어볼까요?

일단 언론들은 고용률 역대 최고라고 호들갑입니다. 고용률은 15세이상인구 중 취업자의 비율을 뜻하는데요. 취업자 숫자가 늘어났으니 호들갑 떨만 하죠. 하지만 취업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차이가 큽니다. 보통 회사나 공장 등에 출근해 월급을 받아야 취업자라고 여길 텐데요. 고용통계에서 취업자는 매월 15일이 속한 1주일 동안에 수입을 목적으로 1시간 이상 일한 사람으로 정의됩니다. 1주일동안 하루도 아니고 1시간. 정말 짧은 단기 알바도 취업자가 될 수 있다는 거죠. 예를들어 한달에 딱 한번 1시간만 배달을 해도 취업 성공자라는 이야기입니다.

 

게다가 경제가 좋아져 고용이 안정됐다면 주당 평균 취업시간이 늘어야 정상이겠죠. 그런데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33.6시간으로 전년동월대비 5.1시간이나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한마디로 짧은 단기 알바만 늘어났다는 거죠. 특히 통계를 뜯어보면 고용률이 가장 증가한 곳은 60세 이상과 30대 여성입니다. 이게 뭔 의미인지는 설명드리지 않아도 다들 아실 것입니다.

 

게다가 주당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1,582만명으로 9668천명(157.2%) 증가했으나, 36시간이상 취업자는 1,1599천명으로 9416천명(-44.8%) 감소했습니다. 노동자들의 고용 여건이 더 나빠진 셈입니다. 고용 대박이 아니라 고용 쪽박인 것이죠.

 

또 언론들은 비경제활동인구가 183000명이나 줄었다고 좋아합니다. ‘쉬었음숫자도 61000명이 감소했다고 하고요.

 

그런데 청년층의 고용으로 초점을 맞춰볼까요? 전체에서는 줄었던 쉬었음인구는 30~40대에서 무려 602000명으로, 전년 동기(563000) 대비 6.9% 증가했습니다.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치. 기존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 1(594000)에 비해 31000명 늘어나면서 한 달만에 경신했습니다.

 

구직단념자 또한 증가세인데요. 전체적으로도 전년 동월 대비 54000명 늘어난 412000명을 기록했는데, 1(+11000)에 이어 2개월째 늘고 있습니다. 구직단념자의 연령별 분포를 발표하지 않기 때문에 짐작만 가능합니다. 하지만 뻔하지 않을까요? 거의 대부분이 젊은층이겠죠.

쉬었음구직단념자증가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젊은층들이 일자리 구하기를 아예 포기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현상이 올해들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청년과 30대가 여전히 임금이나 근로 여건 등 조건에 맞는 직장을 찾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한마디로 청년층의 눈높이가 너무 높다는 거죠. 그런데 누구나 많은 월급을 받고 워라밸이 보장되는 곳에서 일하고 싶지 않나요? 월급은 쥐꼬리, 야근을 밥먹듯이 하는 곳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누구나 원하는 좋은 일자리, 양질의 일자리는 만들 생각하지 않고 젊은이들이 배가 불렀다고 타박하는 것은 소위 노~~력이 부족하다고 비난하는 것과 뭐가 다를까요?

 

이처럼 고용훈풍이 분다는 언론들이 기사 뒤에는 불편한 진실이 있습니다. 언론들이 전하는 내용만이 아니라 실제 지표를 쫓아가다보면 현실을 접할 수 있습니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못하니까요. 문제는 현정부도 이런 숫자 놀음에 빠져 주 52시간 노동제를 무너뜨리고 주 65시간, 69시간을 일 시키려 한 것은 아닐까요? 요즘 젊은 것은 노~력이 부족해라고 타박하면서 말이죠.

참고로 블랙기업 고발 영화가 있을 정도로 노동착취가 심했던 일본의 인재부족이 심각하다고 하죠. 구직자 수 대비 일자리 수는 1.7, 즉 구직자가 1.7개의 일자리를 놓고 골라서 간다고 합니다. 이러다보니 재미난 현상까지 벌어졌다는데요. 일반적으로 면접은 구직자를 대상으로 하죠. 그런데 일본을 대표하는 종합상사 중 하나인 스미토모 상사는 내년 4월 입사하는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면접관 평가제를 시행하기로 했다는데요. 심지어는 구직자가 동시에 여러 기업에 합격한 경우 입사 취소하는 경우가 늘자 이를 방지하기 위해 보호자 등에게 서명서를 받는 것을 의미하는 오야카쿠라는 합성어도 등장했다고 합니다. ‘오야는 부모, ‘카쿠는 확인을 뜻한다는데요. 젊은 구직단념자가 증가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써는 너무나 부러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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