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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하나로 익스피디아가 1200억을 아낀 비결은?

경불진 이피디 2024. 1. 11.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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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가 심상치 않죠. 태영건설 사태로 불거진 부동산PF문제가 다른 대형 건설사로 옮겨 붙을 조짐이고 건설사들에게 돈을 빌려준 금융권도 난리가 났습니다. 증권사, 캐피탈, 새마을금고 등 호떡집에 불난 것 같은 양상인데요.

 

이러자 별문제 없다던 정부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2%로 낮춰버렸죠. 1.4% 성장에 그친 지난해보다는 높긴 하지만 여전히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인 2.7%, G20 국가의 2.8%보다도 낮습니다. 뭔가 단단히 골병이 든 것이 확실한데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최근 이런 고민에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책을 읽었습니다. 제목은 업스트림’. 2021년에 출간된 책이지만 현 시점에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애청자 여러분들과 함께 할까 합니다.

 

일단 업스트림이란 용어는 다들 아실 것입니다. ‘상류로라는 뜻을 지니고 있죠. 하류로의 다운스트림의 반댓말이고요. 그럼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업스트림은 어떤 뜻일까요?

 

책에 나온 예화를 들으면 이에 대한 이해가 쉬운데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https://youtu.be/WFqBQQTgzrY?si=nIlh64h9tkGnbwuO

두 친구가 강가에서 소풍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누군가가 소리를 질렀고 주위를 둘러보니 강가 하류에 한 아이가 빠져 있었죠. 그러자 친구들은 곧장 강에 들어가 빠진 아이를 구합니다.

 

하지만 그 아이를 구하자마자 또 다른 아이가 강에 빠져 도움을 요청하죠. 문제는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는 점입니다. 도대체 이게 뭔일 일까요? 그런데 아이를 구하던 친구 중 한명이 갑자기 어디론가 갑니다. 혹시 지쳐서 도망가는 것일까요? 그게 아니죠. “어디를 가느냐?”는 친구의 질문에 놀라운 대답이 날아들죠. 이 친구의 대답이 무엇이었을까요?

 

“애들을 물어다 던져 넣는 자식을 잡아야지!”

 

재미있죠. 그런데 생각해보면 우리 현실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지 않나요? 집안을 아무리 깨끗하게 청소를 해 놓아도 몇분 뒤면 또다시 엉망입니다. 계속 어지르는 녀석들이 있기 때문이죠. 퇴근 시간 전에 깔끔하게 일을 마무리해도 또다시 야근하는 경우도 많죠. 결과물은 보더니 상사가 이 산이 아닌가벼를 외치기 때문이죠.

 

이런 경우가 다반사잖아요. 이 때 아무리 열심히 청소하고 일을 해놓아도 말짱 도루묵이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하류에서 아무리 발버둥쳐봐야 소용없다는 거죠. 윗물이 말썽이기 때문이죠. 웟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고 걸레는 빨아도 걸레잖아요.

 

즉 우리 대부분은 상류(업스트림)로 가는 대신 아이들을 건져내는 작은 해결책에만 집중하곤 합니다. 그런데 원인이 남아 있으므로 문제는 반복되고, 우리는 가짜 문제만 치우다가 지치고 말죠. 따라서 상류로 가서 무슨 문제가 있는지를 보고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는 거죠.

 

이런 재미난 이야기를 누가 했을까요? 책의 저자는 스위치’ ‘순간의 힘등으로 유명한 조직행동론 전문가 댄히스입니다. 순간의 힘은 못 읽어봤지만 스위치란 책은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방향과 동기 부여, 구체적인 지도 그리기 등 세가지로 변화를 이끄는 방법이 담겨있는데요. 꼭 한번 읽어보길 권하고요.

 

https://youtu.be/HHjJ66MebRc?si=hy3X00WT51lkbSZe

다시 업스트림에 담긴 재미난 사례 몇가지를 해보겠습니다.

 

첫 번째. A라는 경찰관은 근무 시간의 절반을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길모퉁이에 서 있었습니다. 경찰관의 모습이 보이면 사람들은 조심해서 운전을 하죠. 즉 충돌사고가 줄어듭니다.

 

B라는 경찰관은 모퉁이 뒤에 숨어 있다가 교통신호를 위반하는 차들을 잡았습니다.

 

누가 더 잘한 것 같나요? 아마 답은 다들 아실 것입니다. 교통사고를 예방한 A경찰관이죠. 그런데 성과측정에서는 누가 앞설까요? 안타깝게도 B경찰관입니다. 자신의 노력을 증명할 교통위반 딱지를 많이 끊었기 때문이죠. 반면 A경찰관의 경우 자신 때문에 교통사과가 줄어들었을 개연성은 있으나 숫자로 증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현실에서 많이 벌어지는 일이죠. 귀찮고 힘든 뒤치다꺼리를 한 사람보다 앞에 나서서 얼굴을 알린 사람이 더 많은 각광을 받고 포상도 얻잖아요.

 

두 번째. 여행 예약 대행업체인 익스피디아는 매년 2000만 통의 고객 불만 전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습니다. 예약고객 100명 중 무려 58명이 콜센터에 전화를 걸었기 때문인데요. 왜 이렇게 많이 전화를 걸었을까요? 대부분은 일정표를 받지 않았다고 다시 보내달란 이유였다고 합니다. 이상하죠. 분명히 예약을 마치면 자동으로 일정표를 이메일로 보내주는 시스템이 있는데요. 이유아 뭘까요? 원인은 메일주소를 잘못 입력하거나 스펨메일로 자동 분류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회사의 주요 부서인 영업부의 핵심성과지표, KPI는 전화가 걸려오는 횟수였고 지원부의 KPI는 평균 처리시간이었습니다. 전화가 오지 않게끔 하는 역할은 그 누구의 일도 아니었죠.

 

그러니 매년 2000만 통이 넘는 고객 불만 전화를 처리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인력, 비용을 들인 것입니다. 전화 1통당 평균 비용이 5달러, 계산해 보면 무려 1억 달러라는 거액을 매년 불만처리에 썼다는 거죠.

https://youtu.be/Q7rHgIY1IUc?si=5HJ7S7q_JIDZ9QFP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질까요? 크게 세가지 이유를 들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문제 불감증. 감이 오시죠. 우리는 수없이 많은 일상적 문제들을 으레 발생하는 일이라는 식으로 어깨를 으쓱하고 대수롭지 않게 지나가는 경우가 많잖아요. 바로 이런 경우죠.

 

예를 들어서 아침에 반드시 운동을 하겠다고 다짐하고 잠에 들지만 다음날 아침이면 수없이 많이 맞춰놓은 알람을 끄고 잠이 든다든지, 불면증에 시달리면서도 억지로 잠이 들게끔 노력하다 결국 회사에 수없이 많은 지각을 한다든지 하는 문제점이 우리가 당면하는 일상적인 문제입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우린 근본적인 원인에 집중하기 보단 스스로 합리화를 하며 결국 어깨를 한번 으쓱 하고는 넘어가죠.

 

두 번째. ‘과연 내가 나서도 될까?’라는 의문.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어떠한 일에 나서는 순간, 그 일은 내가 짊어지게 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이는 사람을 수동적으로 만들게 되죠. 네 아이디어는 네가 하라는 말을 많이 듣잖아요. 때문에 사람들은 일상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 해결 방법을 알거나, 업스트림으로 향해야 함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뜻 나서기 힘들어하죠. 나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은 문제에 대해서는 '굳이?'라는 수동적 태도도 가지는 것이 일반적이고요.

 

세번째.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는 마음. 심리학자 엘다 샤퍼와 센딜 멀러이너선의 '결핍의 경제학'이라는 책이 여기서 인용되는데요다. 한꺼번에 많은 문제를 겪는 사람들은 그걸 전부 해결하려는 노력을 포기해버리고 터널 속에 있는 것과 같은 제한적인 시야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일명 '터널링 증후군'.

 

당장에 먹을 것이 부족하고, 자원이 한정적인 사람은 사무실 청소나 내시경 검사 등의 중요하지만 다급하지 않은 일을 계속해서 미루게 되죠. 이 어두운 터널을 지나면 행하자고 미루고 또 미루지만, 그런 사람에게 터널 밖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업스트림을 생각조차 못하게 되죠. 현재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경제난과 생활고 때문에 아무런 생각을 못하는 것처럼 말이죠.

https://youtu.be/DOsnuLcZB2s?si=wAYg85Er6JQuposi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앞서 익스피디아 사례를 살펴볼까요? 일정표를 받지 못했다는 전화가 1년에 2000만통이나 온다고 했는데요.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발견한 이 회사의 CEO는 팀을 만들고 임무를 부여했습니다. ‘고객이 회사에 전화를 걸 필요가 없게하라’. 즉 업스트림 활동을 시작한 것입니다. 그래서 해결책을 찾아냈죠.

 

웹사이트에 일정표 다운로드 기능을 추가하고 음성자동 안내 시스템에 2번 누르면 일정표를 재발급해주고 스팸분류를 피하기 위해 이메일 발송 방식을 바꾼 것입니다.

 

결과가 어땠을까요? 1년 만에 콜센터에 전화를 고객 비중은 58%에서 15%로 급감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한 덕분에 비용을 연간 7500만 달러나 줄을 수 있었죠. 대단하지 않나요?

 

이처럼 문제의 원인부터 찾는다면 해결책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첫째. 문제를 보지 못하는 무지함을 깨달아라.

 

미국 미식축구팀 뉴 잉글랜드 페이트리어츠담당 스포츠 트레이너였던 의사 마커스 엘리엇은 1999년 페이트리어츠 선수들을 맡게 됐을 당시 해당 팀 선수들은 잦은 햄스트링(허벅지 뒤쪽 부분 근육과 힘줄) 부상으로 고통을 겪었습니다. 당시 조직 관리자들은 이러한 부상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죠. ‘운동을 하면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는 것은 자연스럽다는 생각이 깊게 박혀 있던 것입니다. 이건 우리나라 스포츠에서도 그렇지 않나요. 따라서 당연히 조직 관리자들은 부상의 원인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을 하지 않았죠.

 

하지만 엘리엇은 이러한 무지함을 깨고 업스트림을 했습니다. 그는 대개 부상의 원인이 잘못된 훈련에서 비롯된 것이라 파악했죠. 선수들의 포지션, 체형 등이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각자에 맞는 훈련을 해야 했지만 그 대신 다 함께 같은 과정으로 훈련했습니다. 이 때문에 잦은 부상이 이뤄진 것이었죠. 그래서 엘리엇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 선수 몸 상태를 파악하고 선수들을 세 분류로 나눴습니다. 부상을 입을 확률이 많은 선수, 평균 확률의 선수, 부상을 입을 확률이 낮은 선수로 나눈 것입니다. 그리고 각 '등급' 선수들에 맞춰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엘리엇이 페이트리츠에 오기 전 선수들의 햄스트링 부상이 22건이었던 기록은 그가 온 뒤 3건으로 확 줄었습니다.

 

두 번째 소유권을 확실히. 정확히 말하자면, 어떤 문제가 자신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인식이 깨딱게 해주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조직에서 해당 문제를 일으킨 업무를 많은 사람들이 맡기 때문에 소유권 부족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산업용 카펫 제조사 '인터페이스'의 설립자 레이 앤더슨은 해당 장애물을 깬 대표적 인물입니다. 1973년 인터페이스를 설립한 그는 20년 동안 사업을 번창시켜 1994, 인터페이스는 전 세계에서 성공한 카펫 제조 기업이 됐습니다. 이때 앤더슨은 폴 호켄이라는 사업가가 쓴 '비즈니스 생태학(The Ecology of Commerce)'이라는 책을 읽게 됐습니다. 기업들이 환경을 망친다는 내용의 해당 책을 읽은 앤더슨은 고민에 빠졌죠. 당시 60세였던 그는 이미 비즈니스 성공을 거뒀고 은퇴를 앞둔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인터페이스의 카펫은 나일론 실로 만들어졌죠. 친환경 소재가 아닙니다. 은퇴를 바라본 앤더슨은 사실 직접 나서지 않아도 됐었죠. 하지만 그는 "우리가 친환경 사업을 주도하지 않으면 누구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기업 지속성 관련 연설에서 '인터페이스는 환경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모든 일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공표했습니다. 그는 환경 문제에 '소유권'을 갖고 전략을 세워 회사를 '친환경 기업'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습니다.

https://youtu.be/uyraIVs9HUY?si=SB_m8QXhKV3FL4C5

세 번째 터널링 벗어나기. 이미 다른 문제들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어느 순간에 문제들을 해결할 의지를 잃게 됩니다. '될 대로 되라'는 마인드를 갖추는 것이죠. 그리고 이러한 마인드는 사람들이 장기적 관점을 갖고 생각하는 것을 막습니다. 터널에서 자동차가 오직 직진하듯이, 문제 해결에 대한 시야가 좁아지고 '직진'만 하게 되는 것이죠.

이런 터널링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으로 일부러 시간을 내거나 자원을 모으는 것을 제안습니다. 예로, 병원에서 의사와 간호사들이 아침에 잠시라도 모여 당일에 일어날 수 있는 복잡한 문제들을 미리 파악해 문제 발생을 예방할 수 있죠.

하지만 이걸만으로 업스트림을 실천하기 힘들죠. 연습이 필요합니다. 저자가 강조하는 행동전략은 크게 4가지인데요.

 

  • 1. 인재를 모집할 것 (혼자보다는 문제 해결할 수 있는 사람과 교류할 것)
  • 2. 적절한 개입 지점을 찾아 뛰어들 것
  • 3.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할 것
  • 4. 적절한 피드백을 주고 받을 것

 

어떤 신가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가지 행동전략은 충분히 실천할 만하죠. 경불진과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교류하고 적절한 개입지점을 찾고 조기 경보 시스템을 만들고 피드백을 주고 받을 수 있잖아요. 한국경제가 무너지는 것을 그냥 지켜만 보지 말고 원인을 제거하는, 애들을 물어다 던져 넣는 자식을 빨리 잡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4월 총선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다들 아실 것입니다.

https://youtu.be/kYujn5Ep3oI?si=9GaRJ4m4pypcwG-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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