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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올트먼 ‘역 쿠데타’···‘오펜하이머’가 떠오르는 이유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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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올트먼 ‘역 쿠데타’···‘오펜하이머’가 떠오르는 이유는?

경불진 이피디 2023. 11. 2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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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천하.

GPT의 아버지샘 올트먼 창업자가 해고 5일 만에 오픈AI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한다고 합니다. 한때 MS로 간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투자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오픈AI 전체 직원의 95% 이상이 집단 퇴사까지 예고하자 사태는 결국 반전을 맞은 거죠. 마라톤 협상 끝에 이사회는 올트먼에 대한 내부 조사를 실시하는 대신 올트먼의 ‘CEO 복귀’, 이사회 전면 개편 등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역 쿠데타에 성공한 셈이죠.

 

22(현지시간) 오픈AI는 공식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샘 올트먼이 CEO로 돌아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죠. 이에따라 올트먼의 우군으로 꼽히는 브렛 태일러 세일즈포스 전 CEO를 포함해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이사회에 합류합니다. 쿠데타를 일으킨 이사회 4명 가운데 애덤 디엔젤로 쿼라 CEO는 잔류하고 나머지 3명은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셈이죠. 특히 쿠데타를 주도했다가 다시 물러서는 오락가락 행보를 보인 일리야 수츠케버도 쫓겨납니다. 이로써 5일간의 쿠데타는 마무리되는 듯합니다. 마치 영화같은 마무리가 된것이죠.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이번 쿠데타의 본질을 따져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는 매우 불편한 진실이 숨겨져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쫓겨난 것에 빗대기도 합니다. 자기가 만든 회사에서 쫓겨났다는 점에서는 비슷하기 때문이죠. 스티브 잡스도 197621살에 애플을 창업한 그는 8530살에 해고됐잖아요. 그런데 유사점은 더 있습니다. 대학을 중퇴했고, 채식주의자이며, 엔지니어가 아니라 사업가이자 투자가라는 점입니다. 게다가 올트먼의 어린 시절 우상이 스티브 잡스였습니다. 공격적으로 투자를 유치해서 회사를 키우는 데 관심이 많다는 점도 잡스와 매우 닮았죠.

 

하지만 해고 사유는 정반대입니다. 잡스의 해고 사유는 완벽한 제품을 만들겠다는 이상에 치우쳐 시장을 외면한 게 주된 이유였습니다. 회사 수익을 악화시켰다는 것이죠.

 

하지만 올트먼은 비영리법인인 회사에서 수익을 창출하려다 쫓겨날 뻔 했습니다. 여기서 잠깐. 지난 131일자 연설문도 쓴다는 GPT’대한민국 대통령은?”을 물으니···‘라는 제목의 방송에서도 알아봤듯이 오픈AI2015년 비영리 법인으로 설립됐습니다. 당시 소수의 대기업이 AI를 독점하는 것을 막고 인류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AI를 개발하겠다는 것을 목표였죠. 그래서 샘 올트먼과 함께 이번 쿠데타의 주역 일리아 수츠케버, 그리고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가 주축이 돼 만들어졌습니다.

 

이렇게 선한 목적으로 출발한 오픈AI202211월 출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 GPT’로 대박을 터뜨리면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올트먼도 일약 글로벌 테크 업계 스타로 떠올랐고요.

 

올트먼은 GPT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이 성공하려면 스마트폰을 대체할 새로운 장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2015년 오픈에이아이 창립 이후 꾸준히 해왔다고 합니다. SF의 대가 필립 케이 딕의 소설을 영화화한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톰 크루즈가 착용하는 안경처럼 질문을 알아듣고 이미지로 보여줄 수 있는 정교한 가상 비서를 만들 계획이었다는 거죠. 이를 위해 아이폰과 맥북에어의 디자인 책임자 조너선 아이브과 손을 잡고 여기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으로부터 10억달러 투자도 끌어왔습니다. 더 나아가 지난 9월말에는 투자자들을 만나러 중동으로 날아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동의 국부펀드에서 수백억달러 조달을 모색했다는 것만 알려져 있는데 아무래도 사우디의 빈살만을 만난 것 아닐까요? 이를 알고 큰 돈을 기대했던 오픈AI 직원들이 쿠데타에 반기를 들며 올트먼 복귀를 원했던 것 아닐까요? 물론 이건 뇌피셜입니다.

 

문제는 올트먼의 이런 행동을 위험스럽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이번 쿠데타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일리야 수츠케버. 창업멤버 중 한 사람인 수프케버가 왜 올트먼에 반기를 들었을까요?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픈AI의 수석개발자이자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저명한 인물인 수츠케버가 ‘AI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나서 개발 속도를 늦추기 위해 일을 벌였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실제로 수츠케버는 이미 이달 초 올트먼의 행보에 공개적으로 올트먼의 공격적인 상업화로 오픈AI의 설립 취지가 위협받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또 오픈AI 직원들에게는 AI인간을 우리가 지금 동물을 대하는 것처럼 무감각하게 대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수츠케버의 이런 생각은 스승의 영향이 매우 큰 듯합니다. 수츠케버는 인공지능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제프리 힌튼의 제자거든요. 그런데 힌튼은 올해 5월 구글을 떠나면서 인공지능의 위험을 경고했습니다. 그는 일생을 후회한다면서 내가 하지 않았다면 다른 누군가가 했을 일이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할 뿐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핵폭탄을 만든 오펜하이머에 비견되기도 하죠.

 

효과적인 이타주의운동과 관련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효과적인 이타주의가 뭘까요? 자선사업에 큰돈을 기부하는 전통적인 부자들과 달리, 효과적인 이타주의들은 가장 효율적으로 타인과 인류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이성과 증거를 기반으로 추구합니다. 특히 이들은 AI가 언젠가는 인류를 파멸의 길로 이끌 수 있는 무서운 기술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죠. 이 때문에 오픈AI를 수익을 내는 기업으로, 성장을 끌어내는 기업으로 바꾼 올트먼의 기업 운영 방향에 큰 우려를 가질 수 밖에 없죠.

 

따라서 올트먼의 복귀가 오히려 인공지능(AI) 윤리전쟁을 확산시킬 수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뉴욕타임스(NYT)21(현지시간) 인간의 생사를 스스로 결정할 인공지능(AI) 무기의 전쟁터 출현이 임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에서 사용이 급증한 무장 무인기(드론)은 지금까지는 일반적으로 인간이 조종하지만 현재 스스로 표적을 찾아 공격하도록 하는 소프트웨어가 개발되고 있다는 거죠. 머지않아 표적을 스스로 추적하는 킬러로봇 무리가 인간의 허락도 없이 살해를 위해 날아들 수도 있다고 NYT는 우려했습니다.

 

물론 여러 국가 정부는 사용을 규제할 법적 구속력이 있는 규정을 자율살상무기에 부과하자고 유엔에 제안하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미국 중국 등 군사 강국들이 이를 들을 리 없다는 거죠. 실제로 미국, 러시아, 이스라엘 등은 새 국제법이 당장 필요한 게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고, 중국은 있으나 마나 한 규제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수츠케버의 쿠데타 실패와 올트먼 복귀가 AI는 물론 인류의 미래를 어떻게 바꿔놓을까요? 정말 터미네이터 같은 살인AI로봇이 등장하지는 않을까요? 지나친 걱정일까요?

 

“나는 이제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도다.”

 

핵폭탄을 만든 오펜하이머의 절규가 반복되지 않기만을 바랍니다.

https://youtu.be/IIXJbIDNVcg?si=6ks07w8Di77HIO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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