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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킴·그리드·스쿠르·기후·스트림 플레이션 아시나요?

경불진 이피디 2023. 11. 2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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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빼고 모든 것이 오르는 요즘. 정말 장보기가 무섭죠. 10만원을 들고 가도 살 것이 거의 없을 정도고요. 전국민이 강제 다이어트 당하는 듯 한데요.

 

이런 와중에 정부는 빵 사무관, 우유 서기관 등 공무원들에게 물가를 책임지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MB시절 이미 뼈저린 실패를 맞봤다는 것을 잊은 듯 또다시 밀어붙이는데요. 여기에 슈링크플레이션을 꼼수라며 때려잡을 태세입니다. 용량이나 수량을 줄여 실질적으로는 가격을 올리는 것을 국민들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지적하는데요. 전기요금, 가스요금, 대중교통비 등이 죄다 올라 물가 상승 요인이 있는데도 정부가 올리지 말라고 압박하니 기업들로써는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거든요. 물가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자신들의 잘못을 기업들에게 돌리는, 이른바 희생양을 세우는 듯한 모양새입니다. 물론 인상요인이 없는데도 가격을 올리는 얌체기업이 없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아무튼 이렇듯 온국민이 물가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는데요. 더 심각한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우리나라 물가 상승이 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거든요.

 

국제통화기금 IMF는 우리나라의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6%로 상향했습니다. 지난달 전망치 3.4%보다 0.2% 포인트 높인 것입니다. 이는 최근 한국개발연구원, KDI가 발표한 올해 물가 전망치 3.6%와 동일한 수치인데요. IMF물가안정을 위해 현재의 고금리 기조를 상당기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습니다.

https://youtu.be/jEB0cidTU5c?si=dQnUuWnGplAjjSyM

여기에 최근 한은이 발표한 '202310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수입물가지수는 140.38(2015=100)로 전월대비 0.5% 올랐습니다. 국제유가 하락에도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이에따라 환율이 더 상승할 경우 수입물가는 더 올라가고 생활물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물가가 온 국민들의 마음에 부담을 주면서 신조어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00플레이션이란 말이 많이 생기잖아요. 그래서 오늘은 우리가 꼭 알아야 할 00플레이션 5가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스킴플레이션.

인색하게 군다는 뜻의 스킴프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인데요. 미국 연방의회 경제위원회의 앨런 콜 선임 이코노미스트가 만들어 낸 신조어입니다. 가격과 용량은 유지한 채 값싼 원료를 써 원가 부담을 낮추는 것을 뜻합니다. 한마디로 제품 질은 떨어지겠죠.

 

100% 올리브유를 강조해 온 치킨 브랜드 BBQ는 최근 올리브유와 해바라기유를 반반 섞은 오일을 사용한다고 공지했는데요. 전 세계 올리브유 생산량은 줄고 가격이 크게 올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롯데칠성음료는 오렌지 주스 원액 가격이 오르자 올해 앞서 델몬트 오렌지 주스의 과즙 함량을 대폭 낮췄는데요. 오렌지 100% 제품의 과즙 함량은 80%로 줄었습니다. 제품 하단에 '오렌지과즙으로 환원 기준 80%'라고 표시됐지만 '오렌지 100%'라는 문구가 먼저 나오기 때문에 일부 소비자는 제품 리뷰에서 함량이 얼마나 되는지 알기 어렵다고 불평하기도 하죠,

 

델몬트 포도 주스 역시 과즙 함량이 내려갔습니다.

 

인건비를 줄이다 보니 서비스 질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는데요. 식당들은 식재료 가격이 뛰자 반찬 가짓수를 줄이는 등의 식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로서는 한 끼 식사의 만족도가 떨어졌다고 느낄 수 있죠. 더 나아가 최근 한 식당에서 손님에게 사용한 자리를 닦아달라고 요구한 사진이 논란이 됐었죠. ‘셀프청소를 요구한 것인데요. 이것도 일종의 스킴플레이션이죠.

 

또 커피숍, 패스트푸드점, 식당 등에서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마트에서는 셀프 계산대를 이용하는 것은 일상이 됐죠. 이 또한 인건비 절약을 위한 스킴플레이션인 셈입니다.

 

스킴플레이션은 외국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캐나다 언론에 따르면 퀘이커는 그라놀라 초코바의 코코아버터 코팅을 값싼 팜유로 대체했죠. 영국 슈퍼마켓 체인 세인스베리는 올리브스프레드의 올리브오일 함량을 21%에서 10%로 낮췄습니다. 또 다른 슈퍼마켓인 모리슨은 과카몰리 제품의 아보카도 함량을 80%에서 77%로 조정했죠.

 

더 나아가 미국 디즈니랜드는 주차장에서 출입구까지 1마일(1.6) 가까운 거리에서 운행하던 트램을 중단해 탐욕스럽게 이윤만 추구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죠.

 

문제는 정부가 가격을 올리지 말라고 압박할수록 이같은 스킴플레이션이 만연할 수 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소비자들이 물건의 양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보다 더 알아차리기 힘들기 때문이죠. 결국 물건 하나 집어 들 때마다 물건의 양은 물론 품질까지 더 꼼꼼히 살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둘째. 그리드플레이션.

기업의 과도한 이윤 추구가 물가상승을 초래한다는 뜻인데요. 주 타깃은 식품회사들입니다.

 

최근 밀·옥수수 등 주요 식품 원료의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식품 기업들의 실적은 호조를 보이기 때문인데요. 시카고상품거래소(CBOT) 선물 시장 등에 따르면 이달 밀의 부셸(곡물 중량 단위·1부셸=27.2)당 가격은 평균 5.69달러였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가격이 치솟았던 작년 5월 평균 가격(11.46달러)에 비해 50.3% 하락했죠.

 

다른 주원료인 대두의 경우 작년 316.73달러까지 올랐다가 이달 13.40달러로 19.9% 하락했습니다. 팜유(-41.8%), 옥수수(-39.4%), 대두유(-38.3%) 등의 가격도 정점 대비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주요 식품 원자재의 가격이 내려가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 폭은 여전히 높죠.

 

올해 110월 가공식품 물가는 누계비 기준 작년 같은 기간보다 7.6% 상승했습니다. 작년 연간 상승률(7.8%)보다 0.2%포인트 낮아지는 데 그쳤죠.

 

올해 같은 기간 외식 물가의 경우 6.4% 상승했습니다. 작년 연간 상승률(7.7%)보다 1%포인트 넘게 낮아지긴 했으나, 작년을 제외하면 1994(6.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이에따라 정부는 식품업체들이 그리드플레이션의 원흉이라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식품 업체가 원자재 값이 올라갈 때는 즉각 이를 반영하지만, 가격이 내려갈 때는 반영하지 않거나 더 늦은 속도로 반영한다는 것이죠.

 

특히 주요 식품 업체들이 호실적을 올리면서 이런 의심이 짙어지고 있는데요. 올해 상반기 농심의 영업이익은 1175억원으로 작년 같은 시기보다 204.5% 증가했습니다. 빙그레(160.3%)도 세 자릿수 이상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죠. 해태제과(75.5%), 풀무원(33.2%), 동원F&B(29.7%), 오뚜기(21.7%), 삼양사(20.3%), SPC삼립(16.2%) 등 주요 기업들도 영업이익 증가율이 두 자릿수 이상으로 호조를 보였습니다.

 

이에 대해 국내 식품 업계는 그리드플레이션이라는 용어가 과도하다는 입장입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영업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값)이 낮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는데요. 오리온(15.3%) 등을 제외하고 빙그레(8.7%), 오뚜기(7.6%), 농심(6.9%) 등 주요 식품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은 지난 상반기 한 자릿수에 그쳤습니다. 이는 통상 영업이익률이 10%가 넘어가는 다른 제조업계에 비해 낮은 수치라는 것이죠,

 

또 최근 밀 등의 가격은 내리고 있으나 다른 원재료 가격이 올라가고 있어 식품 가격을 쉽게 내릴 수 없다고도 주장합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그리드플레이션을 비난하는 정부의 말이 맞을까요? 이를 부정하는 기업의 입장이 타당할까요?

 

여기서 따져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원료 가격이 오를 땐 업체들이 모두 가격을 올릴 수 있겠지만 떨어질 땐 제품 가격을 낮추는 곳이 나와야 정상적인 시장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렇지 못하잖아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대다수의 시장의 3~4개 업체가 경쟁하는 과점적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과점행태에서 횡횡하는 담합을 방지해야 그리드플레이션이 사라질 수 있을텐데요. 이를 방치한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됩니다.

 

https://youtu.be/wAVSbzp02a4?si=9UEuDqiNxV778oY6

세 번째. 스크루플레이션.

슈링크플레이션, 스킴플레이션, 그리드플레이션에 시달리는 소비자들이 스크루플레이션(screwflation)에 빠진다고 하는데요.

 

스크루플레이션은 쥐어짠다는 뜻의 스크루(screw)와 인플레이션을 합친 단어입니다. 물가상승과 실질임금 감소 등으로 중산층 가처분소득이 줄어들어 체감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말하죠.

 

다들 아시다시피 고물가와 고금리 여파로 올 2분기 가구의 실질 가처분소득이 1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죠. 1년 전보다 5.9%나 줄었습니다.

 

가처분소득이 줄면서 소비도 둔화됐는데요. 물가 수준을 고려한 실질 소비지출은 0.5% 감소했습니다. 20204분기(-2.8%) 10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이죠. 이처럼 허리띠를 졸라매는 등 돈을 쥐어짜내야 할 정도로 일생 생활이 어려워진 것이죠.

 

실제로 라면만 먹고 버티거나 편의점 도시락만 먹는 편도족이 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루 세끼는 호사라며 두끼 또는 한끼로 버티는 서민들도 늘어나고 있고요. 이처럼 스크루플레이션은 고소득층보다 중산층과 저소득층에 더 큰 타격을 주어 빈부격차를 더 확대 시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복지를 늘려야 하는데요.

 

넷째. 기후플레이션.

폭염 등 이상기후로 물가 치솟는 현상을 뜻합니다. 기후위기로 인한 이상기후가 작물의 작황 부진 등을 이끌어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의미죠. 이 신조어는 최근 영국 BBC의 한 시사 프로그램에 등장하면서 주목받았는데요. 설탕 값이 상승해 다른 식품 값이 오른다는 슈거플레이션이나 우유 값이 식품 물가 인상을 이끌고 있다는 밀크플레이션등이 기후플레이션에 포함됩니다.

 

문제는 이렇게 오른 식품 물가는 전체 소비자물가도 끌어올린다는 점이죠. 지난해 국제 곡물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오르며 전체 소비자물가 인상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 보고서는 2035년 기후위기가 세계 식품 물가 상승률을 3.0%포인트, 전체 소비자물가를 1.0%포인트 높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다섯째. 스트림플레이션.

스트리밍과 인플레이션을 합친 말이죠. 입는 거, 먹는 거, 자는 것까지 어느 것 하나 가격이 제자리인 게 없는 요즘이라지만, 특히 OTT업체들도 구독료를 가파르게 올리고 있거든요. 그래서 나온 신조어가 바로 스트림플레이션입니다.

 

최근 디즈니플러스가 광고 없는 요금제를 월 4000원 올렸고, 티빙도 다음 달 20%씩 요금을 올릴 예정입니다. 세계에서 가입자가 제일 많은 넷플릭스는 같은 집에 살지 않는 사람과 계정을 공유하면 추가 요금 5000원을 더 부과하기로 해서 논란입니다. 처음엔 가입자 모은다고 무료 이용 기간도 많이 두고, 가족이나 친구끼리 계정을 공유하라고도 권장했던 업체들인데 지금은 앞다퉈 가격을 올리고 있는 거죠.

 

이 때문에 OTT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나니까 일단 끌어모았던 시청자들을 상대로 수익화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OTT를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넷플릭스에 있거나 왓챠에만 있거나, 이런 게 아니고 결국에는 여러 개 가입할 수밖에 없게 만들고 있는데요. 우리나라 이용자들을 보면 1인당 OTT2.7개 구독하고 그중에 42.5%가 경제적 부담을 느낀다는 조사가 있습니다. 당연히 최근에 오르는 OTT 요금은 더 부담일 수밖에 없죠, 문제는 OTT 요금만이 아닐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른 디지털 서비스 요금 인상으로도 번질 우려가 큽니다.

https://youtu.be/6D_uhgzFePI?si=vtWeqbLFZhExAeKL

당장 통신사들을 보더라도 스마트폰과 IPTV 요금제를 OTT와 묶어서 '결합서비스'로 운영하기도 하거든요. OTT 요금이 오르면 결국 이런 결합서비스 요금도 올라갈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2021년 말을 보면 넷플릭스가 프리미엄 요금을 2500원 올렸는데, 넷플릭스와 협약을 맺었던 KTLG유플러스가 관련 IPTV요금을 그만큼 올렸습니다.

 

따라서 여러개중 한두개는 해지할 가능성이 큰데요. 이용자들로서는 이른바 '토종 OTT'부터 해지할지 모릅니다. 인기 있는 소위 말하는 자체 제작, 오리지널 콘텐츠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토종OTT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요.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있을까요?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토종 OTT 기업을 살리자고 큰 소리만 내고 있는데요. 그래서 정부가 OTT 구독료를 '문화비 소득공제'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합니다. 70조원이 넘는 세수 부족에 시달리는 정부가 과연 가능할까요? 게다가 소득공제를 받는다고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은 거의 미미할 수 밖에 없고요.

 

게다가 소득공제가 오히려 넷플릭스나 디즈니 같은 외국 업체들 구독자만 더 늘리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외국 업체들의 경우엔 경영정보 노출을 꺼려서 소득공제 적용 대상에서 빼달라고 할 거 같다는 거여요. 정말 그럴까요?

 

지금까지 살펴본 스킴·그리드·스쿠르·기후·스트림 플레이션에 대해 정부가 내놓는 대책이 정말한숨만 납니다. 정부가 어디 있냐는 분통이 터지고 있고요, 결국 극심한 물가를 국민들이 각자도생식으로 감내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인듯한데요. 이런 무정부 상태를 언제까지 견뎌야 할까요?

https://youtu.be/fokqpdpnR4c?si=I6gK_Xkz1WKNJZZ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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