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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이 반드시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한 뉴노멀은?

경불진 이피디 2023. 8. 28.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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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전세계 금융시장에 많은 일들이 있었죠. 일단 한은은 기준금리를 5회연속 동결했습니다. 그래서 3.5% 유지. 이번달에는 기준금리결정이 없는 미국에서도 중요한 이벤트가 있었죠. 바로 잭슨홀 미팅. 여기서 어떤 발언이 나오는지 중요하다고 했는데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은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고 확신할 때까지 긴축적인 수준에서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중요한 발언을 덧붙였는데요. 바로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를 그대로 유지하겠다적절하다고 판단되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한 것이죠.

 

연준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5.25~5.5%0.25%포인트 인상해, 현재 미국 금리는 2001년 이후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죠. 다음 연준 회의는 919~20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과연 연준이 기준금리를 다음달 아니면 11월에 또 올릴까요? 그런데 더 중요한 질문이 있죠. 언제쯤 금리를 내릴까요? 그리고 우리나라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일단 월가의 반응이 재미있습니다. 분명히 파월의 발언은 매파적이었거든요. 물가가 2%로 내려갈 때까지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거잖아요. 하지만 이날 뉴욕증시는 죄다 올랐습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7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67%, 나스닥지수는 0.94%. 물론 상승폭이 크지 않지만 파월 발언을 감안하면 이상하죠. 언론들은 이미 예상한 발언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왜냐면 지난 파월인 남긴 인상이 너무나 깊었거든요. 다들 기억하시디피 파월은 850초라는 다소 짧은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란 단어를 무려 45차례가 반복했습니다.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미국의 가계와 기업들에게 큰 고통을 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 기준금리를 올리겠다고 공언했거든요. 이에 비하면 올해 연설은 무난했다는 평가죠. 2% 물가안정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긴축 기조를 조정하지 않겠다는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월가에서는 한숨 돌렸다는 평가죠.

 

발언수위가 낮아진 이유가 뭘까요? 다들 아시다시피 미 연준은 두 가지 정책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가안정하고 완전고용. 그런데 완전고용 부분을 살펴보면 지난 7월 미국의 실업률이 3.5%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연준의 목표는 4% 거든요. 따라서 완전고용은 이미 달성이 된 상태입니다.

 

그럼 물가안정이란 목표만 남은 셈인데요. 가장 최근에 발표된 6월 미국의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는 3%. 그런데 연준 목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2% 거든요. 여전히 1.5배 높은 수준이죠, 특히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 상승률은 여전히 4.1%.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물가가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증거가 불확실하다는 연준은 파악하고 있는 거죠. 하지만 월가나 언론들은 9%를 넘나들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3% 물가상승률은 양호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젠 연준의 물가 목표를 올려야 한다고 강조하죠. 3% 물가에 만족하고 이젠 금리 그만 올리고 본격적으로 내릴 준비하라는 겁니다.

https://youtu.be/0Mr8A24_Efo?si=ejXllFD2k5ZDuB6o

그런데 월가와 언론,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처럼 되기가 쉽지 않다는 정황이 있습니다. 크게 두가지 인데요. 만일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물가는 다시 요동칠 수 있고 금리인하는 꿈 꾸기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현재 5%대 고금리가 한동안 유지될 수 있다는 건데요.

 

첫 번째.

미국 내에서 노동력 부족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노동력이 부족한 이유가 뭘까요? 일단 코로나 이후 자발적 비자발적 퇴사자들이 크게 늘어났잖아요. 이들 중 상당수가 다시 일자리가 생겼는데 복귀하지 않고 있습니다. 적게 벌어도 여유시간이 많은 생활을 즐기려는 층이 많다는 거죠.

 

그런데 더 큰 이유는 바로 이민. 트럼프를 당선 시킨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러스트 벨트 공략이었잖아요. 이민자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긴 백인 중산층에게 이민을 막겠다는 황당 공약으로 당선됐었는데요. 그런데 트럼프가 물러나고 대통령이 된 바이든이 다를 줄 알았거든요. 트럼프가 이민자막겠다며 세운 멕시코 장벽도 허물고 이민도 대거 허용할 것으로 여겼습니다. 하지만 바이든은 트럼프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민 관련해 풀어준 것이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왜냐면 러스트벨트 표를 빼앗길 수 없기 때문이죠. 그러다보니 코로나 이후 일자리는 넘쳐나는데 일할 사람들이 없는 겁니다. 특히 노동집약적인 서비스업에서 사람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란 말까지 나옵니다. 저임금 이민자들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시간당 평균임금상승률이 계속 올라가고 있는데요. 최근 통계를 보면 전년 대비로 4.4%를 기록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무엇이냐면 미국에서 그동안 2%로 물가가 안정적으로 관리될 때는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이 약 3.5% 내외였거든요. 3.5%라는 것은 결국은 미국의 물가안정 목표, 물가상승률 2%에다가 미국의 장기평균노동생산성증가율인 1.5%를 더한 수치인데요. 이보다 높은 4.4%. 이런 높은 임금상승률은 서비스 산업의 물가를 다시 올리는 악순환이 되고 있는 거죠.

 

https://youtu.be/5nTgW-M19Zc?si=r8V7buLoL2cR4GQD 

두 번째.

 

앞서 임금상승률 문제는 미국 국내 문제이니 해결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내년 대선에서 만일 바이든이 승리한다면 표 걱정없이 대거 이민을 풀 수 있죠. 그런데 두 번째 문제는 국외적인 것이라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최근 급등하고 있는 국제 유가나 곡물가를 언급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물론 그것도 걱정스럽습니다. 그런데 그것 말고도 물가를 자극할만한 국제적인 요인이 따로 있는데요.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이 초저가 물건의 시대가 위협받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는데요. 이게 뭔소리일까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베트남의 한 의류 공장 사례를 들었습니다. 호치민에 있는 의류 공장인 '언어베일러블'(UnAvailable)은 최근 직장 내 복지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사내 카페, 무료 요가 수업 등을 개설했다는 거죠. 또 한 달에 한 번씩 팀원끼리 맥주를 마시거나 볼링을 치는 시간도 마련했다고 합니다. 이유가 뭘까요?

 

청년층 인력의 공장 생산직 기피로 구인난에 시달리던 끝에 20대 취향에 맞춘 일터로 탈바꿈하려는 시도라는군요.

 

공동 설립자인 폴 노리스는 다들 인스타그램을 하고, 사진작가가 되고, 카페에서 일하고 싶어한다면서 “20대 인력은 훈련 도중 이탈하거나 몇 년 만에 그만둔다고 전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베트남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거죠.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세계의 공장으로 꼽히던 아시아 국가 전역에서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이유가 뭘까요? 아시아 젊은 세대들이 달라졌다는 거죠. 과거 농업국가에서 산업화의 길로 접어들었던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은 사람이 남아돌았잖아요. 자녀를 3~4명 이상 낳았고요. 그래서 저임금, 장시간 노동을 시켜도 만발이 적었죠. 하지만 이제는 다르죠. 아시아국가들도 대부분 한두자녀입니다. 아이들을 귀하게 키운다는 거죠. 교육수준도 높고 세상물정도 빠삭합니다. 그런 아이들이 과거 부모세대들처럼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순응할까요? 그럴리 없죠. 그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잖아요. 누가 최저임금 받으면서 장시간에 위험한 일 하려고 하나요.

 

월스트리트 저널 기자가 만난 25세 베트남 남성은 하노이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일하다 올해 초 퇴사했다고 합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그랩 배달원을 하기 위해서. 배달기사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코로나 시절 배달기사를 하려는 젊은이들이 급증했었죠. 마찬가지라는 거죠. 그 베트남 남성은 직종을 변경하고는 상사가 없다는 점에서 만족한다고 말합니다. 베트남에도 꼰대같은 상사가 많나 봅니다. 그래서 이전 공장에서 한 달에 400달러(52만원)를 벌었지만 이제는 두배를 받지 않고서는 돌아갈 생각이 없다고 덧붙였다는 군요.

 

이런 젊은이들이 늘어나면 어떻게 될까요? 베트남 등 공장들은 일손이 부족하겠죠. 그래서 월급을 올리면서 사람을 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베트남 공장 임금은 2011년 이후 두배로 올라 한달에 320달러 수준이 됐다고 합니다. 중국에서도 20122021122% 상승했고요.

 

이런 임금인상은 어떤 영향을 줄까요? 바로 이들 지역에서 만드는 제품의 가격이 올라갈 수 밖에 없다는 거죠. 바비 인형 제조사인 마텔부터 스포츠용품 업체인 나이키, 장난감 업체 해즈브로 등 동남아 저렴한 노동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렸던 기업들이 최근 줄줄이 가격을 올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거죠. 동남아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도 마찬가지 처지고요.

 

https://youtu.be/1avEwx9jdt8?si=uj7lLO61uZqSY6XO 

혹시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 안될까요? 동남아보다 임금이 저렴한 곳으로 아프리카나 남아시아가 있죠. 하지만 이곳은 쿠데타가 빈발하는 등 정치적으로 불안하죠. 도로나 항만 등 물류기반도 열약합니다. 공장이전이 쉽지 않다는 거죠.

 

결국 동남아 임금 인상은 지구촌 초저가 시대의 종말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을 설명합니다. 중국이 개방된 1990년대 이후 30년간 중국·베트남 등 아시아 공장의 값싼 노동력에 의지해온 에 저물가 시대의 종언을 고하는 것이라는 거죠. 따라서 앞으로는 의류나 TV, 장난감 등을 과거처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없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과잉소비, 과잉 소유의 시대도 끝났다는 거죠.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월스트리트 저널의 결론은 앞으로 고물가에 적응하라고 충고합니다. 과거와 같은 저물가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를 버리라는 거죠.

 

이는 금융시장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연준의 물가 목표인 2% 달성은 한동안, 아니면 영원히 불가능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연준이 목표기준을 올리지 않는 한 고금리는 계속 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물론 우크라이나 전쟁이 극적으로 끝나고 사우디가 미국과 다시 친해지는 기적같은 상황이 전개돼 국제유가와 곡물가가 다이나믹하게 떨어진다면 다른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지만요.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힘들죠.

 

따라서 중요한 것은 연준의 물가 목표가 아닐 수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과 동남아의 임금상승률이 멈추지 않는다면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이 다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죠. 언론들이 이야기하는 5.5%가 아니라 6%를 훨씬 넘을지도 모릅니다.

https://youtu.be/0Mr8A24_Efo?si=ejXllFD2k5ZDuB6o 

***그나무상

 

벌써 걱정되죠. 5연속 동결한 우리 금리는 괜찮을까? 한국은행도 물가 안정 목표가 2%입니다. 그런데 7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2.3%. 이 때문에 현재 기준금리 3.5%로도 물가를 잡을 수 있다고 일부 언론과 전문가들은 강조하던데요.

 

현재 물가가 낮아진 이유 중에는 소비심리 위축도 있습니다. 무역적자가 급증하고 내수경기가 침체되면서 8월 소비심리지수(CCSI)103.1로 전월(103.2) 대비 0.1포인트 내렸거든요. 그런데 후쿠시마 오염수 무단 방류로 더 낮아질 가능성이 매우 크죠.

 

여기에 가계부채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죠. 정부가 부동산 관련 규제를 푸는데다 50년 주담대라는 황당한 상품까지 인기를 끌면서 가계부채는 이제 통제하기 힘든 수준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이창용 한은총재도 경고하고 나섰죠. 가계부채가 성장 잠재력을 저해한다고요. 정부의 압력 때문에 이정도 수준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요. 이 총재에게 실망입니다. 취임하면서 일성이 한은총재가 되는 목표가 물가 잡는 것이라고 했는데. 그 패기는 어디갔나요?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 금융시장은 벌써 들썩거리죠. 한은이 5번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는데 그런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금 6%대까지 최대 나오고 있거든요.

 

은행채의 금리가 상승을 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 은행채 금리가 상승하는 이유는 사실 미국의 10년물 장기 국채금리가 상승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10년물 장기 국채금리가 상승을 하게 되면 당연히 한국의 10년물 국채금리도 따라서 상승을 하고 이것과 연동돼서 은행채 금리를 끌어올리는데요. 이 매커니즘 때문에 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조달비용 자체가 올라가서 당연히 대출을 할 때 받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국고채 금리가 올라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가장 큰 이유가 공급초과. 미국 정부가 부채 한도 협상이 타결된 다음에 예산지출을 충당하기 위해서 결국은 적자 국채를 많이 발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미국 국채의 공급이 늘어났고요. 여기에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중국은 미국 국채를 팔고 있고요, 일본은 더 사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미 국채 가격이 빠르게 하락을 하고 국채 금리는 올라가고 있거든요.

 

여기에 미 기준금리도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고요. 그러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고 앞으로 우리나라 주담대 등의 금리는 어떻게 될까요? 7%를 돌파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더 큰 문제는 돌파한 후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는 거죠.

 

여기에 미국이 진짜 기준금리를 또 올린다면 우리 정부가 아무리 압력을 넣어도 한은도 못참을 수 있습니다. 한미금리차가 2%포인트를 넘어 2.25%, 2.5% 포인트로 벌어진다면 우리 금융시장이 버텨낼 수 없기 때문이죠.

 

그런데 일부 국내 언론이나 유튜버들은 국내 기준금리가 곧 내릴 것이라면서 영끌을 부추기는 데요. 이에 속는 경불진 애청자분들은 없으시겠죠.

 

지금까지 설명드린 미국 금리 전망과 우리에 미치는 영향 어떠셨나요? 미국은 물론 동남아 임금 상승이 미 금리를 끌어올 수 있다는 점이 매우 놀랍죠. 더욱이 저금리, 과잉소비, 과잉소유 시대가 종말될 수 있다는 점도 놀랍고요. 여기서 월스트리트 저널의 마지막 멘트가 가슴에 와닿습니다. ‘새로운 기준, 즉 뉴노멀인 고금리에 적응하라.’ 이젠 정말 저금리 환상에서 벗어나 적응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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