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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50%나 급증한 젊은층은?···군인수보다 많다는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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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50%나 급증한 젊은층은?···군인수보다 많다는데

경불진 이피디 2023. 8. 28.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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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청년 실업률 때문에 말이 많죠. 청년 실업률 621%로 치솟자 7월부터는 아예 발표를 안 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중국 경제가 무너진다, 중국 경제가 일본처럼 장기 불황에 빠질 것이라는 주장이 쏟아지고 있죠. 일부 언론들은 꼴좋다는 식으로 이를 더 자극적으로 보도하고 있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우리나라 청년 실업률은 걱정없는 것일까요? 우리 젊은이들의 일자리는 문제 없을까요?

 

기상악화, 집중호우 등의 영향으로 건설업, 농업 등의 취업자가 감소하며 증가 폭이 둔화됐습니다. 하지만 고용률은 7월 기준 역대 최고, 실업률은 7월 기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9일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했던 말입니다. 이날 통계청이 7월 고용동향을 발표했는데 취업자 수는 2868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11000명이나 증가했거든요. 물론 지난해 593500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분의 1토막 이상 났지만 이 정도면 요즘 발표되는 우리 경제 지표 중 그나마 선전하고 있는 셈이죠.

 

그래서 추 장관이 양호한 흐름이라고 한 것이죠. 집중호우 등 기상악화만 없었으면 더 좋을 것이라면서요.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중국과는 다르다는 표현으로 읽힙니다. 우리 고용사정은 탄탄하다는 자심감이죠.

 

그런데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집중호우 등 기상악화만 없었으면···.” 취업자 수가 기상악화에 크게 흔들린다는 이야기인데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취업과 기상은 크게 관계없지 않나요? 사무실에서 근무하거나 공장에서 일하는 데 기상 영향이 크진 않잖아요. 그래서 통계청 설명을 보니 건설업과 농림어업·일용근로자가 기상악화로 크게 줄었다고 합니다.

 

통계를 뜯어보니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45000), 숙박 및 음식점업(125000),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62000) 등에서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제조업(-35000), 건설업(-43000)에서 각각 7개월, 8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고, 농림어업 취업자 수도 42000명 줄었습니다.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513000명 증가하였으나, 일용근로자는 188000, 임시근로자는 144000명 각각 감소했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양질의 일자리에 속하는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이 62000명이나 늘었고 상용근로자도 513000명이나 증가했으니 고용의 질이 개선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중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청년실업률은 6% 밖에 안됩니다. 21%를 넘는 중국과 비교하면 매우 양호하죠.

 

하지만 실상을 뜯어보면 심각합니다. 지난 5월 현재 전체 청년 취업자 4005000명의 26%1043000명이 주당 36시간 미만의 파트타임 노동자입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인 정규직 일자리 문턱은 여전히 높죠. 이 때문에 집중호후 등 기상악화에도 일자리가 위험해지는 것입니다.

혹시 개선될 가능성은 있을까요?

 

큰 기대를 하지 않아야 할 듯 합니다. 취업플랫폼 잡코리아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하반기 채용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의 1곳당 평균 채용 규모는 12.7명으로 조사됐습니다. 올 상반기 19.3명에 비해 35% 줄어든 규모. 채용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 비율은 69.5%에 불과했습니다.

 

인크루트가 국내 기업 727곳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대기업은 78.8%, 중견기업은 54.4%, 중소기업은 58%가 하반기 채용 계획이 있다고 밝혔는데요. 중견·중소기업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9.6%포인트, 9.1%포인트씩 하락한 수치입니다. 대기업도 1.6%포인트 줄었고요.

 

특히 채용규모가 확정된 대기업 중 70%는 한 자릿수, 30%는 두 자릿수 채용 계획을 세웠지만 세 자릿수 대규모 채용 계획을 내놓은 곳은 하나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 2020, 2021년에는 각각 대기업의 14.8%, 17.7%가 세 자릿수 채용 계획이 있다고 답한 것과 다른 분위기입니다. 젊은이들이 꿈꾸는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드물다는 말이죠.

 

일자리는 정부의 직접 재정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만드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27일 대한민국 영업사원을 주창하면서 했던 말인데요. 왜 기업들은 대통령의 말처럼 일자리를 만들지 않을까요?

 

12월 결산 615개 상장회사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을 조사한 자료를 보니 139054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8%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531083억원으로 52.45%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376886억원으로 57.94% 줄었습니다. 이익 감소폭은 통합 거래소가 출범한 2005년 이래 최대입니다.

 

코스피 시장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매출액 비중 8.9%)를 제외한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의 매출액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5.16% 증가해 62197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 및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94%, 48.81% 줄어 517996억원과 343904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코스닥시장 상장기업들의 실적도 마찬가지입니다. 12월 결산 코스닥 1112개 상장사의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361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56000억원과 41000억원으로 각각 36.1%, 41.4% 감소했습니다.

 

더 심각한 통계도 있습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서 따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 등 금융비용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이 3년 연속 이어진 한계기업이 무려 14.4%나 된다는 데요. 이는 2018(9.8%)보다 4.6%포인트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렇게 실적이 나빠졌으니 사람을 뽑기보다는 비용절감이라며 오히려 줄이려고 하는 것이죠.

 

아시아경제가 올해 1분기 말 시가총액 기준 국내 상장사 상위 100곳의 '2022년 사업보고서'를 집계한 결과, 100대 상장사의 지난해 직원 수는 727590. 고용이 직전해(721133)에 비해 0.89%(6457)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코로나에 신음하는 와중에도 작년 우리 경제는 2.6% 성장했고 지난해 5월 삼성·SK·현대차·LG·롯데 등 5대 그룹이 새 정부 출범에 맞춰 5년간 26만명 이상의 신규 인력을 채용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주요 기업 고용은 거의 늘지 않았다는 거죠.

 

특히 고용의 질이 문제입니다. 지난해 정규직은 689052명으로 직전해(687187)와 비교하면 1865(0.27%) 늘어난 수준. 반면 비정규직은 38908명으로 직전해(33946) 대비 4962(14.6%) 증가했습니다. 정규직 1명을 뽑을 때 비정규직 2.6명을 늘린 셈입니다.

이러니 좌절하며 아예 취업을 포기하는 젊은층이 급증하고 있는데요. 비경제활동인구 중 그냥 쉬었음에 해당하는 청년층(15~39) 인구가 6630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50만명인 군대보다 많은 숫자가 그냥 놀고, 아니 놀 수 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인데요. 이 수치는 전년동월 대비 10% 가량 늘어난 수치며 10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50% 이상 급격히 늘어난 것입니다. 이들이 쉬고 싶어서 쉬는 것이 아닙니다. 열심히 구직활동을 해도 비정규직, 열약하고 위험한 일자리 밖에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쉬는 경우가 많다는 거죠.

 

이젠 중국보다 우리나라가 더 걱정되지 않나요? 일할 의욕조차 사라진 젊은이가 66만명이 넘다니···. 정부는 뒤늦게 쉬었음으로 분류되는 청년층 인구가 늘어나는 원인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심층면접·연구용역에 착수했다고 하는데요. 이를 꼭 심층면접·연구용역을 해야 하나요? 일자리는 정부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며 기업에게만 맡겨놓으니 기업들은 비정규직아니면 로봇으로 채우려고 하고 있잖아요.

 

정부가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하니 일자리도 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자랑인 반도체, 자동차 공장을 죄다 미국으로 옮기는 것을 방치하니 양질의 일자리부터 없어지고 있고요. 우리의 소중한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다시 일을 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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